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테러 대참사]금융기관들 "脫맨해튼"…사무실 속속 옮겨

  • 입력 2001년 9월 13일 18시 39분


세계 대형 금융기관들의 ‘맨해튼 탈출’ 바람이 불고 있다. 맨해튼에서 사상 유례 없는 대형 테러가 일어나 이곳에서는 업무가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현재 맨해튼은 폭파된 건물의 잔해와 먼지로 주변이 엉망인데다 세계무역센터 주변 건물들도 폭발 충격으로 현재 매우 위험한 상태다.

세계 최대의 외환트레이더인 씨티그룹은 13일 뉴욕 사무소를 각종 질문에 응답하는 요원만 남겨두고 사실상 철수했다. 대신 런던 등에 인력을 보강했다. BOA도 뉴욕 사무실의 기능을 대폭 줄이고 시카고 샌프란시스코 로스앤젤레스 등지의 기능을 강화시켰다.

세계무역센터에 사무실을 두었던 모건스탠리와 리먼 브러더스, 메릴린치,살로먼스미스바니(SSB)등 투자은행 등도 맨해튼을 떠나 허드슨강 건너편인 뉴저지로 사무실을 옮기고 있다. 뉴저지주에 사무실을 두고 있었던 UBS워버그는 SSB에 사무실 제공을 제의해 눈길을 끌고 있다.

이뿐 아니다. 월가의 상징인 뉴욕증권거래소가 전산 등의 문제로 13일에도 개장하지 못할 경우 필라델피아증권거래소나 신시내티증권거래소로 한시적으로 옮길 수도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12일 보도했다. 나스닥과 미국증권거래소도 필라델피아로 이전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그라소 NYSE 이사장은 이와 관련해 “WTC 잔해 속에는 아직도 많은 사람이 깔려 있다”며 “거래소 문을 여는 것보다 생존자 구출이 더 중요하다”고 밝혔다.

<홍찬선기자>hc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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