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숨겨둔 후세인재산 샅샅이 추적

  • 입력 2003년 4월 22일 13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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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을 비롯한 각국 정부는 물론 '9·11 테러' 희생자들을 대리하는 변호사 등까지 가세해 사담 후세인 정권이 이라크 국내외에 숨겨둔 재산을 찾아내는 작업을 벌이고 있다고 월 스트리트 저널이 21일 보도했다.

미군이 경비중인 바그다드의 주요 은행 금고 가운데 한곳에서는 10억달러 어치의 금이 보관돼 있으며 공화국 수비대와 바트당 간부들이 많이 사는 티그리스 강변의 마을에서는 6억5000만 달러의 미국 달러화가 발견되기도 했다. 대통령궁을 수색중이던 미군이 찾아낸 금속상자 164개에는 400만달러씩이 들어 있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 재무부 관리는 이라크에서 발견된 후세인 정권의 자산은 이라크 새 지도부와 국민을 돕는데 사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정부는 이라크 재건기금에 충당하기 위해 91년 걸프전 이후 동결돼 있던 이라크의 자산 17억달러를 최근 압수했다.

미국은 후세인 정권이 은닉한 자산 12억달러의 소재를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의 소리 방송 등은 은닉처가 오스트리아이며 미국 정부가 오스트리아 재무부에 계좌동결을 요청했다고 보도했으나 미 재무부는 구체적인 내용을 밝히기를 거부했다.

미국은 후세인 정권의 비자금이 수억달러는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 의회 회계감사원(GAO)은 후세인 정권이 석유 밀수출 등을 통해 66억달러를 챙겼을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전쟁통에 이라크 정부의 기록이 파괴되거나 유실돼 미국은 이라크 은닉자산 추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러나 재무장관이었던 히크마트 미즈반 이브라힘 알 아자위와 후세인의 이복동생으로 정보기관장과 스위스 및 유엔주재 대사를 지낸 바르잔 이브라힘 알 티크리티 등이 체포됨으로써 이 작업은 활기를 띠게 될 전망이라고 월 스트리트 저널은 덧붙였다.

뉴욕=홍권희특파원 koni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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