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기간 중 부시 대통령이 푸틴 대통령을 만나 크렘린의 과도한 권력집중과 러시아의 민주화 후퇴를 강력히 비판했다는 보도가 나온 직후여서 슈뢰더 총리의 발언은 미묘한 파장을 낳았다.
AFP와 DPA통신에 따르면 슈뢰더 총리는 22일 ARD TV의 시사프로그램에 출연해 “부시 대통령이 정책의 근간으로 기독교주의를 차용하는 일이 많아지는 데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을 받았다.
이에 슈뢰더 총리는 “내게는 생소하고 이해하기 어려운 일”이라면서 “18세기 계몽주의 시대 이후 유럽에서는 정치와 종교의 분리를 보장하는 조치들이 이루어졌으며 종교가 정치의 근간이 된다면 토론의 가능성이 적어진다”고 비판했다.
하지만 미국의 이라크 침공을 반대하면서 갈등했던 부시 대통령에 대해서는 “개인적으로는 사이가 매우 좋다”고 말했다.
이어 “푸틴 대통령은 진정한 민주주의자인가”라는 질문에 대해 슈뢰더 총리는 “그렇다고 확신한다”고 대답한 뒤 다시 “그는 러시아를 완전한 민주국가로 만들기를 원하며, 그렇게 만들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주성원기자 s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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