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허리케인 ‘리타’ 소멸…인구밀집지 비껴가

  • 입력 2005년 9월 26일 03시 06분


허리케인 리타가 24일 오전 2시 반(한국 시간 24일 오후 4시 반)경 미국 남부 텍사스 주와 루이지애나 주 경계 부근의 해안 지역을 강타해 큰 피해를 끼쳤다. 하지만 그 위력은 예상에 미치지 못했으며 세력이 급속히 약화돼 열대성 저기압으로 바뀌었다.

이날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이들 2개 주를 재해지역으로 선포하고 연방 차원에서의 지원에 나서기로 했다고 밝혔다.

리타는 당초 우려했던 텍사스 주 휴스턴과 갤버스턴 등 인구 밀집 지역을 112km 비껴가 텍사스 주 해안 지역인 서빈패스 동쪽에 상륙한 뒤 루이지애나 쪽으로 이동했다.

상륙 당시 최대풍속이 시속 193km로 3등급이던 리타는 이후 2등급, 1등급 허리케인에서 최대풍속이 시속 83km인 열대성 저기압으로 약화됐다.

그러나 텍사스 주 휴스턴과 루이지애나 주 뉴올리언스 사이 일대에 큰 피해를 남겼다.

100만 명 이상이 단전을 겪었고 곳곳에서 화재가 발생했으며 루이지애나 해안 도시들은 4.5m의 해일로 인해 침수됐다.

이미 카트리나로 큰 피해를 보았던 루이지애나 주 뉴올리언스는 리타의 영향으로 제방 일부가 다시 무너져 복구 재건 계획이 차질을 빚을 전망이다.

휴스턴은 당초 예상과 달리 리타가 비껴가 큰 피해를 보지 않았지만 약 67만 가구에 전력 공급이 중단되기도 했다.

해안도시 갤버스턴에서는 23일 밤 원인을 알 수 없는 대형 화재가 발생해 건물 3곳이 불탔다.

또 리타가 멕시코 만 일대에 머물면서 앞으로 최고 640mm의 폭우를 뿌리고 주변 해역에는 6m에 이르는 높은 파도가 일어날 수 있다고 미 국립허리케인센터(NHC)가 24일 밝혔다.

24일 밤까지 리타에 따른 직접적인 인명 피해는 미시시피 주에서 강풍으로 1명이 사망하고 수 명이 부상한 것이 전부다.

미 에너지부는 7개 정유소가 밀집해 하루 평균 230만 배럴을 정제하고 있는 휴스턴은 다행히 피해가 크지 않았다고 밝혔다. 하지만 4개 정유소에서 하루 평균 170만 배럴을 정제하는 포트아서와 보몬트 지역은 리타의 직격탄을 맞아 정확한 피해 규모를 판단하는 게 시기상조라고 덧붙였다.

피해 지역의 한국 교민들도 신속하게 대피한 결과 25일 현재 인명 피해는 전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휴스턴=공종식 특파원 k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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