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히 두번 마주치자 충동”…광주 여고생 살해범, 빨래방서 옷 세탁도

  • 동아일보
  • 입력 2026년 5월 5일 20시 33분


5일 오전 광주 광산구 남부대 인근 도로에서 발생한 흉기 피습 현장에서 경찰이 수습 작업을 벌이고 있다. 이날 사건으로 여고생 1명이 숨지고 이를 돕던 남고생 1명이 다쳤다. 2026.5.5 뉴스1
5일 오전 광주 광산구 남부대 인근 도로에서 발생한 흉기 피습 현장에서 경찰이 수습 작업을 벌이고 있다. 이날 사건으로 여고생 1명이 숨지고 이를 돕던 남고생 1명이 다쳤다. 2026.5.5 뉴스1
5일 광주 남부대 인근에서 여고생 흉기 피습 사건을 일으킨 20대 피의자가 체포돼 탑승한 차량이 광주 광산경찰서로 들어서고 있다. 이날 사건으로 여고생 1명이 숨지고 이를 돕던 남고생 1명이 다쳤다. 2026.5.5 뉴스1
5일 광주 남부대 인근에서 여고생 흉기 피습 사건을 일으킨 20대 피의자가 체포돼 탑승한 차량이 광주 광산경찰서로 들어서고 있다. 이날 사건으로 여고생 1명이 숨지고 이를 돕던 남고생 1명이 다쳤다. 2026.5.5 뉴스1
늦은 밤 광주 도심에서 20대 남성이 일면식도 없는 고교생들에게 흉기를 휘둘러 여고생 1명이 숨지고 남고생 1명이 다쳤다. 가해 남성은 경찰에 “여학생을 우연히 두 번 마주치자 순간적으로 충동이 일었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가해 남성의 정신질환 여부를 포함해 정확한 범행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20대 남성, 두 고교생 찌른 후 도주

광주 광산경찰서는 5일 살인 혐의 등으로 장모 씨(24)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장 씨는 이날 0시 11분경 광주 광산구 월계동의 한 고등학교 인근에서 귀가하던 여학생(17)의 목 등을 흉기로 수차례 찔러 살해하고, 이 양을 도우려고 달려온 남학생(17)의 목 등을 찔러 살해하려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두 학생은 같은 학년이지만 서로 모르는 사이로, 사건이 발생한 곳의 인근 학교 학생도 아니었다. 남학생은 경찰 조사에서 “도로 건너편에서 여학생이 ‘누군가 흉기를 들고 쫓아온다’고 통화하는 소리가 들렸고, 이어 ‘살려 달라’고 해 도와주러 갔다가 흉기에 찔렸다”고 진술했다. 남학생은 부상 후 도망쳐 현장을 벗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사건이 발생한 곳은 학교 인근 도심 보행로지만 자정이 넘은 시간이라 행인이 드물었다. 이 때문에 행인들이 쓰러진 여학생을 발견하고 신고한 것은 사건이 발생한 지 20여 분 뒤인 0시 32분경이었다. 이 여학생은 119에 의해 곧장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결국 숨졌다. 피해 여학생은 응급구조사를 꿈꾸며 이날도 밤 늦게까지 공부한 뒤 귀가하다 참변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에 따르면 장 씨는 범행 직후 자신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타고 이동한 뒤 휴대전화를 끄고 택시를 3차례 바꿔 타며 달아났다. 도주 과정에서 무인빨래방에서 피가 묻은 상의를 세탁한 후 다시 입기도 했다.

그러나 폐쇄회로(CC)TV 역추적 등을 통해 장 씨의 자택을 확인한 경찰은 형사들을 월계동 자택 주변에 잠복시켰고, 사건 발생 약 11시간 만인 이날 오전 11시 24분 자택 인근에서 장 씨를 검거했다. 검거 당시 장 씨는 40cm 길이의 흉기를 갖고 있었지만 “범행에 사용한 흉기는 버렸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에 따르면 장 씨는 최근까지 식당 아르바이트를 했고 현재는 무직 신분으로 파악됐다. 전과나 정신과 병력은 없으며 가족들과 떨어져 원룸에서 혼자 살고 있었다.

계속되는 ‘묻지 마 범죄’

경찰은 장 씨를 상대로 범행 동기와 경위를 조사 중이다. 경찰 조사에서 장 씨는 “피해 학생들과 모르는 사이”라며 “사는 것이 재미가 없어 자살을 고민하며 (범행 직전) 길거리를 배회하다 피해 여학생을 한 번 봤고, 이어 또 다시 마주치자 순간 범행 충동이 들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사건 조사에 참여하고 있는 광산서 관계자는 “장 씨가 정신질환이 있지만 치료 사각지대에 놓였을 가능성도 있다”며 “프로파일러 면담, 휴대전화 포렌식 등을 통해 범행 동기 및 경위 등에 대해 면밀하게 확인할 예정”이라고 했다. 또 범행에 사용한 흉기를 찾는 한편 장 씨가 또 다른 흉기를 소지하고 있었던 점, 자신의 차량을 타고 범행 대상을 물색한 걸로 보이는 점 등을 근거로 추가 범행을 계획했는지도 수사 중이다. 장 씨는 경찰에 “숨진 여학생에게 미안하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처럼 일면식도 없는 사람들을 겨냥한 ‘묻지 마 범죄’는 끊이지 않고 있다. 2023년 7월 서울 관악구 신림동에서는 당시 33세였던 조선이 길거리에서 흉기를 휘둘러 1명이 숨지고 3명이 다쳤다. 이어 같은 해 8월 경기 성남시 분당구 서현역 인근에서는 최원종(당시 22세)이 차량으로 행인을 들이받은 뒤 흉기를 휘둘러 2명이 숨지고 12명이 다쳤다. 조선은 범행 당시 “사회에 대한 불만” 등을 동기로 진술했고, 최원종은 망상 등 정신질환 증상이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광주#묻지마 범죄#흉기 난동#고교생 피해#정신질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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