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효림

손효림 기자

동아일보 콘텐츠기획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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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손효림 기자입니다.

aryssong@donga.com

취재분야

2024-05-25~2024-06-24
문화 일반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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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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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7%
경제일반3%
  • “나의 길을 간다”…신념 위해 나아간 사람들 비춘 뮤지컬과 전시

    신념을 위해 자기만의 방식으로 한 걸음 한 걸음 걸어간 이들이 있다. 세상은 그들에게 비난을 쏟기도 하고, 뜨거운 지지를 보내기도 한다. 이들을 비춘 뮤지컬, 전시가 관객을 기다린다. 뮤지컬 ‘에밀’진실을 외치는 고단하고도 격정적인 여정프랑스 유명 작가 에밀 졸라와 그를 동경하는 가상의 청년 클로드가 보낸 하루 동안의 이야기를 그린 2인극 창작 뮤지컬이다. 에밀 졸라는 유대계 프랑스 육군 장교 드레퓌스가 독일의 스파이로 지목되자 선언문 ‘나는 고발한다’를 통해 드레퓌스의 무죄를 주장한 뒤 프랑스에서 온갖 비난에 시달린다. ‘드레퓌스 사건’의 재심을 준비하며 하루하루를 견디던 에밀 졸라는 클로드가 찾아오자 날을 바짝 세운다. 경계심 가득한 에밀 졸라는 작가 지망생이라는 클로드에게서 자신과의 공통점을 발견하곤 조금씩 마음을 열기 시작한다.자연 속에서 자유를 만끽했던 기억, 궁핍함에 시달린 경험 등에 대한 대화가 이어진다. 암살 위협을 받으며 가슴 졸이는 나날에서 벗어나 즐거움을 만끽하는 미래를 상상하기도 한다. 에밀 졸라 역은 박영수 박유덕 정동화가 맡았다. 클로드는 구준모 김인성 정지우가 연기한다. 서로에 대한 긴장을 늦추지 않는 가운데 과거에 대한 향수, 미래에 대한 갈망을 풀어내며 팽팽하다가도 어느 순간 환희에 찬 무대가 교차된다. 정동화는 예민하고 날카로우면서도 신념을 굽히지 않는 에밀 졸라를 몰입감 있게 그려낸다. 구준모는 순수해 보이지만 가슴 속에 무언가를 품고 있다 서서히 정체를 드러내는 클로드를 매끄럽게 연기한다. 비장하고 묵직한 넘버와 생기 가득하면서도 서정적인 넘버들이 이야기와 세련되게 어우러진다. 신념을 지키는 삶이 어떤 것인지, 이를 선택한 이유는 무엇인지 설득력 있게 풀어냈다. 수수께끼로 남아있는 1902년 에밀 졸라의 가스 중독 사망 사건에 영감을 얻어 김소라 작가가 작품을 썼다. 2022년 한국문화예술위원회 공연예술창작산실의 대본공모 당선작이다. 서울 종로구 예스24스테이지3관. 9월 1일까지. 뮤지컬 ‘등등곡’어지러운 세상, 각기 다른 꿈을 향한 질주 “사람이 사람이 아니로세. 죽어서는 의미가 없으니 살아서 노세”1591년 한양 인근. 희한한 탈을 쓴 젊은 선비들이 이런 말을 하고 춤추며 논다. ‘등등곡’이라 불리는 놀이로, 이 모임은 ‘등등회’라 불렀다. 등등회는 서인의 자제로 구성됐다. 역모 혐의로 동인이 대거 목숨을 잃은 기축사화(己丑士禍)와 관련, 모반의 주역으로 알려진 길삼봉이 살아 돌아왔다는 소문이 퍼진다. 등등회에 속한 다섯 명은 각자 꿈꾸는 세상을 향해 달리기 시작하는데…. 조선시대 역사서 연려실기술에 기록된 놀이 ‘등등곡’과 기축사화를 바탕으로 만든 5인극 창작 뮤지컬이다. 어지러운 세상에서 노는 것을 즐기는 등등회의 수장 김영운 역은 김재범 유승현 김지철이 맡았다. 넉살 좋고 무게감 있는 김영운은 길삼봉에 대한 소문으로 흔들리는 등등회를 이끌어 가야 한다. 허무함 가득한 천재 최윤은 김바다 정재환 안지환이 연기한다. 영운의 종으로 글재주가 뛰어난 초 역은 강찬 박준휘 김서환이 맡았다. 기축사화의 중심에 있던 서인 정철의 아들로, 술과 풍류로 죄책감을 달래는 정진명은 박선영 김경록이 연기한다. 황두현 임태현은 영의정의 아들로 태어나 세상에 이름을 날리길 원하지만 늘 최윤에게 밀리는 이경신 역에 발탁됐다. 이들은 각자 마음 속 깊이 품었던 생각을 드러내고 욕망을 분출하며 한 치 앞을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으로 치닫는다. 새로운 소재가 선사하는 흥미로움과 함께 개성 강한 인물들이 각기 다른 색깔로 뿜어내는 에너지가 무대를 채운다. 서울 종로구 대학로TOM1관. 8월 11일까지. 전시 ‘리얼 뱅크시’(REAL BANKSY: Banksy is NOWHERE)발랄하고 전복적인 상상력, 현실을 뒤흔들다‘꽃 던지는 소년’(2003년), ‘펄프 픽션’(2004년), ‘몽키 퀸’(2003년)…. 영국 출신의 ‘얼굴 없는 화가’로 유명한 뱅크시의 작품 130여 점을 만날 수 있다. 국내에서 열린 뱅크시 전시 중 최대 규모다. 1998년부터 최근까지 20여 년간의 작품세계를 볼 수 있다. 뱅크시를 좋아하는 이들 중에는 영국에 가서 그의 작품이 그려진 곳을 일일이 찾아다니기도 한다. 힘들게 발품을 팔지 않고 한 자리에서 뱅크시의 작품을 볼 수 있어 요즘 가장 ‘핫한’ 전시로 꼽힌다. 뱅크시는 정체를 숨기고 활동하기에, 뱅크시가 설립한 인증기관인 ‘페스트 컨트롤’을 통해 진품을 확인할 수 있다. 이번 전시에선 페스트 컨트롤의 공식 인증을 받은 뱅크시 작품 29점을 선보인다. 뱅크시 작품 대다수는 스프레이 벽화로, 이 중 일부를 뱅크시가 승인한 기관을 통해 석판화로 만든다. 페스트 컨트롤은 그 진위를 확인한다. 전시는 총 4개 섹션으로 구성돼 지하 4층에서부터 시작한다. 첫 번째 섹션에서는 뱅크시가 요르단강 서안 팔레스타인 지역에 세운 ‘월드 오프 호텔(Walled Off Hotel·벽에 가로막힌 호텔·2017년)’ 영상과 영국에 만든 ‘디즈멀랜드’(2015년) 영상을 볼 수 있다. ‘월드 오프 호텔’은 가자지구의 장벽 바로 옆에 뱅크시가 세운 숙박시설. ‘세상 최악의 뷰를 자랑하는 호텔’이라고 홍보하며 지난해까지 운영됐다. 끝을 알 수 없는 분쟁에 관심을 가질 것을 촉구한다.‘디즈멀랜드’는 파파라치에게 둘러싸인 신데렐라, 아름다운 호수 위 난민 보트 등으로 디즈니랜드를 풍자했다. 이들 작품은 세계적 분쟁에 따른 폭력과 차별을 비판하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14m 높이의 디즈멀랜드 드로잉도 그려져 있다. 그 옆에 회전목마가 있다. 회전목마는 디즈멀랜드의 분위기에 맞춰 전시팀이 제작했다. 한 개 층씩 올라가며 작품을 관람하면 된다. ‘풍선을 든 소녀’(2004∼2005년)는 2019년 소더비 경매에서 낙찰된 직후, 액자 아래로 그림이 스르르 내려가면서 문서 파쇄기를 통과하듯 저절로 파쇄돼 화제가 됐다. 전시에는 이 작품의 다른 에디션을 볼 수 있다. 소더비 경매 때 작품이 파쇄돼 사람들이 깜짝 놀라는 모습을 담은 영상도 나란히 배치했다. 베트남전쟁 때 네이팜탄으로 피해를 입은 소녀의 두 팔을 맥도널드의 대표 마스코트인 로널드와 미키마우스가 양쪽에 잡고 있는 ‘네이팜’(2003년)도 있다. 이들 기업의 돈이 다른 한쪽에서는 무기로 사용되고 있음을 지적한다. 자본주의의 그늘을 비판한 뱅크시의 작품이 높은 가격에 거래되는 아이러니한 현실에서 뱅크시는 작품 판매 수익을 난민과 전쟁 피해자 등을 위해 사용하며 자신의 철학을 실천하고 있다. 발랄하면서도 전복적인 상상력이 놀랍고 유쾌하다. 예술이 현실에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지 생각하게 만든다. 서울 종로구 그라운드서울. 10월 20일까지.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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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상금/둔 곳 까먹어서/아내에게 묻는다’…노년 일상 담은 시에 웃고 찡해져[손효림의 베스트셀러 레시피]

    [손효림의 베스트셀러 레시피]많은 사람들에게 뜨거운 사랑을 받는 베스트셀러. 창작자들은 자신이 만든 콘텐츠가 베스트셀러가 되길 꿈꾸지만, 실제로 실현될 가능성은 극히 낮다. 이 희귀한 확률을 뚫고 베스트셀러가 된 콘텐츠가 탄생한 과정을 들여다본다. 창작자의 노하우를 비롯해 이 시대 사람들의 욕망, 사회 트렌드 등을 확인할 수 있다.‘개찰구 안 열려/확인하니/진찰권’ ‘요전에 말이야/이렇게 운을 뗀/오십 년 전 이야기’노년의 일상을 예리하면서도 익살스럽게 담아 낸 시가 사랑받고 있다. 시집 ‘사랑인 줄 알았는데 부정맥’(포레스트북스)에 담긴 작품들이다. 이 책은 올해 1월 국내 출간된 후 5개월 만에 4만 권이 판매됐다.(국내 출판계의 베스트셀러 기준은 책 판매량 1만 권이다.)이 책의 편집자인 서선행 포레스트북스 편집이사(47)를 서울 영등포구 포레스트북스에서 13일 만났다. 서 이사는 “너무 재미있어서 꼭 출간하고 싶었다. 전혀 기대하지 않았고 홍보도 별로 하지 않았는데 독자들의 호응이 뜨거워 깜짝 놀랐다. 예상을 완전히 벗어난 반응이다”라고 말했다. 이 책은 초판을 내고 5일 만에 2쇄를 찍었다. ‘사랑인 줄 알았는데 부정맥’은 일본 사단법인 전국유료실버타운협회에서 매년 열고 있는 ‘실버 센류’ 공모전의 2011, 2012년 입선작을 포함해 88수를 모았다. 제목도 수록된 시 중 하나다. 일본 정형시 중 하나인 센류(川柳)는 5-7-5의 총 17개 음으로 된 짧은 시로, 풍자와 익살을 담은 게 특징이다. 전국유료실버타운협회는 2001년부터 매년 나이듦을 주제로 하는 ‘실버 센류’ 공모전을 열고 있다. 서 이사가 이 책을 발견하게 된 건 8, 9년 전 일본을 여행했을 때다. 서점에서 우연히 책을 보고 푹 빠졌다. 이전에 근무하던 출판사에서 출간하고 싶다고 제안했지만 책이 팔리지 않을 것이라고 판단해 내지 못했다. “저 역시도 그 의견에 동의했어요. ‘나나 좋아하지 누가 좋아할까’라고 생각했거든요. 그래도 이 책이 계속 마음에 남아서 포레스트북스로 옮긴 후 다시 출간하고 싶다고 제안했어요. 뜻밖에도 김선준 대표님이 ‘나도 이렇게 재밌는 책을 만들고 싶다’고 하시더라고요. 비용이 많이 들지 않아 제작비는 회수할 수 있을 거라고 판단했어요. 회사에 손해를 끼치지는 않을 거라 여겼죠.”시집에는 노년의 삶을 유머러스하게 그려 웃음이 터지는 시가 많다. ‘비상금/둔 곳 까먹어서/아내에게 묻는다’, ‘미련은 없다/말해놓고 지진 나자/제일 먼저 줄행랑’, ‘몇 줌 없지만/전액 다 내야 하는/이발료’ 같은 작품이다. 남은 생의 시간을 가늠하거나 복용하는 약이 점점 늘어나는 상황을 담은 시는 웃음과 함께 애잔한 느낌을 준다. ‘LED 전구/다 쓸 때까지/남지 않은 나의 수명’, ‘무농약에/ 집착하면서/ 내복약에 절어 산다’. 노년의 외로움을 가슴에 와 닿게 쓴 작품도 눈길을 끈다. ‘늙은 두 사람/수금원에게/차를 대접한다’, ‘혼자 사는 노인/가전제품 음성 안내에/대답을 한다’.서 이사가 판권 구입을 위해 일본 출판사에 연락한 건 2022년 말이었다. 판권을 사려 한 국내 출판사는 없었다. 한데 판권 구매를 확정하기까지 의외로 시간이 걸렸다. “책에 작품이 실린 분들이 소식을 듣고 ‘한국에 내 시가 소개된다니 엄청난 사건’이라며 놀라고 흥분하셨다고 해요. 가까이 사는 분들끼리 모여 한국 출간에 대해 논의했답니다. 일본 출판사에 연락할 때마다 계속 ‘지역별로 회의 중’이라는 말을 들었어요. 오늘 이 지역에서 회의를 하면 그 뒤 또 다른 지역에서 하고…. 지역별로 회의가 계속 이어졌대요.(웃음)” 지난해 여름 판권 구매가 확정됐다. 서 이사가 떠올린 번역가는 딱 한 명이었다. 이지수 번역가. 사노 요코의 ‘사는 게 뭐라고’, ‘죽는 게 뭐라고’, 고레에다 히로카즈의 ‘영화를 찍으며 생각한 것’, ‘키키 기린의 말’ 등을 우리말로 옮겼다. ‘아무튼, 하루키’, ‘우리는 올록볼록해’를 쓴 작가이기도 하다.“이 책은 글맛이 중요한데 이를 제대로 살릴 수 있는 분은 이지수 선생님 뿐이라고 생각했어요. 급하게 연락드리니 예상대로 번역할 책이 많아 일정이 빡빡한 상황이었고요. 제가 ‘책을 보면 번역 안 하실 수 없을 걸요. ‘거절할 수 없는 제안’이 될 거예요’라고 했죠.(웃음) 역시 책을 보시더니 ‘멈출 수 없다. 정말 재밌다’며 기꺼이 시간을 쪼개 번역해 주셨어요.”책은 출간되자마자 큰 주목을 받았다. 소셜 미디어에 시를 올리고 깔깔 웃는 반응이 이어졌다. 서평 기사도 연달아 나왔다. 일본어 원서를 읽고 싶어 하는 이가 많아 대형 서점에서도 이와 관련해 문의 전화가 왔다. 20~40대에서는 “부모님에게 선물로 드렸다”, “부모님과 대화할 소재가 생겼다”는 리뷰가 상당수였다. 직접 책을 산 고령층도 많았다. “연륜에서 우러나온 통찰이 사람들을 웃게 하고 마음을 찡하게 만든다는 걸 실감했어요. 출판사로 쏟아지는 어르신들의 전화를 받는 신선한(?) 경험도 했고요. ‘일본어 원문을 왜 싣지 않았느냐’고 호통 치거나 ‘글씨가 왜 이렇게 크냐’고 물어보는 분, ‘책에 실린 글자수가 너무 적다’는 등 진짜 다양한 분들의 전화를 받았어요. 글씨 크기는 일본 책을 그대로 따른 거예요. 시집이기에 글자수가 적은 거고요. 제약회사에서 책을 대량으로 구입하고 싶다는 연락도 받았어요. 그래서 건강 서적이 아니라 시집이라고 말씀드렸죠. 최종적으로 판매는 안 됐습니다.(웃음)”독자들의 반응이 뜨거웠지만 서 이사는 이 시집이 기존 시인들에게 어떻게 보일지 한편으론 걱정이 됐다고 한다.“일반인이 쓴 시를 담은 시집의 판매 순위가 높다는 게 신경이 쓰였어요. 뭔가 의도치 않게 시인들에게 누를 끼친 게 아닌가 싶기도 하고요. 그런데 장석주 박연준 시인 부부가 ‘이게 진정한 시다. 역시 시는 함축의 맛이지’라고 서로 이야기를 나눴다고 말씀해 주셔서 안심했어요.” 이 책의 후속으로 ‘실버 센류’ 공모전 최신 당선작을 담은 ‘그 때 뽑은 흰머리 지금 아쉬워’(가제)를 올해 12월 출간할 예정이다. “12월에 낼 책에는 펜데믹과 마스크 착용 등 최근 사회 흐름을 담은 시가 많아요. ‘실버 센류’ 공모전 당선작을 시리즈로 내는 것도 고려 중이에요. 꾸준히 출간해 볼만한 책이라는 확신이 들고 있거든요.” 서 이사는 방송사 다큐멘터리 작가로 일하다 IT회사, 가구 회사 등에서 홍보 업무를 했다. 2007년 출판사로 옮겨 홍보를 담당하다 2015년 편집자로 일하기 시작했다. 그는 기존에 없던 분야를 다루거나 잘 알려지지 않은 저자를 발굴해 책을 낸 경우가 많다. ‘무례한 사람에게 웃으며 대처하는 법’(정문정 지음), ‘쇼펜하우어 아포리즘: 당신의 인생이 왜 힘들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아르투어 쇼펜하우어 지음·김욱 편역), ‘이은경쌤의 초등어휘일력365(이은경 지음)’, ‘죽음이 물었다, 어떻게 살거냐고(한스 힐터 지음·한윤진 옮김)’ 등 여러 베스트셀러를 만들었다.“없는 것을 찾아내는 걸 좋아해요. 시간 날 때마다 드라마, 영화, 소셜 미디어, 웹툰 등을 보는데요,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마음 속 항아리’에 넣어두고 지켜봐요. 일종의 숙성을 시킨다고 할까요. 아닌 건 지우고 오래 남은 아이디어는 무슨 일이 있어도 책으로 내려 해요. 생각했던 내용이 손으로 만질 수 있고 눈으로 볼 수 있는 물성을 지닌 책으로 탄생하는 게 뿌듯해요.”그는 어릴 때 집에 책이 별로 없어 틈만 나면 멀리 있는 도서관에 걸어가 책을 봤다고 한다. 친구에게 세계문학전집을 빌려 보기도 했고, 외가에 가면 책장에 꽂힌 이모의 두꺼운 책을 꺼내 푹 파묻혀 지냈다. 부모님이 크리스마스 선물로 받고 싶은 걸 물어보면 무조건 책이라고 답했다. “어린 시절 책을 읽으려면 애써서 구해야 했던 목마름이 책에 대한 갈망을 더 크게 만든 것 같아요. 책에 둘러싸여 있으면 참 행복하거든요. 어린 시절의 나를 만날 수 있다면 ‘너는 나중에 책에 파묻혀 지낼 거야’라고 말해주고 싶어요.” 그는 틈만 나면 서점에 가서 책을 구입한다. 좋은 책을 만들려면 책을 많이 사야 한다고 말한다. “내 돈으로 책을 사면 어떤 책을 사고 싶어 하는지 자연스럽게 알게 되거든요. 구매자의 감각을 유지하는 게 중요해요. 지갑을 열게 하는 포인트를 놓치지 않아야 합니다.” 그는 영화 드라마 웹툰 등 콘텐츠는 물론 식당까지, 자신이 선택하는 취향이 극히 대중적이라고 했다. 예전에는 자기만의 개성이 없는 것 같아 아쉬웠지만 지금은 많은 이들이 좋아하는 걸 자연스레 파악할 수 있어 다행이라고 생각한단다.“제가 좋아하고 즐거워하는 콘텐츠로 책을 만드는 게 진짜 재미있어요. 가능한 오래오래 이 일을 하고 싶습니다.” ■‘사랑인 줄 알았는데 부정맥’(포레스트북스·2024년)은….일본 사단법인 전국유료실버타운협회에서 매년 열고 있는 ‘실버 센류’ 공모전의 2011, 2012년 입선작을 포함해 88수를 모은 시집이다. 센류(川柳)는 일본 정형시 중 하나로, 5-7-5의 총 17개 음으로 된 짧은 시다. 풍자와 익살스러운 내용을 담은 게 특징이다. 전국유료실버타운협회는 2001년부터 매년 나이듦을 주제로 하는 ‘실버 센류’ 공모전을 열고 있다. 2001년 공모전을 시작할 때는 한 번만 열 예정이었지만 반향이 매우 커서 매년 개최하게 됐다. 2012년 최연소 응모자는 여섯 살, 최고령 응모자는 백 살이었으며 총 응모작 수는 11만 수가 넘었다.작품들은 건망증, 병원 다니기 등 노년의 일상생활을 비롯해 연금, 돌봄과 관련된 고민처럼 사회적 이슈까지 폭넓게 다룬다. ‘전에도 몇 번이나/분명히 말했을 터인데/처음 듣는다!’, ‘이봐, 할멈/입고 있는 팬티/내 것일세’, ‘젊게 입은 옷/자리를 양보받아/허사임을 깨닫다’는 나이 들면서 겪는 일을 유머러스하게 그렸다. ‘쓰는 돈이/ 술값에서 약값으로/변하는 나이’, ‘심각한 건/정보 유출보다/오줌 유출’, ‘자기 소개/취미와 지병을/하나씩 말한다’처럼 노쇠한 육신으로 인한 변화도 솔직하게 털어놓는다. ‘두 사람의 연애담/처음 들은/장례식 날 밤’, ‘서로를 돌보며/다시 한번 싹트는/부부애’처럼 삶과 죽음, 시간과 사랑에 대한 통찰을 담은 작품도 적지 않다. 노년층에는 웃음과 공감을 선사하고 젊은층에는 웃음과 함께 나이 드는 것에 대해 생각하게 만든다. 작품을 읽으며 부모님을 더 잘 이해하게 됐다는 반응도 많다. 수상작 등을 모아 낸 시집 시리즈는 일본에서 누적 판매량이 90만 권을 넘었다. 입선자 중 한 명은 “태어나서 처음으로 상장을 받았다. 지금까지의 긴 인생 중 최고로 영광스러운 일이다. 상장은 나중에 관에 넣고 싶다”고 말하기도 했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 2024-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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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과학책? 에세이? 정체불명 장르로 잭팟 터뜨리다…‘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손효림의 베스트셀러 레시피]

