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前장관 샤란스키, 독재정권 인권침해 경시 비판

  • 입력 2005년 6월 1일 03시 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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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주의를 말한다’의 저자인 이스라엘의 나탄 샤란스키(사진) 전 예루살렘·해외유대인 담당 장관이 시사주간 타임 최신호(6월 6일자) 인터뷰에서 인권 단체들이 독재 정권과 테러 단체의 인권 침해를 경시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의 집권 2기 행정부에 ‘자유의 확산’과 ‘폭정의 종식’ 아이디어를 제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음은 그가 매트 리스 타임 예루살렘 지국장과 가진 인터뷰 요지.

―미국의 관타나모 수용소가 옛 소련 정치범 수용소와 같다고 비난한 국제사면위원회(AI)의 지적에 대해 과거 (옛 소련 정치범 수용소에 수감됐던) 피수감자로서 어떻게 생각하나.

“나는 AI에 비판적이다. AI는 내가 구분한 ‘공포 사회’와 ‘자유 사회’를 다르게 보지 않는다. 민주세계에도 인권 침해는 있지만 공개돼 처리된다. 공포 사회에서는 인권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인권 침해도 없다.”

―(AI의) 이 같은 점이 이스라엘의 인권 침해 사례를 보는 세계의 시각에 영향을 미쳤다고 보나.

“AI는 하마스를 조사하지 않는다. 이스라엘만 다룬다. 테러조직의 인권 침해 사례는 철저히 외면하고 있다. 민간인을 노리는 테러범과 테러범에 맞서는 민주국가 사이에 아무런 차이를 두고 있지 않다.”

―바로 이런 세계의 압력 때문에 아리엘 샤론 이스라엘 총리가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군을 철수시키게 됐나.

“샤론 총리가 나에게 그렇다고 말했다. 철수는 일방적이어서는 안 된다. 팔레스타인 주민들의 변화와 연계돼야 한다.”

―5월 2일 장관직을 물러나면서 철수 계획을 ‘비극적 실책’이라고 했는데….

“몇 개월 사이에 테러는 늘어나고 이스라엘 사회는 약화되기만 했다.”

―마무드 아바스 팔레스타인 수반의 입지를 강화해 주기 위해 샤론 총리가 양보해야 하나.

“샤론 총리는 가자지구 철수로 하마스에 크게 양보만 하고 있을 뿐이다. 이는 하마스와 헤즈볼라, 알 카에다 등 테러조직을 부추기고 이들과 싸우는 전 세계인들의 노력을 저해할 것이다.”

이 진 기자 lee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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