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국제영화제]“할 일 다했다고 생각… 내년까지만 맡을 것”

  • 입력 2009년 10월 15일 02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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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호 집행위원장

“지난해 70점이었다면 올해는 80점을 주어도 되지 않을까요?”

12일 부산 해운대 한 호텔에서 만난 김동호 집행위원장(72·사진)은 만족감을 드러냈다. 그는 “몇 년간 공들인 게스트들이 부산을 찾았다”며 “4년간 설득했던 그리스 영화감독 코스타 가브라스를 비롯해 심사위원장 장자크 베넥스, 다리오 아르젠토, 브라이언 싱어, 틸다 스윈턴을 모두 초대했다”고 즐거워했다.

―영화제의 중심이 센텀시티로 옮겨졌다. 남포동에서는 이전과 같은 영화제의 분위기를 느낄 수 없었는데….

“영화제 규모가 커지고 초청작이 늘어나면서 남포동 극장만으로는 소화할 수 없었다. 극장시설이 노후한 남포동보다 여러 영화를 선보일 수 있는 멀티플렉스 극장으로 옮겨가는 게 불가피했다. 남포동은 영화제의 발상지인 만큼 현재 6개의 극장을 내년에도 유지할 것이다. 영화제 전용관인 ‘두레라움’이 완공되면 개막식을 비롯한 영화 상영, 부대 행사는 센텀시티로 모아질 것이다.”

―‘두레라움’은 언제쯤 완공되나. 막대한 예산(1600억 원)이 들어 규모를 축소한다는 얘기도 들리는데….

“2012년 완공이 목표다. 40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대극장을 비롯해 4개의 극장이 들어설 것이다. 영상 후반 작업시설을 비롯해 동서대 영상센터, 뮤지컬 공연장도 입주한다. 영화제의 도시 부산을 상징하는 랜드마크가 될 것이다. ”

―내년까지만 집행위원장을 하고 그만두겠다고 말해왔는데….

“두레라움이 착공됐으니 소임은 다했다고 생각한다. 할일을 다했기에 물러나는 것이다.”

―한국 일본 태국 옴니버스 영화인 ‘부산프로젝트’에서 처음 프로듀서를 맡았다. 영화를 만들고 싶은 생각이 있나.

“영화제 일을 그만두면 영화 연출을 공부해 한두 편 만들어보는 게 오랜 꿈이었다.”

―내년엔 꼭 초대하고 싶은 게스트가 있나.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이 오기로 했다가 영화 개봉 일정과 겹쳐 오지 못했다. 재작년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만났고, 올해 프랑스 칸에서는 저녁식사를 하며 정식으로 초청했다. 본인도 부산에 오고 싶다고 했으니 내년에는 올 것으로 생각한다.”

부산=염희진 기자 salth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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