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효림

손효림 기자

동아일보 콘텐츠기획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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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손효림 기자입니다.

aryssong@donga.com

취재분야

2026-03-23~2026-04-22
문화 일반34%
문학/출판23%
연극17%
경제일반7%
학술7%
유통3%
여행3%
칼럼3%
교육3%
  • 자외선 차단 보습은 기본, 피부 회복력 높여 맑고 탄력있게

    >> 가볍게 밀착하고 화사함 더해줘에이피 뷰티가 자외선을 차단해주고 항산화 성분이 든 새 제품 ‘에이오 트리플 디펜스 에어리 톤업 선 세럼’을 출시했다. 노화로 인해 칙칙해진 피부색과 거칠어진 피부 결을 정돈해주고 화사함을 더해준다. 에이피 뷰티는 “항산화 성분을 포함해 피부 관리 성분이 75% 이상 함유돼 피부색을 환하게 만들고 피부 탄력도 높여준다”고 했다. 수분감이 있고 가벼워 피부에 얇고 고르게 발린다. 에이피 뷰티는 “여러 번 덧발라도 뭉침 없이 자연스럽게 빛난다. 메이크업 베이스 대신 쓸 수 있고 파운데이션 없이도 자연스러운 피부를 연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남성 화장품 브랜드 비레디가 새 자외선 차단제 ‘아웃런 선스틱’을 선보였다. 비레디는 “남성들은 자외선 차단제를 사용할 때 끈적임과 번들거림을 불편해 하기에 이를 개선하는데 초점을 뒀다”고 밝혔다. 아웃런 선스틱은 야외 활동을 하거나 운동, 운전을 할 때 잘 묻어나지 않도록 보송하고 끈적이지 않는 제형으로 만들었다. 가볍게 밀착되고 피지와 번들거림을 잡아준다. SPF50+ PA++++의 자외선 차단 지수에, 러닝 골프 물놀이 등을 해도 잘 지워지지 않는다. 비레디는 “활동적으로 생활하는 이들을 고려해 지속력이 강하며 건조하고 거칠어진 피부도 관리할 수 있게 만들었다. 자외선 차단제 사용에 익숙하지 않은 남성도 부담 없이 사용할 수 있다”고 했다. 설화수는 윤조에센스의 기능을 알리는 새 글로벌 캠페인을 시작했다. 윤조에센스는 노화로 인해 피부 속이 건조해지고 피부 결도 거칠어지며 잔주름과 모공이 부각되는 현상을 개선해준다. 피부 회복 능력도 활성화시킨다. 설화수는 4월 19일까지 국내 온라인 입점몰에서 ‘윤조 페스티벌’을 진행한다. 이 기간에 윤조에센스, 윤조 아이세럼, 윤조 3종 세트 등을 구매하면 REMY-J 타올, 윤빛 마사저, 구름 미니백 한정판을 증정한다. 지함보 포장도 해주며 순행클렌징폼, 윤조에센스, 자음생크림 리치 등 샘플 4종 키트도 증정한다. 오프라인으로 체험해보는 프로그램도 선보일 예정이다. 설화수는 “윤조에센스는 자연 숙성한 인삼 성분이 수분 순환을 촉진하고 피부를 건강하게 해준다. 10병 이상 사용한 고객이 전 세계에서 52만 명이 넘는다”고 밝혔다. >> 협업 기획세트 선물 함께 증정일리윤이 캐릭터 ‘몬치치’와 협업해 기획세트를 선보였다. ‘세라마이드 아토’ 라인 집중크림과 로션, ‘탑투토워시’, ‘프레쉬 모이스춰 스크럽워시’ 제품으로 구성했다. ‘산뜻보습 봄 피크닉 탐험대’를 주제로 기획했다. 세라마이드 아토 집중크림은 피부 장벽을 개선시켜주는 제품으로 얼굴과 몸에 모두 바를 수 있다. 150ml 2개로 구성된 기획세트에 몬치치 손거울을 함께 증정한다. 보습력이 오래 지속되고 민감한 피부를 진정시켜주는 세라마이드 아토 로션은 600ml 대용량으로 만들어 몬치치 파우치와 함께 제공한다. 세라마이드 아토 탑투토워시는 머리부터 발끝까지 사용할 수 있는 저자극 약산성 제품이다. 자극이 덜하고 피부를 건강한 상태로 유지해 준다. 본품 500ml에 리필 500ml를 더해 몬치치 일러스트 스티커를 담았다. 프레쉬 모이스춰 스크럽워시는 피부를 매끈하고 촉촉하게 가꿔주는 바디워시다. 호두껍질 파우더와 포도씨 파우더를 함유해 각질을 부드럽게 제거해 준다. 식물 유래 오일 성분이 들어 있어 피부를 촉촉하게 유지시킨다. 본품 400ml 2개에 몬치치 포토 스티커를 준다.한율은 그래픽 라이프 스타일 브랜드 ‘드롭드롭드롭’과 협업해 한정판 제품을 선보였다. 협업 대표 제품은 ‘어린쑥 클렌징 흡착 팩폼’. 일명 ‘쑥떡팩폼’으로 불린다. 국내산 쑥을 갈아 넣은 쫀득한 쑥떡 같은 제형으로 피부에 밀착돼 피지를 흡착하고 모공 속 노폐물을 제거한다. 평소에는 클렌징 폼으로 사용하고, 피부 상태에 따라 묵은 피지를 제거하는 팩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 출시한 지 2년 만에 50만 개 이상 판매됐다. 협업 기획세트는 ‘어린쑥 클렌징 흡착 팩폼’, ‘달빛유자 클렌징 톤업 팩폼’과 ‘어린쑥 속수분 쑥히알 세럼’으로 구성됐다. 드롭드롭드롭과 협업해 미니 딜리백 키링 또는 카드지갑 키링을 증정한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 2026-0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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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진트래블, 동아일보 김선미 기자와 교토 정원으로 떠나는 마음 산책

    한진트래블이 정원의 고요하고도 강인한 힘을 느낄 수 있는 특별한 여정, ‘교토 정원 탐방 4일’ 테마 여행을 선보인다. 지난해 ‘동아일보 김선미 기자와 함께 하는 북해도 가든 투어’ 전석 매진의 성과를 이룬 전문가 동행 시리즈의 두 번째 이야기다. 베스트셀러 ‘정원의 위로’ 저자이자 조경학 전문가인 김 기자가 이번에도 전 일정 동행해 정원의 인문학적 통찰을 전한다.5월 31일 단 1회 출발하는 이 산책은 일 년 중 신록이 가장 눈부신 ‘아오모미지(푸른 단풍)’의 절정기에 맞춰 기획됐다. 칠기 탁자에 푸른 단풍이 투영되어 현실 같지 않은 황홀한 경관을 선사하는 ‘루리코인’, 비움의 미학을 극대화한 ‘료안지’, 파격적인 현대적 추상미가 돋보이는 ‘도후쿠지’에 이르기까지 일본 조경사 거장들이 설계한 사유의 공간들을 전문가의 깊이 있는 해설과 함께 거닌다. 정원이라는 텍스트를 전문가의 눈으로 함께 읽어 내려가는 지적 탐구가 여정 내내 이어진다.특히 초여름 교토가 선사하는 찰나의 정취를 극대화하기 위해 1만 여 그루의 수국이 보랏빛 파도를 이루는 ‘미무로토지’와 폭신한 이끼 융단 위로 동자승 석상이 미소 짓는 ‘산젠인’의 평온함을 일정에 세심하게 담았다. 아라시야마의 절경을 품은 ‘오코치산소’ 산책과 더불어 문화재 건물에서의 정통 다도체험, 800년 역사를 지닌 우지차 명가에서의 티타임은 지친 마음을 어루만지는 완벽한 쉼표가 된다. 정원을 바라보며 즐기는 차 한 잔의 여유는 시각과 후각, 미각까지 아우르는 오감의 힐링을 완성한다.한진트래블은 정원 탐방의 여운이 숙소에서도 이어질 수 있도록 공간의 격을 높였다. 비와호의 영롱한 물결을 마주하며 사색할 수있는 노천탕 객실에서의 1박과 교토 시내 중심가에 위치한 힐튼 호텔에서의 여유로운 2연박을 통해 여행객들이 오직 정원의 아름다움에만 몰입할 수 있는 최적의 환경을 보장한다. 고품격 테마 여행에 걸맞은 차별화된 숙박과 동선 구성은 한진관광만의 정교한 기획력을 보여준다.한진관광은 창립 65주년을 맞아 올해 4월1일자로 사명을 ‘한진트래블’로 바꾸고 전면적인 브랜드 재정비에 나섰다. 새로운 사명인 ‘한진트래블’은 최근의 여행 트렌드인 경험에 집중하겠다는 의지를 담았다. 이번에 김 기자와 함께 하는 교토 정원 탐방 여행도 차별화된 취향과 인문학적 경험에 초점을 맞췄다.한진트래블 관계자는 “지난해 북해도 여행의 감동을 잊지 못하는 고객들의 요청에 따라 더욱 밀도 높게 일정을 준비했다”며 “이번 여행을 통해 취향이 같은 이들과 마음을 비추는 정원을 거닐며 ‘초록의 위로’를 경험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예약 및 상품 안내는 한진트래블 공식 홈페이지와 예약센터를 통해 가능하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 2026-0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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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롯데백화점 노원점 고급 식료품점 ‘레피세리’ 선보여

    롯데백화점이 올해 3월 말 서울 노원점 지하 1층에 1820㎡(약 550평) 규모의 고급 식료품점 ‘레피세리’를 선보였다. 레피세리는 롯데의 ‘L’과 식료품점을 의미하는 프랑스어 ‘에피세리’의 합성어로 최고급 식자재를 취급한다. 롯데백화점은 “2023년 인천점에 처음 연 레피세리가 요리에 드는 수고를 줄이고 간편함을 추구하는데 초점을 맞췄다면 노원점 레피세리는 여기에 더해 취향형 신선 미식 개념을 처음 적용한 신선 미식 전문관”이라고 밝혔다.신선 미식 재료 세분화 롯데백화점은 신선 식품의 구매 주기, 구매 수량, 구매 우선순위 등 고객들의 구매 유형을 분석했다. 노원점 레피세리에서는 구매 빈도가 가장 높은 초신선 제철 및 소포장 과일을 전면 배치했다. 반찬 코너는 출구 쪽에 둬 장보기 동선을 고객에 맞춰 설계했다. 고객 취향을 세분화해 신선 미식 콘텐츠도 선보이고 있다. 신선 식품의 선택 기준, 조리법, 음용 방식 등에 대한 수치를 종합하고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대규모 시음 평가를 실시해 이를 반영했다. 한우는 맛의 등급을 기준으로 3단계로 나눴다. 스테이크 및 구이용으로 풍미와 맛이 뛰어난 1++등급 암소 한우는 ‘엘프르미에 한우’,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는 담백한 맛의 한우는 ‘레피세리 한우’, 우수 산지 한우를 선별한 ‘로컬 한우’로 구분했다.돼지고기 마니아를 위해 순종 듀록, 제주 흑돼지 등 품종과 산지별로 여러 종류를 구비했다. 롯데백화점은 “돈육 전용 숙성고를 갖춘 ‘프리미엄 돈육 셀렉샵’을 선보이는 건 국내 백화점에서 처음이다”라고 밝혔다. 과일은 산지 중심에서 ‘우수 생산자 중심’으로 전환한 ‘위드 파머’ 브랜드를 새로 만들었다. 매년 우수한 품질을 유지하는 생산자가 재배한 과일을 소개한다. 김성훈 대추방울토마토, 석홍수 참외, 예관기 산딸기, 임우섭 머스크 멜론 등 총 12종의 대표 상품을 판매한다.또 맛은 뛰어나지만 수확, 선별, 유통 과정에서 외형에 흠이 생긴 과일을 ‘보조개 과일’이라는 이름으로 최대 30% 가량 저렴한 가격에 판매할 예정이다.건강에 대한 정보를 적극적으로 파악해 몸을 관리하는 흐름을 고려해 ‘베러 푸드존’도 선보였다. 고영양 제품은 ‘업(UP)’, 저혈당 및 저칼로리 제품은 ‘다운(DOWN)’, 유기농 및 인기 제품들은 ‘오가닉 앤 트렌디’로 공간을 나눠 고객이 수월하게 상품을 선택하도록 했다. ‘업존’에서는 고단백, 고영양 두유를 비롯해 다양한 영양 간식을 만날 수 있다. ‘다운존’에서는 저칼로리 건강 의료식으로 유명한 ‘샐리쿡’, 다양한 저당 소스를 갖춘 ‘마이노멀’ 등을 판매한다.현장에서 만든 스시 두부 떡신선 식품의 품질을 매장 현장에서 직접 보고 느낄 수 있도록 한 것도 특징이다.참치 유통사 사조와 손잡고 ‘라이브 스시바’를 선보인다. ‘셰프의 오마카세’, ‘참치 잡는 날’ 등 행사를 통해 스시 패키지 등 상품화하는 과정을 현장에서 확인할 수 있다. 양념 생선 및 탕 요리를 위해 생선, 야채, 양념의 조합을 고객이 선택할 수 있는 즉석 수산 HMR 코너도 운영한다.대치동 유명 반찬 전문점 ‘맛있는 찬’과 협업해 반찬을 선보이는 ‘한식 아카이브’도 만들었다. 170여 종의 반찬을 갖춘 한식 아카이브에서는 12종의 나물과 8종의 전류 등을 고객이 골라 담을 수 있는 셀프바를 운영한다. 파주 장단콩 100%로 두부와 콩물을 현장에서 제조하는 ‘더장단콩 두부’, 하루 세 번 시루떡 설기 등을 빚는 ‘당현미담’도 있다.또 즉석에서 피스타치오 아몬드 등을 갈아 견과류 버터를 만드는 ‘피넛 페이스트존’을 운영한다. 신선함을 위해 매달 1일 착유해 한 달 동안만 판매하는 ‘일일(一日) 참기름, 들기름’도 있다.앞서 노원점은 지난해 10월 와인 위스키 전통주 등 수 천여 종의 주류 특화 공간인 ‘엘비노(L.VINO)’를 조성하고 ‘밀도’, ‘드레스바이콤비니’ 등 인기 매장을 차례로 열었다. 올해 하반기(7∼12월)에는 전국의 유명 맛집 및 스타 셰프와 협업해 고급 푸드홀 및 디저트 전문관도 선보일 계획이다.양성진 롯데백화점 신선식품 부문장은 “노원점 레피세리는 신선 식품을 다루는 프리미엄 식료품점을 넘어 개인의 취향에 최적화된 일 대 일 맞춤형 신선 미식 플랫폼을 구현하고자 했다”며 “레피세리를 취향 큐레이션과 현장의 생동감을 갖춘 진화형 슈퍼마켓으로 고도화해가겠다”고 밝혔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 2026-0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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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극 ‘정희’… 상처를 흘려보내는 온기