    [손효림의 베스트셀러 레시피]많은 사람들에게 뜨거운 사랑을 받는 베스트셀러. 창작자들은 자신이 만든 콘텐츠가 베스트셀러가 되길 꿈꾸지만, 실제로 실현될 가능성은 극히 낮다. 이 희귀한 확률을 뚫고 베스트셀러가 된 콘텐츠가 탄생한 과정을 들여다본다. 창작자의 노하우를 비롯해 이 시대 사람들의 욕망, 사회 트렌드 등을 확인할 수 있다.“제목이 독특해서 책을 살펴보다 출간했어요. 선인세도 낮아 부담이 없었고요. 순전히 호기심이 발동해서 낸 거예요.”‘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를 출간한 심경보 곰출판 대표(51)가 말했다. 미국 과학 전문 기자 룰루 밀러의 첫 책인 논픽션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2021년 12월 국내 출간된 후 올해 5월까지, 2년 반 동안 30만 권 넘게 판매되며 화제가 됐다.(국내 출판계의 베스트셀러 기준은 책 판매량 1만 권이다.) 교보문고와 예스24가 각각 집계한 올해 상반기 베스트셀러에도 이름을 올리며 꾸준히 사랑받고 있다. 서울 강서구 곰출판에서 지난달 31일 만난 심 대표는 “이런 숫자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지금도 믿기지 않는다”며 웃었다. 심 대표는 2020년, 평소처럼 아마존에서 여러 책을 살펴보던 중 이 책을 발견했다. 미국 현지에서 출간된 지 얼마 안 돼 유력 일간지에서 호평을 받기 전이었다. 원제 ‘Why Fish Don‘t Exist’가 그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제목이 특이해 어류에 관련된 과학적 내용을 담은 정통 과학책인 줄 알았어요. 생소한 분야인 분류학, 분기학을 다룬 것도 흥미로웠고요.”철학을 전공한 그는 과학에 관심이 많다. “합리적인 사고를 키우는데 과학이 도움이 되니까요. 당연한 얘기지만 철학과도 연결되고요. 과학을 잘 몰라서 더 알고 싶은 이유도 있어요.”‘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삶의 혼란을 느낀 저자가 어류 전문 분류학자인 데이비드 스타 조던(1851~1931)의 발자취를 따라가는 내용이 골격을 이룬다. 아내와 아이를 병으로 연달아 잃고, 오랜 기간 분류해 놓은 물고기 표본 대부분이 지진으로 처참하게 망가졌지만 꿋꿋이 연구를 이어간 조던의 놀라운 생명력에 매료됐기 때문이다. 일종의 롤 모델이 될 수 있을 것이라 여기고 그의 생을 따라가다 저자는 뜻밖의 사실을 발견한다. 이를 확인하기 위해 그 현장으로 달려가고 관계자들을 만난다. 에세이, 과학자의 전기, 스릴러, 르포, 인터뷰 등 여러 장르가 혼합된 독특한 형식이다. 초반부를 읽을 때는 ‘이게 뭐지?’라며 고개를 갸우뚱하게 되고 약간 지루한 느낌도 든다. 한데 계속 읽다보면 흥미로운 내용이 불쑥불쑥 튀어나오고 전혀 예상치 못한 사건과 전개에 당혹스러우면서도 궁금증이 커져 마지막 페이지까지 내달리게 된다. 심 대표가 에이전시에 문의하니 책 판권을 사들인 국내 출판사는 없었다.(국내 한 출판사가 이 책을 검토하다 중단했다는 얘기는 들었다고 한다.) 책이 미국에서 출간됐기에 에이전시를 통해 책 전체 내용을 받았다. “가깝게 지내는 번역자 선생님에게 원서를 보내드리고 의견을 여쭤봤어요. ‘순수 과학책이 아니라 객관적인 의견을 드리기는 어렵다’고 조심스럽게 말씀하셨어요. ‘아마존에서 독자 리뷰가 좋으니 일반 독자를 끌어당기는 매력이 있는 책일지도 모르겠다’고 덧붙이셨고요.”국내에 전혀 알려지지 않은 미국 기자가 쓴 첫 책이어서 순수하게 책 내용으로 승부를 봐야했다. 심 대표는 해외 사이트에서 서평을 비롯해 저자에 대한 내용 등을 추가로 확인한 후 판권을 계약했다. “선인세는 3000달러로 최소 금액에 가까워 부담 없이 책을 낼 수 있겠다고 판단했어요. 번역을 맡은 정지인 선생님이 ‘과학이란 렌즈를 통해 삶을 바라보는 책으로, 내용이 참 좋다’고 하셨어요. 외주 편집자도 ‘지금까지 작업한 외서가 꽤 많은데 이 책은 다섯 손가락 안에 들 정도로 좋다’고 해서 조금 기대가 되기는 하더라고요.”책을 번역하고 제작하는 사이 미국에서는 워싱턴포스트, 시카고 트리뷴 등에서 호평을 받으며 큰 화제가 됐다. 다만 미국과 한국 독자가 다르기에, 미국에서 베스트셀러가 되었어도 한국에서는 어떤 반응이 나올지 촉각을 곤두세웠다.당초 책은 2021년 11월 출간할 예정이었다. 12월이 되면 연말 분위기 때문에 책 판매가 주춤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작업을 하다보니 기간이 좀 더 걸렸다.“해를 넘겨 2022년 1월에 낼까 고민했어요. 새해 계획으로 독서를 꼽는 사람들이 많아서 1월에는 책 판매량이 늘어나니까요. 그래도 기왕 완성된 거, 일단 출간하기로 결정했죠.”2021년 12월 중순 출간한 후 3주 뒤인 2022년이 시작되자 판매가 급증하기 시작했다. 김겨울 작가가 운영하는 유튜브 ‘겨울서점’에서 책을 소개하고, 주요 온라인 서점에서도 추천하면서 책은 단숨에 베스트셀러가 됐다.“당시 1인 출판사라 홍보를 많이 할 여력이 없었어요. 몇몇 분들에게 추천사를 부탁했는데 일정 때문에 어렵다는 답이 돌아왔고요. 그래서 추천사도 싣지 못했어요. 평소처럼 소셜미디어를 통해 알리고 책에 관심 많은 유명 인사들에게 책을 보냈어요. 책을 읽어본 분들 사이에서 입소문이 나면서 판매량이 치솟았습니다.”독자들은 ‘신선하고 놀랍다’, ‘사랑과 삶의 가치를 흥미로운 방식으로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본보를 비롯해 여러 언론사와 주요 서점에서 ‘올해의 책’으로 선정됐다. 책이 돌풍을 일으키면서 특별 한정판도 여럿 제작했다. 밀리의 서재와 김겨울 작가가 협업한 버전을 비롯해 예스24와 손잡고 각각 특별 한정판을 냈다. 양장본도 출간했다. 최근 예능 프로그램 ‘나는 솔로’에서 20기 출연자 현숙이 이 책을 읽었다고 밝히면서 판매량이 더 늘었다. “좋은 책은 결국 누군가에게 가닿는다는 걸 실감했습니다. 저만의 촉이나 눈썰미가 있었다기보다는 운이 좋았다고 생각해요.(웃음)”2014년 1인 출판사를 시작한 후 적자에 시달리던 심 대표에게 이 책은 ‘기적의 깜짝 선물’이 됐다.“출판사에서 5년 동안 일한 후 IT기업에서 근무했어요. 오래 할 수 있는 일을 고민하다 책을 좋아해서 출판사를 차렸죠. 대단한 걸 바라고 시작한 건 아니었지만 적자가 이어지니 출판사를 계속 운영해야 하나 고민이 많이 됐어요.” 2015년 아이가 태어나 가장으로서 어깨는 더 무거워졌다. “1인 출판사는 계속 달리지 않으면 쓰러지는 자전거와 같기에 자전거 페달을 밟듯이 멈추지 않고 책을 만들었어요. 돈은 최대한 안 쓰고 버텼죠.”그러다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가 이른바 ‘잭팟’을 터뜨리며 그동안 받은 대출을 모두 갚고 수익도 낼 수 있었다. 지난해 직원도 한 명 채용했다. 지금도 한 달 평균 5000권이 판매돼 출판사의 ‘효자’를 넘어 ‘기둥’ 노릇을 톡톡히 한다.곰출판은 과학을 비롯해 영화 음악 등 예술 분야 책을 주력으로 낸다. 인문 에세이, 철학 분야 책도 만든다. 심 대표는 최신 트렌드를 반영한 책보다는 생명이 긴 책을 만들고 싶다고 했다.“사람들에게 지속적으로 도움이 될 책이 무엇인지 늘 생각해요. 세상이 어떻게 변할지 예측하는 책보다는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가치와 내용을 담은 책을 선보이고 싶습니다. 세대를 거듭해 오랜 시간 사람들이 계속 읽는 책을 만드는 게 꿈입니다.”■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곰출판·2021년)는…미국 과학 전문 기자인 룰루 밀러는 인생에서 큰 혼란을 느끼자 어류 전문 분류학자 데이비드 스타 조던(1851~1931)의 삶을 추적한다. 조던이 고난이 닥쳐도 꿋꿋이 자신의 길을 걸어간 강한 의지를 지닌 인물이라고 여겼기 때문이다. 조던은 어릴 때부터 지도 만들기, 식물 표본 수집하기 등 자신이 매료된 대상을 집요하게 파악하고 분류하기를 좋아했다. 분류학자가 된 조던은 세계 곳곳을 다니며 어류를 수집하고 이름을 붙였다. 당대 인류에게 알려진 어류 중 5분의 1은 조던과 그의 동료들이 발견했다고 한다. 조던은 미국 스탠포드대 총장을 지내기도 했다.조던은 아내와 아이를 병으로 연이어 잃고, 벼락으로 인한 화재로 물고기 표본이 모두 사라졌지만 연구를 멈추지 않았다. 수십 년간 만든 어류 표본이 지진으로 박살나고 표본의 이름표들이 흩어져버린 상황에서도 굴하지 않았다. 그는 바늘로 어류 표본에 이름표를 꿰어 붙이는 방식으로, 같은 일이 벌어져도 문제가 되지 않는 방법을 찾아내며 연구를 계속했다. 어떤 장애물에도 개의치 않고 어류에 이름을 짓고 분류하는 작업에 몰두한 조던은 사회 역시 체계적으로 분류하고 위계를 만들려 했다. 이를 위해 직접 행동에 나섰다.그러나 저자는 논문과 여러 전문가들을 통해 ‘타당한 생물 범주로서 어류란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어리둥절한다. 책 제목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과학적인 사실이다! 나아가 인간이 만든 위계, 질서가 과연 타당한지 그리고 올바른지 정면으로 문제를 제기하는 의미도 담고 있다. 조던의 일생은 시간 순으로 나열하기보다 구체적인 사실에 저자의 해석을 곁들여서 소개한다. 독자의 손을 이끌고 조던이 있는 현장으로 데려가 직접 보여주듯이 묘사한다. 자신의 성장 과정도 자세하게 소개한다. 생화학자인 아버지는 매일 아침 어머니에게 커피를 만들어 주고 세 딸을 다정하게 보살폈다. 학생들에게도 헌신적이었다. 개구리 다리, 전기가오리 내장 등 실험 뒤 버려지는 것을 요리해 맛보기를 즐기고, 소매 때문에 시험관을 쓰러뜨리는 일이 너무 많다며 가위로 옷 소매를 죄다 잘라버리는 괴짜이기도 했다. 인생의 의미를 묻는 어린 딸에게 “의미는 없어”라고 잘라 말하고, “지구 저 멀리서 떨어져서 본다면 우리는 정말 아무것도 아닌거지”라며 과학자답게(?) 칼같이 말한다. 아버지의 이 말은 저자에게 오랜 기간 삶과 존재의 의미에 대해 고민하게 만든다.저자의 내밀한 인생 이야기에 조던의 삶, 그리고 그와 관련된 사안을 확인하며 현장을 취재하고 인터뷰한 내용 등을 엮어 장르를 규정하기 어렵다. 발랄하고 거침없는 필력으로 저자는 이 모든 것을 매끄러우면서도 흥미진진하게 녹여낸다. 처음 읽을 때는 다소 혼란스럽지만 페이지를 계속 넘기다보면 예상치 못한 사실들이 속속 밝혀져 놀라게 된다. 사회 및 역사적 이슈에 대해서도 생각하게 만드는 등 낯설면서도 유쾌한 경험을 선사한다. 여러 가지 맛을 느끼게 하는 정체불명의 매혹적인 요리 같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 2024-0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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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강에서 부활한 대학가요제… “국민 축제로 키워나갈 터”

    “대학가요제가 부활한다는 소식을 듣고 곧바로 지원했어요. 본선에만 진출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대상을 받게 돼 너무 놀랐습니다. 수상자로 호명되던 순간을 떠올리면 지금도 가슴이 뛰어요.”‘2024 한강대학가요제’에서 창작곡 ‘moonlight(문라이트·달빛)’로 대상을 거머쥔 서경대 밴드 펜타클(pentacle) 멤버들이 말했다.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 물빛무대에서 지난달 25일 열린 한강대학가요제는 3만 명 넘는 시민들이 관람했다. 한강대학가요제는 1970, 80년대 가수를 꿈꾼 대학생들의 등용문이던 대학가요제와 강변가요제의 부활을 알리며 올해 처음 열렸다. 전국 84개 대학, 264개 팀이 예선에 참가해 치열하게 경쟁한 끝에 11개 팀이 25일 본선 무대에 올랐다. 본선 참가 팀들은 이날 본격적인 경연에 앞서 무한궤도 ‘그대에게’(1988년 대학가요제 대상), 이상은 ‘담다디’(1988년 강변가요제 대상), 높은음자리 ‘바다에 누워’(1985년 대학가요제 대상)를 부르며 열기를 끌어올렸다. 한강대학가요제는 서울시와 동아일보가 주최하고 에듀동아와 아리랑TV가 주관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대학생의 순수한 창작 열정을 널리 알리고 시민도 즐길 수 있게 하기 위해 한강대학가요제를 개최했다”며 “앞으로 더 신나게 즐길 수 있도록 만들어 한강대학가요제를 국민 축제로 키워 가겠다”고 밝혔다. 심사위원으로는 배우 박상원, 가수 권진원 박선주, 작곡가 김형석 박성호가 참여했다. 박상원 심사위원장은 “예선부터 참가한 팀들 모두 대단한 수준을 보여줬다”고 심사 소감을 말했다. MC는 개그우먼 이영자와 오상진 아나운서가 맡았다. 대상을 수상한 펜타클은 보컬 박은혜, 베이스기타 허은찬, 드럼 이호찬, 기타 나윤서, 건반 김채운 등 실용음악과 재학생 5명으로 구성됐다. 군 복무 중인 다른 한 명은 참가하지 못했다고 한다. 김채운 씨는 “준비 기간이 짧았지만 최근 (음원) 발매를 염두에 두고 쓴 곡으로 참가했다”며 “멤버 간에 마음이 잘 맞고 합이 좋아 본선 무대에서 긴장하지 않고 즐기듯 임했다”고 말했다. 펜타클은 별처럼 빛나는 존재들이 모였다는 의미를 담았다. 돋보이는 노래 실력으로 강렬한 인상을 준 박은혜 씨는 뮤지컬 배우를 꿈꾼다. 그는 “무대에서 가장 행복한 에너지를 뿜어낼 수 있다”며 “뮤지컬 무대에 설 수 있도록 음악적으로 다양한 경험을 쌓고 싶다”고 했다. 허은찬 씨는 “음악과 함께한 시간이 지금의 나를 만들었다”며 “누군가의 노래와 음악에 빛을 더한다는 생각으로 연주하고 있다”고 했다. 이호찬 씨는 “우연한 기회에 드럼을 치기 시작했고, 드럼 전공으로 대학에 입학했다”며 “펜타클이라는 이름으로 해외 무대에 서 볼 수 있길 꿈꾼다”고 말했다. 나윤서 씨는 “밴드를 함께 하며 혼자가 아닌 ‘함께’의 의미를 알게 됐다”며 “많은 분들에게 인정받는 밴드로 성장하고 싶다”고 밝혔다. 금상은 서울예대 밴드 ‘나아가보자’의 ‘새롭게 필 꽃잎의 순간을 우리 기억해’가, 은상은 역시 서울예대 ‘곽밴’의 ‘Hey You’, 동상은 동아방송예대와 서울예대 혼성 ‘can’t be blue’의 ‘사랑이라 했던 말속에서’와 서경대 ‘Mars to Mars’의 ‘Falling Down’이 각각 차지했다. 상금은 대상 1000만 원, 금상 500만 원, 은상 300만 원, 동상 2팀 각 100만 원씩 총 2000만 원이 주어졌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 2024-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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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극 ‘웃음의 대학’ 外

