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세계軍費 1104조원…이라크-아프간전쟁 영향

  • 입력 2004년 6월 9일 19시 08분


코멘트
2003년 전 세계 군사비 지출은 9560억 달러(약 1104조6580억원)로 전년에 비해 11%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스웨덴 스톡홀름의 평화연구소(SIPRI)는 9일 발간한 연례보고서에서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서 미국의 군사행동이 증가함에 따라 세계 군사비 지출이 2002년보다 11% 증가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미국을 제외한 세계의 군사비 지출 증가율은 4%로 집계됐다.

미국의 군사비 지출은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 대한 특별자금을 제외하고도 전 세계 군사비의 절반을 차지하는 등 두드러진 상승세를 나타낸 것으로 조사됐다. SIPRI는 지난해에도 전 세계 군사비 지출은 일부 선진국에 집중됐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세계 인구의 16%를 차지하는 선진국이 전체 군사비의 75%를 사용하고 있다”며 “이들 국가의 지출 총액은 2001년 공식적인 개발도상국 원조액보다 10배 많고, 후진국의 해외 부채총액을 능가한다”고 강조했다.

세부적으로 볼 때 미국, 러시아, 프랑스, 독일, 영국 등 5대 무기 수출국이 1999년부터 2003년까지 5년간 판매한 재래식 무기는 전 세계 판매량의 81%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세계 5대 무기 수입국은 중국, 그리스, 인도, 터키, 영국이었다. 중국은 세계 무기 수입시장의 13%를 소화한 최대 고객으로 수입 제품의 95%를 러시아에서 들여왔다. 러시아는 지난해 전 세계 무기 공급의 37%를 차지했다.

미국의 무기를 수입한 최대 고객은 대만, 이집트, 영국, 그리스, 터키, 일본 등이었다.

보고서는 “이 같은 군사비 지출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군사 분쟁은 이라크와 카슈미르 내전 2건을 제외하고 19건에 그쳤다”며 “이는 97년에 18건을 기록한 것을 제외하면 냉전 이후 최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단기 해결이 불가능한 분쟁으로 콜롬비아 내전,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을, 갑작스러운 분쟁 발생 예상지역으로 부룬디, 코트디부아르, 인도네시아, 라이베리아, 필리핀 등을 꼽았다.

또 아프가니스탄에서 미국 주도의 연합군과 파키스탄에서 재정비 작업을 진행중인 탈레반 전투세력이 충돌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예측됐다.

이라크 사태와 관련해 이 보고서는 전후 재건 경험이 많은 유엔의 역할이 점점 강화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앨리스 베일스 SIPRI 소장은 보고서 서문에서 “미국은 비용을 적게 들이고도 인구 2300만명의 이라크를 점령하는 데 성공함으로써 강한 힘을 보여주었다”며 “그러나 동시에 전쟁 이후의 모습은 미 군사력의 한계를 보여주었다”고 지적했다.

김영식기자 spear@donga.com

스톡홀름=DPA 연합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