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국익 못 챙긴다"…올브라이트 비판 고조

  • 입력 2000년 3월 29일 19시 46분


매들린 올브라이트 미국 국무부장관의 정책수행 및 업무 추진 스타일에 대한 비판이 미국 내에서 점증하고 있다.

미 워싱턴포스트지는 28일 1면 기사에서 전현직 국무부 직원 및 학자들의 평가를 인용해 올브라이트 장관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이 그녀에게 적대적인 보수층뿐만 아니라 그녀의 지지자들 사이에서도 확산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국무부의 많은 직업 외교관들은 올브라이트 장관을 불안정하고 쉽게 화를 내며, 대중적인 이미지에 집착하는 그저 그런 지도자로 여기고 있다”고 전했다. 이 신문은 제임스 루빈 대변인 등 올브라이트 장관의 몇몇 측근들이 부처의 이익보다는 장관의 이익을 더 챙기고 있어 원성을 사고 있다고 지적했다. 국무부는 최근 예산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을 뿐만 아니라 외교정책의 입안 및 추진 과정에서 백악관 등 다른 부처에 밀리고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현재 외교분야의 중심은 샌디 버거 백악관 안보보좌관”이라며 “경제관련 현안에 대한 파워가 국무부에서 백악관으로 옮겨 가면서 버거 보좌관이 대 중국정책을 관장하고 있다”고 전했다.

올브라이트 장관은 또 국제사회를 상대로 미국 우월주의를 지나치게 강조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뉴욕타임스지도 지난해 12월 올브라이트 장관이 미국의 국익을 제대로 대변하지 못한다며 그녀의 능력에 의문을 제기한 바 있다.

올브라이트는 1997년 1월 최초의 여성 국무장관으로 부임하며 많은 기대와 관심을 불러 일으켰다. 미국의 10대 소녀들은 여성도 능력만 뛰어나면 성공할 수 있음을 입증한 그녀를 인기스타처럼 여긴다. 그러나 미국 언론의 평가는 올브라이트의 활동이 당초의 기대에 못미친다는 쪽으로 모아지고 있다.

<워싱턴〓한기흥특파원> eligi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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