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품질-기능성 쌀 6종 시식회 열려
맛-향-찰기 등 품종별 특징 비교
소비자 구매 기준, 가격에서 맛으로
세종시에서 지난달 27일 고품질 쌀 6종 시식회가 열렸다.
농림수산식품교육문화정보원 제공
쌀 소비가 줄고 있지만 맛있는 쌀밥을 먹으려는 욕구를 강해지고 있다. 맛과 식감, 기능까지 꼼꼼하게 따지는 이들이 늘면서 품질 좋은 쌀에 대한 관심이 높다.
농림축산식품부와 농림수산식품교육문화정보원은 지난달 27일 세종시에서 고품질 쌀 6종을 맛보는 시식회를 열었다. 이날 행사에서는 ‘알찬미’, ‘참드림’, ‘일품’을 비롯해 향, 찰기, 조직감 등에서 특색 있는 고품질 쌀들이 소개됐다.
알찬미, 참드림, 일품은 농식품부가 올해 4월부터 9월까지 실시한 평가에서 각각 최우수상, 우수상, 장려상을 수상했다. 평가에는 국민평가단 180명과 전문가평가단 20명이 참여했다. 이들은 자택 평가와 현장 평가를 통해 30개 품종에 대해 맛, 향, 조직감 등을 평가했다.
최우수상을 받은 알찬미는 농촌진흥청 국립식량과학원과 이천시가 공동 개발한 국내 육성 벼 품종이다. 밥알이 윤기 나고 단단한 느낌을 준다. 밥맛이 뛰어나고 품질과 재배 안정성이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참드림은 찰기가 있고 부드러운 맛이 좋다. 경기도 벼 재배 면적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던 일본 유래 벼 품종을 대체하기 위해 경기도농업기술원이 개발했다. 국립식량과학원의 일품은 쌀알이 짧고 둥글며 윤기가 있고 찰기가 높다. 경북 지역에서 25년 이상 주요 품종으로 재배되고 있다.
시식회에서는 6종의 쌀로 지은 밥이 블라인드 테스트 방식으로 제공됐다. 임성근 셰프가 품종별 특성에 맞는 비빔밥, 육회 주먹밥 등을 선보였다. 밥의 식감, 향, 찰기 등을 비교한 참가자들은 “품종별로 밥을 씹는 감촉이나 단맛이 꽤 다르다는 것을 느꼈다”고 밝혔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과거에는 쌀을 살 때 가격을 주로 고려했지만 최근에는 맛을 더 중요하게 여기고 있다.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쌀을 구매할 때 맛을 기준으로 삼는다는 응답자는 2021년 17.3%에서 지난해 27.2%로 증가했다. 품질이 높은 쌀이나 기능성 쌀은 일반 쌀보다 가격을 10∼20% 더 지불할 의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쌀 품종에 관해서는 관심이 그리 높지 않았다. 지난해 조사에서 쌀을 고를 때 품종을 고려한다는 응답은 7.2%에 그쳤다. 이에 정부는 고품질 쌀을 알리기 위해 본격적으로 나섰다. 농식품부와 농정원은 ‘쌀 소비 홍보 자료집’을 만들어 배포하고 있다. 품종별 특징과 어울리는 요리, 추천 메뉴 등을 소개해 취향에 맞춰 쌀을 즐길 수 있도록 했다.
김동규 동네정미소 대표는 “일본에선 품종별 특성을 앞세운 프리미엄 쌀을 브랜드화하는 것이 보편화돼 있다”며 “우리도 체계적으로 쌀 품종을 관리하고 소비자들이 쉽게 살 수 있게 유통망을 갖춘다면 세계 시장에서 충분히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고 말했다.
농식품부는 “소비자가 쌀 품종을 알고 맛에 따라 선택하는 문화가 자리 잡으면 쌀 소비가 회복되고 농가 소득도 안정화될 수 있다”며 “여러 쌀 품종을 시식하는 행사를 꾸준히 열고 정확한 정보를 제공해 품종을 중심으로 쌀을 즐기는 문화를 정착시키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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