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갑식 기자] KBS는 이달 중순부터 10대문화유산시리즈 「황금나라의 비밀―황남대총」과 자연다큐 「종묘너구리」를 방영한다.
황남대총은 경북 경주에 있는 4∼6세기 신라 김씨 왕조의 묘역으로 추정되는 20개의 대형고분중 하나로 남북 1백20m, 동서 80m, 높이 24m에 이른다. 73년 발굴 결과 왕과 왕비의 무덤으로 밝혀졌으며 금관과 금동신발 장신구 등 6만여점의 유물이 출토됐다.
제작진은 특히 적석목관분이라는 무덤의 구조와 두개의 사슴뿔, 세그루 나무가 그려져 있는 금관 등이 신라와 가까운 고구려나 백제의 양식이 아니라 유라시아 대륙 초원지대의 스키타이 양식과 흡사하다는 점에 착안, 신라 김씨 왕조와 스키타이와의 연관성을 추적한다.
국립영화제작소가 보관하고 있던 황남대총의 발굴 현장이 기록된 필름과 함께 컴퓨터그래픽을 이용해 황남대총의 내부와 유물 등의 모습을 생생하게 재현한다. 오는 16일이나 3월2일 1TV 「일요스페셜」(밤8.00)을 통해 방영될 예정.
다음달 3일 방영되는 자연다큐 「종묘너구리」는 종묘에 서식하는 너구리 일가의 모습을 추적해 화면에 담은 것이다.
종묘의 너구리는 아메리카 너구리와는 종류가 다른 우수리 너구리로 냄새와 소리에 민감한 특성을 지니고 있다.
종묘라는 5만평의 제한된 공간에서 그동안 너구리 일가가 발견되지 않은 것은 인간의 눈으로 발견하기 어려운 옛 하수구들로 이루어진 비밀통로를 이용했기 때문이다. 너구리들은 이 통로를 이용해 관람객들이 버린 음식찌꺼기와 비둘기 들쥐 등을 사냥해 생활을 꾸려나간 것으로 밝혀졌다.
카메라는 야행성인 너구리들의 모습을 담기 위해 10개월의 「야간 잠복근무」 끝에 분만현장과 먹이사냥, 교육과정 등을 포착했다.
제작진은 종묘와 너구리의 만남을 『환경과 생명, 인간과 자연의 다른 이름』이라고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