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에모말리 카흐마노프 타지키스탄 대통령은 이날 북부동맹 대표인 부르하누딘 라바니 아프가니스탄 전 대통령과 회동한 뒤 “차기 아프가니스탄 정부에는 모든 종족이 참여해야 하며 이 과정에서 유엔이 보다 강력한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는 내용의 공동선언문을 발표했다.
이들 정상은 또 “3국간에 아프가니스탄의 정치적 문제 해결을 위한 최고위급 ‘상설협의회’를 설치키로 했다”고 밝혔다.
96년 탈레반 반군에 수도 카불을 내주고 북부지역에서 무력투쟁을 벌이고 있는 북부동맹은 현재 유엔 등 국제사회에서 아프가니스탄의 유일한 합법 정부로 인정받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오랫동안 아프가니스탄의 합법정부를 지원해온 러시아는 군사, 기술, 인도적 분야의 계속적인 지원을 약속한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세르게이 이바노프 국방장관은 니콜라이 페트루셰프 연방보안국(FSB) 국장과 함께 카흐마노프 대통령을 만난 뒤 “아프가니스탄 탈레반 정권에 대한 공동전선을 형성하기 위해 이란, 타지키스탄과 긴밀한 관계를 구축할 것”이라고 말했다.
러시아의 이 같은 행보는 탈레반 정권의 몰락이 가시화됨에 따라 북부동맹을 함께 지원해온 국가들과 손잡고 아프가니스탄에 들어설 새 정부에 대한 영향력을 강화해 나가려는 의도로 분석된다.
<이종훈기자>taylor5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