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크 前백악관보좌관 강연]『北붕괴때 軍部 예측불허』

  • 입력 1997년 9월 18일 20시 31분


앤서니 레이크 전미국백악관안보담당보좌관이 18일 서울 롯데호텔에서 열린 세계경제연구원(이사장 사공일·司空壹) 초청강연에서 「한미관계―변화의 시대에서의 안정 추구」란 제목으로 강연했다. 레이크전보좌관은 클린턴 1기 행정부에서 미국의 안보정책을 주도해온 인물로 2기 행정부 출범시 미국중앙정보국(CIA)국장에 내정됐으나 인준청문회에 불만을 표시하며 자진사퇴했다. 다음은 강연요지와 일문일답. ▼ 강연요지 ▼ 북한이 다음 세기까지 살아남을 수 있을까. 나의 대답은 노(No)다. 김일성 주체사상이 약 40년간 군림한 북한은 자력갱생이 아닌 자멸의 길로 접어들고 있다. 김정일체제의 붕괴가 한반도 통일을 가져다 줄 수 있지만 또한 예측할 수 없는 위험을 초래할 수도 있다. 북한의 1백만 대군이 어떻게 행동할지, 즉 필사적 공격에 나설지, 아니면 분열할지 아무도 알 수 없다. 한미 양국은 따라서 북한의 행동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실제적 수단의 확보를 추구하면서 북한의 공격위협에 대처해야 한다. 이에 따라 향후 대북(對北)전략은 세 요소로 구성돼야 한다. 하나는 강력한 억지력 유지이며 두번째는 북한핵을 계속 동결하는 것이고 마지막으로는 영구적 평화를 위한 외교적 노력을 강화하는 것이다. 하지만 결론적으로 대북전략은 소프트랜딩(연착륙)전략이 돼야 한다. 북한이 내부적으로 붕괴하길 기다리거나 밖에서 북한이 붕괴하도록 밀어붙이는 방식은 엄청난 비용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 일문일답 ▼ ―미국은 경수로비용을 분담할 의사가 있나. 『경수로사업은 궁극적으로 남한의 이익을 위한 것이다. 이 점을 한국민이 이해해야 한다』 ―미국의 대(對)한반도정책은 통일을 원치 않는 현상유지정책이라는 지적이 있는데…. 『현상유지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변화를 만들고 수용함으로써 안정을 찾을 수 있다. 미국이 통일을 원치 않는다는 얘기는 옳지 않다』 ―미국내 여론은 통일 후에도 주한미군이 계속 주둔해야 한다는 것인가. 『미국이 미리 결정해둔 것은 전혀 없다. 한국민의 뜻에 따를 것이다. 다만 흥미있는 것은 미국내에서 주한미군 주둔문제에 대한 논란이 없다는 점이다』 ―북한의 대미(對美)협상태도가 과거 북한핵협상 때와는 달라졌다는 분석이 있는데…. 『스타일은 바뀌었을지 모르나 크게 달라졌다고 보지 않는다. 북한이 장승길전대사 망명사건을 다른 협상과 연계시키려 했다는 점이 이를 입증한다. 이런 태도는 북한의 약점을 보여주는 것이다』 ―북한의 개방은 사실상 불가능하며 따라서 미국의 소프트랜딩전략도 무의미한 것이 아닌가. 『개방하지 않으면 경제가 붕괴하고 개방하면 정권유지가 어려운 게 북한의 딜레마다. 그러나 세계화 추세에서 경제개방 외에는 해답이 없다』 〈문 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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