    서울 후계동의 오래된 술집 ‘정희네’. 혼자 가게를 꾸리는 정희는 버텨내듯 하루하루를 살아간다. 누군가에게 인사하며 집을 나서고 싶고, 일이 끝나면 돌아갈 집이 따로 있으면 좋겠다. 술집 위층에 있는 방이 아니라. 어느 날부터 세면대에서 물이 나오지 않고 바닥과 벽 곳곳은 물을 잔뜩 먹었다. 수도 배관이 낡아 오랜 기간 누수가 진행된 것. 친구 동훈의 소개로 젊은 수리공 가람이 찾아와 가게를 수리하기 시작하고, 정희는 옛 기억을 떠올린다. 드라마 ‘나의 아저씨’(2018년)에 나온 정희의 이야기를 별도로 풀어낸 창작 연극으로, 초연이다. 드라마에서는 오나라 배우가 정희 역을 맡았다. 드라마에서 충분히 조명되지 않았던 정희를 중심에 놓고 독립된 이야기를 만들었다. ‘정희네’는 정희의 삶이 그대로 담긴 곳이다. 할머니와 단 둘이 살던 집이었다. 할머니가 돌아가신 후 휑한 그 곳에 혼자 있기 힘들어 친구들을 불러 어울리다가 ‘정희네’를 열게 됐다.이야기는 정희의 과거와 현재가 교차하며 진행된다. 밝았던 소녀가 할머니를 잃고, 온 마음을 쏟았던 남자친구 상원이 출가해 스님이 되면서 상처는 쌓이고 또 쌓인다. 그런 정희에게 세상 풍파에 온통 할퀴어진 지안이 의탁하게 된다. 드라마처럼 연극 역시 사람 간의 관계와 감정을 세밀하게 짚어낸다. 누구나 제각기 짊어져야 할 삶의 무게를 묵묵히 비춘다. 정희, 지안, 스님이 된 겸덕, 그리고 가람. 이들의 고민과 면면에서 관객은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극은 아프지만 다정하다. 삶이 버거운 이들은 다른 이를 섣불리 위로하지 않는다. 그저 이야기를 들어주고, 밥을 같이 먹고, 수리를 함께 할 뿐이다. 의식하지 못했지만 온기를 머금은 순간들을 통해 상처를 흘려보낼 수 있게 된다. 향기로운 차를 마신 듯 여운이 남는다. 배우들은 고요하면서도 자연스러운 연기를 통해 극을 밀도 있게 떠받친다. 드라마 ‘나의 아저씨’에서 들려준 가슴 울리는 대사들을 다시 음미하는 시간도 선사한다. 정희 역은 이지현 오연아 정새별이 맡았다. 겸덕과 어린 상원은 이강우 김세환 이태구가 연기한다. 지안과 어린 정희 역에는 박희정 박세미 권소현이 발탁됐다. 가람과 어린 동훈은 허영손 강은빈이 연기한다. 6월 14일까지. 서울 종로구 예스24 아트원3관. 14세 이상 관람가능. 6만 원.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 2026-0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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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극 ‘빵야’… 소총으로 그린 아픈 역사, 그리고 희망

    스타 드라마 작가를 꿈꾸지만 현실은 편성에 계속 실패해 생활비에 쪼들리는 40대 나나. 어느 날 소품창고에서 ‘99식 소총’ 한 자루를 발견하고 편성을 따낼 수 있는 작품을 쓰기 위해 몸부림친다. 하지만 작품의 갈피를 잡지 못한다. 소총 ‘빵야’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일 뿐. 내내 냉소적이던 빵야는 나나에게 뜻밖의 제안을 한다. “내 이야기를 들려주면 내 소원을 들어줄 수 있어?”소총을 의인화해 일제강점기부터 근현대까지, 아픈 우리 역사를 비춘다. 1945년 2월 인천 조병창에서 태어난 빵야. 짐작할 수 있듯 빵야는 일본군 장교, 독립군, 포수를 비롯해 국군, 학도병, 인민군 등을 거치며 처절한 역사의 상흔이 생긴 현장 곳곳에 있었다. 창작 연극으로 2022년 초연돼 2024년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 무대다. 역사 속에서 개인이 어떻게 스러지고, 어떤 비극을 마주하는지 이야기는 빠르게 펼쳐진다. 편성을 따내기 위해 작품을 수정하고 결정권자들을 만나 고개 숙이는 나나의 고군분투가 맞물린 액자식 구성은 속도감을 더한다. 이 땅에서 전쟁은 끝났지만 자본의 지배에서 살아남기 위해 또 다른 분투를 벌여야 하는 현실은 계속되고 있다. 빵야의 이야기가 이어질수록 나나는 역사를 비추는 각도를 자본의 요구에 따라야 하는지 고민한다. 빵야, 나나 역을 제외한 나머지 배우들은 1인 다역을 한다. 빵야 역은 김경수 전성우 김지온 원태민이 맡았다. 나나는 정새별 전성민 김지혜가 연기한다. 박동욱 김현준 이상은 송상훈 허영손 이민규 금보미 이소희 등이 출연한다. 장면 전환이 쉴 새 없이 이어지는 가운데 배우들은 집중력 높은 연기로 몰입도를 높인다. 천진한 소년과 소녀, 강아지 등을 앙증맞게 표현해 전쟁의 비극을 또렷하게 대비시킨다. 극은 마냥 무겁지만은 않다. 드라마를 위해 밀고 당기고 술 마시다 어느 새 정이 드는 나나와 제작자의 줄다리기는 웃음을 준다. ‘오빠는 풍각쟁이’를 깜찍하게 부르는 소녀, 강아지와 뛰어노는 모습은 포화 속에서도 삶은 계속되고 있음을 보여준다.악기가 되길 꿈꾼 빵야. 그 소원을 마침내 구현한 무대는 희망을 그린다. 5월 24일까지. 서울 종로구 두산아트센터 연강홀. 14세 이상 관람가능. 6만∼8만 원.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 2026-0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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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번에 인생 망하거나 역전되지 않아…만약 그렇다면 도박 시도하는 것” [손효림의 베스트셀러 레시피]

    [손효림의 베스트셀러 레시피]많은 사람들에게 뜨거운 사랑을 받는 베스트셀러. 창작자들은 자신이 만든 콘텐츠가 베스트셀러가 되길 꿈꾸지만, 실제로 실현될 가능성은 극히 낮다. 이 희귀한 확률을 뚫고 베스트셀러가 된 콘텐츠가 탄생한 과정을 들여다본다. 창작자의 노하우를 비롯해 이 시대 사람들의 욕망, 사회 트렌드 등을 확인할 수 있다.조지 클루니는 1999년 미국에서 최고 인기를 누리던 의학 드라마 ‘ER’에서 하차하고 영화에 집중하기로 했다. 유명 배우가 되려면 영화를 찍어야 한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결과는 대성공. ‘황혼에서 새벽까지’로 영화계에 데뷔해 ‘어느 멋진 날’, ‘배트맨과 로빈’ 등에 출연하며 세계적인 배우가 됐다. 데이비드 카루소도 같은 이유로 경찰 드라마 ‘NYPD 블루’에서 하차하고 영화계로 진출했다. 하지만 영화 ‘제이드’는 흥행에 크게 실패했고 그는 드라마로 돌아갔다.둘은 같은 선택을 했지만 결과는 달랐다. 시기, 환경, 개인의 역량 등 여러 변수가 차이를 만든 것. 어떤 선택도 결과를 장담할 수 없다. 유명 유튜버 알간지는 “인생은 정답 없는 시험지임에도 우리는 정답이 있을 거란 착각에 빠져 성공이라는 답 하나에만 매달린다”고 말한다. 그가 수많은 선택을 하고 실행할 때 자신을 중심에 두는 법에 대해 고찰한 ‘더블 클릭’(생각정원)은 올해 1월 출간된 지 3개월 만에 1만9000권이 판매됐다.(국내 출판계의 베스트셀러 기준은 책 판매량 1만 권이다.) ‘알고 보면 간단한 지식’을 뜻하는 알간지는 2019년 첫 영상을 올렸고 현재 구독자가 112만 명에 이른다. 얼굴을 드러내지 않고 빨간색 악마 캐릭터로 등장하는 그는 연예인, 영화, 광고, 음식, 사회 현상 등 여러 주제를 다루며 생각할 거리를 던진다. 내용을 영어로 함께 전달해 영어도 배울 수 있다. ‘더블 클릭’을 읽은 독자들은 “완벽한 시작, 완벽한 성공이란 없다. 그냥 계속 선택하고 행동하면 된다는 메시지가 울림을 준다”, “선택의 두려움에 대해 색다른 관점을 제시한다”고 했다. 알간지 작가를 지난달 26일 전화 인터뷰했다. 박재호 생각정원 대표(53)는 지난달 16일 서울 마포구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알간지 작가는 여성이며 미국에서 대학을 나왔다는 것 외에는 알려진 게 거의 없다. 구독자들은 그를 ‘간지 언니’라고 부른다. 그가 첫 책인 ‘더블 클릭’을 내는데는 5년이 걸렸다. 출판사 수십 곳에서 출간 제안을 많이 받았지만 거절했다. 한데 2020년 생각정원 마케터의 메일을 받고 마음을 바꿨다.“다른 출판사 분들은 기획안을 제시하셨는데요, 그 분은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좋아하고 도움이 된 인물에 대해 얘기했어요. 마음에 와 닿았어요. 저도 콘텐츠로 다루는 인물에게서 위로받기도 하거든요. 서로 연결되는 느낌이 들었죠. 이런 분이 일하는 출판사라면 책을 내보고 싶었어요. 그 전에는 ‘내가 뭐라고 책을 쓰나’라고 여겼는데 그 생각을 바꾸게 됐어요.”그의 영상을 본 박 대표는 “재미있고 깊이가 있었다. 편집자들도 모두 좋아했다”고 말했다. 여러 주제를 논의하다 선택과 실행을 다루기로 했다. 그가 구독자에게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이기 때문이다. “진학 취업 결혼을 비롯해 각종 선택지 앞에서 어떤 결정을 해야 하는지 물어보는 분들이 많아요. 이에 답하기 위해 계속 생각해 왔고요.”하지만 글을 쓰는 건 너무나 힘들었다.“썼다 버리기를 수십 번 반복했어요. 책은 영상보다 구성이 훨씬 더 탄탄해야 하잖아요. 종이에게 미안한 일을 해선 안 되고요. 한 문장 한 문장 쓸 때마다 ‘네가 뭔데 이런 말을 하느냐’는 의심이 들었어요. 너무 힘들어서 많이 울기도 했어요. 압박감에 짓눌렸지만 누군가에게는 가치가 있을 거라 여기려 애썼습니다.”박 대표는 그가 숱하게 고쳐 쓰고 출판 작업 전반에 대해 파악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고 했다. “계약을 하면 60~70%는 2~3년 안에 책을 냅니다. 작가님처럼 오래 걸리는 경우는 10~20% 정도 돼요. 나머지는 계약이 파기되고요. 글쓰기에 이 정도 진심을 가진 분이라면 언젠가는 책이 나올 거라 믿었습니다. 충분하다고 해도 작가님은 원고를 계속 추가하고 또 뺐어요.”그는 ‘좋은 선택’이란 애초에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우리가 좋은 선택이라고 여기는 건 대부분 그 결과가 좋은 것들이다. 입시 전략을 잘 짜서 원하는 대학에 간 경우, 시기를 잘 맞춰 투자해 큰 수익을 올린 경우 ‘신의 한 수’라고 한다. 하지만 ‘신의 한 수’는 배움이나 노력으로 알아낼 수 있는 게 아니라고 그는 생각한다. 재능, 가치관, 인간 관계, 경제력 등 여러 변수가 존재한다. 그는 “한 번의 선택으로 인생이 바뀌거나 망하는 일은 거의 없다. 만약 이런 두려움에 젖어있다면 인생을 걸고 도박을 시도하고 있다는 신호”라고 지적한다. 제목 ‘더블 클릭’은 작가가 지었다. 아이콘을 한 번 클릭하면 선택, 두 번 클릭하면 실행을 뜻한다. 부제 ‘진짜 ‘나’를 선택하고 실행하는 법’ 역시 그의 아이디어다. 책 디자인도 악마 캐릭터색에 사용한 빨간색과 검은색을 활용해 제안했다. 박 대표는 “디자이너가 ‘감각이 뛰어나다’며 작가님의 제안을 받아들였다”고 했다. 그는 책 5555권에 직접 사인하겠다고 자청했다. 꼬박 일주일이 걸리는 중노동이었다.“알맹스(구독자 애칭)에게 뭔가 드리고 싶은데 사인은 제가 몸을 쓰면 할 수 있잖아요. 출간 기념으로 웹사이트를 만들어 100초 안에 그림을 그리며 놀 수 있게 한 것도 같은 마음이었어요.” 그는 평소 뉴스를 많이 본다. 뉴욕타임스(NYT)와 워싱턴포스트는 구독한다. 흥미 있는 주제를 발견하면 관련된 책을 여러 권 읽는다. 그리고 콘텐츠를 만든다. “검색하면 결과물만 나오지만 책에는 헤맨 이야기가 나와요. 그런 과정을 보며 많이 배웁니다.” 그는 하고 싶은 게 있으면 밀고 나간다. 그가 멋지다고 여긴 이가 나온 미국 대학과 전공을 선택한 게 대표적이다. “부모님이 제가 진심으로 원하는지 확인하려고 유학원, 진로 담당자 등에게 데려가 발표해보라고 했어요. 제 생각을 여러 번 얘기하면서 더 확신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유튜버가 된 계기를 묻자 “재미있을 것 같아서”라고 했다. “사람들에게 뭔가를 주는 게 즐거워요. 재미 때문에 시작했지만 줄 수 있는 게 뭔지 고민했습니다. 제가 영어 공부를 쉽게 할 수 있는 ‘꼼수’를 엄청 찾아다녔거든요. 그 경험도 살려 콘텐츠에 담았습니다.”구독자가 50만 명에 이르자 강박이 생겼다. 압박감에 짓눌렸지만 쉬면 망할까봐 두려워 버티다 번아웃이 왔다. “아무것도 할 수 없었어요. 울고 산책하고 바다도 봤어요. 운동선수들이 슬럼프를 극복한 법도 찾아 읽었고요. 제 의지로만 안 되는 게 있다는 걸 깨달았습니다.”그러다 불을 막아주는 나무인 방화수(防火樹)를 알게 됐다. 두꺼운 코로크층 껍질이 있는 굴참나무, 줄기에 물을 많이 머금고 있는 동백나무…. 글쓰기도 할 수 없어 종이에 대해 생각하다 나무 책을 본 것이다. “멈춤이 저를 지킬 수 있다는 걸 알게 됐어요. 인생에서 불이 나도 회복할 수 있는 나만의 방화수를 찾으려 했죠. 식물 가꾸기, 강아지랑 놀기 등이에요. 앞으로 책을 낼 기회가 또 생긴다면 재밌는 정보를 담은 만화책을 내고 싶습니다.”■‘더블 클릭’(생각정원·2026년)은….유명 유튜버 알간지가 스스로를 믿으며 선택하고 실행하는 법에 대해 썼다. 인생은 유튜브 알고리즘과 닮아서 몇 번의 잘못된 선택으로 생성된 알고리즘이 삶에 불쾌한 것을 들여보낼 수 있다. 하지만 정신을 차리고 가고 싶은 방향을 고르면 된다. 그러면 자신을 둘러싼 상황이 바뀌며 삶의 알고리즘도 달라진다고 말한다. 선택을 하려면 자신을 정확하게 파악해야 한다. 1980년대 초 미국 오토바이 제조사 할리데이비슨은 위기에 처했다. 이에 당시 세계 1위 기업인 일본 도요타의 자동차 생산 방식을 적용했지만 시장 점유율은 70%에서 28%까지 떨어졌다. 결국 할리데이비슨은 자유를 상징하는 자기만의 브랜드 이미지를 강화해 실적을 회복해 나갔다. 취약함도 받아들여야 강해질 수 있다. 유튜버 구르님이 자신의 휠체어에 스티커를 붙여 꾸미자 ‘탈 수 밖에 없는 것’에서 ‘내 선택으로 꾸민 것’이 돼 휠체어를 대하는 마음이 달라졌다는 사실에 저자는 울림을 얻었다. 결핍을 없애거나 숨기려 하지 말고 인정해 주자. 선택했다면 움직여야 한다. 실행을 막는 가장 큰 장애물은 ‘완벽한 계획’이다. 한데 완벽한 계획은 애초에 세울 수가 없다. ‘마시멜로 챌린지’가 이를 보여준다. 4명이 한 조가 돼 스파게티면, 테이프, 끈으로 탑을 세우고 꼭대기에 마시멜로를 올리는 실험을 했다. 가장 높은 탑을 세운 팀 2위는 유치원 졸업생들이었다. 1위는 당연하게도 건축가였다. 아이들은 최고경영자(CEO), 변호사, 비서 등 성인보다 더 높은 탑을 세웠다. 아이들은 탑을 만들어 마시멜로를 올려보고 성공하면 더 높은 탑을 쌓는 과정을 반복한 것.아이러니하게도 경영대학원(MBA) 학생들은 과제 자체를 해내지 못했다. 마시멜로를 올리자 탑이 무너졌고 주어진 시간은 다 지나갔다. 이들은 리더를 정하고 효과적인 방법을 찾은 후 작업을 세분화하느라 정작 탑이 마시멜로 무게를 견딜 수 있는지 파악하지 못했다. 저자는 큰 고비를 만났을 때는 멈춰 설 수 있어야 새로운 시작도 가능하다고 말한다. “삶에는 언제나 ‘다음’이 있다는 걸 기억하라”고 당부한다.숱한 선택과 실행 앞에서 망설이는 이들에게 다양한 사례를 들어 쉽고 다정하게 이야기를 들려준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 2026-0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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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상처 흘려보내는 온기 연극 ‘정희’…소총 통해 그린 아픈 역사 그리고 희망 연극 ‘빵야’