    《팍팍하고 불안한 삶, 어디서 돌파구를 찾아야 할까. 인생에서 맞닥뜨린 고난에도, 나아가고 싶은 곳을 향한 갈망을 그린 연극, 뮤지컬을 만나보자. 모차르트 음악의 정수를 담은 클래식 공연도 찾아온다.》연극 ‘웃음의 대학’웃음 통해 찡하게 길어 올린 소통과 예술의 의미전쟁이 벌어지는 1940년, 검열관은 사람들에게 웃음을 주는 희극을 없애려 한다. 극단 ‘웃음의 대학’ 전속 작가는 웃음을 지켜내려 온 힘을 다한다. 두 사람이 벌이는 7일간의 해프닝을 담은 2인극이다. 작가는 공연 허가를 받기 위해 검열관의 무리한 요구를 하나하나 받아들인다. 한데 이를 반영해 대본을 수정할수록 희곡은 기발한 방향으로 재미를 더해간다. 일본 유명 극작가 미타니 코키의 대표작이다. 국내에서는 2008년 초연부터 2016년까지 모두 35만 명이 관람했다. 이번 공연에서는 송승환 서현철이 검열관 역을, 주민진 신주협이 작가 역을 맡았다.깔깔 웃다보면 고군분투하다 어느 새 서로를 이해하게 되는 검열관과 작가의 모습에 마음이 따뜻해진다. 연극, 나아가 예술이 지닌 가치도 묵직하게 짚는다.6월 9일까지.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S씨어터. 3만5000∼6만5000원. 뮤지컬 ‘베어 더 뮤지컬’파격적이고 대담하게 그린 성장의 아픔보수적인 가톨릭 기숙학교. 남학생인 피터와 제이슨은 사랑하는 사이다. 피터는 자신들의 사랑을 밝히고 싶어 하지만 학교에서 킹카로 꼽히는 제이슨은 두려워한다.연극 ‘로미오와 줄리엣’ 오디션이 열리고 제이슨은 로미오 역을 맡게 된다. 줄리엣 역을 하는 아이비는 현실에서 제이슨을 유혹한다. 커밍아웃을 원하는 피터에게 제이슨은 이별을 통보하는데…. 성 정체성을 둘러싼 고민과 두려움, 여러 관계로 인한 불안과 방황을 과감하게 드러냈다. 2015년 국내 초연부터 마니아층을 형성했다. 각 캐릭터의 심리를 예리하게 풀어낸 넘버들은 몰입을 높인다. 록, 팝 발라드 등 다양한 장르의 음악과 역동적인 안무는 무대를 풍성하게 만든다. 피터 역은 박정원 임재윤 윤석호 홍기범이, 제이슨 역은 한서원 최재웅 김재한 이석준이 각각 맡았다. 아이비는 선유하 조디아나가 연기한다.8월 25일까지. 서울 종로구 두산아트센터 연강홀. 6만6000원, 8만8000원. 뮤지컬 ‘클럽 드바이’청춘과 록이 뿜어내는 강렬한 에너지20세기 말 홍대 앞 록클럽을 둘러싼 세 사람의 이야기를 그린 창작 뮤지컬로, 처음 공개된다. 록클럽을 운영하는 기타리스트 도원, 천재적인 재능을 지닌 메인 보컬 본하, 새 삶을 꿈꾸는 보컬 오수가 나온다.도원은 본하가 자리를 비운 사이 오수를 클럽에 받아들인다. 본하가 돌아오면서 메인 보컬 자리를 둘러싸고 신경전이 벌어진다. 도원은 홍대 앞 최고의 록클럽을 만들어보자며 둘을 설득한다. 한데 본하가 오수에게 빠져들면서 도원은 불안에 휩싸이는데….도원 역은 변희상 유태율 황민수가, 본하 역은 이종석 박좌헌 신주협이 맡았다. 오수는 이지연 조영화 박소현이 연기한다. 올해 2월 쇼케이스에서 주요 넘버를 선보여 호평받았다. 2013년 초연된 후 꾸준히 사랑받고 있는 뮤지컬 ‘트레이스 유’의 프리퀄이다.6월 11일∼9월 1일. 서울 종로구 예스24스테이지2관.4만4000원, 6만 6000원. 클래식 ‘아마데우스 2024: 오스트리아의 모차르트’세계적 악단과 지휘자가 빚어내는 모차르트 음악의 정수바로크 시대부터 바그너 오페라까지, 폭넓은 레퍼토리를 선보이는 명문 프랑스 오케스트라 ‘루브르의 음악가들’이 프랑스 유명 지휘자 마크 민코스키와 함께 모차르트 음악의 정수를 선보인다.민코스키는 ‘잘츠부르크 모차르트 주간’ 프로그램을 감독했고 미국 로스앤젤레스 필하모닉등을 지휘했다. 1982년 민코스키가 설립한 ‘루브르의 음악가들’은 바로크, 낭만주의 등 당대 정통 음악을 재발견해 호평받고 있다. 이번 무대에서는 모차르트 바이올린 협주곡 5번, K.219 ‘터키’, 교향곡 41번 ‘주피터’, 바이올린과 비올라를 위한 협주 교향곡 K. 365/K. 320d를 선보인다.바이올리니스트 김계희와 비올리스트 스테판 루지에가 협연한다. 김계희는 지난해 열린 제17회 차이콥스키국제음악콩쿠르에서 한국인 최초로 기악 부문에서 우승했다. 바이올린과 비올라 연주자로 활동하는 스테판 루지에는 프랑스 보르도 국립오페라오케스트라 악장이자 ‘루브르의 음악가들’의 객원 솔로 바이올리니스트다. 6월 14일 오후 7시 반.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5만∼20만 원. ‘아마데우스 2024: 모차르트 갈라&주피터-천재, 최후의 교향곡’도 6월 19일 오후 7시 반 같은 곳에서 열린다. ‘루브르의 음악가들’과 민코스키가 소프라노 카롤린 예스테트, 테너 송성민, 베이스 고경일과 함께 한다.Goldengirl 독자를 초대합니다독자 26명(13쌍)에게 공연 관람 기회를 드립니다. 동아일보 골든걸 인스타그램‘동아일보 골든걸(@goldengirl_donga)’에서 응모해주세요. 문의: goldengirl@donga.com뮤지컬 ‘베어 더 뮤지컬’R석 8만 8000원 상당 10명(5쌍)뮤지컬 ‘클럽 드바이’R석 6만 6000원 상당 10명(5쌍)클래식 ‘아마데우스2024: 오스트리아의 모차르트’B석 8만 원 상당 6명(3쌍)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 2024-0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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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알렉산더 맥퀸, 칼 라거펠트… 패션 거장 주요 컬렉션을 한 눈에

    알렉산더 맥퀸, 칼 라거펠트, 장 샤를 드 카스텔바작….세계 패션 거장들이 디자인한 옷을 볼 수 있는 전시가 열리고 있다. ‘RSVP: 위대한 유산으로의 초대’전이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이간수문전시장에서 8월 4일까지 진행된다. 이랜드뮤지엄(대표 한우석)과 서울디자인재단(대표이사 이경돈)이 마련했다. 이랜드뮤지엄이 보유한 50여만 점의 소장품 가운데 세계 패션계에 큰 발자취를 남긴 디자이너 21명의 작품 및 스케치 등 관련 자료 87점을 만날 수 있다. 무료.전시장에 들어서면 ‘모스키노 칩앤시크, 아트 이즈 러브(Art is Love)’ 드레스(1993년)가 먼저 관객을 맞는다. 프랑코 모스키노가 자신의 칩앤시크 레이블에서 내놓은 드레스로, 이브 생 로랑이 몬드리안의 작품에서 영감을 받아 1965년 선보인 몬드리안 드레스를 오마주한 것이다.앤디 워홀의 더 수퍼 드레스(The Souper Dress, 1968년)는 친숙하게 다가온다. 워홀의 대표작 중 하나인 ‘캠벨 수프’를 모티브로 만든 종이 드레스다. 일회용품이 인기를 끌 당시, 캠벨 수프 컴퍼니는 한 번 입고 버리는 옷으로 캠벨 수프를 활용해 종이로 드레스를 만들어 나눠줬다. 워홀은 “패션은 예술보다 더 예술에 가깝다”며 자신의 팝아트 작품이 프린팅된 맞춤 드레스를 사교계 인사들에게 제작해줬다. 플라스틱과 금속으로 만든 파코 라반의 ‘입을 수 없는 드레스’ 세 점도 있다. 철로 만든 ‘메탈 판초’(1970년), 둥근 디스크 모양을 엮은 ‘디스크 드레스’(1960년대), 플라스틱 조각으로 구성된 ‘블랙 플라스틱 드레스’(1998년)다. 서영희 이랜드뮤지엄 전시총괄이사는 “옷의 소재에 대한 경계를 넘어 사회의 변화를 담으려 한 것”이라고 말했다.알렉산더 맥퀸이 세상을 떠나기 전 마지막 컬렉션의 드레스인 디지털 프린트 오간자 드레스(2010년)는 빙하가 녹은 해저를 배경으로 파충류를 연상시키는 문양으로 채워져 강렬하다. 크리스탈 프린트 드레스(2009년), 에펠탑 프린트 드레스(2009년)는 탁월한 감각을 확인할 수 있다. 그가 자신을 후원한 절친인 보그 편집장 출신 이자벨라 블로우를 추모하며 기획한 ‘2008 S/S ’La Dame Bleue’ 컬렉션 초대장도 있다.카스텔바작의 ‘키스 해링 질레’(1990년대)에는 키스 해링의 마지막 드로잉 작품이 담겼다. 카스텔바작은 키스 해링에게 1990년 겨울콜렉션 초대장을 스케치해 줄 것을 요청했다. 키스 해링은 얼마 뒤 숨졌고, 카스텔바작은 사흘 후 초대장 스케치가 든 등기 편지를 받는다. 거기엔 키스 해링의 대표작 ‘빛나는 아기’ 그림이 있었다. 검은 색 바탕에 흰색 세로 줄무늬로 된 옷에는 빨간색 실로 ‘빛나는 아기’가 수놓아져 있다. 모피에 반대했던 카스텔바작이 테디베어 40마리를 활용해 만든 재킷(1989년)도 눈길을 끈다. 비잔틴 양식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샤넬 골드 재킷(1996년)은 칼 라거펠트가 디자인했다. 밝은 금빛이 눈부시게 화려하다. 이세이 미야케의 비행 접시 드레스(1994년)는 흥미롭다. 드레스와 이어져 바닥으로 길게 펼쳐진 부분은 머리에 쓸 수 있는 로브도 된다. 검은색과 흰색을 활용한 존 갈리아노의 ‘플래드 드레스’(2000년)도 있다. 티에리 뮈글러의 ‘골드 시퀸 드레스’(1986년)는 팝가수 마돈나가 1986년 12월 ‘라이프’ 매거진 표지를 장식했을 때 입었다. 스테판 롤랑이 장 루이 셰레 브랜드에서 디자인한 레드 이브닝 가운(2000년대)은 우아한 곡선을 활용했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 2024-0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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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글거리는 태양 아래서도 산뜻하고 당당하게

    《여름이 다가오면서 자외선 차단을 비롯해 더위에 노출된 피부를 진정시키는 방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땀을 많이 흘리고 피지 분비가 늘어나면서 각종 피부 문제로 고민하는이들도 적지 않다. 노출이 늘어나는 만큼 체중 관리에 더욱 신경을 쓰는 사람도 많다. 아모레퍼시픽은 각 브랜드별로 이를 위한 제품들을 소개했다.》시원하게 촉촉하게햇볕이 갈수록 강해지는 계절, 마몽드는 ‘카밍 샷 아줄렌 선크림’을 새로 내놓았다. 이 제품은 2중 자외선 차단 기능을 통해 자외선으로부터 피부를 보호해준다. 마몽드는 “카밍 샷 아줄렌 선크림은 피부 온도를 섭씨 3도 정도 낮춰주는 기능이 있어 피부에 바르면 곧바로 시원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고 밝혔다.이 제품은 8종의 히알루론산을 함유하고 있다. 수분 함량이 높고 잘 흡수돼 바르면 피부를 촉촉하게 만들어준다. 마몽드는 “더운 날씨에 수분 크림을 대체해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이라며 “촉촉하고 부드럽게 발리면서도 밀림 현상은 최소화해 쿠션이나 파운데이션을 사용하기 전 단계에 쓰면 산뜻하게 화장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캐모마일 꽃에서 추출한 99.9% 아줄렌을 사용해 피부를 진정시키는 기능을 강화했다. 나이아신아마이드로 진정 효과와 항산화 효과를 더하며 시너지를 높였다고 한다. 마몽드는 “불필요한 성분 8가지를 뺐다. 비건 인증을 받았고 피부과 테스트, 피부 1차 자극 테스트 등 안전성 테스트도 통과했다”고 밝혔다.각질, 피지 제거 기능 강화보습 브랜드 일리윤은 트러블이 많은 피부에 사용하기 좋은 ‘AC 시카 트러블 바디케어’ 3종을 내놓았다. 제품은 바디 미스트, 바디 워시, 필링 스크럽이다. 바디 미스트는 각질과 피지, 잡티를 개선하는데 도움이 된다. 색소 침착 등의 흔적을 완화해 피부를 화사하게 만들어준다. 붉은 기와 열감을 떨어뜨리고 수분감은 높여준다. 일리윤은 “각종 실험을 통해 빠른 시일 내에 효과를 나타내는 것을 확인했다”며 “여드름성 피부에 사용해도 좋으며 알코올 냄새 대한 걱정을 줄여 순하게 피부를 관리할 수 있다”고 밝혔다.바디워시는 등과 가슴에 난 여드름을 관리하는데 사용하는 제품이다. 살리실산이 2% 함유돼 있다. 각질을 개선해주고 항균 작용을 해 문제를 일으키는 균을 제거하는데 도움이 된다. 일리윤은 “각질과 피지를 제거해주는 필링 스크럽은 자극이 거의 없어 여드름 피부에도 사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자연스럽고 화사하게프리메라가 남성용 선크림 ’리페어링 세라캡슐 UV 프로텍터 토닝 이펙터’를 내놓았다. 프리메라의 남성 라인인 ‘맨 인 더 핑크’에서 새로 선보이는 톤업 선크림이다. 프리메라는 “리페어링 세라캡슐 UV 프로텍터 토닝 이펙터는 ‘SPF50+/PA++++’로 피부 노화를 촉진하는 자외선은 강력하게 차단하고, 손상된 피부 장벽을 빠르게 회복시키는데 도움이 된다”고 했다. 또 “선크림 기능과 함께 피부를 보다 젊게 관리할 수 있는 기능을 지녔다”고 덧붙였다.바이올렛 색상은 발랐을 때 부자연스럽게 보이거나 하얗게 들뜨는 백탁 현상이 없도록 만들었다. 프리메라는 “바르면 피부를 화사하게 만들어주고 모공과 트러블 흔적도 커버할 수 있다. 보습 효과가 오래 지속돼 피부를 촉촉하게 유지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혈당-탄수화물 섭취-체지방 관리이너뷰티 브랜드 바이탈뷰티가 ‘메타그린 X 쿠로미’ 콜라보 에디션을 선보였다. 다이어트 건강기능식품으로 잘 알려진 메타그린은 시즌별로 헬로키티, 마이멜로디, 포차코 등 에디션을 내놓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이번에는 젊은층에서 큰 사랑을 받고 있는 캐릭터 쿠로미와 협업했다. 이번 에디션은 ‘메타그린 슬림업’, ‘메타그린 부스터샷 7일’, ‘메타그린 칼로리컷 젤리’와 악동 쿠로미가 그려진 보라색 3종 패키지, 한정판 굿즈로 구성했다. 메타그린 슬림업을 구매하면 컬러 체인징 리유저블컵을 증정한다. ‘메타그린 칼로리컷 젤리’와 ‘메타그린 부스터샷 7일’을 사면 쿠로미 키링을 준다. ‘메타그린 슬림업’과 ‘메타그린 부스터샷 7일’은 리뉴얼했고 ‘메타그린 칼로리컷 젤리’는 올해 3월 선보였다. 바이탈뷰티는 “세 제품을 통해 혈당, 탄수화물 섭취 및 체지방 관리를 함께 할 수 있다”고 밝혔다. ‘메타그린 X 쿠로미’ 에디션은 올리브영에서 판매한다. 메타그린은 누적 판매량이 800만 개를 넘었다. 바이탈뷰티는 “기름진 식사를 자주하고 칼로리가 높은 음식을 많이 먹어 이를 관리하길 원한다면 ‘메타그린 슬림업’을 섭취하면 좋다. 달콤한 디저트를 좋아하고 밥, 빵 같은 탄수화물 섭취를 조절하기 어렵다면 혈당 관리를 돕는 ‘메타그린 칼로리컷 젤리’를, 짧은 기간에 집중적으로 다이어트를 하길 원한다면 ‘메타그린 부스터샷 7일’을 각각 권한다”고 밝혔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 2024-0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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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삶의 고난 속 돌파구 모색하는 공연

