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팔 휴전합의 이행…산발적 유혈충돌 지속

  • 입력 2000년 10월 18일 17시 01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은 17일 미국 등 국제사회의 중재로 어렵게 성사된 휴전합의의 이행에 들어갔으나 팔레스타인 자치지역에서는 유혈 충돌이 계속됐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은 이집트의 샤름 엘-셰이크에서 이룩한 휴전합의에 따라 유혈 충돌을 즉각 중단시키기 위한 구체적 조치들을 마련하고, 국제 진상조사위를 구성하며, 수주내 워싱턴에서 평화협상을 재개하기로 약속했다.

에후드 바라크 이스라엘 총리는 귀국후 성명에서 팔레스타인과 합의한 사항을 이행하기 위해 가능한 모든 조치들을 취하도록 군에 명령했다고 밝혔다.

바라크 총리는 "보안군에 샤름 엘-셰이크 선언을 이행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이같은 목적 달성을 위해 미국 및 팔레스타인과 접촉을 계속하도록 지시했다"고 말했다.

이스라엘군도 분쟁 지역인 가자지구와 요르단강 서안 외곽에 배치된 탱크들을 철수하겠다고 밝혔다. 이스라엘은 또 가자지구의 팔레스타인 공항에 대한 봉쇄조치를 이미 해제한 것으로 팔레스타인 관리들에 의해 확인됐다.

가자지구로 돌아온 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도 성명을 통해 "팔레스타인 지도부는 폭력을 도발하지 않을 것임을 강조한다"면서 "그러나 우리는 이번 폭력사태의 희생자"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스라엘의 자치지역 봉쇄해제 및 병력 철수, 국제 진상조사위 구성 약속은 평화를 향한 진정한 의지를 표현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양측의 폭력종식 합의에도 불구하고 가지지구와 요르단강 서안 등 팔레스타인 자치지역에서는 유혈사태가 지속돼 합의 이행 전망을 어둡게 했다.

17일 정오의 합의문 발표 이전부터 발생한 유혈사태는 이날 오후와 저녁까지 지속돼 팔레스타인 2명이 가지지구와 요르단강 서안지구에서 숨지고 이스라엘 국경지역 경찰 1명이 예루살렘 남부의 길로에서 발생한 충돌에서 가슴에 총을 맞아 중태에 빠졌다. 또 예루살렘 동부 변두리의 이스라엘군 도로봉쇄 지역에서도 충돌이 발생, 2명의 이스라엘 군인이 총상을 입었다.

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의 최대 정파인 파타의 요르단강 서안 지도자 마르완 바르구티는 이번 정상회담을 실패라고 규정하고 이스라엘에 대한 봉기를 계속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슬람 과격 저항운동단체 하마스의 정신적 지도자 아흐메드 야신도 샤름 엘-셰이크 선언이 팔레스타인인들의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하는 내용이라고 비난했다.

이와함께 시리아를 비롯한 주변 아랍국들은 휴전합의에 상관없이 아랍권 정상회담을 개최해 `강력한 반(反)이스라엘 전선'을 구축할 예정이어서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유엔은 미국과 이스라엘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오는 25일 긴급 총회를 소집, 팔레스타인 유혈사태를 종식시킬 국제적 안전장치를 모색할 계획이다.

[예루살렘·유엔본부=AP·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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