    상처는 마주보고 인정할 때 비로소 떠나보낼 수 있다. 개인도 사회도 마찬가지다. 개인과 역사의 상처를 완전히 다른 결로 그려낸 두 연극을 만나보자. ●연극 ‘정희’서울 후계동의 오래된 술집 ‘정희네’. 혼자 가게를 꾸리는 정희는 버텨내듯 하루하루를 살아간다. 누군가에게 인사하며 집을 나서고 싶고 일이 끝나면 돌아갈 집이 따로 있으면 좋겠다. 술집 위층에 있는 방이 아니라. 어느 날부터 세면대에서 물이 나오지 않고 바닥과 벽 곳곳은 물을 잔뜩 먹었다. 수도 배관이 낡아 오랜 기간 누수가 진행된 것. 친구 동훈의 소개로 젊은 수리공 가람이 찾아와 가게를 수리하기 시작하고, 정희는 옛 기억을 떠올린다. 드라마 ‘나의 아저씨’(2018년)에 나온 정희의 이야기를 별도로 풀어낸 창작 연극으로, 초연이다. 드라마에서는 오나라 배우가 정희 역을 맡았다. 드라마에서 충분히 조명되지 않았던 정희를 중심에 놓고 독립된 이야기를 만들었다. ‘정희네’는 정희의 삶이 그대로 담긴 곳이다. 할머니와 단 둘이 살던 집이었다. 할머니가 돌아가신 후 휑한 그 곳에 혼자 있기 힘들어 친구들을 불러 어울리다가 ‘정희네’를 열게 됐다.이야기는 정희의 과거와 현재가 교차하며 진행된다. 밝았던 소녀가 할머니를 잃고, 온 마음을 쏟았던 남자친구 상원이 출가해 스님이 되면서 상처는 쌓이고 또 쌓인다. 그런 정희에게 세상 풍파에 할퀴어진 지안이 의탁하게 된다. 드라마처럼 연극 역시 사람 간의 관계와 감정을 세밀하게 짚어낸다. 누구나 제각기 짊어져야 할 삶의 무게를 묵묵히 비춘다. 정희, 지안, 스님이 된 겸덕, 그리고 가람. 이들의 고민과 면면에서 관객은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극은 아프지만 다정하다. 삶이 버거운 이들은 다른 이를 섣불리 위로하지 않는다. 그저 이야기를 들어주고 밥을 같이 먹고 수리를 함께 할 뿐이다. 의식하지 못했지만 온기를 머금은 순간들을 통해 상처를 흘려보낼 수 있게 된다. 향기로운 차를 마신 듯 여운이 남는다. 배우들은 고요하면서도 자연스러운 연기를 통해 극을 밀도 있게 떠받친다. 드라마 ‘나의 아저씨’에서 들려준 가슴 울리는 대사들을 다시 음미하는 시간도 선사한다. 정희 역은 이지현 오연아 정새별이 맡았다. 겸덕과 어린 상원은 이강우 김세환 이태구가 연기한다. 지안과 어린 정희 역에는 박희정 박세미 권소현이 발탁됐다. 가람과 어린 동훈은 허영손 강은빈이 연기한다. 6월 14일까지. 서울 종로구 예스24 아트원3관. 14세 이상 관람가능. ● 연극 ‘빵야’스타 드라마 작가를 꿈꾸지만 현실은 편성에 계속 실패해 생활비에 쪼들리는 40대 나나. 어느 날 소품창고에서 ‘99식 소총’ 한 자루를 발견하고 편성을 따낼 수 있는 작품을 쓰기 위해 몸부림친다. 하지만 작품의 갈피를 잡지 못한다. 소총 ‘빵야’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일 뿐. 내내 냉소적이던 빵야는 나나에게 뜻밖의 제안을 한다. “내 이야기를 들려주면 내 소원을 들어줄 수 있어?”소총을 의인화해 일제강점기부터 근현대까지, 아픈 우리 역사를 비춘다. 1945년 2월 인천 조병창에서 태어난 빵야. 짐작할 수 있듯 빵야는 일본군 장교, 독립군, 포수를 비롯해 학도병, 인민군 등을 거치며 처절한 상흔이 생긴 현장 곳곳에 있었다. 창작 연극으로 2022년 초연돼 2024년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 무대다. 역사 속에서 개인이 어떻게 스러지고 어떤 비극을 마주하는지 빠르게 펼쳐진다. 편성을 따내기 위해 작품을 수정하고 결정권자들을 만나 고개 숙이는 나나의 고군분투가 맞물린 액자식 구성은 속도감을 더한다. 이 땅에서 전쟁은 끝났지만 자본의 지배에서 살아남기 위해 또 다른 분투를 벌여야 하는 현실은 계속되고 있다. 빵야의 이야기가 이어질수록 나나는 역사를 비추는 각도를 자본의 요구에 따라야 하는지 고민한다. 빵야, 나나 역을 제외한 나머지 배우들은 1인 다역을 한다. 빵야 역은 김경수 전성우 김지온 원태민이 맡았다. 나나는 정새별 전성민 김지혜가 연기한다. 박동욱 김현준 이상은 송상훈 허영손 이민규 금보미 이소희 등이 출연한다. 장면 전환이 쉴 새 없이 이어지는 가운데 배우들은 집중력 높은 연기로 몰입도를 높인다. 천진한 소년과 소녀, 강아지 등을 앙증맞게 표현해 전쟁의 비극을 또렷하게 대비시킨다. 극은 마냥 무겁지만은 않다. 드라마를 위해 밀고 당기고 술 마시다 어느 새 정이 드는 나나와 제작자의 줄다리기는 웃음을 준다. ‘오빠는 풍각쟁이’를 깜찍하게 부르는 소녀, 강아지와 뛰어노는 모습은 포화 속에서도 삶은 계속되고 있음을 보여준다.악기가 되길 꿈꾼 빵야. 그 소원을 마침내 구현한 무대는 희망을 그린다. 5월 24일까지. 서울 종로구 두산아트센터 연강홀. 14세 이상 관람가능.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 2026-0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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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학업 부진-정서 불안 학생 지원에 박차”

    교육부와 국제 구호 개발 비정부기구(NGO) 월드비전이 학업 부진, 정서 불안, 경제적 어려움 같은 문제를 동시에 겪는 학생을 조기에 파악해 지원하기로 했다. 교육부와 월드비전은 이를 위한 학생맞춤 통합지원 체계 구축을 위해 학교와 지역사회, 민간 기관이 협력하는 양해각서(MOU)를 13일 체결했다. 학생맞춤 통합지원은 개별 사업으로 나뉘어 있던 기존 지원 방식을 보완해 학교가 아닌 학생을 중심에 두고 통합적으로 지원하는 제도다. 어려움에 처한 학생을 조기에 발견하고 필요한 지원을 하는 데 중점을 둘 예정이다. 그동안 어려움에 처한 학생 지원은 기관마다 달라서 연속성과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왔다. 월드비전은 “이번 협약을 통해 학교 중심으로 학생을 지원해 온 방식이 지역사회로 확장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월드비전은 교육청 및 학교와 협력해 학생들의 교육, 정서, 생활 전반을 지원하는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월드비전은 “지난해 일부 지역사업본부가 시도 교육청 및 교육지원청과 협약을 체결해 교육복지 지원을 추진하는 등 공적 지원의 사각지대를 보완해 왔다”며 “협력 구조를 전국으로 확대하고 정책을 현장에 적용하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월드비전은 ‘꿈지원’ ‘위기아동지원’ 같은 사업을 바탕으로 학생맞춤 통합지원에 참여한다. 식생활 취약 아동과 가족돌봄 청소년 등을 대상으로 65억 원 규모의 맞춤형 지원을 펼칠 예정이다. 학생 정신건강도 살핀다. 월드비전은 연간 10억 원 규모의 학생 심리와 정서 지원 사업을 운영해 정신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학생에게 검사, 치료, 상담 등을 지원한다. 전국 초중고교생에게 검사비, 치료비, 상담비를 단계별로 제공한다. 일부 항목은 소득 기준과 관계없이 지원하고 치료와 상담을 연계해 지속적인 회복을 돕는다. 월드비전은 학교 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는 사회정서학습 프로그램도 개발하고 있다. 학생들이 다양한 활동을 통해 정서적으로 안정감을 갖고 관계 맺는 능력을 기를 수 있게 하는 방안을 담았다. 이 프로그램은 학교 중심의 예방적 지원 체계 구축에 활용할 예정이다. 조명환 월드비전 회장은 “학업 정서 환경 등 여러 요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해 어려움을 겪는 학생이 많다”며 “학교와 지역사회가 함께하는 통합지원 체계를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 2026-0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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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교 꼴찌, 아시아인 최초 佛젊은건축가상·대박 소설가로…“쓰는 습관이 날 키워” [손효림의 베스트셀러 레시피]