    팍팍하고 불안한 삶, 어디서 돌파구를 찾아야 할까. 인생에서 마주한 고난, 그럼에도 나아가고 싶은 곳을 다양한 각도로 그린 연극, 뮤지컬을 만나보자. 모차르트 음악의 정수를 선보이는 클래식 공연도 찾아온다. 연극 ‘웃음의 대학’웃음 통해 찡하게 길어 올린 소통과 예술의 의미 전쟁이 한창 벌어지는 1940년. 전시 상황이라는 이유로 검열관은 사람들에게 웃음을 주는 희극을 없애려 한다. 극단 ‘웃음의 대학’ 전속 작가는 검열의 칼날을 피해 웃음을 지켜내려 온 힘을 다한다. 두 사람이 벌이는 7일간의 해프닝을 담은 2인극이다. 작가는 공연 허가를 받기 위해 검열관의 무리한 요구를 하나하나 받아들인다. 한데 이를 반영해 대본을 수정할수록 희곡은 기발한 방향으로 재미를 더해간다. ‘웃음이 없는 작품은 단 한 번도 생각해 본 적이 없다’는 일본 유명 극작가 미타니 코키의 대표작이다. 국내에서는 2008년 초연부터 관객들을 매료시키며 큰 주목을 받았다. 2016년까지 모두 35만 명이 관람했다. 8년 만에 돌아온 이번 공연에서는 송승환 서현철이 검열관 역을 맡았다. 주민진 신주협이 작가를 연기한다. 베테랑 배우들과 안정적인 연기력을 지닌 배우들의 시너지는 무대를 꽉 채운다. 검열관과 작가가 실랑이를 벌이면서 수정을 할 때마다 대본은 의외의 발랄함(?)을 거듭 장착해 나간다. 종잡을 수 없는 전개로 관객은 웃음을 터뜨릴 수밖에 없다. 웃다보면 각자 고군분투하다 어느 새 서로를 이해하게 되는 검열관과 작가의 모습에 마음이 따뜻해진다. 엄혹한 상황에서 껄끄러운 관계로 만나더라도, 사람이란 존재는 계속 말을 나누고 듣다보면 서로에게 다가갈 수 있음을 자연스레 깨닫게 된다. 연극, 나아가 예술이 지닌 가치도 짚는다. 팍팍한 현실에서 웃음을 잃고 사는 이들의 마음을 보드랍게 어루만지며 긴 여운을 남긴다. 6월 9일까지.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S씨어터. 뮤지컬 ‘베어 더 뮤지컬’파격적이고 대담하게 그린 성장의 아픔 보수적인 가톨릭 기숙학교. 남학생인 피터와 제이슨은 사랑하는 사이다. 서로에 대한 마음이 깊어지면서 피터는 자신들의 사랑을 밝히고 싶어 하지만 제이슨은 두려워한다. 제이슨은 학교에서 킹카로 꼽히는데다 부모님에게서 큰 기대를 받고 있다. 둘의 사랑이 알려지는 순간, 이 모든 걸 잃을 수 있기에.학교에서 연극 ‘로미오와 줄리엣’ 오디션이 열리고 제이슨은 로미오 역을 맡게 된다. 줄리엣 역을 하게 된 아이비는 현실에서 제이슨을 유혹한다. 커밍아웃을 원하는 피터에게 제이슨은 이별을 통보하는데…. 성 정체성을 둘러싼 고민과 두려움, 여러 관계와 압박으로 인한 불안, 방황을 과감하게 드러냈다. 미국에서 2000년 첫 선을 보였고 2015년 국내 초연부터 주목받으며 마니아층을 형성했다. 개성 강한 각 캐릭터들의 심리를 예리하게 풀어낸 넘버들은 중독성 강한 멜로디로 몰입을 높인다. 록, 팝 발라드, 가스펠 등 다양한 장르의 음악과 함께 역동적인 안무는 무대를 풍성하게 만든다. 여러 감정을 강렬하게 분출하며 내달리는 이야기로 긴장감은 고조된다. 피터 역은 박정원 임재윤 윤석호 홍기범이, 제이슨 역은 한서원 최재웅 김재한 이석준이 각각 맡았다. 아이비는 선유하 조디아나가 연기한다. 맷은 유재하 크리스 영 박상준, 나디아는 남가현 장보람이 맡았다. 8월 25일까지. 서울 종로구 두산아트센터 연강홀. 뮤지컬 ‘클럽 드바이’청춘과 록이 뿜어내는 강렬한 에너지20세기 말 홍대 앞 록클럽을 둘러싼 세 사람의 뜨거운 이야기를 그린 창작 뮤지컬로, 초연된다. 록클럽을 운영하는 기타리스트 도원, 천재적인 재능을 지닌 메인 보컬 본하, 클럽에서 새 삶을 꿈꾸는 보컬 오수가 나온다.도원은 본하가 자리를 비운 사이 세상에서 밀려난 오수를 클럽에 받아들인다. 본하가 돌아오면서 메인 보컬 자리를 둘러싸고 신경전이 벌어진다. 도원은 홍대 앞 최고의 록클럽을 만들어보자며 두 사람을 설득한다. 벅찬 앞날을 꿈꾸는 가운데 본하가 오수에게 빠져들면서 도원은 점점 불안에 휩싸이고, 상황은 뜻하지 않은 방향으로 치닫는데…. 도원 역은 변희상 유태율 황민수가, 본하 역은 이종석 박좌헌 신주협이 각각 맡았다. 오수는 이지연 조영화 박소현이 연기한다. 뮤지컬 ‘트레이스 유’의 윤지율 작가와 박정아 작곡가, ‘베어 더 뮤지컬’, ‘머더 발라드’의 이재준 연출가가 손을 잡았다. 음악을 향한 열정과 가늠할 수 없이 뿜어져 나오는 청춘의 에너지가 무대를 달군다. 라이브 밴드의 연주와 함께 펼쳐지는 강렬한 록 넘버들도 매력을 더할 예정이다. ‘클럽 드바이’는 올해 2월 쇼케이스를 통해 주요 넘버들을 선보였다. 관객들은 “실제 록클럽에 온 것 같다”며 호평했다. 매혹적인 록 음악에 배우들의 연기력이 더해지며 본 공연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2013년 초연된 후 꾸준히 사랑받고 있는 뮤지컬 ‘트레이스 유’의 프리퀄로, ‘트레이스 유’ 팬들에겐 더 흥미롭게 다가갈 듯하다. 6월 11일~9월 1일. 서울 종로구 예스24스테이지 2관. 클래식 ‘아마데우스 2024: 오스트리아의 모차르트’세계적 악단과 지휘자가 빚어내는 모차르트 음악의 정수 바로크 시대부터 바그너 오페라까지, 폭넓은 레퍼토리를 선보이고 있는 명문 프랑스 오케스트라 ‘루브르의 음악가들’이 프랑스 유명 지휘자 마크 민코스키와 함께 모차르트 음악의 정수를 선보인다.민코스키는 2013~2017년 ‘잘츠부르크 모차르트 주간’ 프로그램을 감독했고 프랑스 보르도 국립오페라 극장장을 지냈다. 미국 로스앤젤레스 필하모닉, 러시아 마린스키 오케스트라, 영국 BBC 심포니 오케스트라 등을 지휘했다. 1982년 민코스키가 설립한 ‘루브르의 음악가들’은 바로크, 낭만주의 등 당대 정통 음악을 시대악기로 재발견해 호평받고 있다. 헨델, 하이든, 모차르트는 물론이고 바흐와 슈베르트 작품까지 탁월하게 선보였다. 베를리오즈, 비제 등 19세기 프랑스 음악을 빼어나게 해석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이번 무대에서는 모차르트 바이올린 협주곡 5번, K.219 ‘터키’, 교향곡 41번 ‘주피터’, 바이올린과 비올라를 위한 협주 교향곡 K. 365/K. 320d를 선보인다. 바이올리니스트 김계희와 비올리스트 스테판 루지에가 협연한다. 김계희는 지난해 열린 제17회 차이콥스키국제음악콩쿠르에서 한국인 최초로 기악 부문에서 우승했다. 정교하면서도 화려한 연주로 세계 무대에서 주목받고 있다. 서울예고를 다니다 미국 커티스 음악원에서 디플로마 과정을 수료했다. 서울대 음대에 수석 입학해 전 학기 수석으로 졸업했다. 뮌헨국립음대에서 석사과정과 최고연주자과정을 마쳤다. 스테판 루지에는 바이올린과 비올라 연주자로 활동하고 있다. 프랑스 보르도 국립 오페라 오케스트라 악장이자 ‘루브르의 음악가들’의 객원 솔로 바이올리니스트다. 뉴욕, 런던, 뮌헨 등의 주요 콘서트홀에서 초청받고 있다. 6월 14일 오후 7시 반.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이번 공연 시리즈인 ‘아마데우스 2024: 모차르트 갈라&주피터-천재, 최후의 교향곡’도 6월 19일 오후 7시 반 같은 곳에서 열린다. ‘루브르의 음악가들’과 민코스키가 소프라노 카롤린 예스테트, 테너 송성민, 베이스 고경일과 함께 한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 2024-0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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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잠자던 문학 세포를 깨우다…소설 ‘이처럼 사소한 것들’[손효림의 베스트셀러 레시피]

    [손효림의 베스트셀러 레시피]많은 사람들에게 뜨거운 사랑을 받는 베스트셀러. 창작자들은 자신이 만든 콘텐츠가 베스트셀러가 되길 꿈꾸지만, 실제로 실현될 가능성은 극히 낮다. 이 희귀한 확률을 뚫고 베스트셀러가 된 콘텐츠가 탄생한 과정을 들여다본다. 창작자의 노하우를 비롯해 이 시대 사람들의 욕망, 사회 트렌드 등을 확인할 수 있다.아버지가 누군지 모른 채 태어난 소년. 크고 작은 선의를 받으며 자라 다섯 딸의 아버지가 된 그는 석탄 양조장을 운영하며 부지런히 일한다. 막강한 영향력을 지닌 수녀원에서 우연히 보게 된 처참한 몰골의 아이들. 크리스마스이브 날, 수녀원으로 배달 간 그는 석탄광에 갇힌 소녀를 발견하고 고민 끝에 집으로 데려가기로 한다.중편 소설 ‘이처럼 사소한 것들’(다산책방)이다. 얼핏 단조로워 보이는 이야기를 담은 이 소설은 지난해 11월 말 출간된 후 단숨에 각 서점에서 종합 베스트셀러 1위에 오르며 돌풍을 일으켰다. 출간 5개월 만에 8만4000권이 판매됐다. 국내에 거의 알려지지 않은 아일랜드 작가 클레어 키건(56)의 소설은 “오랜만에 만난 아름다운 수작(秀作)”이라는 호평 속에 문학과 거리를 두고 있던 사람들까지 눈길을 돌리게 만들었다. 여진은 지금도 이어져 한 달에 1만 권씩 판매되고 있다.(국내 출판계의 베스트셀러 기준은 책 판매량 1만 권이다.) “문학은 죽었다”는 말은 구문이 된 지 오래지만, 좋은 작품은 독자들이 반긴다는 것을 입증한 소설이다. 이 책을 국내에 들여온 이승환 다산북스 콘텐츠사업3팀장(39)을 경기 파주시 다산북스에서 14일 만났다. 그가 속한 콘텐츠사업3팀이 담당하는 장르는 뜻밖에도 에세이였다. 그는 어떻게 이 소설을 찾아냈을까. 이 팀장은 “해외 책 리뷰 사이트들을 종종 들여다보는데 어느 날 이 작품이 눈에 들어왔다”며 웃었다. 그에게 문학청년이냐고 물었더니 고개를 저었다. 대학에서는 역사를 전공했다고 한다.“이전에 문학 전문 출판사에서 편집자로 일했어요. 당시 문학 독자들을 만나보니 책의 세계를 떠나지 않을 사람들이라는 확신이 들었어요. 이들에게 선사할 작품을 찾아야겠다는 생각에 소설을 계속 기웃거리게 됐죠.”이 책은 2021년 현지에서 출간돼 영미권에서 큰 호평 속에 사랑을 받았다. “권위 있는 해외의 한 리뷰 사이트에서는 만점을 줬더라고요. ‘키건은 낭비하지 않는 작가’라는 영국 문학평론가의 말도 인상적이었어요. 미국에서도 베스트셀러가 됐는데 한국에는 왜 알려지지 않았는지 의아했고요. 국내에 들여오고 싶어졌죠.”2021년 11월 말, 판권 판매 상황을 확인해보니 계약을 진행 중인 국내 출판사는 없었다. 에이전시에서 소설 PDF를 받았다. 통상 작품에 대한 제안서를 받지만 이미 해외에서 출간된 책이어서 소설 PDF를 통째로 확보할 수 있었다. “유명 번역가에게도 작품을 보여주니 ‘인생에 대한 통찰이 많이 느껴진다’고 했어요. 문학에 조예가 깊은 지인에게 물어보니 ‘작품성은 있지만 대중성은 없다’고 잘라 말하더군요. 예상한 반응이긴 했어요. 제가 문학적 소양이 있는 건 아닌데요, 이상하게 포기가 안 되고 혼자 끙끙 앓게 되더라고요.”3주 동안 고민한 끝에 그는 회사에 출간을 제안했다. “팀별로 담당 분야가 있지만 저희 출판사는 팀간 장벽이 높지 않아요. 자기가 맡은 분야가 아니어도 특정 책을 발굴한 편집자가 그 책을 만들어요. 실제 에세이는 저희 팀뿐만 아니라 다른 팀에서도 많이 냈고요.” 이 팀장이 목표로 삼은 판매 부수는 1만 권이었다. 그는 “다산북스는 자기계발서 등 실용서를 주로 만드는데 출판사로서 작품성 있는 문학책도 내야한다”고 강하게 요청했다. 회의를 연 결과 다수가 “출간해 볼만하다”는 의견을 냈다. 하나의 큰 관문을 넘은 것이다. “김선식 대표님이 ‘작가를 데려와야 한다’며 키건의 다른 작품도 들여오라고 하셨어요. 독자들이 작가의 작품 세계를 알려면 한 권만으로는 안 된다면서요. 그렇게 해서 낸 게 중편 소설 ‘맡겨진 소녀’예요.”‘맡겨진 소녀’(허진 옮김)는 아이가 많은 가난한 집의 소녀가 엄마의 출산을 앞두고 여름 동안 먼 친척 부부 집에서 지내는 이야기를 그렸다. 소녀가 한 번도 받지 못했던 보살핌을 받으며 사랑과 다정함을 서서히 느끼는 과정이 맑은 수채화처럼 펼쳐진다.한데 해외 출판사와 최종 계약을 완료하기까지 1년이나 걸렸다. “별다른 문제는 없었는데 해외 출판사에서 업무를 처리하는 게 더뎠어요. 그러는 동안 2022년 ‘이처럼 사소한 것들’이 부커상 최종후보에 오르자 조바심이 나더라고요.”‘이처럼 사소한 것들’의 번역을 진행하는 사이, 영화로 만들어진 ‘맡겨진 소녀’가 2023년 국내에서 개봉된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이에 ‘맡겨진 소녀’를 지난해 4월 먼저 출간했다.“영화 제목은 ‘말없는 소녀’였어요. 지난해 5월 개봉했는데 당시 블록버스터인 ‘범죄도시3’가 스크린을 휩쓸면서 ‘말 없는 소녀’는 별로 상영되진 못했어요.”지난해 11월 ‘이처럼 사소한 것들’이 나오자마자 뜨거운 반응을 얻으면서 ‘맡겨진 소녀’도 함께 주목받았다. ‘맡겨진 소녀’ 역시 판매량이 치솟으며 지난달까지 1년간 총 4만 2000권이 나갔다. 지금도 매달 7000권 가량 판매되고 있다.(기자도 지인에게 ‘이처럼 사소한 것들’을 선물한 후 그에게서 “책을 다 읽고 곧바로 ‘맡겨진 소녀’를 사서 봤다”는 말을 들었다.) “작품에 대한 평이 좋을 거라고는 예상했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어요. 키건의 작품은 ‘얻어 걸린’ 측면도 있지만, 정말 짜릿했죠.(웃음) 독자들 사이에서 입소문이 난 게 주효했어요. 김지운 감독이 자신의 소셜미디어에서 ‘이처럼 사소한 것들’을 추천했고요.”예리하게 벼려낸 문장은 담담한 서사 속에 주인공 펄롱의 심리를 치밀하게 짚어낸다. 애써 가정과 일터를 일궈온 펄롱이 부조리한 거대한 힘 앞에서 깊이 고민하는 과정은 인간 본연의 심성을 들여다보게 한다. “작품의 힘이 크다고 봐요. 키건은 24년간 단 4권의 책만 냈을 정도로 글의 정수만을 뽑아 쓰는 작가예요. 일정 규모의 사람들이 ‘어떻게든 이야기하고 싶어 하는 작품’이 반향을 일으키는데 키건이 그런 글을 써요. 이런 작가가 진짜 저력 있는 ‘무서운’ 작가라고 생각해요.” 중편 소설로 길이가 짧은데다 난해하지 않아 읽기 쉬운 것도 영향을 미쳤다고 이 팀장은 분석했다. 독자들에게 단시간에 책 한 권을 읽었다는 ‘정신적 포만감’을 줬다는 것. 읽기는 수월하지만 거듭 읽을수록 새로운 의미를 발견하게 만드는 재미도 크다. 이는 키건이 치밀하게 구상해 심어 놓은 장치다.“키건은 풍경 등을 묘사한 장면이나 여러 대목마다 각각 의미를 담았어요. 홍한별 번역가가 ‘펄롱이 수녀원장과 차를 마시는 방의 구조가 궁금하다’고 물어보자 키건은 직접 방 그림을 그려서 보내줬다고 해요. 다만 키건은 ‘독자의 지성을 신뢰해야 한다’고 강조하기에 각주는 한국 독자가 알기 어려운 1985년 아일랜드 상황을 설명하는 정도로 최소화해 달았어요.”추천사는 독자들에게 신뢰가 높은 신형철 문학평론가에게 요청해 작품성이 돋보일 수 있게 했다. 은유 르포작가의 추천사도 함께 받아 사회적 의미를 짚어냈다. 이 팀장은 “책 표지를 양장으로 만든 건 130여 페이지로 분량이 적어 ‘좀 있어보이게’ 하려 한 것”이라며 웃었다. ‘이처럼 사소한 것들’은 킬리언 머피 주연의 영화로 나올 예정이다. (킬리언 머피는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기차에서 ‘맡겨진 소녀’를 읽다가 너무 우는 바람에 후드를 뒤집어써야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맡겨진 소녀’는 소녀가 처음 사랑과 다정함을 느끼는 과정을 담백하면서도 세밀하게 묘사해 아련한 감정을 남긴다.) 이 팀장은 올해 7월 키건의 단편집 ‘푸른 들판을 걷다’를 낼 예정이다. “반짝이는 작품을 캐내는 과정이 재밌어요. ‘문학은 안 된다’는 ‘문학 패배주의’를 깨는 것도 의미 있고요. 좋은 작품을 기다리는 분들에게 반길 수 있는 책을 계속 선사하고 싶습니다.” ■‘이처럼 사소한 것들’(다산책방·2023년)은….18세기부터 20세기 말까지 아일랜드 정부의 협조 하에 가톨릭 수녀원이 운영하며 불법 행위를 저지른 ‘막달레나 세탁소’를 배경으로 한 중편 소설이다. 다섯 딸을 둔 가장인 펄롱이 막강한 영향력을 지닌 수녀원에서 참혹한 몰골로 학대당하는 아이를 보고 도움을 줘야 할지 고뇌하는 과정을 정교하게 풀어냈다. 수녀원과 맞서는 순간 그는 모든 것을 잃을 수 있다. 펄롱은 아버지가 누군지 모르지만 자신을 임신한 가사 일꾼인 어머니를 해고하지 않은 미시즈 윌슨의 보살핌을 받으며 자란 삶을 떠올린다. 안전한 침묵과 파국이 예고된 용기의 갈림길 앞에서 번뇌에 휩싸이는 펄롱의 내면을 깊이 파고든다. 인간 본연의 심성에 대해서도 묵직한 질문을 던진다. 1985년 아일랜드 한 도시의 풍경과 소시민의 일상을 세밀화처럼 그렸다. 삶의 단면을 예리하게 포착한 문장은 공감을 자아낸다. 석탄 야적장을 운영하는 펄롱의 일과를 묘사하며 ‘야적장 정문에 도착했는데 자물쇠가 성에로 덮여 꿈쩍 않는 걸 보고는 삶이 고달프다는 생각이 들었고 지금 침대 속에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싶었다’ 같은 문장이 그 중 하나다. 담담하게 묘사된 장면에도 하나하나 의미를 담아 읽을 때마다 새로움을 발견하게 만든다. 파주=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 2024-0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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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밥 굶던 20살 청년, 대한민국 상위 1% 자산가 된 비결 담은 ‘이 책’ [손효림의 베스트셀러 레시피]

