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국부무 前외교관 키슬링 "이라크공격은 新식민주의"

  • 입력 2003년 3월 9일 18시 3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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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이라크공격은 신(新)식민주의 정책에 불과하다.”

조지 W 부시 미국 행정부의 독단적인 이라크 공격 움직임에 항의, 지난달 사표를 던졌던 미 국무부 외교관이 다시 부시 행정부에 쓴소리를 했다.

지난달 27일 사임한 그리스 주재 미 대사관의 전 정무참사 존 키슬링은 8일자 그리스 한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폭력을 수단으로 민주주의를 강요하는 것은 식민주의 정책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키슬링씨는 “우드로 윌슨 전 미 대통령은 민주주의를 강요하기 위한 군사적 침략에 결코 동의하지 않았다”며 “현재의 미 정부는 특별한 이데올로기의 프리즘을 통해 세상을 보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20년간 중동지역을 포함, 세계 각국 미 대사관에서 근무해온 키슬링씨는 “이라크를 침공하는 것은 미국의 국익에 중대한 손상을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하고 “이라크가 대량살상무기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를 우리를 향해 사용할 의사를 갖고 있다는 증거가 있었다면 미국은 이를 벌써 공개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앞서 뉴욕 타임스는 키슬링씨가 콜린 파월 미 국무장관에게 사퇴서를 제출하면서 사퇴 이유를 밝힌 서한을 공개했다.

이 서한에서 키슬링씨는 “조국과 조국의 가치에 대한 믿음이야말로 가장 강력한 나의 무기였지만 부시 행정부가 들어서면서 미 정부로부터 지시받는 정책들은 이 같은 가치와 모순된다”고 심경을 밝혔다.

키슬링씨는 또 “이라크전쟁은 미국의 대외 이익에 커다란 손상을 가져올 것이며 윌슨 전 대통령 이후 미국의 가장 큰 잠재적 방위력인 국제적 정당성을 훼손하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면서 “미국은 전쟁의 필요성을 전 세계에 설득하는 데 왜 실패했는지 자문해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아테네〓AP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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