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효림

손효림 기자

동아일보 콘텐츠기획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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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손효림 기자입니다.

aryssong@donga.com

취재분야

2024-03-27~2024-04-26
문화 일반44%
칼럼17%
연극10%
경제일반10%
교육7%
문학/출판3%
미술3%
인사일반3%
여행3%
  • 한국미술협회, 미술인의 날에 ‘만곡 임장수상’ 추가로 제정

    한국미술협회가 한국의 정취를 담아낸 작품으로 유명한 임장수 화백(1941∼2020·사진)을 기려 대한민국 미술인의 날(12월 5일) 시상 부문에 ‘만곡(晩谷) 임장수상’을 추가로 제정했다고 9일 밝혔다. 1회 만곡 임장수상 수상자로는 최근선 작가(47)가 선정됐다. 올해 15회를 맞은 대한민국 미술인의 날 기존 시상 부문에는 대상, 공로상, 원로작가상, 미술문화공로상, 정예작가상이 있었다. 임 화백은 전북 정읍에서 태어나 서라벌고, 서라벌예대를 졸업하고 1990년대 러시아로 유학을 떠나 레핀아카데미에서 공부했다. 우리나라 자연과 삶의 현장을 찾아다니며 데생과 크로키로 이를 정교하게 묘사했다.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 2021-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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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광화문에서/손효림]신춘문예 도전하는 이들, 간절함 담은 글쓰기 응원

    “제 원고가 잘 접수됐는지 확인해주실 수 있나요? 단편소설 부문에 응모했고 제 이름은 ○○○입니다.” 신춘문예 접수 마감일이 다가오면 문화부에는 이런 전화가 이어진다. 신춘문예 원고는 우편 접수가 원칙이고 마감 당일 우편 소인이 찍힌 응모작까지 유효하다. 마감일이 임박해서 원고를 부친 이들이 원고가 제대로 도착했는지 걱정스러운 마음에 문의하는 것이다. “글을 계속 고치다 보니 이렇게 됐어요. 이 정도로 늦어질 줄은 몰랐는데…. 아, 좀 더 서둘러야 했어요. 제 원고, 받으신 거 맞죠?” 원고가 늦어진 이유를 구체적으로 설명하는 이들도 종종 있다. 간혹 떨리는 목소리를 애써 누르며 접수 확인을 요청하기도 한다. 이들의 목소리에는 절박함이 담겨 있다. 이런 전화를 받을 때마다 여러 생각이 교차한다. 마지막 순간까지 원고를 붙잡고 씨름하는 마음은 어떤 것일까. 기자도 글쓰기를 업으로 하고 있지만, 이들의 전화는 글쓰기의 의미에 대한 커다란 물음표처럼 다가온다. 기자는 글, 특히 문학 작품을 쓰는 이들을 만나면 그 이유를 물어본다. 작가를 꿈꾸며 소설을 쓰는 30대 남성은 “가슴속에서 이야기가 꿈틀거린다. 이를 쏟아내고 싶은 마음이 강렬하게 든다”고 말했다. 60대 사업가는 “밤에 홀로 앉아 시를 쓰면 마음이 정화되고 큰 위로를 받는 것 같다”고 말했다. 판결문에 시, 아포리즘 등을 종종 인용하는 박주영 판사(53)는 최근 출간한 에세이 ‘법정의 얼굴들’에서 “마음을 움직여야 피고인이 진정으로 참회하고 속죄하며, 피해자가 위안받고 치유될 수 있다. 그래서 그런 표현을 썼다”고 밝혔다. 그는 “감성적 언어나 비유가 더 적절하며 이해하기 쉽다”고 덧붙였다. 미처 몰랐던 자신의 내면은 물론 타인을 이해하게 만드는 것. 그래서 스스로와 다른 이를 보듬을 가능성을 열어주는 것. 문학이 가진 힘이 아닐까. 동아일보가 1925년 국내 최초로 신춘문예를 시작한 후 수많은 이들이 투고했다. 1995년 중편소설 부문에 ‘이중주’로 당선된 은희경 작가(62)는 신춘문예에 대해 “아무 인맥도 없는 사람이 무턱대고 할 수 있는 것”이라고 했다. 당시 은 작가는 ‘사막의 달’을 쓴 전경린 작가(59)와 공동으로 당선됐다. 1985년 시 ‘안개’로 당선된 기형도 시인(1960∼1989)은 당선 인터뷰에서 “어둡고 길었던 습작 시절이 한꺼번에 내 의식 속을 비집고 들어왔다. 기쁨이 채 가라앉기도 전에 모든 사물들이 무겁게 보인다”고 했다. 시인 특유의 허무주의적 색채가 녹아 있다. 그러면서도 그는 “좀처럼 열릴 것 같지 않던 문의 열쇠를 쥐여줘 감사하다”고 밝혔다. 2022년도 신춘문예 원고 마감일(12월 1일)이 이틀 앞으로 다가왔다. 올해도 어김없이 막바지에 원고가 쏟아져 들어오고 있다. ‘열릴 것 같지 않던 문’을 두드리는 이들의 용기에, 간절함을 담아 한 자 한 자 써내려간 노고에 온 힘을 다해 박수를 보낸다. 손효림 문화부 차장 aryssong@donga.com}

