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안 경영은 왜 잘안될까…잭웰치등 유명CEO 파경 줄이어

  • 입력 2002년 5월 16일 17시 55분


‘가정을 꾸리는 것이 회사 경영보다 어려울까?’

세계 유수의 기업을 운영하는 최고경영자(CEO)들이 정작 가정은 제대로 경영하지 못해 파경을 맞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고 미국 일간 USA투데이가 15일 보도했다.

‘20세기 최고의 경영인’으로 불리는 잭 웰치 전 제너럴 일렉트릭(GE) 회장(66)은 13년간 함께 살아온 부인 제인 웰치와 이혼소송 중이다. 그는 경영 전문잡지인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HBR)의 편집장 수지 웨트로퍼(42)와 인터뷰하다 사랑에 빠진 뒤 결국 이혼을 택했다. 18년간을 함께 산 첫 부인과의 파경에 이어 두 번째다.

99년 두 번째 부인과 31년의 결혼생활을 청산한 ‘미디어 황제’ 루퍼트 머독(71)은 현재 37살 연하의 웬디 덩과 살고 있다. 머독의 세 번째 부인은 지난해 말 딸을 출산, 머독은 최고령 CEO 아빠가 됐다.

연간 매출 200억달러 규모의 미디어 재벌 바이어컴의 총수 섬너 레드스톤(78)도 99년 말 조강지처(糟糠之妻)인 필리스와 53년의 결혼생활을 정리했다. 이 밖에 포드자동차의 전 회장 자크 나세르(56)와 게리 웬트 콘세코 회장 등이 모두 최근에 이혼한 CEO들.

이처럼 잘 나가는 CEO들의 가정이 자주 깨지는 이유는 뭘까. 전문가들은 무엇보다도 자만심(ego)을 꼽고 있다. 회사에서는 ‘손가락만 움직이면’ 곧바로 일이 집행되지만 집에서는 그렇지 않다는 사실을 CEO들이 깨닫지 못하기 때문이라는 것.

컴퓨터 소프트웨어 회사인 포텔사의 아사 라눔 회장(54)은 “집에서는 쓰레기 버리는 일을 남에게 시킬 수 없다”며 “결혼생활 성공의 지름길은 자만심을 죽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멋진 여자를 만날 기회가 많다는 것도 CEO들의 가정 파탄을 불러오는 주원인이다. CEO들의 사회적 성공과 부(富)가 여성들을 유혹하기 때문.

그러나 이혼의 가장 기본적인 원인은 부부 중 한 쪽이 열등감을 느끼기 때문이라는 게 이혼 전문 변호사들의 분석. 디트로이트의 이혼 전문 변호사 존 셰퍼는 “결혼 당시 평범한 회사원에 불과했던 남편이 일약 스타 CEO가 되면서 부인이 겪는 열등감이 결국 가정 파탄으로 이어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하종대기자 orion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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