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 교수 연구공적]빈곤층 복지혜택 확대 모형제시

  • 입력 1998년 10월 15일 07시 28분


아흐마르티아 센 교수는 개인의 권리와 분배를 강조함으로써 효율성을 중시한 경제학의 기존 조류에 제동을 걸었다.

그의 주 관심사는 사회선택이론과 후생경제학 및 빈곤문제.

사회선택이론이란 사회의 구성원이 서로 다른 이해관계를 가질 때 전체적인 복리와 후생을 극대화하기 위한 공동의사 결정과정을 연구하는 경제학의 한 분야.

72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케네스 애로는 50년대 초 “개개인이 모두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내려도 사회 전체로는 바람직한 의사결정이 도출될 수 없다”는 내용의 ‘불가능성 정리’를 내놓았다.

그러나 센교수는 정교한 수리모형을 통해 애로의 5가지 조건 가운데 독립성 요건을 완화하면 사회 전체의 후생을 극대화할 수 있는 절차가 있다고 반박했다. 그는 개인의 효용의 합이 가장 커야 한다는 것과 사회적으로 가장 열악한 위치에 있는 사람의 후생을 극대화해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는 ‘모든 이가 만장일치로 원하는 것은 효율적’이라는 ‘파레토 최적(最適)’에 대해서도 이의를 제기했다. 예컨대 노예제를 도입하자면 노예 주인들은 당연히 찬성하고 노예가 될 사람들도 집과 음식이 제공되기 때문에 찬성할 수 있다.

이같은 파레토 최적은 개인의 자유와 권리를 침해하는 것으로 바람직한 의사결정으로 볼 수 없다는 것.

센교수가 영국 옥스퍼드대에 재직중이던 80년대 초 그의 지도로 박사학위를 취득한 인하대 김대환(金大煥)교수는 “센교수의 학문세계는 철학 정치학을 포괄해 넓고 깊은 것이 특징”이라고 소개했다.

서울대 김완진(金完鎭)교수는 “효율과 형평이라는 상충하는 명제를 동시에 고려하는 이론적인 도구를 제시했다”며 “개인의 권리와 형평의 중요성을 제기한 점에서 큰 공헌을 했다”고 평가했다.

〈백우진·이용재기자〉wooj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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