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제르, 부시사진 들고 민주화 시위

  • 입력 2005년 6월 20일 02시 58분


코멘트
2003년 이후 선거 때마다 민주화혁명이 일어나 정권이 바뀌고 있는 옛 소련 지역이 다시 술렁이고 있다. 다음 달 10일 대통령 선거를 앞둔 키르기스스탄과 11월로 총선이 예정된 아제르바이잔의 정국이 심상치 않다.

18일 아제르바이잔 수도 바쿠에서는 2만여 명의 시위대가 자유로운 총선 보장과 현 정권의 퇴진을 요구하며 올해 들어 최대 규모의 시위를 벌였다.

주요 야당 세력이 연합한 ‘아자드리그(자유) 블록’이 주도한 이날 시위에는 우크라이나 시민혁명의 상징 색이던 오렌지색과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의 사진이 등장해 친서방 노선의 성격을 보여 줬다. 그러나 유혈사태는 일어나지 않았다.

아제르바이잔은 카스피 해 유전 개발로 최근 경제가 급성장하고 있으나 2003년 10월 일함 알리예프 대통령이 아버지 게이다르 알리예프 대통령으로부터 권력을 물려받은 뒤 민주화 요구가 거세지고 있다.

한편 17일에는 키르기스스탄 수도 비슈케크에서 정부 청사에 난입한 수천 명의 시위대가 경찰과 충돌해 40여 명의 부상자가 났다.

3월 일어난 ‘레몬혁명’으로 아스카르 아카예프 대통령 정권이 무너진 키르기스스탄은 새로운 정부 수립을 위한 대선을 앞두고 있으나 혼란이 계속되고 있는 것.

이날 시위는 대선에 출마하려던 우르마트 바리크타바소프 후보가 카자흐스탄 국적을 가졌다는 이유로 중앙선관위로부터 입후보 등록을 거부당하자 지지자들이 항의 시위를 벌이면서 시작됐다. 시위는 축출된 아카예프 전 대통령의 측근들이 배후 조종한 것으로 알려졌다.

모스크바=김기현 특파원 kimkihy@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