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률에 발목잡힌 저주받은 걸작5

  • 입력 2008년 12월 17일 08시 08분


치밀한 짜임새 - 진한 휴머니즘 불구 시청자 채널돌려

드라마의 전통적인 흥행 요소와 시청률의 결과가 ‘반비례’를 이룬 한 해였다.

2008년은 유난히 쉽고 가벼운 소재의 드라마가 높은 시청률로 이어졌다. 방송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생각하며 보는 드라마는 시청률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푸념이 자주 나왔다.

치밀한 짜임새를 자랑하는 미국 드라마(이하 미드)에 버금가는 완성도나 진한 휴머니즘을 담은 작품이 나왔지만 시청자의 선택은 어김없이 예상을 빗나갔다. 올해 방송한 드라마 중 높은 완성도에도 불구하고 시청자에게 외면당한 ‘저주받은 걸작’ 5편은 무엇일까.

‘그들이 사는 세상’ (KBS 2TV)

뚜렷한 이유를 알 수 없는 ‘시청률 오리무중’ 드라마다. 스타성과 연기력을 겸비한 출연자, 표민수·노희경 콤비가 빚어내는 웰메이드 작품으로 기대를 모았다.

그런데도 시청률에서는 평균 5%대의 저조한 기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극의 주요 무대인 방송가를 지극히 전문적인 시선으로 접근해 대중화를 꾀하지 못한 것, 미드식 전개를 취한 탓에 회마다 나눠진 이야기도 시청률 부진의 화근이라는 평가다.

‘신의 저울’ (SBS)

‘법정 스릴러’라는 새로운 장르의 실험으로 호평 받았다. 하지만 저조한 시청률로 결국 ‘마니아 드라마’라는 평가에 만족해야 했던 작품이다.

‘사랑과 전쟁’ 식의 법정드라마를 탈피하고 두 남자의 원한을 진지하게 그렸다. 하지만 이런 묵직한 전개가 오히려 시청자와 소통하지 못했다. 특히 시청자 유출이 심한 금요일 밤 10시에 편성된 방송시간도 ‘독’으로 작용했다.

‘그분이 오신다’(MBC)

만약 이 시트콤이 ‘프란체스카’처럼 월요일 밤 11시에 편성됐다면 어떤 결과가 나왔을까. 평일 오후 7시45분이라는 방송 시간대는 시트콤이 자리잡기에는 너무 척박한 땅이었다. 재기발랄한 아이디어와 연기자들의 호연이 잘 조화를 이루었음에도 불구하고 시간대가 문제가 됐다.

서영희, 이문식, 정경순 등이 펼치는 발군의 코미디 연기가 볼거리. 감각적인 이야기와 생생한 캐릭터 설정에도 불구하고 한자리수 시청률을 단지 제작진의 문제로 돌리는 것은 무책임하다.

‘달콤한 인생’(MBC)

드라마 성패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 소위 ‘대진운’에서 참패한 드라마. 인간의 욕망을 네 남녀의 시선으로 세밀하게 들여다보면서 ‘명품드라마’라고 불렸다.

하지만 같은 시간대인 ‘조강지처클럽’(SBS)이 평균 시청률 30%대에 달할 정도로 막강한 힘을 발휘한 탓에 빛을 보지 못했다. 그래도 주인공 오연수가 제2의 전성기를 맞은 것은 의미 있는 성과다.

‘살아가는 동안 후회할 줄 알면서 저지르는 일들’(KBS2TV)

4부작으로 방송한 특집 드라마. 평일 밤 드라마 시청률에서 부진을 면치 못하던 KBS 2TV가 인기 드라마 ‘이산’(MBC)의 종영을 기다리며 제작했다.

방영 ‘땜빵용’이란 핀잔을 들었지만 방송을 시작하고는 시청자의 뜨거운 호평을 이끌어냈다. 사랑과 후회를 주제로 여주인공의 기억을 되짚는 독특한 설정도 눈길을 끌었다. 하지만 시청률은 ‘이산’에게 밀려 4∼5%에 그쳤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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