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프랑스,토론토서 활주로 이탈사고…승객들 전원 탈출

  • 입력 2005년 8월 4일 03시 1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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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토의 기적.’

승객 297명과 승무원 12명을 태운 여객기가 활주로에서 이탈해 기체가 두 동강 나고 화염에 휩싸였지만 단 한 명도 사망하지 않는 기적이 일어났다.

프랑스 파리에서 출발한 에어프랑스 358편 에어버스 A340 여객기가 2일 오후 4시 3분경 캐나다 레스터 토론토 피어슨 국제공항에 착륙 직후 활주로에서 200m 정도 벗어나 공항 담벼락에 부딪힌 뒤 두 동강이 나고 전소됐다 .

그러나 승객과 승무원 309명은 화염이 비행기를 휩싸기 전에 모두 탈출했다. 토론토 당국에 따르면 이 과정에서 43명이 경상을 입었을 뿐이다. 외신들은 이날 사고를 ‘토론토의 기적’ 또는 ‘위대한 대탈출’이란 제목으로 긴급 타전했다.

이날 공항 일대에는 폭우가 쏟아지고 천둥이 치고 있었다. 한 승객은 “기상 악화로 공항 상공을 몇 차례 선회하던 여객기가 번개를 맞고 정전까지 된 순간에는 죽음의 공포마저 느꼈다”고 말했다.

한 차례 착륙에 실패한 뒤 5분 만에 다시 착륙을 강행한 여객기의 바퀴가 활주로에 닿은 순간 기내에선 안도의 한숨과 함께 박수 소리가 터져 나왔다. 그러나 여객기는 타이어가 터지면서 활주로를 벗어나 공항 담벼락을 들이받고 꼬리 부분이 들린 채 골짜기에 처박혔고 불꽃이 일었다.

승무원들은 신속하게 불이 난 꼬리 부분을 피해 반대편 비상 출구를 열고 탈출용 미끄럼대를 설치했다. 승객들도 침착했다. 연기가 자욱해 앞이 제대로 보이지 않았지만 “대피하라”며 서로를 격려했다. 마지막 승객이 탈출한 뒤 여객기는 화염에 휩싸였고 폭우 속에서 2시간이나 불탔다.

사고 여객기를 빠져나온 승객들은 폭발에 대비해 인근 401번 고속도로를 향해 달렸다. 사고를 목격한 운전자들은 승객들을 병원으로 후송했다.

한편 이번 사고로 에어버스 A340이 보유한 13년 무사고 기록이 깨졌다.

이호갑 기자 gd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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