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익스플로러」상표권 분쟁…사이넷社,먼저 이름 사용

  • 입력 1998년 6월 28일 19시 14분


마이크로소프트(MS)의 웹브라우저 ‘인터넷 익스플로러’가 상표권 분쟁에 휘말렸다.

더욱이 이 분쟁은 1년이상 끌어오던 미국 법무부의 반독점법위반 소송에서 최근 사법부가 MS에 우호적 입장을 표명, 고비를 넘기려는 무렵에 터져 MS가 울상이다.

30일 시카고지방법원에서 심리가 시작될 이 민사소송의 원고는 다이렌 레이너(40). 영국계 이민자로 94년 시카고 일원에서 인터넷 정보제공 벤처기업인 사이넷(SyNet)을 설립, ‘인터넷 익스플로러’라는 웹브라우저를 제공해 왔다.

사이넷은 현재 인터넷 검색용 소프트웨어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넷스케이프와 MS의 제품이 등장한 94∼95년까지만 해도 시카고 주변에서 빠르게 성장하는 회사였다. 사이넷은 MS가 95년6월 익스플로러를 출시하기 두달 전 상표권 침해소송을 제기했으나 경영악화와 소송비용을 감당하지 못하고 그해말 파산했다.

레이너는 파산을 눈앞에 둔 순간에도 MS가 타협안으로 제시한 7만5천달러와 ‘플러스 알파’를 거절할 만큼 상표권에 애착을 보였다. 그는 현재 MS와 경쟁하는 넷스케이프에서 인터넷 컨설턴트로 근무중이다.

MS측은 “인터넷과 익스플로러(모험가)라는 두 개의 단어는 보통명사인만큼 이를 조합한 ‘인터넷 익스플로러’란 상표는 누구나 쓸 권리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레이너측은 “그렇다면 월, 스트리트, 저널이라는 보통명사 셋을 합친 ‘월스트리트저널’이란 상표도 아무나 쓸 수 있단 말이냐”고 반박하고 있다.

연방특허청은 올 3월 “상표권 침해의 소지가 충분하다”고 해석했다. 소송비용이 2백만달러까지 불어나자 사이넷 채권단이 전면에 나섰다. 채권단은 채권확보를 위해 반드시 승리해야 한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이들이 예상하는 상표권의 현금가치는 최소 1천만달러(약 1백40억원).

채권단이 나서자 MS는 당근과 채찍 전략을 병행, ‘상당한 금액의 현찰’을 타협안으로 제시하는가 하면 “지금 타협하지 않으면 한푼도 건지지 못할 것”이라며 압박전략도 구사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MS가 패소할 경우 제품에서 익스플로러 이름을 없애고 새 이름을 마케팅하는데 필요한 비용을 3천만달러 이상으로 보고 있다. 때문에 MS가 ‘적당한’선에서 타협을 시도할 가능성이 크다.

〈김승련기자〉sr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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