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나코 왕실은 이날 오전 후계자인 알베르 왕자가 지켜보는 가운데 레니에 3세가 숨을 거뒀다고 밝혔다.
레니에 3세는 심장 질환과 호흡 곤란으로 지난달 7일 모나코 병원에 입원한 뒤 열흘 전부터는 심장과 폐, 신장의 기능 약화로 중환자실로 옮겨져 인공호흡기에 의존해 치료를 받아왔다.
모나코 왕실 위원회는 이에 앞서 5일 레니에 3세가 더 이상 직무를 수행할 수 없는 상태라며 알베르 왕자가 섭정 자격으로 왕위를 승계한다고 밝혔었다.
레니에 3세는 영국의 엘리자베스 2세가 즉위하기 3년 전인 1949년부터 지중해의 소국 모나코를 통치해 태국 푸미폰 아둔야뎃 국왕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오래 왕위를 지켰다. 당시 20대의 ‘총각’ 국왕은 뭇 여성들의 흠모를 한 몸에 받았고, 세계적 플레이보이라는 ‘명성’을 떨치기도 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통치자로서의 능력을 한껏 발휘하기도 했다. 프랑스의 합병 위협으로부터 외교적 노력으로 나라를 지켜낸 뒤 모나코를 관광, 금융, 도박의 중심지로 발전시켰다. 그의 노력으로 모나코 경제는 눈부신 성장을 거듭했고, 국가의 위상도 높아졌다.
그는 아내 켈리가 1982년 자동차가 절벽 아래로 추락해 먼저 세상을 떠난 뒤 독신으로 여생을 보냈다. 유족으로는 알베르 왕자, 카롤린 공주, 스테파니 공주가 있다.
김영식 기자 spea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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