    [손효림의 베스트셀러 레시피]많은 사람들에게 뜨거운 사랑을 받는 베스트셀러. 창작자들은 자신이 만든 콘텐츠가 베스트셀러가 되길 꿈꾸지만, 실제로 실현될 가능성은 극히 낮다. 이 희귀한 확률을 뚫고 베스트셀러가 된 콘텐츠가 탄생한 과정을 들여다본다. 창작자의 노하우를 비롯해 이 시대 사람들의 욕망, 사회 트렌드 등을 확인할 수 있다.어머니와 지하 단칸방에 살던 소년은 집에 따뜻한 물이 나오지 않아 아침마다 냄비에 끓인 물에 찬물을 섞어 세수하고 머리를 감았다. 스무 살 때는 밥값이 없어 점심과 저녁을 굶었다. 의사가 된 그는 서울 강남에 병원을 여느라 35세에 10억 원의 빚을 졌다. 40대인 지금, 그는 강남 건물주가 됐다. ‘나는 나의 스무 살을 가장 존중한다’(토네이도)를 쓴 이하영 원장(48)의 이야기다. 그가 가난을 딛고 대한민국 상위 1% 자산가가 된 비결을 담은 이 책은 올해 2월 말 출간된 후 두 달 만에 3만 권 넘게 판매됐다.(국내 출판계의 베스트셀러 기준은 책 판매량 1만 권이다.) 책 판매 속도는 지금도 비슷하게 유지되고 있다. 이 원장을 7일 전화로 인터뷰하고, 책 편집자인 박수진 토네이도미디어그룹 기획편집부 차장(41)을 서울 마포구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이 원장은 “이렇게 관심이 높을 줄 몰랐다. 얼떨떨하다”고 했다. 책이 나오게 된 건 이 원장이 지난해 1월 한 유튜브 채널에 출연한 게 계기가 됐다. 그가 사는 서울 성동구의 고급 아파트를 촬영하다 살아온 이야기를 하게 됐는데, 조회수가 100만 회를 훌쩍 넘으며 화제가 된 것. 그가 추천한 책 ‘우리는 모두 죽는다는 것을 기억하라’(웨인 다이어 지음·정지현 옮김)는 순식간에 판매량이 급증해 한 온라인 서점에서 자기계발 분야 1위에 올랐다. 2019년 토네이도에서 낸 이 책의 순위가 역주행하자 박 차장은 이 원장에게 감사 인사를 했다. 그리고 출간을 제안했다. 소위 ‘대박’이 난 유튜브 영상과 그 주인공들을 숱하게 봐 온 박 차장이 이 원장에게 책을 내자고 한 이유는 뭘까. “원장님의 말에 마음이 움직였어요. 스무 살 때 고시원에서 살며 새벽까지 공부한 이야기를 하며 ‘나는 나의 스무 살을 가장 존중한다’고 한 걸 보고 도대체 그 시간을 어떻게 보냈기에 이렇게 말할 수 있는지 궁금해졌어요. 보통 스무 살 때는 후회와 ‘이불킥’으로 가득한 순간이 대부분이지 않나요?”이 원장은 망설였다. “물질적인 성공과 소유를 위한 방향으로만 글을 써야 하는 건가 싶어 고민이 됐어요. 지금의 저를 만든 건 스스로에 대한 확신과 긍정, 마음공부였기에 이를 알리고 싶었거든요.” 빨리 책을 내고 싶어 마음이 급했던 박 차장은 설득에 나섰다. “현실은 마음이 만들어내는 것이라고 강조하시는 만큼 이를 실생활에 접목할 수 있도록 쉽게 쓰시면 된다고 했어요. 원장님이 추천한 책이 이렇게 반응이 뜨거울 정도면 직접 쓴 책은 더 많은 분들이 좋아하실 거라는 확신이 들었거든요.”이 원장은 결국 수락했다. 책에는 오늘날의 그를 있게 해 준 사고방식, 마음공부 방법과 함께 그의 인생도 자세하게 담았다. 박 차장은 “삶의 궤적을 풀면서 원장님이 지닌 매력을 부각하면 책에 담긴 메시지가 더 설득력을 지닐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 원장은 6살 때 부모님이 이혼한 후 어머니와 살았다. 배를 탔던 아버지는 아침부터 술을 마시고 폭언을 했다. 어머니와 함께 지낸 지하 단칸방은 곰팡이 슨 벽지가 군데군데 벗겨져 시멘트가 드러났다. 바퀴벌레, 날파리와 ‘공생’했고 천장에서는 쥐 소리가 났다. 따뜻한 물이 나오지 않아 세수하고 머리를 감기 위해 아침마다 냄비에 물을 끓여야 했다. 물 온도를 잘못 맞춰 머리에 종종 화상을 입었다. 방이 너무 작아 그가 자라면서 아침에 일어나다 식탁, 장롱에 머리나 다리를 부딪치기 일쑤였다. “이런 데서 못 살겠다”고 엉엉 울던 그에게 어머니는 눈물을 참으며 말했다. “네가 너무 큰 사람이 되려고 그래”라고. 어머니의 말은 그에게 강렬하게 각인됐고, 그는 이를 굳게 믿었다.대학은 포항공대(포스텍)에 진학했다. 학비가 거의 들지 않고 기숙사비도 저렴했기 때문이다. 우연히 들어간 연극 동아리에서 의사 역을 맡은 그는 그 느낌이 좋아 의사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1학기가 끝난 후 재수를 시작했다. 어머니에게는 알리지 않았다. 생활비를 벌기 위해 과외를 하며 고시원에서 살았다. 식사는 고시원에서 먹는 아침밥이 유일했다. 저녁 때 과외를 하러 간 집에서 간식으로 내 온 샌드위치로 허기를 달랬다. 그 집 식탁에 차려진 불고기와 나물 반찬이 풍기는 냄새를 뒤로 하고 나와야 했다. 독서실에서 공부할 때 그는 의사 수술복을 입었다. 부산 국제시장에서 빛바랜 청록색 의사 수술복 두 벌을 사서 ‘의사 이하영’이라는 글씨를 주머니에 새겨 넣었다. 사람들은 그를 전문의 시험 준비를 하는 이로 여겼다. 실제 전문의 시험 준비를 해도 수술복을 입고 공부하지는 않을 텐데, 사람들의 시선이 부담스럽지 않았을까. 이 원장은 “어차피 입을 옷이 없어 뭐든 사야 했다. 재수생을 상징하는 추리닝은 싫었다. 10년 뒤 펼쳐질 의사의 삶을 상상했고 확신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공부하다 시계를 보면 새벽 1시가 넘었고 독서실에는 아무도 없었다”고 했다.부산대 의대에 합격했다. 의대를 졸업한 그는 홀로 서울로 올라와 삼성서울병원에서 인턴, 레지던트를 했다. 이 병원의 연봉이 가장 높았기 때문이라고 한다. 공중보건의사를 한 뒤 1년 간 페이닥터로 지냈다. 35세에 10억 원의 빚을 내 강남에 개원했고, 지금까지 얼굴 살 관리를 하고 있다. 그는 “치열하게 살았던 스무 살의 내가 있었기에 지금의 내가 존재할 수 있다. 스무 살의 내가 정말 고맙다. 그 때의 나를 가장 존중한다”고 했다. 다만, 이 원장은 처절했던 가난이 오늘날의 성공을 더 돋보이게 하는 일종의 ‘장치’처럼 보이는 것을 경계했다. 그는 “실제 겪은 가난은 정말 잔인하다”고 했다. 숨 가쁘다는 말로는 부족할 정도로 뜨겁게 그리고 세차게 달려온 그의 삶은 어떻게 가능했을까. 그는 “나의 미래에 대해 확신을 갖고 마음공부를 하며 하루하루를 충실하게 살았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이렇게 살기 위해 독서, 운동, 명상을 통해 ‘기본기’를 다졌다. 그는 “책을 읽을 때 내용을 무조건 받아들이지 않고 저자와 대화하듯 하나하나 짚어보고 의문을 가진다. 책 여백에 내 생각을 많이 쓴다. 그래야 나만의 생각과 시각을 가지게 된다”고 했다. 이어 “제 책을 읽는 독자들도 그랬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어려움이 닥쳤을 때 운동을 하는 그 순간만큼은 모든 걸 잊게 된다. 이를 통해 힘을 낼 수 있다. 명상은 온갖 생각의 늪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나에게서 벗어나 또 다른 나를 만나게 한다. 나의 수호천사인 또 다른 내가 만드는 세상에 나를 맡길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의 삶을 바꾸고 싶다면 시간, 공간, 인간을 리셋하라고 당부한다. 그는 “발전할 수 있는 공간에 가서 이를 위한 시간을 보내고, 긍정적인 기운을 주는 사람을 만나야 한다”고 했다. 이 원장은 집필 초반에는 이런 내용을 풀어내기가 어려웠다고 토로했다.“사람들이 관심 많은 물질적 성공, 좋은 인간관계 등을 제가 마음공부를 하며 얻은 깨달음과 어떻게 연결지어 저만의 언어로 쓸 지 고민했어요. 마음으로 현실을 만드는 방법을 담아내려 애썼습니다.”이 원장이 지금의 자리에 선 건 부단한 노력 덕분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어머니에게서 물려받은 ‘초긍정 DNA’와 뛰어난 두뇌도 한 몫 한 게 아닐까. 이에 대해 그는 초긍정 DNA는 수긍하면서도 “공부 머리는 여러 재능 중 하나”라고 했다. “사람마다 재능이 다르잖아요. 저는 같은 책을 100번 볼 수 있는 참을성이 있습니다. 학창 시절 학원이나 과외는 꿈도 꿀 수 없었어요. 그래서 ‘수학의 정석’ 해답지를 말 그대로 100번 정도 봤어요. 그렇게 보니까 외워지게 됐고, 수학을 잘하게 된 거예요.”책에는 이 원장이 자산을 형성한 구체적인 방법은 나오지 않는다. 이 원장은 “재테크 방법은 부동산, 주식 등 분야별로 책이 많은데다 ‘일타 강사’도 엄청나게 많다”며 “팁보다는 자기 스스로를 들여다보면서 삶의 레벨을 끌어올리는 원리를 설명하는데 집중했다”고 말했다.재테크 과정이 안 나오니, 그가 개원한 후에는 무난하게 빚을 갚고 수월하게 자산을 늘려간 것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한다. 이 원장은 단호하게 아니라고 했다. “저도 온갖 시행착오를 겪었습니다. 커피숍, 메디컬 스파, 사진 스튜디오를 열었다가 망했어요. 해당 업에 대해 잘 모르고 막연하게 잘 되는 업종이라 여기고 뛰어든 결과죠. 앎이 없는 상태에서 움직이니 그렇게 된 거예요.” 실제 생활에서 당면하는 고민에 대해서는 직설적으로 조언한다. ‘잘하는 것과 좋아하는 것 중 뭘 선택해야 하느냐’라는 질문에 이 원장은 ‘돈 되는 것을 해야 한다. 그리고 그 돈 되는 것이 내가 잘하는 것인지 살펴봐야 한다’고 말한다. 이 원장은 “추상적인 내용보다는 피부에 와 닿는 구체적인 사례를 넣어달라는 편집자의 요청에 따른 것”이라며 웃었다. 책을 마케팅하는 데 주요한 요소 중 하나로 꼽히는 추천사가 이 책에는 없다. 박 차장은 그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목차를 원장님과 함께 구성한 뒤 원고를 받아 읽다보니 밑줄 칠 부분이 정말 많았어요. 저 스스로도 성장하는 게 느껴졌죠. 원장님이 지닌 색깔과 전하는 메시지를 알게 되면 경청하게 될 거라고 판단했어요. 그래서 추천사가 필요없다고 생각했죠.”이 원장은 종교는 없지만 각종 종교 서적을 많이 보고, 소설 시 에세이를 비롯해 철학 등 인문학 책을 자주 본다. 일주일에 두 번 서점에 가서 책을 직접 살펴보고 고른다. 그는 이 과정을 살아가는 기본기를 다지는 중요한 방법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원장님이 제안한 삶의 방식을 통해 마음의 온도가 올라가고, 조금 더 나아지며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박 차장) “스스로에 대한 앎과 미래에 대한 확신, 지혜를 통해 원하는 방향으로 나아가는 방법을 알려주고 싶었습니다. 이런 마음이 독자들에게 가 닿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이 원장) ■‘나는 나의 스무 살을 가장 존중한다’(토네이도·2024년)은….따뜻한 물도 나오지 않는 지하 단칸방에서 살았던 소년이 대한민국 상위 1% 자산가가 된 비결을 담았다. 저자인 이하영 원장(48)은 포항공대(포스텍)에 입학해 우연히 들어간 연극 동아리에서 의사 역을 맡은 후 의사가 되고 싶다는 생각에 재수를 결심했다. 1학기가 끝난 후 과외로 생활비를 벌며 고시원에서 살았다. 고시원에서 먹는 아침밥 한 끼에, 과외하러 간 집에서 간식으로 내 온 샌드위치로 허기를 달래며 독서실에서 새벽까지 공부했다. 그리고 부산대 의대에 합격했다. 치열하게 살았던 스무 살 시절의 자신에게 늘 고마워한다. 혼자 서울로 올라와 삼성서울병원에서 인턴, 레지던트를 한 후 페이닥터로 1년 일했다. 35세에 10억 원의 빚을 내 강남에 병원을 개원했고, 지금까지 얼굴 살 관리를 하고 있다. 이 원장은 이런 삶이 가능했던 건 자신의 미래에 대해 확신을 갖고 마음공부를 하며 하루하루를 충실하게 살았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그는 독서, 운동, 명상을 통해 삶의 ‘기본기’를 다졌다고 한다. 지금과 다르게 살길 원한다면 발전할 수 있는 공간을 찾아가 이를 위한 시간을 보내고, 긍정적인 기운을 주는 사람을 만나라고 당부한다. 친구가 성장에 허들이 될 때는 떨쳐내라고 말한다. 친구가 허들이 되는 건 자신이 이미 커 나가고 있음을 의미한다고 덧붙인다. 이 원장이 미래 자신의 모습을 긍정적으로 그리고 확신을 가진 데는 어머니의 영향도 컸다. 방이 좁아 아침에 일어날 때마다 장롱과 식탁에 머리와 다리를 부딪쳐 울던 그에게 “큰 사람이 되려고 그러는 것”이라고 한 어머니의 말을 굳게 믿었다. 부정적 생각, 불안, 두려움에 잠식될 때는 스스로를 관객의 눈으로 바라보고 생각을 흘려보내라고 당부한다. 돌아가신 어머니가 힘들고 속상해 하던 그에게 “그렇구나, 그럴 수 있다, 그래라 그래”라며 한 말은 이를 가능하게 한 지혜라고 말한다.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 2024-0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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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예상 밖 전개-중독성 강한 멜로디의 강렬한 무대… 뮤지컬 ‘이프아이월유’(If I Were You)

    복수는 어떻게 완성될까. 예술가는 작품을 위해 어디까지 행할 수 있는가.초연 중인 2인극 창작 뮤지컬 ‘이프아이월유’(If I Were You)는 이런 질문을 던진다. 배경은 1945년 경성. 소설가 이수현은 실제 벌어진 살인 사건을 모티브로 연작 소설을 써서 유명해졌다. 마지막인 열두 번째 작품으로 갈채를 받으며 마무리하고 싶지만 슬럼프에 빠진다. 소설을 게재할 신문사에 원고를 보내면 돌아오는 건 다시 쓰라는 혹평뿐이다. 점점 초조해지는 이수현 앞에 작가 지망생 강인호가 나타난다. 강인호는 자신의 아이디어로 소설을 쓰라며 솔깃한 제안을 한다. 세상을 뒤흔들 소설을 쓰고 싶은 욕망에 몸부림치는 이수현, 소중한 이를 잃은 강인호는 서로를 날카롭게 탐색하며 긴장감을 고조시킨다. 이들의 민낯이 서서히 드러날 것이라는 예상은, 빠르게 치고 나오는 이야기로 곧바로 빗나간다. 극이 시작된 지 얼마 안 돼 서로의 실제 모습과 목적을 알아낸 둘이 어떻게 이수현의 집이자 집필실이라는 한 공간에서 위태로운 공존을 해나가는지 궁금증을 갖고 지켜보게 만든다.극본을 쓴 정찬수 연출가는 “사람들은 범죄의 본질보다 자극적인 면을 보고 많은 것을 잊는다”며 “잊혀진 존재를 드러내고 죄의 본질을 탐색하려 했다”고 밝혔다. 다만, 살인 사건과 이를 다룬 소설을 소재로 한만큼 이수현의 민낯이 밝혀지는 과정이 좀 더 치밀하고 논리적으로 다져지면 좋을 듯 하다. 강인호가 이수현에게 제안한 새 소설의 아이디어도 보다 구체적이고 신선하면, 이수현이 강인호를 경계하면서도 결국 받아들이기로 한 결정에 힘이 실릴 것 같다. 복수의 과정은 개연성을 강화하면 작품에 대한 이해가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두 배우가 뿜어내는 열기는 무대를 꽉 채운다. 이수현은 오종혁 정원영 백인태가 연기한다. 강인호 역은 황민수 원태민 조성태 차규민이 맡았다. 정원영은 초조하고 불안해하다 점점 광기에 휩싸이는 이수현을 맞춤으로 연기한다. 여러 작품에서 햇살 같은 미소를 보여준 모습은 찾아볼 수 없다. 원태민은 커다란 아픔을 지닌 채 복수를 위해 모든 것을 내던지는 강인호를 절절하게 표현한다. “사건은 반드시 흔적을 남긴다” 등 주요 가사와 중독성 높은 멜로디는 공연장을 나온 후에도 계속 귓가를 울린다. 고풍스러운 무대와 조명도 눈길을 사로잡는다. 6월 1일까지 서울 대학로 예스24 스테이지 3관.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 2024-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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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먹방-스마트폰 못 끊으면 고통에 휩쓸린다 [손효림의 베스트셀러 레시피]

