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김치보이?…美언론 ‘올드보이’ 혹평하며 한국 비하

  • 입력 2005년 4월 13일 17시 3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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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서 호평과 혹평을 함께 받고있는 올드보이. 동아일보 자료 사진
미국서 호평과 혹평을 함께 받고있는 올드보이. 동아일보 자료 사진
미국의 주간지 ‘뉴욕 옵서버’에 실린 박찬욱 감독의 ‘올드보이’ 영화 평에 한국과 한국문화를 원색적으로 비하하는 표현이 담겨 ‘아시아계 미국인 저널리스트 연합(AAJA)’이 공식 항의하는 일이 벌어졌다. 뉴욕 옵서버는 미국 뉴욕 맨해튼 지역을 중심으로 발행되는 시사 문화 전문 주간지.

문제의 글은 영화평론가 렉스 리드 씨가 지난달 28일자 뉴욕 옵서버에 기고한 것이다. 그는 이 글에서 ‘올드보이’를 혹평하며 “생마늘과 배추를 섞어 썩을 때까지 땅에 묻어 두었다가 ‘무덤’에서 파낸 김치를 먹는 한국이라는 나라에 무엇을 기대하겠는가”라고 표현했다.

이에 AAJA는 8일 리드 씨와 뉴욕 옵서버의 피터 카플란 편집국장 등에 공식 항의서한을 보내고 인터넷 홈페이지(www.aaja.org/news/mediawatch/050408_reed)에 항의문 전문을 띄웠다. AAJA는 이 서한에서 “당신(렉스 리드)의 그 문장은 야비한 모욕”이라며 “그 한 문장은 전체 한국인들을 조롱받을 수밖에 없는, 후진적이며 ‘이질적인’ 사람들로 전락시킨다”고 비판했다.

지난달 25일 미국 뉴욕 로스앤젤레스 등에서 잇따라 개봉된 ‘올드보이’는 뉴욕타임스 워싱턴포스트 등 유력 언론들의 호평과 혹평이 엇갈리며 뜨거운 논쟁의 대상이 되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올드보이’는 잘 고안된 폭력 이외의 것은 생각할 여지를 주지 않는다”고 혹평한 반면, 시카고선타임스는 “액션, 심지어 폭력이 이야기를 하는 영화를 만나는 것 자체가 충격”이라고 호평했다.

AAJA는 1981년 미국 내 아시아계 저널리스트들의 권익보호를 위해 만들어진 비영리단체로 현재 2300여 명의 회원이 가입해 있다.

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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