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마라톤선수야”…日대학생 한마디로 도주 절도범 붙잡아

  • 입력 2002년 12월 19일 18시 21분


“나는 마라톤선수다. 달아나 봐야 소용없다.”

17일 저녁 도쿄(東京) 인근 가와사키(川崎)시. 숨가쁘게 달아나던 절도 용의자는 뒤쫓는 대학생이 외친 이 한마디에 기가 질려 더 이상 도망을 포기, 순순히 붙잡혔다고 19일 일본 요미우리신문이 전했다.

이 용의자는 슈퍼마켓에서 30대 남성이 캔맥주 4개를 슬쩍 들고 나가려다 붙드는 주인의 귀와 손을 물어뜯고 달아났다. 점원 하나가 추격에 나섰으나 150m쯤 가다 힘이 빠져 포기할 무렵 옆을 지나던 모 대학 육상부 3년생(21)이 추격에 가세했다.

곧바로 붙잡힌 절도 용의자는 “뒤쫓아오던 사람이 ‘나는 내년에 역전 마라톤대회에 출전하는 선수다. 달아나 봐야 소용없다. 몇 ㎞라도 쫓아갈 테니까’ 하고 외치는 소리에 힘이 빠지고 말았다”며 경찰에서 진술했다.

장거리 육상선수인 이 대학생은 내년 1월 초에 열리는 하코네(箱根)역전 마라톤대회에 대학대표로 출전할 예정이다.

도쿄〓조헌주특파원

hans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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