    [손효림의 베스트셀러 레시피]많은 사람들에게 뜨거운 사랑을 받는 베스트셀러. 창작자들은 자신이 만든 콘텐츠가 베스트셀러가 되길 꿈꾸지만, 실제로 실현될 가능성은 극히 낮다. 이 희귀한 확률을 뚫고 베스트셀러가 된 콘텐츠가 탄생한 과정을 들여다본다. 창작자의 노하우를 비롯해 이 시대 사람들의 욕망, 사회 트렌드 등을 확인할 수 있다.먹방, 스마트폰, 게임, 쇼핑, 섹스, 술, 약물….무언가에 속절없이 빠져들었는가. 이로 인해 일상생활에 지장이 있지만 도무지 끊어내기 어려운가. 당신만 그런 건 아니다. 지금 이 시대 많은 이들이 그렇다. 탐닉하는 대상도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도파민네이션’(흐름출판)은 미국 스탠퍼드대 정신건강의학·중독의학 교수인 애나 렘키가 실제 만난 환자들의 사례를 통해 중독으로 인한 쾌락과 고통의 관계를 설명하고 중독에서 벗어나도록 치료한 과정을 정리했다. 국내에서는 2022년 3월 출간된 후 올해 4월 현재까지 20만 명이 넘는 독자들에게 사랑받고 있다.(국내 출판계의 베스트셀러 기준은 책 판매량 1만 권 이상이다.) 쾌락을 느끼는 과정에 관여하는 신경 전달 물질인 도파민을 다룬 많은 책들 중 ‘도파민네이션’이 유독 큰 관심을 받는 이유는 뭘까. ‘도파민네이션’ 편집자인 신성식 흐름출판 편집부 부장(45)을 서울 마포구 흐름출판에서 3일 만났다. 신 부장은 “‘도파민네이션’이 호응을 얻을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생각보다 반응이 더 크다”고 했다. 책 앞표지에는 ‘아마존닷컴 120주 연속 베스트셀러’, ‘출간 즉시 뉴욕타임스 1위’라는 문구가 쓰여 있다. ‘해외에서 반향이 컸다면 국내에서도 잘 팔리는 게 당연한 거 아닌가’라고 생각할 수 있다. 이에 대해 신 부장은 “외국 책의 판권을 구입하는 시기는 해외에서 책이 출간되기 전이다”라고 했다. 그는 “미국에서는 한국보다 10개월 가량 먼저 책이 나와 현지 독자 반응을 앞서 확인할 수는 있다. 하지만 해외에서 사랑받았다고 해도 독자들의 성향이 다르기 때문에 국내 독자들의 선택을 받는다는 보장은 없다”고 말했다.(신 부장은 “다만 유발 하라리, 무라카미 하루키처럼 팬층이 두터운 세계적인 작가들이 신경 써서 쓴 신작은 예외기에 판권을 사기 위한 출판사 간 경쟁이 치열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미국에서 ‘도파민네이션’이 출간된 후 화제가 된 것을 보고 솔직히 놀랐다. 그 정도일 줄은 몰랐다”고 했다. 다른 외국 책과 마찬가지로 ‘도파민네이션’ 역시 6페이지 분량의 제안서를 검토한 후 출간 여부를 결정해야 했다. 렘키 교수의 책은 국내에 소개된 적이 없기에 제안서의 내용과 그의 이력을 보고 판단해야 하는 것. 편집자의 안목이 중요한 상황이었다.(렘키 교수는 2016년 미국에서 ‘마약상, MD: 어떻게 의사들은 사기를 당하고 환자들은 걸려들며, 왜 그것은 멈추기 어려운가’를 출간한 적이 있지만 미국에서 주목받는 저자는 아니었다고 한다.) 신 부장은 먼저 저자의 전문성을 살폈다.“저자가 해당 분야에서 얼마나 오랫동안 일했는지 봤습니다. 렘키 교수는 스탠퍼드대 교수로 스탠퍼드 중독치료센터를 이끄는 등 20년 넘게 중독 분야를 연구했다는 점에서 전문성을 인정할 수 있었죠.”저자가 현장을 실제 경험했는지 여부도 중요하다.“요즘 독자들은 저자가 현상을 관찰하고 분석한 책보다는 저자가 현장에 뛰어들어 ‘플레이어’로서 직접 겪은 이야기에 훨씬 관심을 가집니다. 렘키 교수는 연구를 하면서 환자 상담 치료를 계속해 왔고 이 내용을 구체적으로 책에 담았죠. 환자 뿐 아니라 자신이 로맨스 소설에 중독됐던 사실까지 털어놓아 독자들이 더 실감나고 가깝게 느끼게 했습니다.”사례를 소개하는데 그치지 않고 이야기를 죽 이어가는 ‘스토리텔링’이 돼 있는지도 점검했다.“각각의 사례들이 단순한 케이스로 단절돼 소개되는 것보다는 기승전결의 서사 구조를 갖춰야 독자들이 몰입하게 만듭니다. 소설 장르가 아니어도 독자들은 색다르게 읽히는 것을 원하는데 이야기는 이런 힘을 갖고 있거든요.”책에는 레코드 플레이어와 코일로 자위 기계를 만들어 틈날 때마다 자위 행위를 하는 60대 남성, 마리화나에 중독된 10대 소녀, 약물에 중독된 20대 남성, 폭식을 하고 수면제와 기침약, 술 등을 섞어 먹는 30대 여성 등의 사례가 자세하게 나온다. 중독에 빠진 계기와 해당 행동을 할 때의 기분, 그 이후 몰려드는 후회, 이를 끊지 못하는 자신에 대한 혐오까지, 이들이 한 말과 상황을 구체적으로 전한다. 치료 과정도 꼼꼼하게 담아 각 인물의 삶과 심리를 입체적으로 들여다볼 수 있다.(환자들에게는 허락을 받고 썼다.) 신 부장은 “전문성, 플레이어, 스토리텔링은 흐름출판이 추구하는 기준으로, ‘도파민네이션’은 이를 모두 충족한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이런 요소를 다 갖춰도 실제 책에 담긴 내용이 독자에게 다가가야 선택받을 수 있다. 저자는 중독이 일어나는 건 사람들이 힘든 현실을 잊으려 쾌락에 점점 빠져들기 때문이라고 진단한다. 중독되는 사람이 많은 사회는 그만큼 삶을 힘들어하는 사람이 많다는 걸 의미한다고 말한다. ‘우리가 모두 너무나 비참한 이유는, 비참함을 피하려고 너무 열심히 노력하기 때문이다’는 저자의 분석에 “가슴이 와 닿는다”는 의견이 적지 않았다. 중독이 고통을 가져오는 이유도 짚는다. 쾌락과 고통은 뇌의 같은 영역에서 처리되며 대립 작용을 통해 기능한다. 저자는 이를 ‘쾌락과 고통은 저울의 서로 맞은편에 놓인 추처럼 작동한다’고 비유했다. 저울은 수평 상태를 유지하려 하기 때문에 쾌락을 과하게 느끼면 반사 작용처럼 균형을 잡으려는 자기 조정 매커니즘이 일어나 고통 쪽으로 기울게 된다는 것이다. 쾌락에 노출될수록 뇌의 균형은 쾌락이 아니라 고통 쪽으로 기울하다 결국에 저울 자체가 망가지고 만다고 경고한다. 각 환자들의 사례를 읽다보면 중독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법도 알 수 있다. 저자는 자위 행위에 중독된 남성에게는 자위 기계를 쓰레기통에 넣고 이를 되찾아 올 수 없게 폐기장으로 가져가도록 했다. 그가 쓰레기통에 기계를 버렸다가 다시 꺼내 만드는 일이 반복됐기 때문이다. 또 그가 참여하고 있는 섹스 중독 치유 모임의 멤버에게 전화해 이 이야기를 하도록 했다. 저자도 뱀파이어가 등장하는 ‘트와일라잇’ 시리즈로 시작해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를 포함한 각종 로맨스 소설 중독에서 벗어나기 위해 전자책 단말기를 치웠다. 추천사도 힘을 발휘했다. 신 부장은 여러 사람에게 추천사를 받기보다는 가장 적합한 한 명에게만 받는 게 효과적일 것이라고 판단했다. 고민 끝에 두뇌에서 일어나는 일을 다룬 만큼 뇌과학자가 좋겠다고 결정했다. 인지도가 높으면서도 전문성 있는 인물을 찾았다. 정재승 KAIST 뇌인지과학과 교수였다. 정 교수는 ‘피로사회에서 도파민으로 버텨는 현대인을 위한 인간, 뇌, 중독 그리고 회복에 대한 안내서’라는 문구가 담긴 추천사를 보내왔다. “책을 ‘피로사회’와 연결지은 내용을 보고 무릎을 쳤어요. 독자들이 책 내용을 자신의 문제로 받아들이게 만들었으니까요. 책을 만드는데 파묻히다 보니 나무만 보고 숲은 보지 못했는데, 정 교수님이 큰 그림을 짚어주신 거죠. ‘추천사의 미학’을 제대로 보여주셨어요.(웃음)”미국에서 데이터과학자로 일하는 한국인 유명 유튜버 ‘돌돌콩’이 지난해 저자를 화상으로 인터뷰한 영상이 조회수 79만 회를 올리며 화제를 모은 것도 영향을 미쳤다.“책이 꾸준히 나가던 중에 영상이 올라오자 서점에서 주문이 몰리면서 판매 순위가 역주행하기 시작했어요. ‘스마트폰 중독 때문에 힘든데 내게 필요한 내용이다’는 댓글도 줄줄이 달렸고요. 해외 저자 중에서는 인터뷰를 하려면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 경우가 많은데 렘키 교수는 대가 없이 인터뷰했어요. 배구 선수 김연경 씨가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책을 소개한 것도 도움이 됐고요.”해외 책은 번역도 매우 중요하다. “편집자로 일했던 김두완 번역가가 쉬운 단어로 문장을 길지 않게 정리했어요. 소리 내어 읽었을 때 편하게 들리도록 번역해 달라고 당부했는데, 이를 잘 반영했고요. 요즘 독자들은 구어체처럼 술술 잘 읽히는 걸 선호하거든요.”책 제목은 원제 ‘Dopamine Nation’을 그대로 사용해달라는 저자의 요청에 따랐다. “우리나라에서도 각종 중독 문제가 공론화되고, 예능 프로그램에서 짜릿한 장면에 ‘도파민 터졌네!’라는 자막을 달 정도로 도파민이라는 단어가 친숙해진 것도 원제가 바로 이해될 수 있는 요인이 됐어요.” 중독을 끊을 수 있는 구체적인 방법을 담은 책을 내달라는 요청이 이어지자 렘키 교수는 ‘30일만에 스마트폰 끊는 법’ 등 많은 이들이 겪는 중독에서 벗어나는 방법과 체크리스트를 담은 책을 올해 10월경 낼 예정이다.“우리나라 독자들은 특정 사안이 자신과 관련돼 있는지 여부를 중요하게 여깁니다. 개인 차원에서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에 대해 관심이 높고요. 과학 철학 등 전문 분야에 기반을 두면서 독자들이 피부로 느끼는 문제를 다루는 책을 계속 선보이고 싶습니다.” ■ ‘도파민네이션’(흐름출판·2022년)은….미국 스탠퍼드대 정신건강의학·중독의학 교수인 애나 렘키가 섹스, 음식, 마리화나, 약물 등 각종 중독에 빠진 환자들의 사례와 치료 과정을 구체적으로 소개해 한 명 한 명의 인생을 몰입감있게 살펴보게 된다. 저자 스스로도 로맨스 소설에 중독된 사실을 밝히며 전자책을 치우고 중독에서 벗어난 경험을 털어놓는다. 과도하게 쾌락을 추구하는 것은 고통을 야기한다고 설명한다. 쾌락과 고통은 뇌의 같은 영역에서 처리되기에 쾌락을 과하게 느끼면 균형을 잡으려는 자기 조정 매커니즘이 일어나 고통 쪽으로 기울게 되기 때문이다. 중독에서 벗어나려면 △중독 사실을 솔직하게 말하고 △중독 대상을 없애거나 △하루, 일주일, 몇 개월 등 기간을 정해 중독 행위를 하지 않고 △중독 대상과 관련된 뉴스나 정보 등을 보지 않도록 차단하라고 조언한다. 중독 대상에 용이하게 접근하게 만드는 사회 구조에 대해서도 경고한다. 인터넷은 온갖 중독에 손쉽게 다가갈 수 있게 하는 ‘디지털 약물 주사기’라고 비판한다. 미국에서 마약성 진통제인 오피오이드가 급속히 확산된 건 의사의 처방만 있으면 쉽게 구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그럼에도 중독에서 벗어나기 위한 개인 차원의 노력을 포기하진 말라고 당부한다. “보상을 얻으려면 인내와 노력이 필요하다”며 “당장 영양가 없어 보이는 지금의 행동들이 실제로는 긍정적인 방향으로 축적되고, 이것이 미래의 언젠가 나타날 거라는 믿음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 2024-0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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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온라인 라운지]협업 전시 ‘색채와 흑백의 순간, 그리고 향기’ 개최

    손은영 서양화가와 김정근 이경석 사진작가, 송소은 조향사가 협업 전시 ‘색채와 흑백의 순간, 그리고 향기: 감각의 향연 전(展)’을 서울 광진구 그랜드워커힐호텔 빛의라운지 갤러리에서 이달 30일까지 개최한다. 각기 다른 분야의 작가 4명은 현대인이 겪는 심리적 갈등과 불안을 온화한 색채의 회화와 흑백 사진, 향(香)으로 표현했다. 손 작가는 심리적인 소재를 통해 인간의 내면을 회화 작품으로 그려냈다. 김 작가와 이 작가는 흑백 사진으로 고독한 인간의 내면을 재해석했다. 송 조향사는 회화 작품과 흑백 사진에서 느껴지는 인간의 내면 세계를 향으로 표현했다. 손 작가는 서울미술협회 부이사장을 맡고 있다. 코레일네트웍스 대표와 성우전자 부회장을 역임한 김 작가는 대한항공 여행사진 공모전 대상을 수상했다. 쌍용건설 부사장을 지낸 이 작가는 전시회를 다수 개최했다. 송 조향사는 조향 스튜디오를 운영하며 브랜딩 디렉터로 활동하고 있다.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 2024-0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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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뮤지컬 ‘파가니니’ 外

    《삶의 여정에선 여러 사람과 인연을 맺는다. 조건 없이 주고 성장하게 만드는 이가 있는가 하면 대립하고 끝내 파멸로 이끄는 이도 있다. 관계의 색깔을 각각 다른 결로 성찰한 뮤지컬 4편을 소개한다. 푸르른 요즘, 어린이와 함께 즐길 수 있는 공룡 전시도 있다.》뮤지컬 ‘파가니니’비운의 천재가 걸어간 폭풍 같은 인생 천재 바이올리니스트이자 작곡가인 니콜로 파가니니의 삶을 그린 창작 뮤지컬. 파가니니의 아들 아킬레가 아버지의 명예 회복에 나선 1844년 종교 재판과 ‘카지노 파가니니’ 개관이 불허되며 파가니니가 궁지에 몰리는 1836년 파리가 교차된다. 칭송받던 파가니니는 악마에게 영혼을 팔았다며 교회 공동묘지에 묻히지 못하고, 아킬레는 아버지를 위해 증언을 시작한다.자유로운 영혼의 파가니니, 그를 악마로 모는 사제 루치오 아모스, 파가니니를 이용하는 콜랭 보네르, 아버지를 위해 애쓰는 아킬레가 팽팽한 긴장을 자아내며 몰입도를 높인다. 실제 바이올린 연주가 러닝 타임의 50% 이상을 차지한다.파가니니 역은 KoN(콘) 홍석기 홍주찬이 맡았다. 루치오는 김경수 윤형렬 백인태가 연기한다. 콜랭 역은 이준혁 김준영 기세중이, 아킬레 역은 박좌헌 이준우 박준형이 맡았다. 6월 2일까지,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 극장 용, 4만4000∼9만9000원. 뮤지컬 ‘친정엄마’오랜 시간이 지나 비로소 깨닫는 사랑말괄량이 봉란은 시간이 흘러 엄마가 된다. 딸 미영과 실랑이를 벌이다가도 기뻐하고 웃으며 하루하루를 보낸다. 어느덧 엄마가 된 미영은 차츰 엄마의 마음을 알아가게 된다. 동명의 원작소설을 바탕으로 만든 주크박스 뮤지컬로, 2010년 초연된 후 꾸준히 사랑받고 있다. 티격태격하지만 늘 딸 걱정 뿐인 엄마와 그 사랑을 깨닫는 딸의 이야기가 유쾌하고 뭉클하게 펼쳐진다. 봉란 역은 김수미 이효춘이 연기한다. 초연부터 함께 한 김수미는 특유의 억척스럽고 괄괄한 연기를 선보인다. 뮤지컬에 처음 도전하는 이효춘은 드라마에서 쌓은 내공으로 새로운 봉란을 보여준다. 미영 역은 신이현과 그룹 원더걸스 출신 선예가 맡았다. 5월 26일까지, 서울 서초구 한전아트센터, 7만∼15만 원. 뮤지컬 ‘버지니아 울프’존재하기 위해 글을 썼던 삶과 그 이면작가 버지니아 울프(본명 애들린 버지니아 스티븐)가 자신의 소설 속으로 들어가 조슈아 워렌 스미스를 만나는 이야기를 그린 2인극이다. 생활고에 시달리던 조슈아는 강가에 쓰러져 있는 애들린을 발견한다. 조슈아는 애들린을 만나 인생을 바꾸길 꿈꾼다. 애들린이 원래의 세계로 돌아가려면 소설을 완성해야 하지만 글을 쓸수록 악몽에 시달리는데….창작 초연 뮤지컬로, 실존 인물과 허구의 인물을 통해 소설 속인지 현실인지 모호하게 만들며 호기심을 자극한다. 글쓰기로 존재를 증명한 버지니아 울프의 문장을 통해 삶을 정면으로 응시하게 한다. 애들린 역은 박란주 주다온 전혜주가 맡았다. 조슈아는 윤은오 김리현 황순종이 연기한다. 4월 23일∼7월 14일, 서울 중구 충무아트센터 중극장 블랙, 4만4000∼6만6000원. 뮤지컬 ‘데미안’삶과 내면을 찬찬히 짚어보는 여정 폐허가 된 전쟁터에서 홀로 두려움에 떨고 있는 군인 싱클레어. 어둠 속에서 누군가 나타나고, 싱클레어는 한 사람을 떠올린다. 싱클레어는 보이지 않는 그와 대화하며 과거를 짚어보는데…. 헤르만 헤세의 동명 소설을 바탕으로 한 창작 뮤지컬이다. 삶과 내면을 돌아보는 여정을 섬세하게 그린 2인극이다.배우들은 성별에 관계없이 싱클레어와 데미안을 연기한다. 조풍래 이형훈 임찬민 김현진 정우연 이한별 홍나현 류동휘가 무대에 선다. 6월 30일까지, 서울 종로구 링크아트센터드림 드림4관, 전석 6만5000원. 전시 ‘다이노스 어라이브’(DINOS ALIVE)움직이는 공룡과 함께하는 생생한 체험공룡 모형을 보고 만지며 공룡의 세계를 실감나게 체험할 수 있다. 트라이아스기, 쥐라기, 백악기를 재현한 환경에서 45종 80여 가지 공룡들의 역동적인 움직임과 사운드를 즐길 수 있다. 실물 크기에 가까운 공룡을 만지고 가상현실(VR)로 생생하게 볼 수 있다. 화석 발굴·공룡 라이딩 체험을 하고 플레이파크에서 뛰어놀 수 있다. 6월 30일까지,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역롯데캐슬 SKY-L65 1층 전시장, 1만5000∼2만7000원. Goldengirl 독자를 초대합니다독자 50명(25쌍)에게 공연 관람 기회를,독자 40명(4명씩 10팀)에게 전시 관람 기회를 각각 드립니다. 동아일보 골든걸 인스타그램 ‘동아일보 골든걸(@goldengirl_donga)’에서 응모해주세요. 문의: goldengirl@donga.com뮤지컬 ‘파가니니’R석 8만 8000원 상당 20명(10쌍)뮤지컬 ‘친정엄마’S석 10만 원 상당 10명(5쌍)뮤지컬 ‘버지니아 울프’R석 6만 6000원 상당 10명(5쌍)뮤지컬 ‘데미안’전석 6만 5000원 상당 10명(5쌍)전시 ‘다이노스 어라이브’(DINOS ALIVE)입장권 2만 4000원 상당 40명(4명씩 10팀)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 2024-0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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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드럽고 매혹적인 끌림, 에르메스 스카프