    [손효림의 베스트셀러 레시피]많은 사람들에게 뜨거운 사랑을 받는 베스트셀러. 창작자들은 자신이 만든 콘텐츠가 베스트셀러가 되길 꿈꾸지만, 실제로 실현될 가능성은 극히 낮다. 이 희귀한 확률을 뚫고 베스트셀러가 된 콘텐츠가 탄생한 과정을 들여다본다. 창작자의 노하우를 비롯해 이 시대 사람들의 욕망, 사회 트렌드 등을 확인할 수 있다.#1. 중학교 입학식날. 몇 반인지 아무리 찾아도 이름이 없었다. 교무실에 갔다. 한 선생님이 자료를 확인하며 말했다. “꼴찌니까 380명(1학년 학생수)을 12(학급 수)로 나누면 되네.” 반 배치고사에서 전교 꼴찌를 했는데 행정 착오로 누락된 것. 그렇게 반이 배정됐다. 어머니는 얼굴이 빨개졌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2. 고교 3학년 때 담임 선생님이 말했다. “넌 글이 안 되니까 논술 시험 없는 대학에 지원하자.” 명지대 건축공학과에 다니던 시절 교수님들이 말했다. “건축하지 마라. 자질이 없다.” 저명한 교수님은 일갈했다. “네가 건축하는 건 건축계의 악몽 같은 일이다.”그는 아시아인 최초로 프랑스 젊은건축가상 폴 메이몽을 수상했다. 프랑스를 대표하는 세계적인 건축가 장 누벨 건축사무소에서 일했다. 그가 쓴 장편 소설은 10만 권 넘게 판매됐다. 백희성 KEAB(킵) 건축 대표(48)다. 프랑스에서 10여 년간 일한 후 현재 한국과 프랑스를 오가며 일한다. 그는 “평균 이하였던 나를 바꾼 건 기록하는 습관 덕분”이라고 말한다. 그가 기록을 통해 삶을 바꿔나간 과정을 담은 ‘쓰는 사람’(교보문고)은 올해 1월 출간된 후 두 달 만에 1만 권 넘게 판매됐다.(국내 출판계의 베스트셀러 기준은 책 판매량 1만 권이다.) 백 대표와 책을 만든 한지은 교보문고 지식출판팀 편집자(43)를 지난달 19일 서울 송파구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백 대표는 “레오나르도 다 빈치, 정약용의 기록을 떠올리며 감히 따라갈 순 없지만 흉내라도 내고 싶어 2002년부터 노트에 생각과 감정을 썼다”고 했다. 지금까지 그가 쓴 노트는 300권이 넘는다. 백 대표는 드라마틱한 성취에 대해 비결을 묻는 사람이 많아 책을 내기로 결심했다. 10곳이 넘는 출판사에서도 제안을 해 왔다. 그가 한 편집자와 손잡은 이유는 뭘까. “저의 쓰레기 같은 생각이 기록을 통해 어떻게 발효돼 피어나는지 그 여정을 보여주고 싶었어요. 대부분의 편집자들은 기록하는 노하우를 정리하길 바랐어요. 그런데 한 편집자님은 기록하는 과정을 보여주는 게 더 좋다는 거예요. 제 생각과 일치했죠.”한 편집자가 출간을 제안한 건 지난해 6월이었다. 한 편집자는 “초고는 10월에 나왔고 최종 원고를 11월에 완성됐다”고 했다. 백 대표가 기록하는 습관에 대해 10년 전부터 글을 쓰고 있어 가능했다. “딸(8)과 아들(7)이 10대 중반이 되면 책을 주고 싶었어요. 기록을 통해 하고 싶은 걸 맘껏 하길 바라는 마음을 담았습니다.”부제는 ‘평범을 비범으로 바꾼 건축가의 기록법’. 백 대표가 실제 노트에 쓴 글과 그림을 실었다. 한 편집자는 “여백을 넉넉하게 둬 메모할 수 있게 했다”고 말했다.백 대표는 기록의 효과가 5년 후부터 서서히 나타났다고 말한다. 대학원에서 전통 건축을 전공하던 그는 2003년 경주 남산을 답사한 경험을 썼다. 탁 트인 곳에 홀로 선 ‘용장사지삼층석탑’을 만났다. 석탑 전문가는 탑의 비밀을 알려줬다. 지면보다 높게 건축물을 받치는 하부기단이 없고, 대신 커다란 바위가 있다는 것. 바위가 있는 산 전체가 기단인 셈이었다. 세상에서 가장 거대한 탑을 만든 솜씨에 탄복했다. 그는 이렇게 썼다. ‘부족함으로 완벽함에 이르는 지혜’. 이 메모는 2023년 교회 설계 공모 아이디어의 실마리가 됐다. 울림이 있는 기도실을 고민하다 노트를 뒤졌다. 그는 문제에 부딪히면 늘 노트를 찾는다. 그리고 이 기록을 발견했다. 해당 글 아래 덧붙여 썼다. ‘부족하지만 완벽한 기도실을 만드는 것이 해답일지도 모른다??’ 천장이 뚫려 눈과 비가 들어오는 불편한 기도실을 제안했다. 예수 그리스도의 고난을 느끼게 한 것. 설계는 당선됐고 기도실은 큰 호응을 얻었다. 교육공무원이었던 아버지는 장난감을 조립한 뒤엔 갖고 놀지 않는 아들을 보며 진로를 고민했다. 아버지가 지인에게 얘기하니 건축가를 권했다. “건물을 다 지은 뒤 열쇠를 건네고 떠나는 게 건축가”라며. 말로 하면 잔소리가 될 것 같아 건축 책 세 권을 사서 아들의 책상에 뒀다. 한참 지나 방문을 살짝 열어봤다. 아들은 책을 베고 자고 있었다. 속이 터졌지만 내색하지 않았다.백 대표는 부모님의 ‘방치’ 덕분에 자유롭게 자랐다며 웃었다. “동생에게 장애가 있어서 부모님의 관심은 늘 동생에게 있었어요. 제게 강요하는 게 없었죠. 하고 싶은 걸 맘껏 할 수 있어서 좋았어요.”그는 중학교 1학년 때 체육 담당인 담임 선생님 덕분에 공부하게 됐다. “선생님이 ‘나도 공부 엄청 못했어. 희성이도 하면 돼. 선생님이 보기에 충분히 할 수 있어’라고 하셨어요. 저를 응원해주신 선생님은 처음이었어요.”그는 ‘찌질했던’ 시간이 적지 않았다고 말한다. “지금 경력을 보면 제가 되게 재수 없어 보일 거예요.(웃음) 그런데 학생 시절엔 발표 때 늘 버벅댔어요. 대학 3학년 수업 시간에 앞서 발표한 친구들이 교수님에게 죄다 박살났어요. 제 차례가 다가오자 어머니에게 전화해 ‘너무 무섭다’며 울었어요. 어머니가 스피커폰으로 받는 바람에 옆에서 아버지가 듣곤 기가 막혀 호통치셨습니다.(웃음)”수업을 따라갈 수 없어 자퇴하려 했다. 친구가 “어렵기로 유명한 수업 딱 하나만 들어보고 결정하라”며 말렸다. 수업을 다 들은 후 마음을 다잡았다. 전통 건축을 공부하기 위해 대학원에 진학했다. 이후 프랑스 유학을 결심했다. 전통을 녹인 유럽 건축을 통해 한국 전통의 현대화에 대한 힌트를 얻고 싶었다. 프랑스로 가서 프랑스어부터 배웠다. 프랑스 발드센건축학교를 졸업하고 말라케건축학교에서 건축사 과정을 마쳤다. 장 누벨 사무소를 두드렸고, 일할 기회를 얻었다. 전통 건축에 매료된 이유는 뭘까. “어릴 때 외할머니집이 초가였어요. 손닿는 곳에 제비집도 있었고요. 진짜 좋았어요.” 그가 많은 걸 해낸 건 무시무시한(?) 집요함도 맞물린 결과로 보였다. 대학원 시절 전통 사찰 마당의 모양과 크기가 다 다른 이유를 교수님에게 물었다. 돌아온 답변. “문화재로 지정된 사찰 마당이라도 다 보고 와라.” 몇 달간 거지꼴로 전국을 다니며 122개 사찰 마당 크기를 모두 쟀다. 이걸로 논문도 쓰게 됐다.소설 ‘빛이 이끄는 곳으로’(2024년)를 쓰게 된 과정도 그렇다. 면역 질환으로 일을 잠시 쉬게 된 그는 파리 센 강변을 걷다 시테 섬의 한 고택에서 나오는 노신사를 봤다. 그와 고택이 궁금했다. 고택 방문을 요청하는 편지를 각 집마다 썼다. 200통이 넘었다. 포기해야 하나 생각할 무렵 답장 한 통이 왔다. 이를 시작으로 고택 방문이 이어졌다. 오랜 시간만큼 숱한 사연이 있었다. 알랭 교수님에게 얘기하니 논문을 써보라고 권했다. 일하며 8년 간 틈틈이 고택을 찾았다. 논문 발표 전 감사 편지를 보냈는데 이들은 논문을 쓰지 말아달라고 했다. 집과 사연이 알려져 관광객이 몰려드는 걸 원치 않았기 때문이다. 익명성을 보장할 길을 찾다 소설로 써보라는 교수님의 제안에 한국어로 쓰기 시작했다. 초고를 본 친구는 돌직구를 날렸다. “이런 쓰레기 같은 글을 다 읽은 나를 칭찬하고 싶다.” 유명 소설가들의 책을 샅샅이 보며 작법을 익혔다. 10번 고쳐 썼다. 그렇게 나온 책이 대박났다. 오래된 건물에 설치된 기묘한 장치에 대한 미스터리를 풀어가는 과정이 속도감 있게 펼쳐지며 공간에 담긴 사람의 이야기를 따스하게 조명한다.그는 “호기심이 많은데 풀릴 때까지 해야 한다”며 웃었다. 책은 뜻밖의 역할도 하고 있다. “공모나 프로젝트 입찰에 당선된 게 7~8% 밖에 안 돼요. 승률이 20~30%가 안 되면 건축사무소를 운영할 수 없어요. 그런데 책을 읽고 건축 의뢰를 하는 분들이 많습니다.(웃음)”가구 디자인, 글쓰기, 그림까지 여러 분야에 뛰어드는 이유를 물었다.“해서 안 된 건 후회되지 않는데 안 한 건 계속 후회되더라고요.” 그는 손으로 노트에 직접 쓰라고 당부했다.“날 것 그대로 끄집어내려면 뇌와 손 사이에 키보드나 마우스가 끼면 안 돼요. 사용법에 신경쓰게 돼 자유롭게 사고하기 어렵거든요.”그림도 그리고 각종 부호를 편하게 쓰려면 손으로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쓰고 생각하는 과정을 통해 자신과 만날 수 있어요. 원하는 걸 찾고 중심을 잡을 수 있죠. 성공하지 못해도 그 과정에서 만족을 느꼈다면 스스로에게 박수 보낼 수 있잖아요. 그러면 충분히 행복하더라고요.” ■‘쓰는 사람’(2026년·교보문고)은….건축가이자 소설가, 디자이너 등으로 활동하는 백희성 KEAB(킵) 건축 대표(48)가 기록을 통해 생각을 발전시키고 성장한 과정을 정리했다. 2002년부터 기록하기 시작해 그동안 쓴 노트는 300권이 넘는다. 아이디어가 필요할 땐 예전 노트를 찾아보고 추가로 메모하며 생각을 숙성시킨다. 기록은 뜻밖의 길도 안내했다. 프랑스 파리 시떼 섬의 고택에 호기심이 생겨 그 곳에 사는 이들을 설득해 집에 얽힌 이야기를 들었다. 논문을 쓰려 했지만 이들이 사연과 집이 알려지는 걸 원치 않아 소설로 쓰게 됐다. 고택 거주자들을 설득하기 위해 편지를 200통 넘게 쓰고, 소설 쓰기에 나섰다가 친구에게 ‘뼈 때리는’ 지적을 받으며 10번이나 고쳐 쓰는 등 일을 저지른 뒤 수습하려 안간힘을 쓴 과정과 그 심정을 고스란히 담은 글에 웃음이 나온다. 은퇴한 소방관이 카페 설계를 의뢰했을 때도 노트를 살폈다. 기억이 있는 공간을 중요하게 여기는 그는 소방관의 이야기를 들었다. 광고계에서 일하고 싶었지만 취업에 계속 실패해 우연히 지원한 소방공무원 시험에 붙었다고 한다. 1년만 하기로 했지만 사람을 구하는 일은 그의 인생을 바꿨다. 평생 물로 사람을 구한 그는 은퇴 후에도 물로 사람을 이롭게 하고 싶어 카페를 떠올렸다. 전통 사찰의 대웅전으로 향하는 계단에 대해 쓴 2005년 기록을 찾았다. 높고 울퉁불퉁해 넘어지지 않으려면 계단만 보고 올라야 한다. 다 오르면 갑작스레 확 트인 넓은 대웅전 마당에 들어서며 압도된다. 그는 썼다. ‘불편한 계단과 시선의 변화를 어떻게 현대설계에 적용해 볼 수 있을까???’ 이탈리아 건축가 주세페 테라니가 대문호 알리기에리 단테를 생각하며 지은 신전 ‘단테움’에 설계한 ‘오를 수 없는 계단’ 도면을 보고 2007년 쓴 메모도 찾았다. 중간이 끊겨, 올라가다 주저앉아야 하는 계단이다. 또 적었다. ‘바라보며 올라갈 수 있는 것처럼 느껴지지만 갈 수 없는 계단의 의미는??’ 은퇴한 소방관은 말했다. “바라는 길과 운명의 길이 엇갈릴 때도 있지만 그래도 운명의 길은 의미가 있다.” 이에 바라보는 방향으로 건물을 만들었지만 실제 그 방향으론 갈 수 없게 길을 살짝 비틀어 ‘바라는 길’과 ‘운명의 길’ 차이를 구현했다. 여러 단상을 쓰고 시간이 흐른 뒤 기록을 더해 생각이 곰삭아 확장되는 과정이 흥미롭다. 기록을 현실화시키는 힘은 행동으로 옮기는 집요함이라는 것도 확인하게 된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 2026-0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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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길잃은 팀장 위한 지침서 ‘위아래 치이는 팀장에서 이끄는 팀장으로’

    성과를 내고 조직원을 성장시키는 팀장의 역할을 담은 ‘위아래 치이는 팀장에서 이끄는 팀장으로’(바른북스)가 최근 출간됐다. 저자 김희나 씨는 연세대 신문방송학과를 졸업한 후 미국 시카고대 부스 경영대학원(MBA)에서 경영학을 공부했다. SK네트웍스, 현대카드에서 전략기획을 맡았고 컨설턴트로 활동했다. SK디스커버리, SK가스에서 리더십 개발 및 성과 관리, 변화 관리를 담당했다. 2018년부터 7년간 인사관리(HR) 임원을 지냈다. 팀장은 제대로 준비할 시간 없이 되는 경우가 많지만 역할은 급격히 늘어난다. 저자는 스스로를 단단하게 이끄는 ‘인사이드 리더십’과 조직의 성과와 구성원의 성장을 함께 달성하는 ‘성과관리 리더십’이 팀장에게 필요하다고 말한다. 목표 수립부터 평가까지 팀장 업무의 전 과정을 다룬다. 팀원이 불편해 할 수 있는 내용을 어떻게 전달하고, 평가에 이의를 제기하는 경우 어떤 방식으로 대응해야 하는지 등 현장에서 필요한 원칙과 방안을 제시한다.저자는 “맥락과 배경을 깊이 이해할수록 관점이 넓어지고 업무도 안정적으로 할 수 있다”고 말한다. 현장에서 바로 활용할 수 있도록 ‘관계를 지키며 성과를 만드는’ 문장을 정리했다. 팀장이 리더십을 키울 수 있도록 기업이 해야 할 역할도 짚었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 2026-0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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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쪽빛 바다 파고드는 소용돌이 향연[손효림 기자의 아트로드]

