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국회 앞에서 건물용 연료전지 비상대책위원회 주최로 건물용 연료전지의 공공건물 설치 의무화 배제를 규탄하는 시위가 열렸다. 건물용 연료전지 비상대책위원회 제공
건물용 연료전지 비상대책위원회(위원장 동아퓨얼셀 박달영 대표이사)가 6일 오후 1시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사당 1·2문 앞에서 ‘건물용 연료전지 신재생에너지 배제 철회 촉구 집회’를 열었다. 청정수소용품협의회 산하 조직인 비대위에는 학계와 제조 대기업, 전력변환장치·개질기 공급 중소 부품 협력사, 설계·시공사 등이 참여하고 있다. 이날 시위 현장에는 100여 명이 참여했다. 집회 주최 측은 “세계가 인정하는 기술력을 가진 대한민국 건물용 연료전지 산업이 유예기간 없는 법 개정으로 벼랑 끝에 몰린 현실을 국민과 국회에 알리고 시정을 요구하기 위해 모였다”고 했다.
정부와 국회는 신재생에너지법을 수소(신에너지)법과 재생에너지법으로 작년 2월 나누었다. 기존 신재생에너지법에 있던 수소·연료전지 관련 정의와 지원 규정이 수소법으로 이관됐다. 후속 조치로 수소법 시행령이 지난달 12일 입법 예고됐는데, 건물용 연료전지가 기존과 달리 공공건물 설치 의무화 대상에서 빠져 있다. 만약 수소법 시행령 개정안이 확정돼 9월부터 시행이 되면 그동안 정부의 수소경제 육성 정책을 믿고 기술 개발과 투자, 연구를 해왔던 수천 명이 하루아침에 일자리를 잃게 된다.
비대위 측은 이날 △수소법에 건물용 연료전지 공공건물 설치 의무화를 복원하고, 시행 주관 기관을 명시해 최소 3년의 유예기간을 보장할 것 △9월 18일 시행을 앞둔 수소법 시행령 개정안에서 연료전지의 신재생에너지 지위 배제를 철회하고, 충분한 경과 조치를 담을 것 △제로에너지건축물(ZEB) 평가 체계에서 발전 전용 연료전지에 대한 차별을 시정할 것 △연료전지를 돌리면 손해를 보는 ‘비싼 도시가스, 싼 전기요금’ 구조를 바로잡고, 정전 때 쓸 수 있는 비상 전원으로 인정할 것 등을 요구했다. 한 중소 부품사 대표는 “건물용 연료전지에 대한 갑작스러운 지위 변경 혹은 입법 공백으로 발주처가 계약을 보류하면 몇 달 내에 연쇄 도산할 수도 있다”며 “정책 전환 비용을 민간 뿌리 기업에 전가하지 말라”고 호소했다.
국회에서 지난달 25일 열린 ‘대한민국 수소경제 이대로 괜찮은가’ 대토론회에서도 일반 수소(그레이수소 등) 사용을 급격히 줄이는 방향의 정책 전환은 정부의 기존 수소경제 육성 정책과 결이 맞지 않으니 세밀한 정책 전환 로드맵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날 시위에서 나온 주장에 대해 고현 기후에너지환경부 수소경제기획과장은 “연료전지를 줄이는 것이 정부 방침은 아니다”라며 “이번에 새로 도입되는 청정수소 의무화 제도, 즉 수요처에 청정수소 사용을 의무화하는 제도와 연계해 건물용 연료전지 활용 방안을 종합적으로 검토할 계획”이라고 했다.
업계는 청정수소 공급망과 인프라가 아직 갖춰지지 않은 상황에서 건물용 연료전지를 제도에서 완전히 배제하면 발전용 1387MW로 세계 최대 시장을 이룬 국내 수소 연료전지 시장의 전문 기업 109곳과 종사자 5000∼6000명, 수천억 원이 투입된 인증·시험 인프라가 한꺼번에 무너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한국수소연료전지산업협회 관계자는 “청정수소 의무화는 좋다. 하지만 청정수소 시대를 제대로 열려면 일반 수소 산업 생태계가 반드시 살아 있어야 한다. 법 분리 이전 때와 같은 정책적 지원이 절실하다”고 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