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사들 "대선오보 이제 없습니다"

  • 입력 2000년 11월 24일 18시 35분


미국 대선 결과를 성급히 발표했다가 망신한 미 주요 방송사가 사태 재발을 막기 위한 개선책을 속속 내놓고 있다.

가장 확실한 개선책을 내놓은 방송사는 ABC. 이 방송국은 앞으로 각종 선거에서 해당 주(州)의 투표가 완료되기 전에는 출구조사를 포함, 당선 예측보도를 일절 내지 않기로 했다고 22일 발표했다.

ABC는 또 “지역별 투표 마감 시차 때문에 이번 오보 사태가 더욱 악화됐다”고 지적하며 “의회가 전국적으로 마감시간을 통일하는 개선 방안을 내놓을 경우 이를 적극 지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오보 사태로 가장 큰 비난을 받았던 CNN은 대선보도 평가와 개선방안 마련을 위한 독립 자문위원회를 23일 구성했다.

CNN 톰 존슨 회장은 이날 성명을 통해 “무엇을 잘못했는지 정확히 알아야 무너진 신뢰를 회복할 수 있다”면서 존 코너 컬럼비아대 명예교수, 제임스 리서 퓰리처상 수상 기자, 벤 와텐버그 미국기업협회(AEI) 수석연구원 등 3인으로 자문위원회를 구성했다고 밝혔다.

NBC는 미 4대 공중파 방송국과 AP통신이 출구조사를 위해 만든 회사인 ‘유권자뉴스서비스(VNS)’의 활동을 분석하기 위한 외부 전문가를 지명했으며 CBS도 사내외 전문가로 조사위원회를 구성해 대선 예측보도 잘못의 원인을 밝히도록 했다. 폭스 TV는 조지 W 부시 공화당 대선후보의 사촌인 존 엘리스 선거보도책임자가 출구조사결과를 사전에 누설한 의혹을 조사하고 있다.

방송사들이 잇달아 오보에 관한 대책을 내놓고 있는 데 대해 일각에서는 의회가 선거오보에 관한 청문회를 개최하지 못하도록 미리 손을 쓰고 있다는 의혹의 눈길을 보내고 있다.

<정미경기자>mick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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