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NYT, 시각장애 할머니등 '불굴의 졸업생' 4人 소개

  • 입력 2000년 5월 29일 23시 23분


65세에 대학에 진학해 90세에 교육학 박사학위를 딴 시각장애 할머니, 음악과 수학학위를 취득하고 로즈장학금을 받게 된 18세 학생….

역경을 이기고 자신이 원하는 고지에 도달한 4편의 인간승리 드라마가 미국에서 잔잔한 감동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뉴욕타임스지는 28일 4명의 감동적인 졸업생 스토리를 게재하고“이들 각자는 이번 여름학기에 학위를 받는 200만명 중한 명에불과하지만 보통사람들이 넘지 못하는 장애를 극복한 인생의 승리자들”이라고 극찬했다.

올해 90세인 엘리자베스 아셀바움은 남들이 한번도 겪기 힘든 별별 경험을 다했다. 러시아 태생인 그녀는 태어난 지 얼마 되지 않아 어머니로부터 버림받고 러시아혁명의 와중에 죽을 고비를 넘긴 뒤 11세가 되던 1921년 미국으로 이민갔다. 미국에서 결혼해 4명의 자녀를 뒀으나 1977년 56세 때 뇌암에 결렸다. 그러나 그녀는 기적적으로 병마를 이긴 뒤 65세에는 디트로이트의 웨인스테이트대에 진학해 미술공부를 시작했다. 그녀는 시력을 거의 잃은 상태였지만 열심히 공부해 이번 학기에 교육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10대 때 코카인과 각성제 등을 복용하며 방황하던 크리스틴 링컨(34). 그는 고등학생 때 한때 자살을 기도하기도 했던 미혼모였다. 그러나 작가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않고 볼티모어시에서 운영하는 복지대학에 진학해 작가수업을 받았다. 그리고 올해 워싱턴대를 졸업하면서 꿈에 그리던 소리 커 문학상을 받을 정도로 유명한 단편소설가가 됐다.

음악과 수학을 전공한 뒤 댄빌의 센터 대학을 졸업하고 올 가을 로즈 장학생으로 옥스퍼드대에 진학하는 마이클 랜험(18)과 찰스턴에 있는 시타델 사관학교를 졸업하는 페트라 러브틴스카도 감동적인 졸업생으로 뽑혔다. 랜험은 로즈 장학생 중 최근 20년 동안의 최연소자로 기록됐고러브틴스카는 금남의 집인 시타델의 사관학교를 졸업하는 최초의 여자 생도다. 뉴욕타임스는 “이들 네 명은 서로 만난 적도, 공통점도 없지만 높은 장벽을 극복하고 영광의 학위를 따냈다”며 칭송했다.

<백경학기자> stern10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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