    꽃향기가 짙어지는 요즘, 패션에 변화를 주고 싶은 마음이 커진다. 스카프는 자연스럽게 두르기만 해도 화사한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다. 격식 있는 스타일부터 과감하고 세련된 스타일까지 자유자재로 변신할 수 있게 만드는 게 스카프의 매력이다. 에르메스 스카프는 고급스러운 디자인에 산뜻하면서도 강렬한 색상으로 큰 사랑을 받고 있다. 실크 스크린 기법으로 각 색상별로 하나하나 프린트해 정교하게 만들어, 마치 예술 작품 같다. 에르메스는 일년에 두 차례, 즉 6개월마다 새로운 디자인의 스카프를 20개 가량 각각 선보이고 있다. 올해 봄여름 제품에는 아이스크림, 워터파크, 말, 코뿔소 등을 흥미롭게 활용한 디자인들이 눈길을 끈다. 경쾌하게, 우아하게스플래쉬 파크 더블 페이스 스카프(90㎝)는 영국 디자이너 재클린 콜리가 어린 시절 워터파크에서 보낸 즐거운 시간을 담았다. 실크 트윌 소재로 워터 롤러코스터, 물미끄럼 등 각종 놀이 기구와 문어, 해마 등이 발랄하게 어우러지며 웃음을 자아낸다. 주황색, 보라색, 에메랄드색을 활용해 짜릿한 기쁨을 시각적으로 표현했다.아이스크림도 스카프를 수놓는다. 빈티지 실크 트윌로 만든 퍼니 아이스크림 스카프(70㎝)는 그리스 아티스트 엘리아스 카푸로스가 어릴 적 바닷가에서의 기억을 떠올리며 아이스크림 메뉴판을 표현했다. 아이스크림은 에르메스의 정체성을 상징하는 말발굽 편자, 말머리 등 기발한 형태로 디자인했다. 프랑스 일러스트레이터 위고 비앙브뉘가 미래 세계를 표현한 스카프도 있다. 캐시미어와 실크로 만든 에르메스 로코모션 숄(140㎝)이다. 미래의 에르메스 매장에서 투명한 에스컬레이터 버블을 타고 이동해 매달려 있는 매직 쇼윈도를 보고 옥상 정원에 갈 수 있다. 쨍한 빨강색, 살구색, 초록색이 어우러져 에너지를 한껏 뿜어낸다. 실크 트윌의 미스테르 오 24 스카프(90㎝)는 영국 일러스트레이터 조나단 버튼이 디자인했다. ‘24번가의 미스터리’라는 이름처럼 어지럽혀진 사무실을 코뿔소, 표범 등이 어슬렁거린다. 창 밖에선 기병이 말을 타고 달리고 있어 도대체 어떤 일이 일어난 건지 궁금증을 자아낸다.에르메스의 시그니처와도 같은 디자인인 브리드 드 갈라를 활용한 실크 트윌 소재의 브리드 드 갈라 포에버 스카프(90㎝)는 검정색에 황금색, 베이지색을 사용해 우아함을 강조했다. 브리드 드 갈라는 에르메스의 정체성인 마구들을 결합해 가상의 말굴레를 디자인한 것으로, 1957년 체코 출신의 독일 아티스트 위고 그릭카가 탄생시켰다. 마구용품과 의례 장식의 아름다움에 대한 존경의 의미를 담은 이 디자인은 큰 사랑을 받으며 꾸준히 재해석돼 지금도 새로운 제품으로 탄생하고 있다.실크 트윌로 만든 보떼 콩포제 스카프(90㎝)는 미국 아티스트 닉 도일이 립스틱, 파우더 브러쉬, 매니큐어 등 메이크업 관련 제품을 활용해 디자인했다. 하늘색과 남색을 주로 사용하고 연노랑색을 가미해 청량한 느낌을 준다. 같은 소재로 만든 에르메스 플래그십 스카프(90㎝)는 해군 기함이 돛을 펼치고 나아가는 광경을 담았다. 갈색 기함과 파란 바다, 초록색 배경이 어우러진 가운데 가장 자리에 그리스 신들을 배치해 대담하고 우아하다. 장인 손끝에서 수작업으로 탄생에르메스는 실크 장인이 많은 프랑스 리옹에서 스카프를 만들기 시작했다. 젊은 예술가들과 협업해 다채로우면서도 새로운 디자인을 지속적으로 선보이고 있다. 에르메스는 중국에서 수입한 생사를 사용해 리옹에서 실크를 짜고 프린트한다. 에르메스는 “실크 스카프는 매우 빽빽하게 짜여져 있고, 실크 트윌 스카프의 무게는 79g로 깃털처럼 가볍다”고 밝혔다. 에르메스는 스카프 제작을 위해 약 7만5000가지의 색을 낼 수 있는 색상 차트를 이용한다. 한 가지 색상을 프린트하는 데는 한 개의 스크린만 사용한다. 스카프의 색상이 40개로 구성된다면 스크린도 40개가 필요하다는 의미다. 이 때문에 한 스카프에 표현할 수 있는 색상은 최대 48개로 제한하고 있다. 색상에 따라 스크린을 조각하는데, 오랜 시간과 섬세한 기술이 요구된다. 인쇄담당자는 여러 색상을 원본과 비교해 시험해 본다. 착색을 담당하는 팀의 지원을 받아, 필요한 색상 배합을 결정하기 위해 때때로 50회에 걸쳐 시험을 하기도 한다. 인쇄한 후에는 스팀으로 색상을 고착시키고 말린 다음 마무리한다. 색상이 선명하게 드러나도록 하고 빛바래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재봉사가 특수 바늘을 사용해 손으로 스카프 테두리를 굴린다. 테두리 굴림에는 40분 정도가 걸린다. 완성된 각각의 스카프는 약 40명이 품질을 검사한다. 이를 모두 통과한 스카프만이 비로소 리옹을 떠날 수 있다. 블라우스, 두건으로 활용스카프를 이용하는 방법은 무궁무진하다. 목에 두른 후 그대로 두면 움직임에 따라 자연스럽게 스카프 모양이 조금씩 달라져 그 자체로 멋스럽다. 스카프링을 활용해 원하는 스타일을 연출할 수 있다. 폭이 좁고 길이가 짧은 트윌리는 부담 없이 착용할 수 있는데다, 가방에 묶어 포인트를 주기에도 좋다.사각형의 큰 스카프는 상의처럼 활용할 수 있다. 두껍지 않은 상의를 입고 스카프를 반으로 접어 목에 걸친 다음 목 아래 부분에서 스카프를 스카프링으로 고정해 보자. 스카프링 아래에 있는 스카프를 넓게 펼치고 그 끝을 바지나 치마 안으로 넣으면 스카프 무늬가 돋보이며 상의 같은 역할을 한다. 이 때 상의와 하의는 가급적 단색으로 된 단조로운 디자인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사각형 스카프를 대각선으로 접어 삼각형 모양으로 만들어 보자. 꼭짓점 부분을 상반신 아래에 가도록 하고 긴 부분은 겨드랑이 아래를 지나 등 뒤에서 묶으면 어깨가 모두 드러나는 톱이 된다. 스카프 두 장을 겹친 후 양쪽 모서리를 묶어 블라우스처럼 입을 수도 있다. 스카프를 두건으로 활용하면 특별히 헤어스타일에 신경을 쓰지 않아도 멋스러운 연출이 가능하다. 수영을 한 후 스카프를 넓게 펼쳐 허리에 둘러 물놀이 패션에 이용해도 좋다. 스카프 한 장의 양끝을 묶어 숄더백으로 활용하는 방법도 있다.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 2024-0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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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헤라 블랙쿠션,올해 2월 누적 판매 1000만 개 돌파

    화장을 할 때 가장 신경 쓰는 것 중 하나는 피부를 자연스러우면서도 매끄럽게 연출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많은 이들이 애용하는 제품이 쿠션이다. 쿠션은 아모레퍼시픽이 2008년 처음 내놓았다. 쿠션 하나만 있으면 기본 화장은 물론 수정 화장도 쉽게 할 수 있는데다 자외선도 차단할 수 있다. 쿠션이 큰 사랑을 받는 이유다.당시 아모레퍼시픽은 바쁜 일상에서 좀 더 쉽고 빠르게 화장할 수 있는 수요가 커지고 있다는 점을 눈여겨봤다. 촉촉하고 윤기가 흐르는 이른바 ‘물광 피부’가 각광받고 있는 시기이기도 했다. 헤라는 이런 흐름을 반영해 ‘UV 미스트 쿠션’을 선보였다. 미스트를 뿌린 것처럼 촉촉하게 빛나는 피부를 연출할 수 있게 한 것. 쿠션이 지닌 편리함에 물광 피부를 수월하게 표현할 수 있어 UV 미스트 쿠션은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다. 이는 쿠션이 메이크업 시장에 폭넓게 안착하게 만드는 계기가 됐다.커버력-밀착력 높인 블랙쿠션 파운데이션2017년 나온 헤라 ‘블랙쿠션’은 메이크업의 완성도를 높였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속력과 밀착력을 강화했기 때문이다. 화장막을 고정시키고 색상도 자연스럽게 연출할 수 있게 한 메이크업 쿠션으로, 뜨거운 호응을 얻었다. 블랙쿠션은 “파운데이션처럼 정교하게 피부 표현을 할 수 있는 쿠션”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블랙쿠션은 올해 2월, 누적 판매 1000만 개를 돌파했다. 헤라는 “메이크업 단일 제품이 이렇게 많이 판매된 것은 이례적이다”라고 밝혔다.헤라는 블랙쿠션을 리뉴얼해 이달 출시했다. 제품 이름도 ‘블랙쿠션 파운데이션’으로 바꿨다. 헤라는 “커버력, 밀착력, 피부 표현 등 베이스 메이크업의 주요 속성을 강화해 한 단계 진화한 블랙쿠션이라는 의미를 새 이름에 담았다”고 설명했다.헤라는 “축적된 고객 리뷰를 바탕으로 지속적으로 연구하고 고객 검증을 거쳐 리뉴얼을 진행했다”며 “기존에 호평을 받았던 밀착 커버 기능은 더 강화하고, 텁텁한 느낌이 없이 매끄럽고 부드럽게 보이는 피부를 구현했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파우더 입자를 기존보다 더 세밀하게 만들고, 제형도 보다 유연해하게 하는 기술을 사용했다. 헤라는 “쿠션이 피부에 밀착되면서 얇고 가볍게 발리고, 주름에 끼이거나 들뜨지 않아 갓 화장을 한 것처럼 정교한 피부가 오랜 시간 유지된다”고 덧붙였다.다양한 메이크업 스타일과 피부색을 고려해 총 9가지 색상을 선보였다. 헤라는 “맑고 순도 높은 색소를 적용해 본연의 피부와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면서 화사하게 보이도록 연출해 준다”고 설명했다. 한편 제품은 재활용하기 쉬운 디자인으로 변경했다. 바깥 용기 하단에는 재활용 플라스틱(PCR)을 50% 사용했다. 헤라는 “지난해 일본에 진출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며 “다양한 나라에서의 제품 구매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올해 봄, 과감한 색상으로 개성 있게헤라는 올해 봄에는 과감한 색상을 자신만의 스타일로 활용해 개성 있게 화장하는 스타일이 각광받고 있다고 분석했다. 팬데믹 이후 억눌렸던 메이크업에 대한 욕망이 더욱 적극적이고 다양한 방식으로 표현된다는 것. 헤라는 “(미국 색채연구소이자 색상회사인) 팬톤이 선정한 ‘올해의 색’인 피치퍼즈(핑크색과 오렌지색 중간의 은은한 색)를 중심으로 확장된 색상들의 활용이 두드러질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색상을 사용하는 방식도 정형화됐던 기존 화장과는 다르게 한층 과감해질 것으로 예상했다. 과거에는 립 제품을 입술에만 발랐다면 사용 범위를 확장해 두 뺨의 중앙 부위에 올려 블러셔로 활용하거나 눈 아래나 눈두덩에 올려 섀도우로 이용하는 것이다. 또 콧등이나 얼굴 전체에 하이라이터처럼 연출하는 등 한 가지 색조를 다양하게 활용하는 트렌드가 강해질 것으로 봤다.한 가지의 제품을 다채롭게 활용하면 통일감 있는 색조가 자연스럽게 얼굴의 균형을 잡아주고 생기도 불어넣는다. 헤라는 “여러 가지 기능의 메이크업에 사용할 때는 인위적으로 색상이나 질감을 연출하기보다는 본연의 피부와 어우러지는 색상을 선택해야 자연스러운 생기가 흐른다”고 했다. 이어 “화사한 색상으로 입술과 볼을 강조할 경우 부담스럽게 보이지 않으려면 아이라이너와 마스카라는 아주 섬세하게 하고 피부도 본연의 피부 결은 살리되 결점은 감추어 자연스럽게 표현하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 헤라는 봄을 맞아 립 제품인 ‘센슈얼 파우더 매트’ 라인의 새 컬러를 선보였다. 센슈얼 파우더 매트는 리퀴드, 립스틱 2개의 라인으로 구성돼 있다. 센슈얼 파우더 매트 리퀴드의 새 색상은 ‘피치 시크’, ‘얼 그레이’다. 헤라는 “피치 시크는 명도를 밝힌 부드러운 피치 색상으로 얼굴의 생기를 주고 톤을 산뜻하게 밝혀준다”며 “블러셔 용도로 함께 활용하면 얼굴의 입체감을 강조해 화사하게 보인다”고 했다.센슈얼 파우더 매트 립스틱의 새 색상은 ‘서울 데이즈’, ‘스트로베리 레드’다. 제형과 패키지도 바꿨다. 헤라는 “서울 데이즈는 핑크 코랄 컬러로, 입술에 포인트를 줘 싱그러우면서도 세련된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다”고 밝혔다. 아모레퍼시픽 김동현 헤라 수석 메이크업 아티스트는 “올해 봄여름에는 피부를 자연스럽게 표현하고 색조로 과감하게 포인트를 준 메이크업이 트렌드를 이룰 것”이라며 “한 가지 색조를 다양하게 활용하면 손쉽게 트렌디한 메이크업을 연출할 수 있다”고 말했다.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 2024-0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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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관계의 색깔 성찰한 뮤지컬…어린이와 볼만한 체험형 공룡 전시

    삶의 여정에선 여러 사람과 인연을 맺는다. 조건 없이 주고 성장하게 만드는 이가 있는가 하면 대립하고 끝내 파멸로 이끄는 이도 있다. 관계의 색깔을 각각 다른 결로 성찰한 뮤지컬 4편을 소개한다. 푸르른 요즘, 어린이와 함께 즐길 수 있는 공룡 전시도 있다.뮤지컬 ‘파가니니’비운의 천재가 걸어간 폭풍 같은 인생 천재 바이올리니스트이자 작곡가인 니콜로 파가니니의 삶을 그린 창작 뮤지컬. 파가니니의 아들 아킬레가 아버지의 명예 회복에 나선 1844년 종교 재판과 ‘카지노 파가니니’ 개관이 불허되며 파가니니가 궁지에 몰리는 1836년 파리가 교차된다. 칭송받던 파가니니는 악마에게 영혼을 팔았다며 교회 공동묘지에 묻히지 못하고, 아킬레는 아버지를 위해 증언을 시작한다.자유로운 영혼의 파가니니, 그를 악마라며 벼랑 끝으로 내모는 사제 루치오 아모스, 파가니니의 재능을 이용하고 재산까지 뺏으려는 콜랭 보네르, 아버지를 위해 모든 것을 쏟는 아킬레가 팽팽한 긴장을 자아내며 몰입도를 높인다. 실제 바이올린 연주가 러닝 타임의 50% 이상을 차지하며 파가니니의 명곡을 들려준다. 파가니니 역은 KoN(콘) 홍석기 홍주찬이 맡았다. 루치오는 김경수 윤형렬 백인태가 연기한다. 콜랭 역은 이준혁 김준영 기세중이, 아킬레 역은 박좌헌 이준우 박준형이 맡았다. 6월 2일까지,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 극장 용. 뮤지컬 ‘친정엄마’오랜 시간이 지나 비로소 깨닫는 사랑 말괄량이 봉란은 시간이 흘러 엄마가 된다. 딸 미영과 실랑이를 벌이다가도 기뻐하고 웃으며 하루하루를 보낸다. 어느덧 엄마가 된 미영은 차츰 엄마의 마음을 알아가게 된다. 동명의 원작소설을 바탕으로 만든 주크박스 뮤지컬로, 2010년 초연된 후 꾸준히 사랑받고 있다. 티격태격하지만 늘 딸 걱정 뿐인 엄마와 그 사랑을 깨닫는 딸의 이야기가 유쾌하고 뭉클하게 펼쳐진다. 봉란 역은 김수미 이효춘이 연기한다. 초연부터 함께 한 김수미는 특유의 억척스럽고 괄괄한 연기를 선보인다. 뮤지컬에 처음 도전하는 이효춘은 드라마에서 쌓은 내공으로 새로운 봉란을 보여준다. 미영 역은 신이현과 그룹 원더걸스 출신 선예가 맡았다. 5월 26일까지, 서울 서초구 한전아트센터.뮤지컬 ‘버지니아 울프’존재하기 위해 글을 썼던 삶과 그 이면 작가 버지니아 울프(본명 애들린 버지니아 스티븐)가 자신의 소설 속으로 들어가 조슈아 워렌 스미스를 만나는 이야기를 그린 2인극이다. 생활고에 시달리던 조슈아는 강가에 쓰러져 있는 애들린을 발견한다. 조슈아는 애들린을 만나 인생을 바꾸길 꿈꾼다. 애들린이 원래의 세계로 돌아가려면 소설을 완성해야 하지만 글을 쓸수록 악몽에 시달리는데….창작 초연 뮤지컬로, 실존 인물과 허구의 인물을 통해 소설 속인지 현실인지 모호하게 만들며 호기심을 자극한다. 글쓰기로 존재를 증명한 버지니아 울프의 문장을 통해 삶을 정면으로 응시하게 한다. 애들린 역은 박란주 주다온 전혜주가 맡았다. 조슈아는 윤은오 김리현 황순종이 연기한다. 4월 23일~7월 14일, 서울 중구 충무아트센터 중극장 블랙.뮤지컬 ‘데미안’삶과 내면을 찬찬히 짚어보는 여정 폐허가 된 전쟁터에서 홀로 두려움에 떨고 있는 군인 싱클레어. 어둠 속에서 누군가 나타나고, 싱클레어는 한 사람을 떠올린다. 싱클레어는 보이지 않는 그와 대화하며 과거를 짚어보는데…. 헤르만 헤세의 동명 소설을 바탕으로 한 창작 뮤지컬이다. 삶과 내면을 돌아보는 여정을 섬세하게 그린 2인극이다. 배우들은 나이, 성별에 관계없이 싱클레어와 데미안을 연기한다. 조풍래 이형훈 임찬민 김현진 정우연 이한별 홍나현 류동휘가 무대에 선다. 6월 30일까지, 서울 종로구 링크아트센터드림 드림4관. 전시 ‘다이노스 어라이브’(DINOS ALIVE)움직이는 공룡과 함께하는 생생한 체험 공룡 모형을 보고 만지며 공룡의 세계를 실감나게 체험할 수 있다. 트라이아스기, 쥐라기, 백악기를 재현한 환경에서 45종 80여 가지 공룡들의 역동적인 움직임과 사운드를 즐길 수 있다. 실물 크기에 가까운 공룡을 만지고 가상현실(VR)로 생생하게 볼 수 있다. 화석 발굴·공룡 라이딩 체험을 하고 플레이파크에서 뛰어놀 수 있다. 6월 30일까지,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역롯데캐슬SKY-L65 1층 전시장.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 2024-0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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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흔에 읽는 쇼펜하우어[손효림의 베스트셀러 레시피]

