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대선 D―4]“경합州 ‘빅3’ 잡아라” 총력戰

  • 입력 2000년 11월 2일 19시 35분


2000년 미국 대통령 선거의 향배는 경합지역인 캘리포니아 펜실베이니아 플로리다 등 큰 주의 승패에 달렸다. 따라서 공화당의 조지 W 부시 후보와 민주당의 앨 고어 후보는 실질적으로 대통령을 선출할 선거인단을 더 많이 확보하기 위해 경합지역의 공략에 마지막 안간힘을 쓰고 있다.

미 대선에선 50개 주 중 48개 주가 그 주에서 한표라도 더 얻은 후보가 선거인단을 모두 차지한다. 예외적으로 네브래스카와 메인주만 후보들의 득표 비율에 따라 선거인단이 할당된다.

이 때문에 이번 선거처럼 후보들이 박빙의 경쟁을 벌일 경우엔 전체 유권자들의 투표에서 이겨도 선거인단 확보에 뒤져 낙선하는 일이 발생할 수 있다. 예컨대 선거인단 수가 많은 캘리포니아(54명) 뉴욕(33명) 텍사스주(32명) 같은 곳에서 승리할 경우 선거인단 수가 몇 명에 불과한 작은 주들은 여러 개를 내줘도 되기 때문.실제로 역대 대선에선 유권자들의 투표에서 승리한 후보가 선거인단 확보에 뒤져 결국 낙선한 사례가 19세기에 2차례나 있었다.

현재 판세는 부시 후보가 일단 지지도와 선거인단 확보 면에서 모두 고어 후보보다 우위에 있다.

CNN 방송은 1일 전체 선거인단 538명 중 부시 후보가 214명, 고어 후보가 171명을 확보했으며 경합 중인 선거인단은 153명이라고 분석했다. 또 ABC 방송은 부시 213명 고어 182명 경합 143명으로, 로이터통신은 부시 217명 고어 207명 경합 114명으로 분석했다.

당선을 위해선 선거인단 270명 이상을 확보해야 하므로 경합 지역의 선거인단을 누가 차지하느냐가 결국 당락의 관건이다. 경합 지역은 조사 주체에 따라 다르나 대체로 9∼11개 주 정도로 분류된다.

케이블 뉴스 방송인 MSNBC와 로이터는 9개의 경합 주 중 고어 후보가 플로리다 일리노이 미시간 워싱턴 위스콘신 등 5개 주에서, 부시 후보가 펜실베이니아 테네시 오하이오 미주리 등 4개 주에서 우위를 보인 것으로 분석했다.

이에 따르면 가장 격전지로 꼽히는 플로리다주(선거인단 25명)에선 고어가 부시를 51% 대 39%(오차범위 4%포인트)로 앞서고 있다. 그러나 로스앤젤레스 타임스 조사에선 부시 48%, 고어 44%로 오차범위(5%포인트) 내에서 부시가 앞섰다.

또 펜실베이니아(선거인단 23명)의 경우도 MSNBC는 고어 46% ,부시 42%로 판정했으나 로스앤젤레스 타임스는 고어 45%, 부시 47%로 다르게 분석했다. 한편 양 후보 진영은 각각 당선에 대비, 정권인수를 위한 실무팀을 비밀리에 가동하기 시작했다고 워싱턴 포스트가 1일 보도했다.부시 진영은 적대적 정권인수를, 고어 진영은 우호적인 대통령직 인계를 원만히 진행하기 위해 역대 대선의 대통령직 인수인계 과정을 검토, 당선 직후 바로 조각 작업을 시작할 채비를 하고 있다. 미 정부도 대통령직 인수인계팀이 근무할 사무실의 집기와 컴퓨터 전화회선 등에 차질이 없도록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

<워싱턴〓한기흥특파원>eligius@donga.com

▼뉴욕 증시는 고어승리 점쳐 ▼

미국 뉴욕 증시의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가 이번 대통령 선거에서 민주당 앨 고어 후보의 당선을 예측했다고 미국의 일간지 뉴욕타임스가 1일 보도했다.

타임스에 따르면 대선이 실시되는 해에 7월말부터 10월말까지 다우존스지수가 오르면 집권당 후보가 당선되는 전통이 있다는 것. 다우존스지수는 지난달 31일 7월말에 비해 4.3% 포인트가 상승한 10,971.14를 기록했다.

1897년 다우존스지수가 탄생한 이후 실시된 25번의 역대 대선에서 이같은 예측이 적중한사례는 22번이나 된다.

타임스는 “유권자들이 증시 상황에 따라 투표하는 것은 아니지만 증시와 주식은 모두 미국인들이 장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 지를 반영하는 것이라는 점에서 다우지수가 선거 예측지표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즉 주가가 오를 경우 유권자들은 장래에 대해 낙관적이 되며 이같은 분위기가 집권당에 유리하게 작용한다는 것.그러나 68년 경기 호황 속에 치러진 대선에서는 다우의 예측과 달리 집권당인 민주당의 휴버트 험프리 부통령이 공화당의 리처드 닉슨 후보에게 패배한 바 있다. 이 때문에 당시와 상황이 비슷한 이번 대선에서도 고어 후보가 승리할 것이라고 예단하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워싱턴〓한기흥특파원>eligi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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