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15 대책 후 서울 아파트 매물 6만개 깨졌다…32개월 만에 최저

  • 뉴스1

매도자, 내년 입주 급감에 매물 회수…집값 상승 무게
내년 5월 종료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변수…단기 매물 증가 가능성

ⓒ News1
ⓒ News1
서울 아파트 매물이 정부의 10·15 부동산 대책 발표 이후 32개월 만에 6만개 밑으로 떨어졌다. 집주인들이 집값 상승에 무게를 두고 매물을 거둬들이고 있어서다. 내년 입주 물량 급감으로 집주인 우위 시장이 유지될 것으로 예상한다는 점도 반영됐다.

업계에선 내년 5월 종료를 앞둔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를 변수로 지목했다. 중과 시행이 발표될 경우 그 이전에 매물을 정리하려는 집주인들이 증가할 수 있어서다.

18일 부동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이달 17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물은 5만 9737개로 집계됐다. 매물 5만개 대는 2023년 4월 이후 처음이다. 지난 10월 15일 7만 4044개와 비교해도 19.3% 감소했다.

서울 아파트 매물 감소는 정부의 10·15 부동산 대책 이후 본격화했다. 서울 전역의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과 대출 규제 여파로 매수자를 찾기 어렵게 됐다. 재건축 추진 단지에선 일부를 제외하고 조합원 지위 양도가 불가능해진 것도 매물 감소의 원인이다.

특히 내년 입주 물량 급감이 매물 감소를 가속화하고 있다. 올해 서울 아파트 입주 물량은 3만 7681가구다. 내년엔 약 9600가구에 불과하다. 수급 불균형에 따라 기존 아파트 몸값이 높아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집주인은 내년 집값 상승에 무게를 두고 매물을 빠르게 거둬들였다.

신규 단지 몸값만 치솟는 부작용도 발생했다. 내년 입주 예정인 송파구 잠실 르엘 전용 59㎡ 입주권은 33억 원에 실거래됐다. 16억 원 안팎이었던 분양가를 고려하면 2배가량 오른 금액이다. 이달 입주를 시작한 청담 르엘은 3.3㎡당 2억 원을 찍었다.

양지영 신한 프리미어 패스파인더 전문위원은 “신규 공급뿐 아니라 시장에서 거래할 수 있는 매물 자체가 부족하다”며 “유동성이 풍부한 상황에서 호가가 그대로 시세로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당장 내년 5월 9일까지인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가 중단된다면 단기간에 매물이 늘어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중과 시행 이전에 매물을 정리하려는 집주인들이 증가할 수 있어서다.

정부의 추가적인 세제 개편도 잠재적인 변수로 거론된다.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부동산 보유세 강화를 시사했다. 보유세가 강화되면 다주택자 혹은 고가 주택 보유자의 매물 출회 압력으로 작용한다.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연구원은 “대출과 세금 규제가 동반되었을 때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가장 컸다”며 “거래세(양도세·취득세) 완화에 보유세 강화까지 더해지면 상급지 다주택자 매도 물량이 늘어날 것”이라고 분석했다.

(서울=뉴스1)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오늘의 추천영상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