反시리아계 방송 뉴스진행자 폭탄터져 팔다리 잃어

  • 입력 2005년 9월 27일 03시 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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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명한 레바논 여성 언론인 메이 치디아크(40) 씨가 25일 폭탄테러로 팔다리를 잃는 등 심하게 다쳤다고 외신들이 전했다.

치디아크 씨는 이날 베이루트 북쪽 항구도시 주니에부근 가디르 지역에서 자신의 레인지 로버 자동차의 시동을 거는 순간 운전석 밑에 숨겨져 있던 폭탄이 터져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다. 그는 왼쪽 다리와 팔을 하나씩 잃었으며 전신에 화상을 입었다고 병원 측은 밝혔다.

올해 2월 반(反)시리아계 인사였던 라피크 하리리 전 총리가 폭탄테러로 암살된 후 레바논에서는 주요 인사들이 테러의 표적으로 떠오르고 있다. 치디아크 씨는 유력 일간지 칼럼니스트 사미르 카시르 씨가 6월 폭탄테러로 사망한 이래 테러를 당한 두 번째 언론인.

레바논 민영방송 LBC에서 기독교 뉴스 진행자와 정치 토크쇼 사회자로 일해 온 치디아크 씨는 레바논 내 시리아의 영향력에 비판적인 반시리아계 인사로 알려져 왔다. 그는 테러를 당하기 몇 시간 전에 가진 동료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하리리 전 총리의 암살에 시리아가 개입했을 가능성을 제기하고 시리아의 정권 교체를 위한 국제적 조치에 대해 논의했다.

시리아는 1975년부터 레바논 내전에 개입해 중재자를 자임하며 군대를 주둔해 오다 올해 4월 철군했다.

이철희 기자 klim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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