    멀리 가지 않고도 색다른 경험을 하고 싶다. 조용하게 자연을 느끼며 문화도 즐기고 싶다. 일본 소도시 도쿠시마(德島)는 이런 이들에게 매력적인 곳이다. 짙푸른 바다에 휘몰아치는 거대한 소용돌이, 빈센트 반 고흐의 ‘해바라기’를 비롯해 각국 명화를 실물과 똑같이 재현한 미술관이 있다.● 최대 지름 20m 소용돌이 인천국제공항에서 비행기를 타니 도쿠시마현까지 1시간 20분 정도 걸렸다. 이스타항공이 인천∼도쿠시마 노선을 주 3회(화·목·토요일) 운항한다. 도쿠시마 아와오도리 공항에 도착하니 반갑게 인사하며 귤 두 알을 건네는 이들이 있었다. 도쿠시마 지역별 공무원들이 2주에 한 번꼴로 공항에 나와 딸기 고구마 같은 제철 특산물을 선물하며 입국자들을 맞이한다고 했다. 예상치 못한 환대가 정겨웠다.도쿠시마가 있는 시코쿠(四國)는 혼슈, 홋카이도, 규슈와 함께 일본의 4개 주요 섬 중 하나다. 도쿠시마는 오사카 서남쪽에 있으며 오사카에서 차로 2시간 정도 걸린다. 도쿠시마 인구는 68만여 명으로 제주와 비슷하며 면적(4147㎢)은 제주의 2.2배다.이곳 명물은 나루토 해협 소용돌이. 조수 간만의 차 때문에 각기 다른 방향으로 거세게 흐르는 조류가 맞부딪쳐 회오리친다. 세계 3대 소용돌이에 든다. 소용돌이는 춘분과 추분에 가장 커져 지름이 최대 20m에 이른다고 한다. 하루 중 소용돌이가 크게 생기는 시간대가 있으므로 확인하는 게 좋다. 관조선(觀潮船)을 탔다. 때마침 춘분 사흘 뒤여서 거대한 소용돌이를 생생하게 볼 수 있었다. 소용돌이가 쪽빛 바다 여기저기를 파고들며 또렷한 무늬를 새겼다. 거대한 소용돌이에 사람들 사이에서 탄성이 터져 나왔다. 소용돌이는 우즈노미치 전망대에서도 볼 수 있다. 도쿠시마와 아와지섬을 잇는 다리인 오나루토교(橋) 하단에 있다. 해수면에서 45m 높이에 만들어져 유리 바닥을 통해 소용돌이를 내려다볼 수 있다. 인근 요모미 전망대에 오르니 잔잔한 바다 위에 네모난 고깃배들이 점점이 떠 있는 광경이 펼쳐졌다. 마음이 고요해졌다.오츠카국제미술관도 가깝다. 미켈란젤로의 시스티나성당 천장화, 레오나르도 다 빈치 ‘모나리자’, 클로드 모네 ‘수련’ 연작, 산드로 보티첼리 ‘비너스의 탄생’…. 명화를 도자기판에 인쇄해 구워 실물과 똑같은 크기로 만들었다. 26개국 190여 미술관이 소장한 작품 1000여 점을 세밀하게 재현했다. 고흐의 ‘해바라기’ 7점 모두 볼 수 있다. 각국 명화를 한자리에서 볼 수 있어 매력적이었다. 타일이어서 작품을 만질 수 있다. 이런 발상도, 뛰어난 기술력으로 구현한 것도 놀라웠다. 포카리스웨트로 유명한 오츠카제약그룹이 만들어 1998년 개관했다. 미술관은 총 5개 층이다. 연면적 2만9412㎡(약 8900평)로 감상 코스는 총연장 4km에 이른다. 제대로 감상하려면 최소한 반나절은 필요할 것 같다. 입장료(성인 3300엔, 약 3만1000원)가 전혀 비싸게 느껴지지 않았다.● 신선한 재료가 선사하는 풍미비잔산(해발 290m) 전망대에 오르면 도쿠시마 전경을 한눈에 볼 수 있다. 로프웨이를 타면 6분 정도 걸린다. 전망대는 전통 춤 아와오도리(阿波踊り)를 관람할 수 있는 아와오도리회관에 있다. ‘아와’는 도쿠시마의 옛 지명이며 ‘오도리’는 춤을 뜻한다. 공연 시간은 40분으로 배우들이 춤을 보여준 뒤 기본 동작을 알려준다. 두 손을 위로 올린 후 오른발과 오른손을 같이 앞으로 내밀고 왼발과 왼손을 함께 내미는 동작을 반복하면 된다. 흥겨운 리듬에 곧바로 적응됐다.배우가 “얏또사”하면 다같이 “얏또얏또”라고 외친다. 얏또사는 ‘오랜만입니다’를 뜻하는 방언이며 얏또얏또는 이에 호응하는 말이라고 한다. 오랜만에 만난 사람을 접대하는 춤에서 비롯됐단다. 일본 최대 명절 오봉 기간인 8월 15일을 기점으로 매년 나흘가량 아와오도리 축제가 열린다. 신선한 재료로 만든 음식도 즐거움을 더했다. ‘도쿠시마 라멘’은 돼지뼈 육수에 간장을 섞고 짭짤하게 졸인 돼지고기를 얹었다. 날계란을 풀어 스키야키처럼 고기를 찍어 먹으니 고소하다. 다진 마늘을 넣으니 개운함이 더해졌다.‘다라이 우동’도 맛 봤다. 목수들이 일한 후 대야(다라이)에 우동을 삶아 각자 떠먹은 것에서 유래됐다고 한다. 나무로 만든 둥근 통에 면이 담겨 나왔다. 면을 먼저 맛본 뒤 간장에 찍어 먹었다. 소스에 따라 여러 맛을 즐길 수 있었다. 스시와 튀김, 계란찜도 같이 나왔는데 1인분이 우리 돈으로 1만5000원 정도였다. 찌기만 했는데도 달달한 고구마 양파 당근 양배추는 이곳 농산물의 품질을 확인시켜줬다. 또 다른 얼굴의 일본을 만났다.따뜻한 주민 응원 받으며 요시노강 따라 달리다제19회 도쿠시마 마라톤 대회 개최8300여 명 참가… 한국인 74명도“간바레! 간바레!”(힘내라!)22일 일본 도쿠시마현 요시노강 변. 주민들이 반짝이는 응원 수술을 흔들며 도쿠시마 마라톤 대회 참가자들을 응원했다. 도쿠시마 전통 춤인 아와오도리 복장을 하고 응원하는 고등학생들, 전통음악을 연주하는 이들이 곳곳에 있었다. ‘한다 소면’ ‘아마자케(감주)’ 등 지역 특산품을 종이컵에 담아 러너들에게 건네기도 했다.올해 19회를 맞은 도쿠시마 마라톤 대회는 도쿠시마현청 앞에서 출발해 요시노강을 따라 달리는 코스로 구성됐다. 참가자 8307명 가운데 407명이 외국인이었다. 대만(97명) 홍콩(92명)에 이어 한국(74명)이 세 번째로 많았다. 대회는 선수 부문과 일반 부문, 시각장애인 부문으로 나눠 열렸다. 1.5km, 3km를 각각 달리는 챌린지 런도 진행됐다. 마라톤 진행 시간은 7시간(오전 9시∼오후 4시)으로 여유로웠다.시원하게 펼쳐진 요시노강 주변에는 유채꽃과 벚꽃이 피어 있었다. 교복 입은 학생들이 쓰레기를 줍고 주민들이 완주한 참가자들에게 즉석 라멘을 건네는 등 축제 분위기였다.일반 부문 남성 1위는 조영옥 씨(43·충남 당진)가 차지했다. 조 씨는 “주민들이 응원을 많이 해줘 놀랐고 힘이 났다”며 “내년 대회에도 참가하겠다”고 말했다. 문이경미 씨(44·제주)는 “평지가 많아 뛰기 좋으면서도 응원하는 분들이 많아 지루하지 않았다”고 했다. 이들은 지난해 제주국제관광마라톤대회 남녀 우승자로, 도쿠시마현 초청을 받아 참가했다.대회 참가자와 그 가족은 이날 골인 지점인 도쿠시마시 육상경기장 인근에서 출발해 먹거리 부스 등이 마련된 아이바하마 공원까지 요시노강을 운행하는 크루즈를 무료로 탈 수 있었다. 크루즈로 10분 정도 걸렸다.자그마한 아이바하마 공원에는 유자를 넣은 간이 족욕탕, 마사지를 받을 수 있는 침상을 마련해 참가자들이 달린 뒤 피로를 풀 수 있게 했다. 지역 특산품 딸기와 고구마로 만든 과자 등도 판매했다. 대회 수상자들이 참가한 토크쇼도 열렸다.고토다 마사즈미(後藤田正純·57) 도쿠시마현 지사는 “내년에는 나루토시와 협의해 마라톤 코스를 바꿀 예정”이라고 했다. 고토다 지사는 “자연 문화 음식 등이 풍성한 도쿠시마는 아직 만나지 못한 또 하나의 일본”이라며 “많은 분이 도쿠시마를 방문해 숨겨진 진주를 캐듯 새로운 경험을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글·사진 도쿠시마=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 2026-0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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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늘과 내일/손효림]사람 온기 확인시켜 준 샘터 휴간의 역설

    월간 잡지 샘터가 경영난에 시달리다 올해 1월호를 낸 후 무기한 휴간에 들어갔다. 1970년 4월 창간된 후 처음 멈춰 선 것이다. 한데 예상치 못한 일이 일어났다. 정기구독자 가운데 수십 명이 환불을 정중히 거절한 것. 연간 구독료는 4만8000원으로, 10년 치를 미리 낸 사람도 많았다. 구독자별로 몇만 원에서 많게는 30만 원이 넘는 돈을 받지 않겠다고 했다. 이들은 “남은 구독료는 돌려주지 않으셔도 된다. 출판사 운영에 써 달라”고 당부했다. 샘터는 그동안 발행된 잡지에 실린 글 중 100개를 추려 지난달 출간한 필사책 ‘56년 샘터 잊지 못할 명문장’을 이들 독자에게 선물로 보냈다. 책에는 피천득, 박완서, 이어령, 법정 스님, 장영희, 이해인, 나태주, 한강을 비롯해 주부, 학생, 식당 주인 등의 글이 고루 담겼다. ‘평범한 사람들의 행복을 위한 교양지’를 표방하며 명사와 일반인의 글을 나란히 실은 샘터의 정체성을 압축적으로 보여준다. 평범한 이들이 건네는 다정함 휴간 사실이 알려지자 독자들은 샘터에 대한 추억을 떠올렸다. 한 독자는 “군 복무 시절 친구가 매달 샘터를 보내줘 힘든 시간을 버틸 수 있었다”고 했다. 또 다른 독자는 “중학생 때 빠듯한 용돈을 모아 샘터가 나오길 기다렸다 사서 돌아오는 길이 그렇게 행복할 수 없었다”고 했다. 필사책을 통해 다시 만난 글도 반겼다. ‘아이들 학교로 우산을 들고 갈 일이 있을 때엔 하나라도 우산을 더 챙겨서 갑니다. 우산이 없어 비를 맞는 것이 불행한 일이라고 생각하는 아이를 하나라도 줄이고 싶어서.’ 김미라 씨의 ‘우산 세 개’에 “마음이 촉촉해진다”는 반응이 많았다. 샘터에는 다른 출판사에서 보기 힘든 풍경이 펼쳐진다. 예전에 발간된 샘터를 보고 싶다며 독자들이 종종 찾아오는 것. 본인 글이 실린 샘터를 보려는 어르신, 돌아가신 부모님의 흔적을 찾으려는 중년 등 다양하다. 글이 디지털로 저장돼 있지 않아 직원들은 엑셀 파일로 이름과 제목 등을 검색해 손수 해당 잡지를 찾아준다. 원고 마감으로 정신없을 때 오는 사람도 그냥 돌려보내지 않는다. 직원들은 “샘터 이미지를 생각하면 매정하게 거절할 수가 없다”고 말한다. 이는 샘터의 창간 정신과도 맞닿아 있다. 고 김재순 전 국회의장(1923∼2016)은 국제기능올림픽 한국위원회 회장을 맡아 기능인들을 만났는데 “집이 가난해 공부하지 못한 게 한이 된다”는 하소연을 들었다. 평범한 사람들에게 자긍심을 갖게 할 방법을 고민하다 샘터를 창간했다. 진솔한 글에 대한 목마름 여전 샘터는 2019년에도 경영난으로 휴간하겠다고 발표한 적이 있었지만 독자 기부와 기업 후원으로 발행 중단 없이 고비를 넘겼다. 하지만 더 버티기는 힘들었다. 월간지를 운영하려면 최소한 5만 권은 발행해야 하는데 최근엔 1만 권 정도로 줄었다. 국방부에 납품하는 물량까지 포함된 수치다. 샘터가 한창 인기 있을 땐 50만 권까지 발행했다. 기자가 어릴 땐 은행 병원 동사무소 등 사람들이 모이는 곳에는 샘터가 늘 있었다. 시간이 지나며 샘터를 볼 수 있는 곳은 서점, 도서관으로 급격히 줄었다. 시대의 변화에 따라 휴간은 어쩔 수 없는 결정이었다. 하지만 샘터 휴간 후 구독자들이 보낸 정중한 격려는 사람 냄새 나는 글을 아끼는 이들이 적지 않다는 걸 확인시켜 줬다. 투박하지만 진솔한 글에서 위안을 얻었다는 독자들의 잇따른 고백 역시 사람들이 온기에 목말라 있음을 보여준다. 김 전 의장의 아들인 김성구 샘터사 대표(66)는 “단행본으로 실력을 키우고 에너지를 충전해서 돌아오겠다”고 했다. 돌아올 샘터가 어떤 모습일진 모르겠다. 분명한 건 온기를 머금은 글은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인다는 것이다. 은은하게 오래도록. 손효림 콘텐츠기획본부 기자·부장급 aryssong@donga.com}

    • 2026-0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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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외대-일본 도쿠시마현 교육·문화 교류 추진

    한국외국어대와 일본 도쿠시마현이 교육·문화 교류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25일 체결했다. 강기훈 한국외대 총장은 고토다 마사즈미 도쿠시마현 지사를 만나 학생들이 도쿠시마를 방문해 문화 체험을 한 후 이를 콘텐츠로 만들어 알리는 프로그램을 진행하기로 했다. 고토다 지사는 이날 한국외대에서 지역이 고유의 특색을 살려 여러 나라와 교류하며 성장하는 방안에 대해 강의했다. 고토다 지사는 “도쿠시마를 방문해달라고 요청하는 것에서 더 나아가 도쿠시마만의 매력을 알려 사람들이 도쿠시마에 가야 하는 이유를 스스로 찾게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 2026-0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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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은 돈 안 받을게요”…‘휴간’ 샘터 구독자들, 환불거절 후 생긴 일 [손효림의 베스트셀러 레시피]

