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자 변이로 동물생명 50% 연장가능』

  • 입력 1997년 2월 15일 20시 18분


생명의 신비를 풀어줄지도 모르는 또 하나의 유전적 단서가 발견됐다. 캐나다 퀘벡에 있는 맥길대의 지그프리드 헤키미 박사는 미국의 과학전문지 사이언스 최신호에 발표한 연구보고서에서 선충의 일종인 투명지렁이가 갖고있는 「CLK1」이라는 유전자를 변이시키면 이 벌레의 생명을 최고 50%까지 연장시킬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발표했다. 헤키미 박사는 이 선충은 아무리 오래 살아야 30일이 고작인데 CLK1 유전자를 변이시킨 결과 보통보다 느린 속도로 자라면서 최고 48일까지 생명이 연장됐다고 밝혔다. 헤키미 박사는 CLK1유전자는 세포의 대사활동을 지연시킴으로써 세포의 생명을 연장시키는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헤키미 박사는 사람과 곰팡이도 이와 비슷한 유전자를 가지고 있다고 밝히고 따라서 이 유전자는 많은 생명체를 유지시키는데 있어 기본적인 역할을 하는 것인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헤키미 박사는 사람만한 체구와 복잡한 조직을 가진 생명체는 이 유전자를 변이시킬 경우 생명이 끊어질 수도 있기 때문에 이를 인간에게 적용할 수는 없지만 이 유전자의 발견이 생명체가 늙어가는 기본적인 생화학적 과정을 규명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매사추세츠공대의 유전학자인 레너드 과란테 박사는 지금까지 발견된 노화(老化)와 관련된 유전자는 인간의 조로(早老)를 유발하는 유전자와 곰팡이세포의 생명을 연장시키는 유전자라고 밝히고 이번에 헤키미 박사가 발견한 새로운 유전자가 노화유전자 연구에 새로운 길을 열어 줄 것이라고 말했다. 과란테 박사는 그러나 과학자들이 인간생명을 연장시키는 방법을 찾아낼 것으로는 기대하지 않으며 다만 수명의 상당기간을 건강하고 활동적으로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을 알아내는 것은 가능할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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