    • 2021-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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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린이 책]장기자랑 시간, 숨고만 싶어요

    숲속에서 장기자랑 대회가 열린다. 박쥐는 하늘로 슝 날아올라 뿅 사라지는 마술을, 늑대는 “아우우∼우∼우∼” 노래 연습을 한다. 거북이는 얼굴을 거북등에 쑥 넣으며 귀신 흉내를 낸다. 사자는 꽃밭에서 혼자 오른쪽 두 다리를 번쩍 들어올리는 연습을 한다. 사자가 보이지 않자 친구들은 사자를 찾아 나선다. 그런데 얼굴이 빨개진 사자가 울음을 터뜨린다. 부끄러워서 장기 자랑을 못 하겠다며. 부끄럽다고 솔직히 털어놓는 사자와 이를 해결하기 위해 머리를 맞대는 친구들이 앙증맞다. 얼굴이 빨개진 사자에게 세수를 해보라는 박쥐, 노란 가면을 만들어주는 늑대의 노력도 고맙다. 한데 그다지 효과는 없는 것 같다. 그때 거북이가 말한다. “얼굴이 빨개도 괜찮아. 해가 질 때 세상도 온통 빨갛던데. 우리 같이 해지는 거 볼래?” 맑은 눈으로 노을을 하염없이 바라보는 사자. 힘차게 장기 자랑을 할 수 있게 됐다. 감정을 털어놓는 것도, 친구를 돕는 것도 모두 용기 있고 멋진 일이라고 어깨를 다독인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 2021-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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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의 향기]서울서 독립운동 이끌던 김가진… 상하이로 망명해 임시정부 활동

    대한제국에서 농상공부대신, 외부·법부대신 서리를 지냈고 고종 서거 후 지하 독립운동단체인 조선민족대동단 총재가 됐다. 중국 상하이로 망명해 대한민국임시정부 및 김좌진이 이끈 북로군정서 고문을 지냈다. 그의 아들과 며느리, 대동단원 80여 명은 독립운동가로 서훈을 받았지만 그에 대한 서훈은 7차례나 거부됐다. 의병을 탄압하고, 일제가 주는 남작 작위와 돈을 받는 등 친일 행위를 했다는 이유에서다. 동농(東農) 김가진(1846∼1922)의 이야기다. 조선민족대동단기념사업회장인 저자 장명국 내일신문 대표는 동농이 고종에게 하사받은 땅 1만여 평을 일제에 빼앗기고 대례복을 팔 정도로 가난했던 데다, 대한제국 대신 중 유일하게 망명해 임시정부에 몸담은 행적을 하나하나 확인한다. 그리고 동농은 친일 행위를 한 게 아니라고 말한다. 일본어, 중국어는 물론 영어에도 능통했던 동농은 고종의 최측근이었다. 중국 천진 종사관, 주일 공사를 지낸 그는 세계의 흐름을 폭넓게 읽었고 고종의 ‘대일본 창구’ 역할을 했다. 1905년 을사늑약과 1910년 한일강제병합을 반대했고, 대한협회 회장으로서 일진회를 규탄했다. 1906년 충청남도 관찰사였던 동농은 의병을 진압하라는 고종의 명령을 받았지만 의병을 돕다 일본군에게 붙잡힌 이남규 부자(父子)를 한 달 뒤 풀어줬다. 이후 일본군에게 다시 체포된 이남규 부자는 1907년 9월 26일 일본군에게 학살당했다. 사건이 벌어지기 4개월 전, 동농은 충청남도 관찰사에서 해임돼 이곳을 떠났다. 저자는 “승정원일기에 동농의 부임 및 해임 시기가 기록돼 있다. 이남규 부자의 순국과 동농은 관계가 없음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저자는 일제가 당시 모든 대신에게 작위를 내렸고, 동농은 고종을 보필하러 조정에 있어야 해 이를 받을 수밖에 없었다고 분석한다. 또 동농이 일제의 ‘은사금’을 받은 증거가 없다고 한다. 일제는 현재 가치로 수억 원에 이르는 은사금을 연간 두 번 지급했고 이를 받을 때마다 당사자는 인장을 찍었다. 저자는 “동농이 은사금을 수령한 증거는 존재하지 않는다”며 “동농의 집사로 인해 종로구 청운동 1만 평 땅이 동양척식주식회사에 헐값에 넘어간 건 일제와 가까운 사람에게는 절대 일어나지 않을 일이다. 동농과 일본의 관계가 좋지 않았음을 보여 준다”고 말했다. 동농은 고종을 퇴위시킨 이토 히로부미를 찬양하는 시를 지었다고 비판받았다. 하지만 저자는 “시를 지은 바로 다음 해 동농이 일본 잡지 ‘신공론’에 일본의 병탄 야욕을 꾸짖는 글을 기고한 사실이 확인됐다. 해당 시는 웃음 뒤에 칼을 숨기고 이토 히로부미를 비꼬며 침탈을 경고하는 의미로 해석하는 게 적합할 것”이라고 했다. 동농이 상하이에서 눈을 감자 임시정부는 독립신문 1면에 부고를 싣고 3면 톱기사로 애도했다. 장례식에서는 임시정부 주석 홍진이 개식사를 하고 안창호가 추도사를 올렸다. 김구 부부도 문상을 왔다. 장명국 대표는 “동농의 장례식은 임시정부장, 사실상 국장으로 치러졌다. 그는 단칸방에서 살았고 굶주림과 병에 시달리다 숨졌다. 그의 행적을 면밀히 살펴볼수록 친일과 거리가 멀다”고 말했다. 그는 “역사적 사실을 세밀하게 확인해 동농에 대한 평가를 다시 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한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 2021-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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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다 위 떠다닌 나무로 조명등 만들고 다리 부러진 의자 수리해 무료 나눔