    [손효림의 베스트셀러 레시피]많은 사람들에게 뜨거운 사랑을 받는 베스트셀러. 창작자들은 자신이 만든 콘텐츠가 베스트셀러가 되길 꿈꾸지만, 실제로 실현될 가능성은 극히 낮다. 이 희귀한 확률을 뚫고 베스트셀러가 된 콘텐츠가 탄생한 과정을 들여다본다. 창작자의 노하우를 비롯해 이 시대 사람들의 욕망, 사회 트렌드 등을 확인할 수 있다.“남은 구독료는 돌려주지 않으셔도 돼요. 출판사 운영에 써 주세요.”월간 잡지 샘터가 경영난으로 올해 1월호(통권 671호)를 낸 후 무기한 휴간에 들어갔지만 정기 구독자 중 남은 구독료를 받지 않겠다는 이가 수십 명이나 됐다. 정기 구독료는 1년에 4만8000원. 10년 치를 미리 낸 구독자는 30만 원 넘는 돈을 환불받길 고사했다.(샘터는 부담 없이 살 수 있게 짜장면값보다 싸야 한다는 원칙에 따라 1970년 4월 창간 당시 한 권에 100원이었다. 최근까진 4800원이었다.)출판사는 이들에게 선물을 건넸다. 지난달 출간한 ‘56년 샘터 잊지 못할 명문장’(샘터)이다. 창간 후 56년간 샘터에 실린 글 중 100편을 추린 필사책이다. 책은 출간되자마자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독자들은 “휴간으로 오랜 친구를 잃는 것 같아 아쉬웠는데 책이 나와 기쁘다”, “추억을 일깨워줘서 고맙다”며 반겼다. 책을 만든 한재원(41) 김윤미(40) 샘터 차장을 서울 송파구의 한 카페에서 12일 만났다. 이들은 월간 샘터에서 10년간 기자로 일했다. 한 차장은 편집장이었다. 이들은 샘터가 휴간에 들어간 후 단행본을 만드는 편집자로 일하고 있다. 고(故) 김재순 전 국회의장(1923~2016)이 창간한 샘터는 한창 인기를 끌 때 50만 권 이상 발행됐다. 정채봉 최인호 피천득 법정 스님 등이 기고했고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한강 작가는 샘터 기자로 근무했다. 표지에는 김기창 장욱진 천경자 등의 작품이 실렸다. 월간지를 유지하려면 최소 5만 권은 나가야 하는데 최근 샘터의 발행 부수는 1만 권 정도였다. 지난해 10월 샘터 휴간이 결정되자 한 차장과 김 차장은 샘터에 실린 글을 모아 책을 만들자는 생각을 했다. 김성구 샘터사 대표·샘터 발행인(66)에게 얘기하니 “나도 같은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김 전 의장의 아들이다. 이들은 올해 1월호 제작을 마친 후 1월부터 본격적으로 책 만들기에 들어갔다. 한 차장이 짝수년도 샘터를, 김 차장은 홀수년도 샘터를 읽었다. 퇴근 후는 물론 주말까지 하루 10시간 이상 검토하는 작업을 2주간 이어갔다. “정보성 글은 빼고 수필이나 독자 사연 위주로 봐서 예상보다 빨리 1차 검토를 할 수 있었어요. 가방에 3, 4권씩 넣고 지하철로 이동할 때도 봤죠.”(한 차장)한 권은 평균 150페이지다. 1년은 1800페이지로, 56년이면 대략 10만 페이지에 달한다. 옛 책은 세로쓰기에 한자도 많아 시간이 더 걸렸다. 이들은 “10년간 샘터를 만들었지만 이렇게 열심히 본 건 이번이 처음”이라며 웃었다. “1970, 80년대 글은 투박하더라도 거침없고 솔직한 게 눈에 띄었어요. 정감이 있고요. 유명한 문인 뿐 아니라 일반 독자 글도 그랬어요.”(한 차장)“문인은 좀 더 능숙하게 쓰고 독자들은 꾸밈없이 참신하게 쓴 게 많았어요.”(김 차장)각자 후보를 추려보니 400개 가까이 뽑혔다. 두 사람 모두의 마음에 드는 글로 압축했다. 기준은 ‘진솔한 경험과 사유를 담아 오늘날 독자에게도 청정한 숨을 불어넣고 시간이 흐를수록 생각나는 문장’일 것. “좋은 글이 많아 빼는 게 아까웠어요. 1차 검토보다 줄이는 과정이 더 오래 걸렸습니다.”(김 차장) 최종 100개를 추렸다. 정채봉 피천득 최인호 박완서 이어령 장영희 법정 스님 등 명사는 물론 학생, 주부, 식당 사장 등의 글이 실렸다. ‘평범한 사람들의 행복을 위한 교양지’를 추구하는 샘터의 기조가 담긴 것. 100개 글 중 20개는 해당 내용이 담긴 글 전체를 실었다.“발췌문을 읽으면 앞뒤 정황이 궁금해지는 글이 있어요. 발췌문만으로도 의미가 충분히 전달되게 했는데, 이 구절이 담긴 글을 모두 보면 더 좋겠다는 생각에 20편은 전체 글을 실었어요.”(한 차장) 각 글에는 독자에게 건네는 질문을 실었다. ‘세모에 지난 한 해 동안의 고통을 잊어버리는 것은 삶의 지혜입니다. 그러나 그것을 잊지 않고 간직하는 것은 용기입니다.’(신영복·‘한 평 방 속의 우주’) 이 글에는 ‘올해는 무엇을 잊고 무엇을 간직하며 살고 싶나요’라는 질문을 적었다.“문장을 읽고 쓰는데서 끝나지 않으면 좋겠더라고요. 나의 언어로 내 상황을 생각해보자는 취지로 질문을 넣었습니다.”(한 차장)출간 시기는 2월을 넘기지 않기로 했다. 휴간으로 샘터에 관심이 있을 때 내야했기 때문이다. 샘터와 인연이 깊은 문인 가운데 이해인 수녀와 나태주 시인에게 추천사를 부탁했다. “시간이 촉박하다는 말씀을 안 드렸는데도 두 분 모두 마음을 다해 쓰신 글을 이틀 내에 보내주셨어요. 저희 상황을 다 이해하신 것 같아 정말 감사했습니다.”(김 차장)제목은 김 대표와 두 차장이 함께 만들었다. 부제로 ‘평범한 사람들의 행복 필사’를 뽑았다. 두 차장은 “샘터 휴간을 아쉬워하는 독자들에게 선물을 드린다는 마음으로 만들었다”고 했다.이들은 책이 나온 후에야 휴간됐다는 사실을 실감했다. “책을 만드느라 헛헛함을 느낄 틈이 없었어요. 눈으로 책을 보니 ‘진짜 휴간했구나’ 실감되면서 허전함이 밀려왔어요.”(한 차장)샘터 휴간 결정은 이들에게도 충격이었다. 샘터는 경영난으로 2019년 휴간하겠다고 발표한 적이 있지만 독자들의 기부와 우리은행의 후원으로 쉼 없이 출간하며 고비를 넘겼다. “지난해 여름부터 휴간 얘기가 나왔어요. 이번에도 2019년처럼 넘어가겠구나 생각했죠. 아니라고 믿고 싶은 마음이 더 컸던 것 같아요.”(김 차장)“10월 회의에서 휴간이 확정되자 가슴이 쿵 내려앉았어요. 샘터가 없어지는 것도, 기자 업무를 더 할 수 없다는 사실도 슬펐어요.”(한 차장)이들은 ‘당연히’ 퇴사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뜻밖에 김 대표가 단행본을 만드는 편집자로 일하는 게 어떤지 제안했다. 샘터는 잡지를 만드는 부서와 단행본을 만드는 부서로 구성된다. 기자 3명 중 막내 기자는 기자 업무를 계속 하고 싶어 떠났고 둘은 남았다.이들은 샘터를 통해 사람과 세상을 배웠다고 말한다.“독자들이 ‘삶이 변했다. 고맙다’고 말씀하시는 경우가 많았어요. 제가 하는 일이 누군가에게 보탬이 된다는 사실이 뿌듯했습니다.”(김 차장)“독자 사연을 보며 다양한 삶을 접했어요. 속사정을 들어보면 이해 못 할 사람은 없다는 걸 깨달았습니다.”(한 차장)예전에 발간된 샘터를 보기 위해 종종 찾아오는 독자들을 맞는 것도 일상이었다. 독자 서비스를 전담하는 직원이 없기 때문이다. “본인 글이 실린 샘터를 찾아달라는 어르신들이 꾸준히 오세요. 부모님이 쓴 글을 모아 책을 내려는 자녀들도 있고요. 돌아가신 부모님의 흔적을 찾는 분도 있습니다.”(김 차장)샘터는 전체 글이 디지털로 저장돼 있지 않다. 제목, 저자, 페이지, 발간 연도와 월, 주제어 등을 정리한 엑셀 파일로 검색한 뒤 해당 책을 직접 찾아야 한다. “여유 있을 때는 괜찮은데 마감으로 정신없을 때 독자가 오시면 솔직히 난감해요. ‘너무 바쁜데 나중에 연락드리면 안 될까요?’라는 말이 목까지 차오르지만 그래도 찾아드립니다. 샘터 이미지를 지켜야 하니까요.(웃음)”(한 차장)“샘터에서 일하며 인격 수양이 많이 됐어요.(웃음) 심성이 고운 독자들이 많거든요.”(김 차장) 김 대표는 샘터 휴간을 밝히며 “단행본으로 실력을 키우고 에너지를 충전해서 다시 돌아오겠다”고 했다. 두 사람도 이를 고대했다. “짧은 기간 내에 실현되긴 어렵겠지만 샘터가 복간되면 우리가 만들어야 하지 않을까요. 단행본을 통해서도 온기를 계속 전하고 싶어요.”(김 차장)“언제가 될 진 모르겠지만 복간되면 정말 좋겠어요. 독자에게 밝은 기운을 드리는 콘텐츠를 만들겠습니다.”(한 차장)■‘56년 샘터 잊지 못한 명문장’(2026년·샘터)은….1970년 4월 창간호부터 올해 1월호까지, 56년간 발행된 월간 잡지 샘터에서 오늘날에도 울림을 주는 글 100개를 추려 엮은 필사책이다. 100개 글 가운데 20개는 해당 구절이 포함된 전체 글도 실었다. 정채봉 피천득 박완서 이어령 법정 스님 장영희 이해인 나태주 한강 등 명사를 비롯해 주부 학생 식당 사장 등 일반인의 글도 고루 담았다. ‘아이들 학교로 우산을 들고 갈 일이 있을 때엔 하나라도 우산을 더 챙겨서 갑니다. 우산이 없어 비를 맞는 것이 불행한 일이라고 생각하는 아이를 하나라도 줄이고 싶어서.’(김미라· ‘우산 세 개’)개그맨 전유성은 ‘지금 당장 튀지 않아도 돼. 난 평생 할거니까’에서 이렇게 말한다. ‘다른 인기 개그맨만큼 내가 대사가 많았던 것도 아닌데 지금까지 버틴 이유가 뭘까. ‘나는 이것밖에 할 것 없다. 나는 평생 할 거니까 지금 당장 튀지 않아도 돼’ 하는 마음이 있었던 덕분이라고 생각합니다.’각 글에는 독자들에게 건네는 질문도 담았다. ‘당장 필요한 것만 가지려 하는 것이 아니라 미래에 필요하리라 상상되는 것까지 미리 장만하려고 하기 때문에 욕망이 한없이 커지고 그 한없이 커진 욕망을 채우기 위해서 한없이 노력해야 한다’는 글(손봉호·‘어려운 길을 택할 때’) 아래에는 이런 질문을 썼다. ‘앞선 욕심으로 인해 현재의 일을 그르친 적은 없나요.’이어령 전 문화부 장관은 ‘아침 중의 아침을 위해’에서 이렇게 말한다. ‘우리의 삶은 일직선으로 뻗어가는 운하가 아니라 돌에 부딪치면 돌아가는 여울이 되고, 산을 만나면 잠시 고였다가 흐르는 호수가 되기도 하며 때로는 폭포, 때로는 소용돌이가 되어 흐르는 강과도 같은 것이라 할 수 있다.’마음을 다독이고 비우게 하며 지혜를 전하는 글이 여운을 남긴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 2026-0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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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극 ‘불란서 금고’ 욕망이란 거울에서 만난 나 外

    《포근해지는 나날, 공연 보기 딱 좋다. 유쾌하게 웃고 싶거나 묵직하게 내면을 들여다보고 싶을 때, 잔잔하게 사랑의 감정을 곱씹어보고 싶을 때 보기 좋은 작품들이 공연되고 있다.》>> 연극 ‘불란서 금고’, 욕망이란 거울에서 만난 나 은행 지하의 비밀 금고에 모인 다섯 명. 자정에 모든 전기가 나가면 금고를 열기로 한다. 맹인 교수 밀수꾼 건달 은행원은 서로가 누군지 모른다. 각자 원하는 것도 다르다. 서로를 의심하면서도 공조해야만 하는 상황. 긴장 속에 갈등은 점점 높아지고 상황은 예측할 수 없이 흘러가는데….장진이 10년 만에 새로 선보이는 코미디 연극이다. 각본을 쓰고 연출을 맡은 장진은 말 한 마디, 행동 하나에 균열이 발생하며 웃음을 자아내는 특유의 장기를 보여준다. 이전 작품들에 비해 절제하며 인간 내면의 욕망을 깊숙이 비춘다. 세상사의 순리를 멀찍이서 조망하듯 그려낸다. 장 연출가는 지난해 연극 ‘고도를 기다리며’에 출연한 신구 배우를 보고 “자신의 작품에 모시고 싶어” 이 작품을 쓰게 됐다고 밝혔다. 신구가 연기하는 맹인은 놀라운 청력으로 금고를 여는 재주를 지녔다. 청진기로 다이얼의 톱니바퀴 소리를 들으며 금고를 여는 과정을 하나의 예술로 여긴다.맹인이 내내 읊조리는 북벽 우화는 극을 관통하는 메시지에 대한 은유로 다가온다. “깎아내린 듯 가파른 돌 절벽, 가장 높은 봉우리가 북벽이었고 그 위에 오른 자가 상좌를 틀어 모든 걸 가져갔다. 북벽에 오르면 아래 세상이 훤히 보였고, 구름도 발 아래 있으니 두려울 것이 없었지.” 연극 부제가 ‘북벽에 오를 자 누구더냐’다. 90세 신구는 모든 것에 초탈한 듯 하다가도 다른 이들을 능청스레 쥐락펴락하는 맹인 캐릭터 그 자체다. 성지루도 맹인 역에 함께 발탁됐다. 논리를 앞세우지만 뭔가를 숨기는 교수, 물질을 통해 맛보는 쾌감은 시들해져 더 높은 차원의 만족감을 갈망하는 밀수꾼, 소심해 보이지만 반전 면모를 지닌 은행원, 일단 저지르고 보는 건달. 색깔 또렷한 캐릭터를 맛깔나게 소화한 배우들은 극의 밀도를 높인다. 교수는 장현성 김한결, 밀수꾼은 정영주 장영남이 연기한다. 건달 역에는 최영준 주종혁, 은행원 역에는 김슬기 금새록이 발탁됐다. 조달환 안두호가 뜻밖의 인물로 등장해 웃음을 더한다. 5월 31일까지. 서울 종로구 놀(NOL) 서경스퀘어 스콘1관. 중학생 이상 관람 가능. 5만5000∼7만7000원.>> 뮤지컬 ‘홍련’, 짓밟힌 이들을 위한 진혼제아버지를 죽이고 남동생을 해친 혐의로 재판을 받게 된 홍련. 이를 모두 인정하지만 재판은 쉬이 끝나지 않는다. 천도정의 주인으로 홍련의 재판을 이끄는 바리는 구체적인 사실을 하나하나 집요하게 캐묻는다. 저승차사 강림, 천도정의 호위무사 월직차사와 일직차사도 함께 한다. 한국 전통 설화 ‘장화홍련’과 ‘바리데기’를 바탕으로 만들었다. 아버지와 새어머니, 남동생에게 잔인하게 짓밟히고, 딸이라는 이유로 버림받았지만 병든 아버지를 살리기 위해 저승까지 다녀온 서사를 신선하면서도 아프게 이었다. 2024년 초연된 창작 뮤지컬로 이번이 두 번째 공연이다.좀처럼 마음을 열지 않는 홍련, 그런 홍련을 다독이고 때로 압박하는 바리 간 신경전이 팽팽하게 이어진다. 열기는 점점 달아오르고 마침내 진실이 드러나며 에너지가 폭발한다. “죽어야만 목소리가 들리는 사회”라는 외침은 오늘날도 다르지 않기에 가슴이 저릿하다.냉소적인 태도로 일관하다 차츰 무너지고 끝내 절규하는 홍련, 자신의 상처를 직시하게 한 홍련을 품어주는 바리는 무대에 빠져들게 한다. 한을 씻어내는 의례는 보는 이의 마음도 달래준다. 록 음악과 씻김굿 선율이 강렬함을 더한다. 몸과 마음의 에너지를 남김없이 토해내는 배우들의 연기가 깊은 여진을 던지는 수작이다. 홍련 역은 이지혜 강혜인 김이후 홍나현이 맡았다. 바리는 이아름솔 김경민 이지연이 연기한다. 강림 역은 이정수 신창주 이종영이 맡았다. 월직차사 역에는 김대현 백종민, 일직차사 역에는 신윤철 정백선이 발탁됐다. 5월 17일까지. 서울 중구 충무아트센터 중극장 블랙. 14세 이상 관람 가능. 6만5000∼7만5000원. >> 연극 ‘슈만’, 사랑의 빛깔들 우아한 선율로 자아내다 스승 슈만의 아내 클라라를 사랑한 브람스. 잘 알려진 이야기를 각기 다른 빛깔의 사랑으로 섬세하게 그렸다. 1853년 독일 뒤셀도르프. 거장 음악가 부부 로베르트 슈만과 클라라 슈만이 사는 집에 젊은 음악가 요하네스 브람스가 방문한다. 브람스의 재능을 단번에 알아본 로베르트는 그를 제자로 받아들이고 모든 걸 쏟아 붓는다. 브람스는 천재 피아니스트인 클라라에게 빠져든다. 스승의 아내로 열네 살 많지만 터져 나오는 감정을 막을 순 없다. 음악을 통해 교감하고 자기만의 방식으로 사랑하는 세 사람을 입체적으로 비춘다. 창작극으로 2023년 초연됐다. 박상민은 클라라의 천재성을 질투해 더 높이 날아오르지 못하길 바라면서도 죄스러워하는 로베르트를 흡입력 있게 표현한다. 아내에 대한 브람스의 감정을 외면하며 애쓴다. 마비되는 육체, 흐려지는 정신에도 음악을 놓지 않는 모습을 실감하게 연기해 음악은 그의 전부임을 온 몸으로 호소한다. 브람스에게 흔들리지만 남편에게 마지막까지 헌신하는 클라라. 그에게 사랑의 또 다른 이름은 책임이었다. 남편의 음악 세계는 물론 일상을 지탱하게 해주는 게 그가 사랑을 표현하는 방식이었다. 브람스는 동경하던 감정이 사랑으로 바뀌지만 결국 클라라의 뜻을 존중한다. 로베트르가 세상을 떠난 후 클라라와 그 자녀들을 위해 생활비를 지원하고, 평생 결혼하지 않는다. 자신의 마음이 순간의 흔들림이 아니었음을 증명한 것.클라라 역은 김정화 정애연이 맡았다. 브람스는 김이담과 오승윤이 연기한다. 배우들의 안정적인 연기로 감정이 잔잔하게 쌓아올려지며 아련한 여운을 남긴다. 슈만과 브람스의 익숙한 음악은 우아함을 더한다. 브람스가 홀로 피아노로 치다 클라라와 함께 연주하는 ‘헝가리 무곡’. 이 곡이 이토록 설레고 낭만적이었던가.4월 12일까지. 서울 종로구 더굿씨어터. 12세 이상 관람 가능. 5만5000∼7만7000원.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 2026-0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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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이 들면 깜빡, 당연한 것 아냐… 평생 또렷한 정신으로 살 수 있어”

