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안일 안돕는 자식들 반성하라” … '부모 파업'

  • 입력 2004년 12월 11일 00시 5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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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안일을 전혀 돕지 않는 자식들의 마음을 돌리기 위해 미국의 한 부모가 집 앞 정원에 텐트를 친 채 파업을 벌이고 있다.

플로리다 주 엔터프라이즈에 사는 핼런 버나드 씨(56)와 부인인 캣 씨(45). 이들 부부는 아들 벤저민 군(17)과 딸 키트 양(12)이 평소 부모를 돕지 않고, 쓰레기를 버리지 않으며, 빨랫감을 방에 쌓아 둔다며 6일부터 ‘항의 파업’에 돌입했다. 최근 수술을 받고 집안에서 쉬어야 하는 어머니가 정원 잔디 깎기를 하고 있는데도 두 자식이 ‘모르쇠’로 일관했던 것이 파업 돌입의 계기.

지방정부 소속 근로자인 버나드 씨는 “자기 코앞도 보지 못하는 자식들에게 삶의 교훈을 주고 싶다”고 파업 배경을 설명했다. 이들 부부는 행인들이 볼 수 있도록 ‘부모는 파업 중’ ‘협력과 존경을 구함’이라고 쓴 피켓도 내걸었다.

또 성탄절까지 자식들이 부모의 요구에 응하지 않으면 영영 집을 나가겠다는 위협도 잊지 않았다. 이들은 샤워를 하거나 화장실을 이용하는 시간을 제외하고는 집안 출입을 하지 않고 있으며 만든 음식도 부부만 먹고 있다. 자식의 도리를 하지 않으면 부모의 역할을 하지 않겠다는 뜻이다.

이 파업은 미 전역의 관심을 끌고 있다. 집에는 인터뷰를 요청하는 전화벨 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으며, 경찰과 학교 선생님들까지 달려와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8일 키트 양은 결국 자신의 빨래를 직접 하며 부모를 따르기 시작했다. 그러나 벤저민 군은 아직도 부모를 본체만체하며 집을 드나들고 있다.

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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