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국방부장 방한 의미]韓中군사협력 강화 '청신호'

  • 입력 2000년 1월 11일 19시 52분


츠하오톈(遲浩田)중국 국방부장의 방한은 지난해 8월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처음 열린 한중 국방장관 회담 때 조성태(趙成台)국방장관이 중국을 찾은데 대한 답방 형식이지만 군사 정치적 의미가 적지 않다.

무엇보다 반세기 이상 ‘혈맹관계’를 맺어온 북한을 의식, 한중 국방회담에 난색을 표했던 중국측이 국방부장을 북한보다 한국에 먼저 방문케 함으로써 양국 군사협력 관계를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기 때문이다.

북한 입장에서 보면 자신들에게 유일하게 후원자 역할을 해 왔던 중국이 한국과 국방장관 회담 등 군 고위 관계자 교류를 활성화하는 상황에서 한국에 대해 노골적인 도발을 억지하는 부수적 효과도 있다.

츠 국방부장은 6·25전쟁 당시 중공군 제3야전군 27군의 정치 지도원 자격으로 북한을 도와 참전한 경력이 있는데도 남북한 군사외교에 동일한 무게를 둬야 한다는 소신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점을 들어 국방부는 한국과 중국군 수뇌부가 정례적인 대화 채널을 통해 신뢰를 쌓고 더 나아가 한반도 위기발생시에도 긴밀히 협조하는 분위기가 만들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양국 국방장관은 지난해에 이어 이번 회담에서도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원한다는 입장을 발표할 것으로 보이지만 그렇다고 중국이 노골적으로 친한(親韓)정책을 펴지는 않을 것 같다.

중국으로선 북한을 자극하기 보다는 남북한과 ‘등거리’를 유지함으로써 한반도에 대한 자국의 영향력을 최대한 확보하고 미국과 일본에 대해 견제역할을 모색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송상근기자> songm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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