    [손효림의 베스트셀러 레시피] 많은 사람들에게 뜨거운 사랑을 받는 베스트셀러. 창작자들은 자신이 만든 콘텐츠가 베스트셀러가 되길 꿈꾸지만, 실제로 실현될 가능성은 극히 낮다. 이 희귀한 확률을 뚫고 베스트셀러가 된 콘텐츠가 탄생한 과정을 들여다본다. 창작자의 노하우를 비롯해 이 시대 사람들의 욕망, 사회 트렌드 등을 확인할 수 있다. “산다는 것은 괴로운 것이다.”“하고자 하는 것과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알아야 한다.”인생에 대해 ‘뼈를 때리는’ 돌직구를 날리는 책, ‘마흔에 읽는 쇼펜하우어’(유노북스)다. 지난해 9월 출간돼 7개월 만에 30판 부 넘게 판매됐다. 철학서가 주요 서점 종합 베스트셀러 1위에 오르는 드문 광경이 펼쳐졌다. ‘쇼펜하우어 신드롬’을 이끈 책이기도 하다. 행복은 고통을 줄이고 피하고 견디는 것에 있다며, 고통을 해소하고 마음의 위기를 다스리는데 도움이 되는 쇼펜하우어의 조언을 30가지로 정리했다. 독자들은 “마냥 괜찮다며 위로를 주는 책에 지쳐 있었는데, 정신이 번쩍 들게 한다”며 열광했다. 저자인 강용수 고려대 철학연구소 연구원(55)은 고려대 학부와 대학원에서 서양 철학을 전공하고 독일 뷔르츠부르크대학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강 연구원은 2022년 초, 이현정 유노북스 기획편집팀장으로부터 제안을 받아 책을 쓰게 됐다. 강 연구원과 이 팀장은 일면식도 없던 사이였다. 이 팀장이 “쇼펜하우어의 철학을 대중이 이해하기 쉽게 쓴 책을 만들어 보자”고 했다. 강 연구원은 “너무 어려울 것 같다”며 거절했지만, 거듭된 이 팀장의 요청에 일단 출간을 수락했다. 하지만 중간에 두 번이나 집필을 중단할 정도로 글쓰기는 만만치 않았다. 이 팀장을 2일 서울 마포구 유노북스에서 만나고, 강 연구원을 3일 전화 인터뷰해 책이 만들어진 과정에 대해 들었다. 기자는 이 팀장을 만나기 전 그가 40대이거나 적어도 30대 후반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뜻밖에도 앳된 얼굴의 1990년생이었다. 올해 34세다. 책을 기획하게 된 계기가 궁금했다. “유노북스에서 ‘50에 읽는 논어’(2021년), ‘50에 읽는 장자’(2022년) 등이 출간됐어요. ‘50에 읽는 논어’는 25만 부 넘게 판매될 정도로 50대 시리즈의 반응이 좋았습니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40대를 떠올렸어요.”한국인 중위 연령이 40대라는 것도 고려했다.(올해 기준으로는 46.1세) “그런데 어떤 내용을 담아야할지 모르겠더라고요. 곰곰이 생각하니 그저 따뜻한 말이 필요할 것 같지는 않았어요. 당시 쇼펜하우어의 문장이 소셜미디어에 많이 공유되고 있는 게 눈에 들어왔어요. 굉장히 직설적이었죠. 쇼펜하우어는 염세주의자 정도로 알려져 있는데, 이렇게 삶을 예리하게 간파한 사람이 궁금해졌어요. 쇼펜하우어의 철학을 주제로 책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죠.”필자를 찾기 시작했다. 철학서를 쓴 국내 저자들을 파악했다. ‘쇼펜하우어의 행복론’(2014년)을 쓴 강 연구원이 눈에 들어왔다. 어린이를 대상으로 강 연구원이 쓴 ‘니체가 들려주는 슈퍼맨 이야기’(2007년·자음과모음)를 보며 그가 가장 적확한 저자라고 판단했다. “강 선생님에게 연락드리니 ‘나는 논문을 써 온 사람이어서 집필하기 어려울 것 같다’며 고사하셨어요. 여러 필자들의 목록을 작성하긴 했지만 다른 필자는 떠오르지가 않더라고요. 강 선생님에게만 제안했어요. 선생님이 ‘철학이 전문서에서 머무는 것을 넘어 대중에게도 쉽게 다가가는 학문이 되면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한 것도 머릿속에 맴돌았고요. 출간 제안을 거절하긴 했지만 약간의 여지를 남긴 것 같은 느낌이 들었죠.”이 팀장은 철학의 대중화가 필요하다며 강 연구원을 6개월 가까이 설득해 마침내 수락을 받아냈다. 강 연구원이 쇼펜하우어에게 영감을 받아 철학을 전공하게 된 점도 파고들었다. 강 연구원은 “이 팀장은 포기라는 걸 모르더라”며 웃었다. 하지만 목차를 만들고 글쓰기가 시작되면서 진통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처음 원고를 보내니 이 팀장이 한숨을 쉬더라고요.(웃음)”(강 연구원)“내용이 딱딱하고 어려워서 이해가 잘 안 됐거든요. 선생님은 쇼펜하우어 책을 원서로 다 보셨기 때문에 방대한 내용을 압축하고 쉽게 쓰기가 더 힘드셨을 거예요.”(이 팀장)글쓰기에서 가장 어려운 건 쉽게 쓰는 것이다. 가령, 마음의 평정을 찾는 네 가지 방법으로 쇼펜하우어는 △불필요한 인간관계를 정리하고 △질투를 경계하며 △큰 희망을 걸지 말고 △세상에는 거짓이 많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고 제시한다. 이처럼 메시지를 담으면서도 술술 읽히는 이 책은 격렬한 산고 끝에 나왔다. 강 연구원이 원고를 보내면 이 팀장은 “이 문장은 40대가 어떤 부분에서 공감할 수 있을까요?”, “이 내용은 이해가 안 되는데 더 풀어 쓰실 수 있나요?”라며 하나하나 짚어가며 물었다. 수없이 원고가 오가며 수정에 수정을 거듭했다. 강 연구원은 “논문 글쓰기에서 쉬운 글쓰기로 넘어가는 게 좀처럼 잘 되지 않았다”고 했다. 애써 쓴 내용을 통째로 빼자고 할 때면 “이게 내 책이 맞나”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고 한다. 지쳐가던 강 연구원은 존경하는 선배가 지난해 2월 세상을 떠나자 무너졌다. “제 글을 인정해주신 유일한 분이었어요. 제게 ‘잘 될거다’라며 확신을 주셨고요. 그런 형이 떠나시니, 아무것도 할 수가 없었어요.”강 연구원은 이 때를 포함해 책을 쓰다 두 번 ‘잠수 탔다’고 말했다. 이 팀장의 설명은 조금 다르다. “보통 ‘잠수 탄다’고 하면 연락이 완전히 두절되는 걸 말하잖아요. 어디 있는지 위치 파악도 안 되고요. 선생님은 집필을 멈추고 연락을 안 하셨을 뿐이에요. 한두 달 뒤에 제가 연락하면 전화는 받으셨어요. 마음이 바뀌셨는지 조심스레 여쭤봤죠.”계속 기다리는 이 팀장을 보며 강 연구원은 다시 글을 쓰기 시작했다. 강 연구원은 “이 팀장은 엄청나게 집요하다”며 웃었다. 처음 만난 저자를 이처럼 기다린 이유가 뭘까.“1차 원고를 보니 마음이 가는 걸 느꼈어요. 제 마음 속 힘들고 고통스러운 게 움직였다고 할까요. 저자 중에는 글을 고치는 걸 용납하지 않는 경우가 적지 않은데, 선생님은 ‘출판은 이 팀장의 분야이니 얼마든지 수정할 수 있다’고 하신 게 큰 힘이 됐습니다. 글은 저자가 쓰고, 저는 ‘요구하는 사람’인데 요구하는 건 쉽잖아요. 이를 모두 받아주셔서 정말 감사했어요.”강 연구원은 메일이나 문자를 주고받을 때면 “고맙습니다”, “이 팀장님 덕분입니다”는 인사를 빠뜨리지 않았다. 이 팀장은 “늘 칭찬과 격려를 해주시고, 스스로를 낮추는 선생님을 보며 많이 배우고 힘을 낼 수 있었다”고 했다. 2023년 9월이라는 출간 시기는 무슨 일이 있어도 맞추려 했다. 8월은 너무 덥고, 연말에는 책이 상대적으로 주목받기 어려울 것으로 봤기 때문이다. 출간 후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한 예능 프로그램에서 배우 하석진이 이 책을 읽는 모습이 나와 화제가 된 것도 도움이 됐다. 하석진은 “인생은 혼자다. 혼자서도 단단해질 줄 알아야 한다”는 쇼펜하우어의 말을 인용했고, 전현무 역시 “나도 이 책을 읽고 있다”고 밝혀 큰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책 자체가 힘을 갖지 못하면 독자에게 지속적으로 사랑받기 어렵다. “1만 부만 팔려도 베스트셀러”라고 하는 요즘 출판계에서 7개월 만에 30만 부 넘게 팔린 건 놀라운 일이다. 책 판매 속도는 꺾이지 않고 지금도 비슷한 수준으로 유지되고 있다고 한다. 책에는 강 연구원의 생각이 많이 들어 있다. 이는 이 팀장의 아이디어였다. “저자의 생각이 녹아있어야 쇼펜하우어의 철학을 삶과 연결짓고 공감할 수 있으니까요.”(이 팀장) 강 연구원은 50세가 넘어 책을 쓰게 된 것도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10년 전이라면 이렇게 못 썼을 것 같아요. 교만하거나 얕게 썼을 거라는 생각이 들어요. 40대를 지나고 50대가 돼 보니, 인생이란 게 마음먹은 대로 되는 게 아니고 애썼다고 해서 다 성과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통렬하게 깨달았거든요. 쇼펜하우어는 마흔 살 무렵 헤겔에게 눌려서 직장도 잃고 강아지와 살았습니다. 잘 풀린 건 그 이후부터였죠. 그런 경험이 그의 철학에도 반영됐다고 봅니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 2024-0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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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제 네트워크-인력 키워… 마이스 산업 육성에 박차

    스위스 다보스포럼, 미국 잭슨홀미팅은 전 세계인의 눈과 귀가 쏠리는 국제 행사다. 중국은 ‘아시아판 다보스포럼’으로 불리는 보아오포럼을 개최하며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국제적인 대형 행사는 논의되는 내용도 중요할 뿐만 아니라 주요 정책 결정자를 비롯해 각 분야 전문가 등 세계적인 오피니언 리더들이 참석하기에 국가 이미지를 높이는 데 영향을 준다. 호텔, 쇼핑 등 각종 연관 산업에 미치는 경제적 파급력도 크다. ● 마이스 유치 국제 네트워크 강화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 등이 대규모 외국인 관광객을 유치해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마이스(MICE·기업회의 포상관광 컨벤션 전시) 산업을 전략적으로 육성하기로 했다. 관광공사에 따르면 팬데믹 이전인 2019년 기준, 국내에서 열린 국제회의에 참석한 외국인 1인당 평균 지출액은 279만 원으로 한국을 찾은 일반 외국인 관광객(약 144만 원)의 2배 가까이 됐다. 한국은 2018년 마이스 산업을 통해 약 70만 명의 외국인 관광객을 유치했다. 이를 통해 벌어들인 수익은 그해 관광 국내총생산(GDP)의 9.2%를 차지했다. 국제단체와 국제기구 운영을 연구하는 국제협회연합(UIA)에 따르면 2019년 한국이 유치한 국제회의 수는 1113건으로 세계 최상위권이었지만 팬데믹으로 국제회의가 크게 줄어 2022년에는 326건으로 감소했다. 정부는 마이스 유치와 홍보를 위해 우선 국내외 네트워크 강화에 나섰다. 마이스 관련 해외 사무소를 현재 9곳에서 두 배인 18곳으로 늘리기로 한 것이다. 미국 뉴욕, 영국 런던, 독일 프랑크푸르트에 있는 국제회의 유치 사무소를 미국 로스앤젤레스(LA), 호주 시드니, 프랑스 파리, 캐나다 토론토까지 4곳을 더 확대해 모두 7곳으로 늘린다. 기업회의와 포상관광을 위한 사무소도 현재 6곳(중국 광저우, 싱가포르, 베트남 하노이,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태국 방콕,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중국 베이징, 인도 뉴델리,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 일본 오사카, 대만 타이베이까지 5곳을 추가해 총 11곳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단계별 지원으로 한국형 메가 국제회의 육성 마이스 산업은 국제 네트워크와 함께 인력과 기술 등이 제대로 갖춰져야 성공할 수 있다. 이에 관련 인력을 육성하고 첨단 기술도 적극 활용할 예정이다. 인공지능(AI), 빅데이터를 활용해 행사에 필요한 맞춤형 정보를 제공한다. 대학 및 관련 기업들과 연계해 인력을 발굴하고 전문가로 키우는 한편 산업 종사자 간 네트워크 형성도 지원하기로 했다. 관련 경험과 노하우를 지닌 경력 단절자들도 재교육해 인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유망한 국제회의는 집중 지원한다. 개최한 지 3년 이상 10년 미만인 국제회의 가운데 경쟁력 있는 회의를 선별해 참석자 맞춤형 관광 프로그램과 전략 컨설팅을 제공하고 관광공사 해외 지사와 연계한 홍보 지원을 한다. 10년 이상 된 국제회의 중 성장 가능성이 높은 국제회의는 메가급 국제회의로 키울 계획이다. 이런 전략을 통해 외국인이 1500명 이상 참여하는 초대형 국제회의를 2028년까지 10개를 유치하는 것이 목표다. 연간 기준으로 외국인 130만 명이 참여하도록 해 30억 달러를 벌어들이겠다는 계획이다. 문체부와 관광공사는 25일 서울 서초구 세빛섬 플로팅아일랜드에서 ‘MICE 글로벌 도약 선포식’을 열었다. 한국MICE산업발전협의회와 함께한 이번 행사에는 지역 마이스 전담조직과 컨벤션센터, 관련 기업 등 90개 기관에서 200여 명이 참석했다. 유인촌 문체부 장관은 “마이스 산업이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고 국가경쟁력을 높이는 미래 전략 산업이 되도록 적극적으로 뒷받침하겠다”며 “더 많은 국제회의를 국내에 유치하는 데 그치지 않고 한국의 독자적인 K마이스가 탄생하도록 힘껏 뛰겠다”고 말했다.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 2024-0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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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뮤지컬 ‘이프아이월유’(If I Were You) 外

    《범죄 소설, 편지, 발레 그리고 우리전통음악. 참신한 소재로 빚어낸 뮤지컬들이 관객과 만난다. 진실을 향해 질주하는 강렬함, 의도하지 않았던 일이 위로로 이어지는 아이러니, 예술을 향한 열정, 음악으로 풀어내는 속내를 통해 인간의 존재와 인생을 비춘다. 》뮤지컬 ‘이프아이월유’(If I Were You)죄와 복수에 대한 처절하고 강렬한 탐색1945년 경성. 실제 벌어진 살인 사건을 모티브로 연작 소설을 쓴 유명 소설가 이수현은 마지막인 열두 번째 작품을 집필해야 하지만 슬럼프에 빠진다. 그의 앞에 작가 지망생 강인호가 나타나 자신의 아이디어로 소설을 쓰라고 권한다. 마지막 소설 쓰기에 나선 이수현과 동생의 복수를 위해 범인을 추적하는 강인호. 둘을 둘러싼 진실이 차츰 베일을 벗기 시작하는데…. 초연 중인 창작 뮤지컬이다. 단 두 명의 배우가 선 무대는 숨 가쁘게 내달리는 촘촘한 이야기와 강렬한 음악으로 긴장감과 몰입도를 높인다. 죄의 무게는 누가 정할 수 있는지, 복수의 의미는 무엇인지 묵직한 질문을 던진다. 이수현 역은 오종혁 정원영 백인태가 맡았다. 강인호는 황민수 원태민 조성태 차규민이 연기한다. 극본을 쓴 정찬수 연출가는 “사람들은 범죄의 본질보다 자극적인 면을 보고 많은 것을 잊는다”며 “잊혀진 존재를 드러내고 죄의 본질을 탐색하려 했다”고 밝혔다. 6월 1일까지 서울 대학로 예스24 스테이지 3관. 5만∼7만 원. 뮤지컬 ‘디어 에반 핸슨’스스로에게 쓴 편지로 인한 뜻밖의 위로 매일 스스로에게 편지를 쓰며 자기답게 행동할 수 있는 멋진 하루를 꿈꾸는 외톨이 소년 에반 핸슨이 겪는 갑작스러운 상황을 따뜻하게 그렸다. ‘라라랜드’, ‘위대한 쇼맨’의 음악을 맡은 벤지 파섹과 저스틴 폴이 만든 넘버들은 관객을 단박에 매료시킨다는 평가를 받는다. 2017년 미국 뉴욕 브로드웨이에서 공연됐고 그 해 토니상에서 최우수작품상, 극본상, 작곡상 등 6개 부문을 수상했다. 3월 28일부터 6월 23일까지 서울 충무아트센터 대극장에서 공연된다. 아시아 첫 공연이다. 에반은 자신에게 쓴 편지를 어느 날 우연히 마주친 코너에게 뺏긴다. 며칠 뒤 코너가 갑작스레 숨진 걸 알게 된다. 에반의 편지를 코너의 유서로 오해한 코너의 부모는 에반에게 아들과의 추억을 들려달라고 부탁한다. 에반은 차마 진실을 밝히지 못하는데…. 에반 역은 김성규 박강현 임규형이 맡았다. 김선영 신영숙은 에반의 엄마 하이디 핸슨을 연기한다. 관록 있는 두 배우는 낮에는 간호사로 일하고 밤에는 로스쿨을 다니며 아들을 키우는 하이디를 묵직하면서도 깊이 있게 그려낸다. 7만∼16만 원.뮤지컬 ‘낭만별곡’음악으로 털어놓는 나의 이야기세종(이도)이 즉위하기 전 악기 연주를 즐겼다는 기록을 바탕으로 청년 이도와 조선 음악의 기틀을 세운 박연, 허구의 인물 예성과 동래가 음악으로 마음을 나누는 과정을 그렸다. 신분을 숨기고 조선 시대 음악 기관 장악원의 전신인 이원에 들어가는 이도 역은 이종석 반정모 김우성이 맡았다. 이원에서 악사들을 관리하는 박연은 박유덕 장민수가 연기한다. 전하영 박주은은 아버지의 복수를 하기 위해 남장을 하고 이원의 악사가 된 예성으로 무대에 선다. 황두현 정지우는 천민 출신으로 이원에 들어온 동래 역을 맡았다. 이들은 왕의 탄신일 기념행사를 준비하기 위해 합숙에 들어가게 되는데…. 신분 성별 나이에 상관없이 음악으로 교감하고, 가야금 대금 해금 피리 연주를 통해 풀어내는 자기만의 사연이 감미로운 선율과 어우러진다. 초연 중인 창작 뮤지컬로, 신선한 소재에 짜임새 있는 구성으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6월 9일까지 서울 대학로 예스24 아트원 2관. 4만4000∼6만 6000원. 뮤지컬 ‘디아길레프’창작을 향한 뜨거운 몸부림과 집념1900년대 프랑스 파리에서 발레단 ‘발레 뤼스’를 창립해 현대 발레를 확립한 러시아 제작자 디아길레프의 삶을 그렸다. 발레단 수석 디자이너 브누아, ‘춤의 신’으로 불린 발레리노 니진스키, 천재 작곡가 스트라빈스키까지 예술가 4명이 영감을 주고받으면서도 팽팽하게 대립하고 충돌하며 발레 뤼스의 대표작 ‘페트루슈카’, ‘봄의 제전’이 탄생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어린 시절 아버지에게 억압받은 디아길레프는 니진스키의 춤에 위로받고 이끌린다. 본능에 충실하고 섬세한 니진스키, 현실적인 판단으로 발레단의 중심을 잡는 브누아, 유머러스하지만 음악에 대해서는 예민한 스트라빈스키 등 4명의 캐릭터는 각기 다른 색깔로 예술을 향한 열정을 뿜어낸다. 유연한 춤사위를 선사하는 무대도 매력적이다. 디아길레프 역은 김종구 조성윤 안재영이 맡았다. 브누아 역은 강정우 김이담 박상준이, 니진스키 역은 한선천 이윤영 윤철주가 연기한다. 스트라빈스키 역은 크리스 영을 비롯해 김도후 김재한이 맡았다. 2022년 초연된 창작 뮤지컬로, 이번이 두 번째 공연이다. 6월 9일까지 서울 대학로 예스24 아트원 1관. 5만∼7만 원. Goldengirl 독자를 초대합니다독자 40명(20쌍)에게 공연 관람 기회를 드립니다.동아일보 골든걸 인스타그램 ‘동아일보 골든걸(@goldengirl_donga)’에서 응모해주세요. 문의: goldengirl@donga.com뮤지컬 이프아이월유R석 7만 원 상당 10명(5쌍)뮤지컬 디어 에반 핸슨A석 7만 원 상당 10명(5쌍)뮤지컬 디아길레프R석 7만 원 상당 10명(5쌍)뮤지컬 낭만별곡S석 5만 5000원 상당 10명(5쌍)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 2024-0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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