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여당 개헌선 320석 넘겼다

  • 입력 2005년 9월 12일 03시 0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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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실시된 일본 중의원 총선거에서 연립여당인 자민당과 공명당이 개헌선인 320석(전체 480석의 3분의 2)을 넘기는 기록적인 압승을 거뒀다.

자민당이 중의원에서 단독 과반 의석을 획득한 것은 1990년 이후 15년 만이며, 의석이 300석을 넘은 것도 1986년(당시 의석 정원은 512석) 나카소네 야스히로(中曾根康弘) 정권 이후 처음이다.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총리는 이날 밤 당초의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압승을 거둔 직후 “임기 중 개헌을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고이즈미 총리의 국정 장악력은 한층 강화돼 일각에서는 ‘대통령형 총리’가 될 것이라는 분석까지 나오고 있다.

민영방송인 TBS는 출구조사와 자체 판세 분석을 토대로 소선거구(300석)와 비례대표(180석)를 합해 △자민당 307석 △공명당 34석 △민주당 105석 △공산당 8석 △사민당 6석 △무소속 17석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개표 결과에 따르면 12일 오전 1시 현재 480석 중 465석의 당락이 결정된 가운데 자민당이 291석으로 단독 과반수 확보에 성공했고 △민주당 110석 △공명당 29석 △공산당 8석 △사민당 5석 △국민신당 2석 △무소속 20석으로 집계됐다.

일본 언론들은 “우정민영화를 비롯해 ‘중단 없는 개혁’을 선거공약으로 내세운 자민당이 고이즈미 총리의 개인적 인기까지 겹쳐 역사적 승리를 거뒀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반면 제1야당인 민주당은 정권교체를 호소했지만 전통적으로 강세를 보여 온 대도시권에서조차 ‘고이즈미 개혁 바람’에 밀려 선거 전 177석에서 50석 이상 줄어드는 참패를 당했다.

고이즈미 총리는 이날 밤 “4년 4개월간 총리로서 다양한 개혁을 추진해 왔고 국민은 지지로 화답해 주었다”며 “하지만 이 같은 대승은 스스로도 예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임기연장론’에 대해서는 내년 9월 자민당 총재 임기가 끝나면 예정대로 물러날 뜻임을 시사했다.

도쿄(東京) 외교가에서는 “자민당이 이번 선거에서 예상 이상으로 압승함에 따라 평화헌법 개정 등 우경화 속도가 빨라질 것”이라며 “자신감을 회복한 고이즈미 총리가 야스쿠니(靖國)신사 참배를 강행할 경우 한국 중국 등 인접국과 외교 마찰을 빚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고이즈미 총리는 기존 내각으로 우정민영화 법안 통과 등 현안을 처리한 뒤 10월경 대규모 개각을 단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오카다 가쓰야(岡田克也) 일본 민주당 대표는 이날 선거패배에 책임을 지고 대표 직 사퇴 의사를 밝혔다.

도쿄=박원재 특파원 parkw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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