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현장]英5인조「스파이스걸스」 美상륙 팝계 긴장

  • 입력 1997년 2월 3일 20시 07분


[허엽기자] 영미팝계가 데뷔 7개월밖에 안된 영국의 5인조 여성그룹 「스파이스 걸스」를 두고 야단법석이다. 데뷔와 동시에 첫싱글 「Wannabe」로 고국차트 1위를 점령한 이들은 1월초 미국 상륙의 성공적인 교두보를 마련했다. 「Wannabe」가 1월말 빌보드 싱글차트에서 11위로 첫걸음을 뗀 후 1주일만에 4위로 성큼 올라선 것. 화제는 이들의 차트 성적만 아니다. 60년대 그룹 「비틀스」의 미국 정복을 브리티시 인베이션(영국의 침공)으로 부르며 영국팝에 대해 콤플렉스를 갖고 있는 미국에서는 이들의 미국진출을 두고 「스파이스의 침공」(The Spice Invaders)이라 부르며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시사주간지 타임지도 이례적으로 2페이지 넘게 「전세계의 대부분을 정복한 이들이 이제는 북미를 달리고 있다」고 보도할 정도다. 지난해 7월 일본과 영국에서 데뷔한 「스파이스 걸스」는 첫싱글외에도 「Say You’ll Be There」 「2 Become 1」 「Mama」 등을 잇따라 히트시키며 5백만장의 앨범판매고를 올렸다. 첫 싱글은 8백만장을 기록했고 소속사 버진 레코드는 『비틀스 이래 최고의 팝그룹』으로 추켜세우고 있다. 「스파이스 걸스」의 인기기반은 영국의 10대들. 이들이 10대의 인기를 모을 수 있는 이유는 섹시하면서도 신선한 외모와 혁명적이지만 차분한 주장을 내세우기 때문이다. 이들의 주장은 특히 여성의 시각에서 본 세계관을 반영하며 이는 남성밴드의 거친 주장에 식상한 10대 소녀들이 기다려온 것으로 에로티시즘을 겸한 여성들의 공격이라는 풀이다.「스파이스 걸스」의 멤버는 게리 할리웰(24) 멜라니 브라운(21) 빅토리아 애덤스(21) 멜라니 치솔름(21) 엠마 번튼(21). 93년 멤버규합광고를 통해 모였고 이후 3년간 세계를 향한 날개짓을 준비해왔다. 팝계에서는 「스파이스 걸스」의 열기에 대해 여성 「비틀스」로 평가하는 한편 「앤드루 시스터스」 「슈프림스」 「포인터 시스터스」 「고고스」 「바나나라마」 「인 보그」 등 60년대부터 현재까지 여성그룹의 계보를 이어가는 재목으로 평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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