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 사태, 국제사회 개입 초읽기

  • 입력 2004년 2월 27일 16시 3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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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티 내전(內戰)이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자 유엔 등 국제사회의 개입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26일 아이티에 국제 평화유지군 파견을 적극 검토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카리브해 15개국 모임인 카리브공동체(CARICOM)의 긴급 요청으로 소집된 이날 안보리는 성명을 통해 "아이티 문제의 정치적 해결을 위해 다국적군을 포함한 국제사회의 개입 방안을 긴급히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안보리는 즉각적인 다국적 평화유지군 파견에 대한 결론은 내지 않았다.

앞서 카리브공동체는 "아이티 사태는 더 이상 국내문제가 아니므로 법질서 회복을 위해 안보리가 다국적군 파견을 즉각 승인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가자 주요국들도 발 빠르게 입장 표명에 나섰다.

도미니크 드 빌팽 프랑스 외무장관은 25일 "프랑스는 아이티의 아리스티드 대통령의 사임과 과도정부 수립을 원한다"고 밝혔다.

콜린 파월 미국 국무장관도 "아리스티드 대통령은 대통령직을 유지할 수 있는지에 대해 진지하게 고려해야 한다"고 말해 현 정부 지지입장이 바뀔 수 있음을 내비쳤다.

그러나 아리스티드 대통령은 26일 CNN과의 인터뷰를 통해 자신의 임기인 2006년 2월 이전에 사임할 의사가 없다고 못박았다.

한편 아이티 반군 지도자인 기 필립 전(前) 경찰청장은 26일 반정 세력이 현재 수도인 포르토프랭스로 집결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우리 임무는 아리스티드 대통령이 사임하지 않을 경우 그를 체포해 부패와 살인 혐의로 재판을 받도록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수도 포르토프랭스는 반정부 세력의 공격에 대비한 바리케이드 설치가 늘어나는 등 긴장감이 계속됐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아이티의 한국 교민 19명은 전세기편으로 이웃 도미니카공화국에 대피했고, 선교사 1명 등 3명은 아직 아이티에 머물고 있다.

김동원기자 davis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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