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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2년 1월 31일 18시 2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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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1k를 통해 자사주에 집중 투자했던 엔론 종업원들은 경영진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으며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401k 관련규정에 대한 검토작업을 지시했다.
401k는 근로자의 노후생활 보장을 위해 기업과 근로자가 함께 매달 일정액을 적립하면 금융기관이 이를 운용한 뒤 퇴직 때 운용 실적에 따라 원금과 실적금을 돌려주는 제도. 운영방법 및 투자방식은 가입자인 근로자가 직접 선택할 수 있다.
대개 401k 펀드는 자사주 채권 보험 부동산 등 20여개 금융자산에 투자되는데 대기업 직원일수록 자사주를 선호한다. 기업으로서도 경영권 방어와 안정적인 주가 유지를 위해 종업원들에게 자사주 투자를 장려하는 경우가 많다. 엔론의 경우 자사주 편입 비율이 60%에 달하며 코카콜라 등은 80%를 넘어서고 있다.
| ▼연재기사목록 ▼ |
| - GE-IBM도 ‘고무줄 회계’의혹 |
401k가 논란이 되고 있는 것은 엔론을 비롯한 대다수 기업들이자신에게 책정된 연금 불입액을 현금이 아닌 주식으로 충당하고 있으며 가입자가 일정한 나이가 될 때까지 자사주를 처분하지 못하도록 제한하고 있기 때문이다. 401k 투자자문사인 휴이트어소시에이츠가 215개 대기업을 조사한 결과 85%의 기업들이 근로자가 50∼55세가 될 때까지 자사주 매각을 금지하고 있으며 기업의 적립금은 주식으로 충당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401k에 가입했던 1만1000여명의 엔론 종업원들은 주가가 지난해 1월 주당 90달러에서 12월 0.36달러로 폭락했지만 처분제한 규정 때문에 자사주를 매각할 수 없어 평생재산을 날렸다.
반면 규정에 얽매이지 않는 엔론 경영진은 주가 하락기에 자사주를 처분해 1억2800만달러가 넘는 막대한 차익을 챙겼다. 코닝사의 로저 애커맨 회장은 지난해 주가가 떨어지기 전 자사주를 처분해 1400만달러를 챙겼으며 JDS 유니페이스사의 도널드 시프레스 회장도 2300만달러어치의 주식을 처분했다. 최근 법정관리 신청을 낸 글로벌 크로싱도 8000여명의 종업원 연금 자산을 동결해 종업원들은 자신들의 노후연금이 눈앞에서 사라지는 것을 지켜봐야만 했다.
전문가들은 종업원에게 불리하게 만들어진 401k 제도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분산투자를 법적으로 보장하고 근로자에게 자사주 매각의 자율권을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미국 기업들은 종업원의 퇴직금을 일시불로 지급하기 보다는 근무시
정미경기자 micke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