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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1년 12월 4일 18시 1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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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문제에 거리를 둬왔던 미국도 이스라엘을 편들었다. 이제 중동지역에 사실상 두 개의 ‘대 테러전선’이 형성돼 아랍권의 반응에 따라 훨씬 복잡한 양상으로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스라엘의 대 팔레스타인 공세가 강화될 경우 아랍권의 반발을 불러 미국의 아프간 전쟁은 물론 자칫 ‘문명간의 충돌’이 현실화될지 모른다는 우려도 일고 있다.
이스라엘은 9·11 테러 이후 미국이 설정한 ‘주적〓오사마 빈 라덴과 알 카에다’ ‘테러지원세력〓무하마드 오마르 및 탈레반세력’이라는 등식을 ‘주적〓하마스 및 이슬람지하드’ ‘테러지원단체〓아라파트와 팔레스타인자치정부’로 대체했다.
지금까지 협상 상대자로 인정해 왔던 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이 테러리스트 소탕에 나서지 않을 경우 아라파트도 적대세력으로 간주하고 이스라엘이 직접 소탕에 나서겠다는 강력한 경고다.
이스라엘의 공격은 2일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과의 만남에서 충분히 조율된 것으로 보인다. 백악관은 이스라엘의 공격직후 “이스라엘이 주권국가이며 자위권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은 이스라엘의 테러응징이라는 명분과 테러전쟁 수행 중에 구축된 이슬람권의 분열 사이에서 고민하다 이스라엘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
그러나 미국의 우려대로 아랍권의 반발이 가시화되고 있다. 아랍연맹은 “이스라엘이 자위권을 발동했다고 말하는 것은 진실을 무시하는 것”이라면서 “팔레스타인인들이야말로 그들의 영토가 점령상태에 있다”고 말했다.
<윤양섭기자>laila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