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걷기대회]'월드컵성공' 희망담아 한발 한발

  • 입력 2000년 4월 16일 19시 29분


“2002년 월드컵축구대회 준비도 걷기대회처럼 한발짝 한발짝 차근차근 나아가면 반드시 성공한다.”

2002년 월드컵을 공동 개최하는 한국과 일본의 시민이 한데 어울려 화사한 봄볕 속에 한강변을 걸으며 월드컵축구대회의 성공적인 공동 개최를 기원했다.

월드컵 한일 공동개최를 기념하는 ‘한일 우정걷기대회’의 스타트를 끊는 서울대회가 16일 서울 여의도 공원에서 출발해 상암동 월드컵주경기장을 거쳐 되돌아오는 20㎞코스와 여의도를 순환하는 10㎞ 코스에서 총 7500여명의 시민이 참가한 가운데 열렸다.

이번 대회는 내년 10월8일 2002년 월드컵 결승전 장소인 일본 요코하마에서 끝날 때까지 월드컵을 개최하는 한일 20개 도시에서 차례로 열리는 걷기대회의 시작을 알리는 첫 대회.

200명의 일본 참가자를 포함한 이날 20km 참가자들은 여의도를 출발, 긴 행렬을 이뤄 벚꽃과 개나리꽃 등이 만발한 한강변을 걸어 상암동 월드컵 주경기장을 둘러본 뒤 다시 여의도로 되돌아오는 4시간여 동안 월드컵의 성공 개최를 기원하며 힘찬 발걸음을 내디뎠다.

이번 대회에는 정몽준 국제축구연맹(FIFA) 부회장겸 대한축구협회장, 박세직 2002년 월드컵대회조직위원장, 선상규 한국체육진흥회장, 오카노 요시하루 일본걷기협회 부회장 등 한일 양국의 축구 및 걷기협회 고위 관계자들과 허정무감독을 비롯한 올림픽축구대표팀 코칭스태프와 선수들이 참가해 시민과 함께 걸으며 월드컵 개최의 의미를 되새겼다.

‘한일 우정걷기대회’는 △한일 월드컵 개최 도시간 친선 교류와 △민간 차원의 월드컵축구대회 홍보 및 분위기 조성 △걷기운동의 활성화로 국민의 심신 건강 증진을 도모한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지니고 있다.

서울 대회를 시작으로 막을 올린 ‘한일 우정걷기대회’는 5월6일과 7일 일본 우라와와 가고시마에서, 6월24일과 25일은 부산과 울산에서 열리는 등 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개최돼 양국 시민의 월드컵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킬 전망이다.

<권순일·김상호·배극인기자> stt77@donga.com

▼아사히신문 관계자 대거 참석▼

○…이날 행사에는 니시이 데쓰오 아사히신문 편집국 국차장, 마쓰모토 다다시이 사회부장, 오기야 다다오 운동부장, 호시노 다다히코 사진부장, 야마니시 기오요시 스포츠 기획부장, 나카무라 구니유키 월드컵 대책본부 사무국장 등 아사히신문사 관계자가 대거 참가.

이들은 여의도 문화의 광장에서 상암 월드컵 경기장까지 10㎞를 함께 걸으며 시민들과 한일 우호에 관한 대화를 나누기도.

니시이 국차장은 참가한 서울 시민들과 사진을 찍으며 “2002년 월드컵은 단순한 스포츠행사를 넘어 한일 양국민이 진정으로 친구가 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하기도. 이들은 서울 상암동 월드컵 경기장과 인천 문학경기장을 방문해 경기장 건설 현장을 둘러봤다.

○…선수 출신으로 일본 사이타마현 우라와시의 시의원으로 있는 다구치 요시노리는 이날 대회에 참가해 2002년 7월 개최 예정인 장애인축구페스티벌 기획안을 홍보해 눈길.

다구치는 정몽준 대한축구협회장과 함께 대회에 참가한 오완건부회장 조중연전무 등 축구협회 관계자를 만나 “세계 최대의 이벤트인 월드컵 공동개최국인 한국과 일본이 장애인축구에도 관심을 가져야만 한다”며 “2002년 7월 사이타마스타디움에서 전 세계 장애인들을 대상으로 축구페스티벌을 개최할 계획이 있다”며 관심을 촉구.

