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파일] 스티브 유, 사죄만으로 만족하면 안 될까?

  • 스포츠동아
  • 입력 2015년 5월 26일 07시 05분


유승준. 사진출처|아프리카TV 유승준 인터뷰 캡쳐
유승준. 사진출처|아프리카TV 유승준 인터뷰 캡쳐
더이상 불필요한 논란…또다른 생채기 없길

논란과 상처만 남겼다.

최근 유승준(39·사진)이 2002년 한국 국적을 포기하고 병역을 기피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13년 만에 눈물을 흘리며 사죄했다. 군 입대와 관련해 강한 의사를 밝히기까지 했다. 그렇지만 그런 유승준을 지켜본 대중의 ‘찝찝’한 마음은 시간이 지날수록 쉽게 가시지 않는 분위기다.

미국 시민권자, 그래서 ‘스티브 유’라는 이름을 갖고 있는 그가 시민권을 포기한다면 그건 자유의사이다. 하지만 한국 국적을 회복하고 군에 입대하는 건 0.0001%의 가능성도 찾을 수 없는 일이다. 그런 불가능한 일을 “하겠다”고 허공 속에 외친 격이라 그의 사죄는 “한낱 퍼포먼스에 불과한 게 아니냐”는 비난까지 몰고 왔다.

물론 유승준이 두 아들로부터 “왜 우리는 한국에 갈 수 없느냐, 한국에 가자”라는 말을 듣고 느낀 참담함은 백번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동정심을 모으기에 여러 가지 해명은 변명에 가까웠다는 비판이 나온다. 그마저도 ‘남탓’으로 일관해 대중의 분노만 보탠 꼴이 됐다.

또 “불가능할 것을 알면서도 그대는 눈물에 약한 한국민의 착한 심성을 악용해 또 다시 능멸한 것”이라는 이재명 성남시장의 말처럼 “혹시나 그동안 말 못할 사정이 있었을 것”이라고 기대했던 대중만 혼란에 빠트렸다.

이제 더 이상 불필요한 ‘유승준 논란’으로 힘을 빼지 말자. 이는 유승준 자신에게도 마찬가지다.

입국이 허용된다고 해도 군대에 갈 수 있는 나이가 지났고, 병무청 등 정부당국이 유승준 개인을 위해 병역법을 고칠 리도 만무하다. 법무부와 병무청은 “입국 금지 해제 대상도 아니고, 논의할 가치도 없는 사항”이라며 몇 번에 걸친 공식입장을 내놓기까지 했다.

13년 만에 대중 앞에 사죄한 유승준의 노력은 가상하다. 하지만 모든 일에는 시기가 있는 법이다. 유승준은 그 ‘때’를 놓쳐버린 게 아닐까. 대중 앞에 사죄했다는 것으로만 만족하면 안 될까.

‘병역을 피하기 위해 타이밍을 노렸다’ ‘해외 금융계좌에 대한 미국 국세청의 과세를 피하기 위한 꼼수다’ ‘한국 연예활동을 위한 포석이다’ 등 괜한 오해나 비난으로 모든 법적 의무를 이행하며 살고 있는 대다수 국민에게 또 다른 생채기를 안기지 말길 바랄 뿐이다.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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