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에게 보내는 원로 종교인 편지

  • 입력 2005년 1월 11일 16시 2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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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한반도의 정치 사회 경제 및 안보 문제를 군사적 수단으로 해결할 수 없다고 굳게 믿으며 만약 그런 방안이 제안되더라도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께서는 이를 거부해주시길 바랍니다."

김수환(金壽煥) 추기경, 사단법인 '평화포럼' 이사장인 강원용(姜元龍) 목사, 참여불교국제연대 이사장인 태국인 슐락 실바락사 법사 등 국내외 종교계 원로들은 부시 대통령에게 보내는 이런 내용의 서한을 주한 미국 대사관에 10일 전달했다고 11일 평화포럼측이 밝혔다.

이 서한에는 지난해 10월 서울에서 열렸던 국제종교평화회의에 참석했던 한국의 각계 인사 76명과 해외 종교계 지도자 41명 등 총 117명이 서명했다.

이 서한은 "6자회담이 가동되고 실질적인 진전을 이루기 위해서는 (부시 대통령이) 북한의 안전을 보장해주는 지도력을 발휘해 주길 바란다"며 "그것이 핵무기 개발을 전쟁 억지력이라고 주장해온 북한의 논리를 약화시키는 유일한 길"이라고 밝혔다.

서한은 또 "지구상에서 핵무기가 확산되는 것을 강력히 반대하며 북한을 설득해 핵무기를 포기하고 한반도 평화 정착에 기여하도록 해야 한다고 믿고 있다"며 "이를 위해 부시 대통령의 슬기로운 정치적 결단과 동북아 안보 문제에 대한 신중한 대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서한은 "전 지구적 운명과 발전이 부시 대통령의 손에 달려 있을 만큼 그 책임이 막중하다는 사실과 미국 대통령의 정신적 유산을 본인의 도덕적 원칙으로 선택했다는 사실을 매우 잘 알고 있으며 이를 주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서한은 끝으로 "부디 부시 대통령이 지혜를 발휘해 도덕적인 투명성을 통해 인류를 공동의 선으로 인도하고 인류가 처하게 될지도 모르는 최악의 상황에서 완전히 벗어날 수 있게 하는 두 번째 (대통령) 임기가 되기를 기원한다"고 호소했다.

부형권기자 bookum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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