▼FIFA취재팀 "열기에 감탄"▼

○…한국축구를 취재하러 온 국제축구연맹(FIFA)의 TV 촬영팀은 이날 걷기대회에 관심을 집중. 카메라맨 등 3명으로 구성된 FIFA 취재팀은 식전 행사로 열린 ‘축구 신동’ 김천둥의 축구공 묘기와 국방부 의장대의 시범 등을 자세하게 취재했고 걷기대회 행렬을 따라가며 취재에 열중. 이들은 “한국 시민의 월드컵에 대한 관심에 놀랐다”며 “한국의 월드컵 성공 개최에 대한 확신을 갖게 됐다”고 코멘트.

▼대부분 가족단위…즉석 참가도▼

○…대회 참가자들은 대부분 가족 단위로 나와 걷기운동이 ‘가족화합형 문화’로 정착되고 있음을 증명. 천안에 사는 임운길 이경란씨 부부는 이번 대회 참가를 위해 오전 8시 기차편으로 초등학교에 다니는 남매의 손을 잡고 상경. 임씨는 “어린 시절 소풍 나온 기분”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또 안양에 사는 심상수씨는 “기회가 된다면 월드컵 개최도시에서 열리는 걷기대회에 모두 참가해 경기장을 둘러보고 싶다”며 의욕을 보이기도.

○…월드컵 개최지 20곳 중에서 처음으로 열린 이번 서울대회에 다른 시도 관계자들이 대거 참가. 6월24일 대회가 열리는 부산에서는 전진 부산시정무부시장이 직접 참가해 서울 시민과 함께 걸으며 행사진행을 꼼꼼히 체크했다. 또 내년 3월 개최하는 서귀포시와 10월21일 한국국제걷기대회를 개최하는 원주시 관계자들도 참가.

○…이날 대회가 열린다는 사실을 미처 모른 채 여의도 시민공원에 나왔던 시민들도 걷기행렬이 이어지자 즉석에서 참가해 함께 걸었다. 때마침 만개한 벚꽃구경을 왔다가 걷기대회에 참가했다는 김영오할머니는 “건강에 좋다고 해서 걷는데 이렇게 많은 사람이 함께 걸으니 힘이 안들었다”며 “앞으론 걷기대회에 적극적으로 참가해야겠다”고 다짐.

<전창기자> jeon@donga.com

▼4인의 인사말▼

▽오명 동아일보사사장〓상춘의 계절을 맞아 2002 월드컵 공동개최를 기념하는 한일 개최도시 간 우정걷기대회가 1년6개월의 대장정에 돌입한 것을 진심으로 기쁘게 생각하며 일본에서 오신 동호인 여러분들을 진심으로 환영합니다. 2002 월드컵은 21세기 첫 월드컵이자 아시아에서 처음 열리는 뜻깊은 대회입니다. 한일 우호증진을 위해 민간 차원에서 벌이는 이번 행사를 통해 두 나라 국민이 이해의 폭을 보다 넓혀 나갈 수 있기를 바랍니다.

▽박세직 2002월드컵 한국조직위원장〓서울 걷기대회가 열린 16일은 2002 월드컵축구대회가 열리기까지 꼭 776일이 남은 날입니다. 2002 월드컵은 동서양이 만나고 한국과 일본이 만나는 실로 뜻깊은 역사적 의미를 지니고 있는 지구촌 최대의 스포츠 제전입니다. 한일 양국간 민간 교류의 장이 될 우정걷기대회는 월드컵 개최 국민으로서의 심신 건강 증진은 물론이고 개최 도시간의 친선 교류와 홍보, 대회 분위기 조성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정몽준 대한축구협회장겸 FIFA부회장〓월드컵은 지구촌 최대의 축제입니다. 2002월드컵 공동 개최는 한일 두 나라가 진정한 이웃이 되는 좋은 계기가 되고 있습니다. 2002년 월드컵은 특히 한국이 국제사회에서 더욱 우뚝 서는 기회로 활용해야 합니다. 이번 대회를 마련해준 동아일보사와 아사히신문사에 감사드리며 화창한 날씨에 열리는 이번 걷기대회를 통해 우리가 월드컵을 어떻게 잘 치를 수 있는가를 생각해보는 좋은 계기로 활용했으면 합니다.

▽선상규 한국체육진흥회장〓지구촌 인류의 이목이 집중되는 2002 월드컵축구대회 개최를 앞두고 한일 양국이 함께 마련한 우정걷기대회는 월드컵을 공동 개최하는 두 나라의 돈독한 우정을 꽃피우기 위한 것으로 진실로 뜻깊은 것입니다. 이 대회를 통해 개인의 심신 건강은 물론 교통과 환경문제 해결, 양국 민간의 우호 증진을 기대합니다. 나아가 이웃을 사랑하는 인간화의 실천으로 인류 평화에 기여하는 만남의 장이 되도록 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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