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대학가 ‘시위 몸살’…복지축소-학제변경 항의

입력 2003-12-09 19:07수정 2009-09-28 0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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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대학가가 연일 계속되는 시위와 수업 거부로 몸살을 앓고 있다.

지난달 말부터 가파르게 전개된 독일 영국 프랑스 대학생들의 시위 열기는 이달 들어서도 가라앉지 않고 있다. 시위 이유는 학생복지 축소, 등록금 인상, 학제 변경 등.

1968년 유럽 대학가를 휩쓴 대규모 시위가 기존질서 전복을 노린 ‘이념형’이었다면 이번 시위는 다분히 ‘생계형’이다.

대학생들의 반발은 서유럽 각국의 연금 및 사회보장 개혁에 따른 진통과 맥락을 같이한다. 경기침체와 신자유주의 도입에 따른 유럽식 사회민주주의 퇴조를 반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학생 천국 독일은 옛말”=독일 대학생의 시위는 이달 초 베를린 시청과 집권 사민당(SPD) 및 민사당(PDS) 당사를 기습 점거할 정도로 과격해지고 있다.

독일 대학생은 등록금 면제는 기본이고 생활비 장기저리 융자, 교통비 등 공공요금 할인, 아르바이트 소득세 면제 등 다양한 혜택을 누려왔다. 그러나 통일 이후 재정적자에 시달려온 정부는 교육부문에서도 각종 복지혜택을 줄이는 한편 교수진 축소, 학과 통폐합 조치를 취했다.

여기에다 베를린시 당국은 시내 3개 대학 예산을 연간 최고 7500만유로(약 1087억원)까지 삭감하겠다고 발표했다. 분노한 학생들이 연일 거리로 뛰쳐나오고 있지만 시민들의 호응은 받지 못하고 있다.

▽“등록금 인상 반대”=거의 매주말 영국 런던 거리와 대학가에서 벌어지는 시위와 집회는 토니 블레어 총리가 밀어붙이고 있는 등록금 인상법안 때문. 블레어 총리는 집권 노동당 내 일부 반대에도 불구하고 등록금 현실화를 강행할 태세다.

법안은 내국인 대학생의 등록금 상한선을 2006년부터 지금의 3배인 3000파운드(약 600만원)까지 올리도록 하고 있다. 케임브리지대학 벤 브린디드 학생회장은 “등록금이 한 번 오르면 추가 인상이 이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프랑스 학제 유지”=프랑스 대학가를 시끄럽게 만드는 주범은 유럽대학 학위제도 표준화. 프랑스는 대학 2·3·4년 수학에 따라 대학수료 학사·석사 학위를 받고 박사학위도 박사논문제출 자격증(DEA) 과정을 거치도록 하는 독특한 학제를 유지하고 있다.

이를 유럽통합에 맞춰 다른 나라처럼 3·5·8년에 학·석·박사를 받도록 바꾸겠다는 정부 개혁안이 학생들의 불만을 샀다. 또한 점진적으로 대학재정을 자율화하겠다는 우파 정부의 계획이 공립인 프랑스대학의 사립화와 등록금 인상, 대학 서열화로 이어질지 모른다는 우려를 심화시키고 있다.

파리=박제균특파원 ph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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