    동료 이름이 떠오르지 않는다. 휴대전화, 자동차 열쇠를 챙기는 걸 깜빡한다. 집을 나섰는데 어디에 가려고 했는지 갑자기 생각나지 않는다.나이가 들면 이런 현상을 겪는 게 당연하다고 여기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고 정면으로 반박하는 이가 있다. 퇴행성 신경질환 전문가 데일 브레드슨(74)이다. 그는 지난해 국내 출간된 ‘늙지 않는 뇌’(원제 ‘The Ageless Brain’·심심)에서 “치매는 예방이 가능하고 발병 이전 상태로 돌아갈 수 있다”고 말한다. 그를 e메일로 인터뷰했다. 듀크대 의대 의학박사인 브레드슨은 샌프란시스코 캘리포니아대학(UCSF) 신경학과에서 레지던트 과정을 마쳤다. UCSF,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학, 샌디에이고 캘리포니아대학에서 교수를 지냈다. 스탠퍼드 번햄연구소에서 발달·노화·재생 연구 사업을 총괄했고, 현재 독일 막스플랑크 연구소 인지 연구분과의 의료 부문 총책임자다. >>“뇌 검사 35세부터 정기적으로 해야” 브레드슨은 치매는 치료할 수 없으며 약물로 진행 속도를 늦추는 정도만 가능하다는 주장에 반대한다.“뇌를 건강하게 관리하면 나이가 들어도 또렷한 인지 능력을 가질 수 있습니다. 증상을 빨리 발견해 치료하면 발병 이전 상태로 되돌리는 것도 가능합니다. 제가 수많은 환자들을 치료한 결과 이를 확인했습니다. 말기 치매 환자를 온전하게 되돌리는 건 어렵지만 초기 치매나 경도 인지 장애 환자의 경우 치료가 가능했습니다.” 치매는 갑자기 발생하는 게 아니라 오랜 기간에 걸쳐 진행된다. 초기 신호를 인지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기억력이 떨어지면 주의 깊게 살펴야 합니다. 단어가 잘 떠오르지 않고 읽는데 어려움을 겪거나 집중력이 떨어지기도 합니다. 뭔가를 해 내는 집행 능력이 떨어지고 사람의 얼굴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기도 하죠. 머리가 안개 낀 것처럼 멍한 ‘브레인 포그’를 겪기도 합니다.”그는 인지 기능이 떨어지는 나이가 점점 낮아지고 있다고 했다. “알츠하이머 환자 가운데 35∼50세가 늘고 있습니다. 20대에 인지 기능 저하가 나타나는 이들도 있고요. 의료 기술이 발달해 증상을 빨리 포착하게 된 것도 있지만 사회 환경의 변화에 따른 영향이 큽니다. 뇌 건강에 악영향을 미치는 오염된 공기, 미세 플라스틱 등 독소가 늘어나고 비만 고혈압 고혈당 고지혈증 등 대사 기능 이상이 증가하고 있어요. 스마트폰 사용으로 인한 전자기장 노출도 영향이 있다고 보지만 이에 대해선 추가 연구가 필요합니다.”그는 뇌 건강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혈액 검사, 호르몬 검사 등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뇌 건강 검진은 35세부터 시작해 5년마다 하고, 60세 이후에는 2년마다 하라고 권했다. “혈액 검사를 하면 뇌 상태를 파악할 수 있습니다. 타우 단백질의 217번째 아미노산에 인산화가 일어났는지 확인하는 방법(p-tau217)이 있습니다. 인산화된 타우 단백질 농도가 높으면 알츠하이머병 증상이 나타나지 않아도 대책을 마련해야 합니다. 또 알츠하이머병의 증상이 나타나기 앞서 혈중 신경아교원섬유 산성 단백질(GFAP) 농도가 치솟기 시작한다는 사실도 밝혀졌습니다. 두 검사는 상호보완적이어서 둘을 주기적으로 받아보면 됩니다.”인지 저하를 일으키는 원인은 사람마다 다르다고 한다.“대사 이상이나 독소로 인한 경우도 있고 염증이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정확하게 파악하려면 보다 포괄적으로 검사해야 합니다. 위, 대장 내시경 검사를 정기적으로 하듯이 뇌 역시 주기적으로 검사할 필요가 있습니다.” >>“익숙한 것에서 벗어나라” 뇌 건강을 위해선 낯선 자극이 필요하다. 가 본 적 없는 카페에 가서 한 번도 마셔보지 않은 음료를 주문하는 방법이 있다. 평소와 다른 시각에 일을 시작하고 끝낸다. 잘 읽지 않던 장르의 책을 읽거나 새로운 게임이나 운동을 해 볼 수 있다. 생소한 문화권의 음식을 만들어 보는 것도 좋다. “이탈리아어 배우기처럼 훨씬 더 큰 노력이 드는 일을 일 년에 한 번쯤 해 보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매일, 매달, 매년 단위로 낯선 걸 하면 뇌의 영역별 기능을 유연하게 조정하는 능력이 커집니다. 핵심은 익숙한 것에서 벗어나 뇌가 새로운 연결을 만들 기회를 주는 겁니다.” 그는 약물 치료와 함께 생활 방식 전반을 개선해야 치매를 치료할 수 있다고 말한다. 식단, 수면, 운동, 스트레스 등이 모두 뇌 건강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중금속에 오염되지 않고 가공되지 않은 신선한 식재료로 만든 음식을 섭취하라고 강조했다. 운동은 필수다. “유산소 운동을 하면 뇌로 가는 혈류가 증가해 산소 공급이 늘어납니다. 뇌 수명을 보존하고 새로운 신경 세포가 생기려면 산소가 꼭 필요하죠. 일주일에 최소 세 시간은 유산소 운동을 해야 합니다. 근력 운동과 함께 고강도 인터벌 트레이닝을 하면 더 좋아요. 달리기, 자전거 타기, 축구 등 어떤 운동이든 좋습니다. 자신이 즐겁게 할 수 있는 운동을 찾는 게 중요합니다. 그래야 꾸준히 할 수 있으니까요.” 잠은 뇌에 쌓인 노폐물을 처리하는 기능을 활성화시킨다. “매일 최소 7시간은 자야 합니다. 다만 8시간 반은 넘기지 않는 게 좋아요. 9시간 이상 자면 치매 위험이 높아질 수 있습니다. 렘 수면 시간은 1.5시간 이상이어야 하고요. 기기를 이용해 총 수면 시간, 렘 수면 시간, 심박변이도, 혈중 산소포화도 등을 측정해 관리하면 효과적입니다.” 부모, 조부모, 증조부모까지 모두 장수하고 인지 기능이 또렷했다면 후손은 특별히 노력하지 않아도 될까.“아닙니다. 세상이 달라졌기 때문입니다. 더 많은 독소에 노출되고 더 많은 가공 식품을 섭취하는 등 환경이 크게 변했습니다. 유전자만 믿고 안심해서는 안 됩니다.”그는 자신이 제안한 방법을 통해 74세인 지금도 또렷한 정신을 지니고 있다고 했다.“치매는 지금처럼 흔한 질환이 아니라 드문 질환이 돼야 합니다. 소아마비처럼 치매도 ‘과거의 재앙’이 될 수 있습니다. 치매 예방과 치료법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실천한다면 개인과 그 가족의 고통을 줄일 수 있습니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 2026-0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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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에스트라 유럽 17개국 진출, 세포라 680개 매장 입점

    아모레퍼시픽의 에스트라가 화장품 편집숍 세포라를 통해 유럽 시장에 진출한다. 올해 2월 세포라 유럽 온라인몰에 제품을 선보인데 이어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스페인 등 유럽 17개국 내 약 680개 세포라 오프라인 매장에 차례로 입점한다. 에스트라는 대표 라인인 아토베리어365 라인을 중심으로 아토베리어365 크림을 비롯해 세럼과 하이드로 수딩 크림 등 민감 피부를 위한 주요 제품을 소개한다. 아토베리어365 크림은 지난해 2월 에스트라가 미국에 진출한 후 미국 세포라에서 톱5 모이스처라이저에 포함됐다. 에스트라는 “유럽 17개국 세포라 진출은 세포라의 대규모 캠페인 ‘스킨케어 트렌드 스토리’와 함께 진행된다”며 “40여 년의 피부 연구를 통해 만든 제품의 뛰어난 품질을 유럽에 알리겠다”고 밝혔다.에스트라는 일본 동남아 북미 오세아니아에 이어 유럽까지, 세계 시장에서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품질로 승부에스트라는 2018년 대표 제품인 아토베리어를 ‘아토베리어365’라는 이름으로 올리브영에 출시했다. 에스트라 제품은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큰 사랑을 받고 있다. 에스트라는 2023년 일본 멀티 브랜드 숍인 앳코스메 12개 매장에 에이시카365라인 4종을 입점하며 일본 시장에 진출했다. 현재는 앳코스메를 비롯해 로프트, 약국 브랜드인 마츠모토키요시 등 약 800개 오프라인 매장과 큐텐 라쿠텐 아마존 등 온라인몰에서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2024년에는 베트남 온라인 쇼핑 플랫폼 쇼피와 베트남 현지 오프라인 멀티 브랜드숍 뷰티박스의 모든 매장에 입점했다. 아토베리어365를 중심으로 에이시카365, 테라크네365, 더마UV365 라인을 출시했다. 같은 해 태국 온라인 쇼핑 플랫폼 라자다 브랜드관 입점한데 이어 오프라인 멀티 브랜드숍 뷰트리움과 왓슨에 입점했다. 에이시카365 라인을 중심으로 아토베리어365, 리제덤365, 더마UV365라인 등 14개 제품을 선보인다. 미국에서는 지난해부터 400여 개 이상 세포라 매장과 온라인몰 세포라닷컴에서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아토베리어365 라인을 먼저 선보였다. 크림을 비롯해 버블 클렌저, 하이드로 에센스, 로션, 수딩크림, 미스트 등 56개 제품을 출시했다. 캐나다와 호주에도 지난해 진출해 아토베리어365 라인을 중심으로 선보였다. 중국에도 주요 이커머스 플랫폼을 통해 제품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민감 피부도 사계절 사용”아토베리어365 크림은 올해 1월 누적 판매량 1000만 개를 돌파했다. 아토베리어365 크림은 2018년 올리브영에서 선보인 후 빠른 속도로 매출이 늘었다. 에스트라는 “아토베리어365 크림은 보습력이 오래 지속되고 피부 장벽 개선 능력이 뛰어나 소비자들 사이에서 빠르게 입소문이 났다. 자극이 적어 민감한 피부를 가진 사람을 포함해 나이와 성별에 관계없이 사계절 사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에스트라는 아토베리어365 크림 판매 1000만 개 돌파를 기념해 ‘진심은 피부로 느낀다’는 주제로 새 캠페인을 전개한다. 에스트라는 “고객의 피부 고민에 귀 기울여온 브랜드 철학을 두 편의 영상에 담아 선보인다. 영상은 1994년 아모레퍼시픽 의약연구소 설립 시기를 배경으로, 병원 전용 화장품에서 출발한 에스트라의 성장 서사를 조명한다”고 했다.병원 전용 화장품에서 시작에스트라 브랜드 이름은 삼각주의 어원 에스트어리(ESTUARY)에서 유래했다. 에스트라는 “서로 다른 물이 만나 탄생하는 삼각주의 비옥함처럼 태평양제약으로부터 시작된 피부 연구 역사와 아모레퍼시픽의 연구 전문성을 기반으로 피부 고민을 개선하고 건강한 아름다움을 구현한다는 소명을 담고 있다”고 설명했다. 1982년 태평양제약으로 시작한 에스트라는 병·의원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피부과학 연구를 진행해왔다. 그 결과 2008년 병원 전용 화장품인 아토베리어 크림을 만들었다.에스트라는 “국내 47개 상급종합병원 중 44개 병원의 피부과 주임급 전문의 및 개인 피부과 병원 전문의 61명으로 구성된 총 8개의 자문연구회를 구성하고 있다”며 “여러 피부 질환을 주제로 최근 연구 동향을 파악하고 토의하는 자리를 마련해 소비자들의 피부 고민을 해결하는 제품을 만들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아모레퍼시픽의 민감성 피부 연구센터 ‘아모레퍼시픽 더마랩’의 논문 470여 건과 특허 240여 건을 바탕으로 제품을 개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에스트라는 2017년 피부 장벽이 손상된 부위의 피부 보호를 위한 창상 피복재로 의료기기(MD) 승인을 받은 아토베리어 크림 MD를 출시했다. 에스트라는 “현재 상급종합병원들이 에스트라의 더마 솔루션을 채택하고 있으며 4500여 개 병·의원에 입점해 있다”고 밝혔다. 협력 병원 실무자에게 화장품과 피부 임상, 환자와의 소통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메디컬 카운셀링’, 전문의와 협업해 고객에게 피부 관리 정보를 전달하는 ‘더마 상담소’를 운영하고 있다. 에스트라는 “제품 제조 환경과 설비, 관리 인력을 의약품 관리 수준의 환경으로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 2026-0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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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성증권 ‘운용사 ETF 순매수 이벤트’ 진행

    삼성증권은 중개형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및 연금저축계좌 고객을 대상으로 국내 주요 자산운용사와 협업하여 상장지수펀드(ETF) 순매수 이벤트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오는 5월 29일까지 열리는 이번 행사는 절세 계좌를 활용한 ETF 투자를 통해 고객의 안정적인 장기 자산 형성을 지원하기 위해 마련되었다.우선 중개형 ISA 계좌 보유 고객을 대상으로 ‘중개형 ISA 운용사 ETF 순매수 이벤트’를 개최한다. 이번 행사에는 삼성자산운용, 한화자산운용, 키움투자자산운용, 삼성액티브자산운용, 한국투자신탁운용 등 총 5개 운용사가 참여한다. 참여를 원하는 고객은 중개형 ISA 계좌 내에서 각 운용사별로 선정된 5개의 ETF 종목을 순매수하면 된다.혜택은 순매수 금액에 따라 차등 지급된다. 운용사별 순매수 금액이 100만 원 이상 300만 원 미만이면 아메리카노 쿠폰(선착순 500명)을, 300만 원 이상 500만 원 미만은 커피 상품권 1만 원권(선착순 400명)을 제공한다. 500만 원 이상일 경우 커피 상품권 3만 원권(선착순 400명)을 지급한다. 특히 운용사별 중복 참여가 가능해 5개 운용사 조건을 모두 충족하면 최대 15만 원 상당의 상품권을 받을 수 있다.연금저축계좌 고객을 위한 이벤트도 함께 진행된다. 여기에는 삼성, KB, 한화, 삼성액티브, 한국투자신탁운용 등 5개사가 참여하며, 순매수 금액이 300만 원 이상 500만 원 미만이면 상품권 1만 원권을, 500만 원 이상이면 2만 원권을 운용사별 선착순 500명에게 지급한다. 또한 ISA 만기 자금을 연금저축계좌로 이전한 고객이 대상 ETF를 500만 원 이상 순매수할 경우 추가로 모바일 커피 쿠폰 1장을 받을 수 있다.삼성증권 관계자는 “중개형 ISA와 연금저축계좌는 절세 혜택과 장기 자산 관리를 동시에 누릴 수 있는 대표적인 계좌”라며, “이번 행사를 통해 고객들이 효율적으로 자산을 관리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상세 내용은 삼성증권 홈페이지나 모바일 앱 엠팝(mPOP)에서 확인 가능하다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 2026-0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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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포근해지는 나날, 욕망·진혼제·사랑 담은 공연 3선

