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 유독 빠르게 회복”…LA타임스 보도

  • 입력 2002년 1월 15일 13시 48분


세계 시장이 작년 9.11 테러 사건과 일본의 경기침체 심화로 비틀거리는 가운데 한국이 유독 신속하게 경기를 회복하고 있다고 로스앤젤레스 타임스가 14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서울발 경제기사에서 한국경제는 증시가 살아나면서 다른 어떤 선진국보다도 먼저 테러 한파에서 탈출했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다고 전했다.

타임스는 실업률이 4년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했으며 세계 소매상들이 성탄절 판매 부진 등으로 울상을 지었는데도 한국의 연말 판매는 왕성했다며 올해는 판매신장세가 더 가속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찰스 애덤스 국제통화기금(IMF) 아시아태평양지역사무소 부국장은 지난주 서울에서 한 기자회견에서 “한국은 회의론(경기침체론)을 무색케 하고 있다”며 “그것(한국의 경기회복)은 인상적”이라고 말했다.

LA 타임스는 한국 증시가 작년 세계 시장에서 가장 좋은 실적을 올린 국가(세계 4위, 아시아 2위)중 하나로 종합주가 지수가 연초 대비 37.5% 상승했으며 지난 11일 주가 지수는 727.36(한국시간 14일 폐장가는 744.03)으로 2000년 중반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전했다.

이 신문은 이런 주가 반등이 뉴욕 세계무역센터와 워싱턴 국방부청사 테러공격후 대부분의 세계 증시가 침체한 것에 비하면 ‘예상치 못한 이상한 일’로 여겨지고 있다며 한국이 ‘아시아의 새 경제회복지’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평했다.

이 신문은 한국 증시 회복의 큰 요인을 테러 사건 후 세계에 확산된 경기 침체속에서 돌파구를 찾으려는 외국의 기관투자자들이 한국 주식 매입에 나선데다 일본 증시 하락에 따른 대체시장 효과 때문으로 분석했다.

타임스는 외국 투자자들이 작년 4.4 분기에 25억 달러 규모의 주식을 매입함으로써 한국 증시 참여율을 37%로 높였다며 일본에서는 매일 비관적 소식만 들리는데 한국에서는 올 예상 경제성장률 3.5%(작년 2.6%) 등 고무적인 경제전망치들이 나오고 있다고 강조했다.

노무라증권 서울사무소의 폴 프레슬러 시장분석가는 “한국은 현재 아시아에서 가장 역동적인 시장”이라며 “일본 경기가 살아나지 않는다면 (외국인 투자자들에게는) 한국이 대체시장으로 보여진다”고 말했다.

이 신문은 또 한국이 하이테크산업 거품 붕괴와 전세계 경기 침체로 타격을 입은 상태에서도 하이테크 부문 손실을 자동차와 선박 판매 호조로 상쇄하고 세계 경제 침체는 대(對)중국 수출과 내수 호황으로 충격을 완화한 점도 경기 회복과 주가 상승에 기여한 것으로 분석했다.

모건 스탠리 서울지사의 홍남기 전무는 “한국이 투자부문에서 일본과 같은 조에 속하려면 몇년간 더 지속적인 성장이 필요하지만 지금 한국은 상승세를 타고 있으며 시장 규모는 일본에 비해 작지만 상품들은 (일본 상품과) 경쟁하고 있다”고 말했다.

폴 그룬왈드 IMF 서울 주재 대표는 “세계 경제 상황을 고려할 때 한국은 잘 하고 있다”며 “그러나 한국이 건전한 성장의 길로 회귀하고 성장 잠재력을 성취하려면 다른 국가들, 특히 한국의 중요한 시장인 미국의 경기가 회복될 때에만 가능하다”고 말했다.

워싱턴=한기흥 특파원 eligi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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