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상원, 안보전문가들 “5년내 1~2 국가 핵무기 보유국 ”

  • 입력 2005년 6월 24일 03시 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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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는 점점 더 안전해지고 있는 것일까.

대테러 전쟁을 추진하며 대량살상무기(WMD) 확산 방지를 외교안보정책의 최우선 과제로 강조하는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기회 있을 때마다 “내가 대통령이 된 뒤 세계는 더 안전해지고 있다”고 말해 왔다. 그러나 WMD 비확산 및 안보 분야 전문가들의 시각은 이와는 거리가 있는 것 같다.

비확산 및 안보 분야 전문가 10명 중 ‘10년 안에 핵무기를 비롯해 생화학무기 등 WMD를 이용한 공격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한 사람이 7명꼴이나 됐다. 향후 5년 안에 WMD 공격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한 이들도 10명 중 5명에 이른다.

미국 상원 외교위원회는 지난해 말과 올해 초 비확산 및 안보 분야 전문가 83명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한 뒤 22일 ‘세계가 처한 대규모 공격 위험’이라는 연구 보고서로 그 결과를 발표했다.

응답자들의 75%는 향후 5년 내에는 1, 2개 국가가, 10년 내에는 5개 국가가 핵무기를 비롯해 각종 WMD를 갖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정부보다는 테러범이 핵 공격의 주체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시각이 지배적이었다.

또 응답자 83명 가운데 63명은 테러범들이 핵거래 암시장을 통해 핵무기 또는 핵물질을 획득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설문조사를 주도한 리처드 루거(공화·인디애나) 상원 외교위원장은 “예측 가능한 미래에 미국과 다른 국가들이 테러와 WMD의 위협에 직면하게 된다는 것이 보고서의 결론”이라며 “어떠한 테러조직도 WMD를 얻지 못하게 하기 위해 ‘특별한 국제관계’를 구축하는 데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루거 위원장은 옛 소련이 붕괴한 1991년 이후 샘 넌 전 민주당 상원의원과 함께 과거 소련 국가들의 WMD 확산을 막기 위한 프로그램을 만들기도 했다.

외교위원회가 실시한 설문조사에는 걸프전 현장 지휘관이던 노먼 슈워츠코프 예비역 대장, 윌리엄 코언 전 국방부 장관, 리처드 앨런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데이비드 케이 이라크 WMD 조사단장, 제임스 울시 전 중앙정보국(CIA) 국장, 도널드 그레그 전 주한 미대사, 돈 오버도퍼 존스홉킨스대 교수, 리처드 하스 전 국무부 정책기획실장 등이 참여했다.

김영식 기자 spea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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