    포근해지는 나날, 공연 보기 딱 좋다. 유쾌하게 웃고 싶거나 묵직하게 내면을 들여다보고 싶을 때, 잔잔하게 사랑의 감정을 곱씹어보고 싶을 때 보기 좋은 작품들이 공연되고 있다.  ●연극 ‘불란서 금고’욕망이란 거울에서 만난 나 은행 지하의 비밀 금고에 모인 다섯 명. 자정에 모든 전기가 나가면 금고를 열기로 한다. 맹인 교수 밀수꾼 건달 은행원은 서로가 누군지 모른다. 각자 원하는 것도 다르다. 서로를 의심하면서도 공조해야만 하는 상황. 긴장 속에 갈등은 점점 높아지고 상황은 예측할 수 없이 흘러가는데….장진이 10년 만에 새로 선보이는 코미디 연극이다. 각본을 쓰고 연출을 맡은 장진은 말 한 마디, 행동 하나에 균열이 발생하며 웃음을 자아내는 특유의 장기를 보여준다. 이전 작품들에 비해 절제하며 인간 내면의 욕망을 깊숙이 비춘다. 세상사의 순리를 멀찍이서 조망하듯 그려낸다.  장 연출가는 지난해 연극 ‘고도를 기다리며’에 출연한 신구 배우를 보고 “자신의 작품에 모시고 싶어” 이 작품을 쓰게 됐다고 밝혔다. 신구가 연기하는 맹인은 놀라운 청력으로 금고를 여는 재주를 지녔다. 청진기로 다이얼의 톱니바퀴 소리를 들으며 금고를 여는 과정을 하나의 예술로 여긴다.맹인이 내내 읊조리는 북벽 우화는 극을 관통하는 메시지에 대한 은유로 다가온다. “깎아내린 듯 가파른 돌 절벽, 가장 높은 봉우리가 북벽이었고 그 위에 오른 자가 상좌를 틀어 모든 걸 가져갔다. 북벽에 오르면 아래 세상이 훤히 보였고, 구름도 발 아래 있으니 두려울 것이 없었지.” 연극 부제가 ‘북벽에 오를 자 누구더냐’다. 90세 신구는 모든 것에 초탈한 듯 하다가도 다른 이들을 능청스레 쥐락펴락하는 맹인 캐릭터 그 자체다. 성지루도 맹인 역에 함께 발탁됐다. 논리를 앞세우지만 뭔가를 숨기는 교수, 물질을 통해 맛보는 쾌감은 시들해져 더 높은 차원의 만족감을 갈망하는 밀수꾼, 소심해 보이지만 반전 면모를 지닌 은행원, 일단 저지르고 보는 건달. 색깔 또렷한 캐릭터를 맛깔나게 소화한 배우들은 극의 밀도를 높인다.       교수는 장현성 김한결, 밀수꾼은 정영주 장영남이 연기한다. 건달 역에는 최영준 주종혁, 은행원 역에는 김슬기 금새록이 발탁됐다. 조달환 안두호가 뜻밖의 인물로 등장해 웃음을 더한다.  5월 31일까지. 서울 종로구 놀(NOL) 서경스퀘어 스콘1관. 중학생 이상 관람 가능. ●뮤지컬 ‘홍련’짓밟힌 이들을 위한 진혼제아버지를 죽이고 남동생을 해친 혐의로 재판을 받게 된 홍련. 이를 모두 인정하지만 재판은 쉬이 끝나지 않는다. 천도정의 주인으로 홍련의 재판을 이끄는 바리는 구체적인 사실을 하나하나 집요하게 캐묻는다. 저승차사 강림, 천도정의 호위무사 월직차사와 일직차사도 함께 한다.   한국 전통 설화 ‘장화홍련’과 ‘바리데기’를 바탕으로 만들었다. 아버지와 새어머니, 남동생에게 잔인하게 짓밟히고, 딸이라는 이유로 버림받았지만 병든 아버지를 살리기 위해 저승까지 다녀온 서사를 신선하면서도 아프게 이었다. 2024년 초연된 창작 뮤지컬로 이번이 두 번째 공연이다.좀처럼 마음을 열지 않는 홍련, 그런 홍련을 다독이고 때로 압박하는 바리 간 신경전이 팽팽하게 이어진다. 열기는 점점 달아오르고 마침내 진실이 드러나며 에너지가 폭발한다. “죽어야만 목소리가 들리는 사회”라는 외침은 오늘날도 다르지 않기에 가슴이 저릿하다.냉소적인 태도로 일관하다 차츰 무너지고 끝내 절규하는 홍련, 기어이 자신의 상처를 끄집어내게 만든 홍련을 품어주는 바리는 무대에 빠져들게 한다. 한을 씻어내는 의례는 보는 이의 마음도 달래준다. 록 음악과 씻김굿 선율이 강렬함을 더한다. 몸과 마음의 에너지를 남김없이 토해내는 배우들의 연기가 깊은 여진을 던지는 수작이다. 홍련 역은 이지혜 강혜인 김이후 홍나현이 맡았다. 바리는 이아름솔 김경민 이지연이 연기한다. 강림 역은 이정수 신창주 이종영이 맡았다. 월직차사 역에는 김대현 백종민, 일직차사 역에는 신윤철 정백선이 발탁됐다. 5월 17일까지. 서울 중구 충무아트센터 중극장 블랙. 14세 이상 관람 가능. ●연극 ‘슈만’사랑의 빛깔들 우아한 선율로 자아내다 스승 슈만의 아내 클라라를 사랑한 브람스. 잘 알려진 이야기를 각기 다른 빛깔의 사랑으로 섬세하게 그렸다.   1853년 독일 뒤셀도르프. 거장 음악가 부부 로베르트 슈만과 클라라 슈만이 사는 집에 젊은 음악가 요하네스 브람스가 방문한다. 브람스의 재능을 단번에 알아본 로베르트는 그를 제자로 받아들이고 모든 걸 쏟아 붓는다. 브람스는 천재 피아니스트인 클라라에게 빠져든다. 스승의 아내로 열네 살 많지만 터져 나오는 감정을 막을 순 없다.   음악을 통해 교감하고 자기만의 방식으로 사랑하는 세 사람을 입체적으로 비춘다. 창작극으로 2023년 초연됐다.  박상민은 클라라의 천재성을 질투해 더 높이 날아오르지 못하길 바라면서도 죄스러워하는 로베르트를 흡입력 있게 표현한다. 아내에 대한 브람스의 감정을 외면하며 애쓴다. 마비되는 육체, 흐려지는 정신에도 음악을 놓지 않는 모습을 실감하게 연기해 음악은 그의 전부임을 온 몸으로 호소한다.   브람스에게 흔들리지만 남편에게 마지막까지 헌신하는 클라라. 그에게 사랑의 또 다른 이름은 책임이었다. 남편의 음악 세계는 물론 일상을 지탱하게 해주는 게 그가 사랑을 표현하는 방식이었다.  브람스는 동경하던 감정이 사랑으로 바뀌지만 결국 클라라의 뜻을 존중한다. 로베트르가 세상을 떠난 후 클라라와 그 자녀들을 위해 생활비를 지원하고, 평생 결혼하지 않는다. 자신의 마음이 순간의 흔들림이 아니었음을 증명한 것.클라라 역은 김정화 정애연이 맡았다. 브람스는 김이담과 오승윤이 연기한다. 배우들의 안정적인 연기로 감정이 잔잔하게 쌓아올려지며 아련한 여운을 남긴다.  슈만과 브람스의 익숙한 음악은 우아함을 더한다. 브람스가 홀로 피아노로 치다 클라라와 함께 연주하는 ‘헝가리 무곡’. 이 곡이 이토록 설레고 낭만적이었던가.4월 12일까지. 서울 종로구 더굿씨어터. 12세 이상 관람 가능.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 2026-0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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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이 들면 깜빡, 당연한 것 아냐”…평생 또렷한 인지능력으로 살 수 있는 방법은?

    동료 이름이 떠오르지 않는다. 휴대전화, 자동차 열쇠를 챙기는 걸 깜빡한다. 집을 나섰는데 어디에 가려고 했는지 갑자기 생각나지 않는다.나이가 들면 이런 현상을 겪는 게 당연하다고 여기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고 정면으로 반박하는 이가 있다. 퇴행성 신경질환 전문가 데일 브레드슨(74)이다. 그는 지난해 국내 출간된 ‘늙지 않는 뇌’(원제 ‘The Ageless Brain‘·심심)에서 “치매는 예방이 가능하고 발병 이전 상태로 돌아갈 수 있다”고 말한다. 그를 e메일로 인터뷰했다.    듀크대 의대 의학박사인 브레드슨은 샌프란시스코 캘리포니아대학(UCSF) 신경학과에서 레지던트 과정을 마쳤다. UCSF,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학, 샌디에이고 캘리포니아대학에서 교수를 지냈다. 스탠퍼드 번햄연구소에서 발달·노화·재생 연구 사업을 총괄했고, 현재 독일 막스플랑크 연구소 인지 연구분과의 의료 부문 총책임자다. ●“뇌 검사 35세부터 정기적으로 해야” 브레드슨은 치매는 치료할 수 없으며 약물로 진행 속도를 늦추는 정도만 가능하다는 주장에 반대한다.“뇌를 건강하게 관리하면 나이가 들어도 또렷한 인지 능력을 가질 수 있습니다. 증상을 빨리 발견해 치료하면 발병 이전 상태로 되돌리는 것도 가능합니다. 제가 수많은 환자들을 치료한 결과 이를 확인했습니다. 말기 치매 환자를 온전하게 되돌리는 건 어렵지만 초기 치매나 경도 인지 장애 환자의 경우 치료가 가능했습니다.”치매는 갑자기 발생하는 게 아니라 오랜 기간에 걸쳐 진행된다. 초기 신호를 인지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기억력이 떨어지면 주의 깊게 살펴야 합니다. 단어가 잘 떠오르지 않고 읽는데 어려움을 겪거나 집중력이 떨어지기도 합니다. 뭔가를 해 내는 집행 능력이 떨어지고 사람의 얼굴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기도 하죠. 머리가 안개 낀 것처럼 멍한 ‘브레인 포그’를 겪기도 합니다.”그는 인지 기능이 떨어지는 나이가 점점 낮아지고 있다고 했다. “알츠하이머 환자 가운데 35~50세가 늘고 있습니다. 20대에 인지 기능 저하가 나타나는 이들도 있고요. 의료 기술이 발달해 증상을 빨리 포착하게 된 것도 있지만 사회 환경의 변화에 따른 영향이 큽니다. 뇌 건강에 악영향을 미치는 오염된 공기, 미세 플라스틱 등 독소가 늘어나고 비만 고혈압 고혈당 고지혈증 등 대사 기능 이상이 증가하고 있어요. 스마트폰 사용으로 인한 전자기장 노출도 영향이 있다고 보지만 이에 대해선 추가 연구가 필요합니다.”그는 뇌 건강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혈액 검사, 호르몬 검사 등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뇌 건강 검진은 35세부터 시작해 5년마다 하고, 60세 이후에는 2년마다 하라고 권했다.  “혈액 검사를 하면 뇌 상태를 파악할 수 있습니다. 타우 단백질의 217번째 아미노산에 인산화가 일어났는지 확인하는 방법(p-tau217)이 있습니다. 인산화된 타우 단백질 농도가 높으면 알츠하이머병 증상이 나타나지 않아도 대책을 마련해야 합니다. 또 알츠하이머병의 증상이 나타나기 앞서 혈중 신경아교원섬유 산성 단백질(GFAP) 농도가 치솟기 시작한다는 사실도 밝혀졌습니다. 두 검사는 상호보완적이어서 둘을 주기적으로 받아보면 됩니다.”인지 저하를 일으키는 원인은 사람마다 다르다고 한다.“대사 이상이나 독소로 인한 경우도 있고 염증이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정확하게 파악하려면 보다 포괄적으로 검사해야 합니다. 위, 대장 내시경 검사를 정기적으로 하듯이 뇌 역시 주기적으로 검사할 필요가 있습니다.” ●“익숙한 것에서 벗어나라” 뇌 건강을 위해선 낯선 자극이 필요하다. 가 본 적 없는 카페에 가서 한 번도 마셔보지 않은 음료를 주문하는 방법이 있다. 평소와 다른 시각에 일을 시작하고 끝낸다. 잘 읽지 않던 장르의 책을 읽거나 새로운 게임이나 운동을 해 볼 수 있다. 생소한 문화권의 음식을 만들어 보는 것도 좋다. “이탈리아어 배우기처럼 훨씬 더 큰 노력이 드는 일을 일 년에 한 번쯤 해 보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매일, 매달, 매년 단위로 낯선 걸 하면 뇌의 영역별 기능을 유연하게 조정하는 능력이 커집니다. 핵심은 익숙한 것에서 벗어나 뇌가 새로운 연결을 만들 기회를 주는 겁니다.”그는 약물 치료와 함께 생활 방식 전반을 개선해야 치매를 치료할 수 있다고 말한다. 식단, 수면, 운동, 스트레스 등이 모두 뇌 건강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중금속에 오염되지 않고 가공되지 않은 신선한 식재료로 만든 음식을 섭취하라고 강조했다. 운동은 필수다. “유산소 운동을 하면 뇌로 가는 혈류가 증가해 산소 공급이 늘어납니다. 뇌 수명을 보존하고 새로운 신경 세포가 생기려면 산소가 꼭 필요하죠. 일주일에 최소 세 시간은 유산소 운동을 해야 합니다. 근력 운동과 함께 고강도 인터벌 트레이닝을 하면 더 좋아요. 달리기, 자전거 타기, 축구 등 어떤 운동이든 좋습니다. 자신이 즐겁게 할 수 있는 운동을 찾는 게 중요합니다. 그래야 꾸준히 할 수 있으니까요.” 잠은 뇌에 쌓인 노폐물을 처리하는 기능을 활성화시킨다. “매일 최소 7시간은 자야 합니다. 다만 8시간 반은 넘기지 않는 게 좋아요. 9시간 이상 자면 치매 위험이 높아질 수 있습니다. 렘 수면 시간은 1.5시간 이상이어야 하고요. 기기를 이용해 총 수면 시간, 렘 수면 시간, 심박변이도, 혈중 산소포화도 등을 측정해 관리하면 효과적입니다.” 부모, 조부모, 증조부모까지 모두 장수하고 인지 기능이 또렷했다면 후손은 특별히 노력하지 않아도 될까.“아닙니다. 세상이 달라졌기 때문입니다. 더 많은 독소에 노출되고 더 많은 가공 식품을 섭취하는 등 환경이 크게 변했습니다. 유전자만 믿고 안심해서는 안 됩니다.”그는 자신이 제안한 방법을 통해 74세인 지금도 또렷한 정신을 지니고 있다고 했다.“치매는 지금처럼 흔한 질환이 아니라 드문 질환이 돼야 합니다. 소아마비처럼 치매도 ‘과거의 재앙’이 될 수 있습니다. 치매 예방과 치료법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실천한다면 개인과 그 가족의 고통을 줄일 수 있습니다.”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 2026-0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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