    바다 위를 떠다닌 나무로 조명등을 만들고, 다리가 부러진 채 버려진 의자를 수리한 뒤 중고장터에 무료로 올린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17개 지역문화예술교육지원센터가 함께 하는 예술교육프로그램 ‘꿈다락 토요문화학교’ 중 환경을 주제로 진행된 프로젝트다. 지역별로 특색을 살린 수업이 열리고 있다. 부산에서는 올해 4월부터 주말마다 ‘사람과 자연이 공존하는 바다’ 수업이 진행됐다. 첫 수업은 광안리 바닷가에서 쓰레기를 줍는 것으로 시작했다. 색색의 유리병이 깨진 조각들이 특히 많았다. 김미숙 모이다아트협동조합 강사는 “가족 단위로 참여하는데, 쓰레기를 주우면서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환경 문제, 기후변화에 대해 경각심을 갖게 된다”고 말했다. 떠다니는 나무인 유목과 조개껍데기 같은 자연 소재도 작품에 활용한다. 올해는 재사용을 통한 ‘순환’을 주제로 수업을 구성해 유목을 이용한 조명등 만들기를 했다. 유목은 오랜 시간 바다를 건너오기 때문에 나무가 매우 가볍다. 마르고 젖기를 반복하며 아주 바싹 마른 나무가 된다. 김 강사는 “조명등을 만들기 위해 사포질부터 시작하는데 시간이 꽤 걸린다. 가족이 다 같이 만든 조명등을 집에서 사용할 때마다 여러 활동을 떠올릴 수 있다”고 말했다. 어린이들이 바다동물을 캐릭터로 노트, 머그잔, 텀블러도 만들었다. 작품들을 모아 이달 6일 전시회를 열고 수업을 마무리했다. 노트, 머그잔, 텀블러를 판매한 수익금은 환경단체에 기부할 예정이다. 서울에서는 이달 매주 주말 버려진 물품을 수리하는 ‘서울아까워캠프’가 열리고 있다. 이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천근성 피스오브피스 대표는 “서울 시민을 대상으로 참가자를 모집한 결과 20대와 30대가 많았다”고 말했다. 첫날인 토요일에는 버려진 사물을 수리하기 위한 교육을 한다. 어떤 소재가 사용됐는지 재료를 파악하고, 공구 사용법을 배운다. 톱질, 시트지 붙이기, 실리콘 접착법 등을 익힌다. 일요일에는 각자 사는 동네에서 버려진 사물을 찾은 뒤 함께 이를 고친다. 한 부분이 긁힌 소파나 다리 하나가 부러진 책상처럼 즉석에서 수리가 가능한 물건을 선정한다. 천 대표는 “모든 과정을 하나의 퍼포먼스로 여기기에 ‘유기사물’을 마주하면 함께 묵념하고 ‘아까워송’을 부르며 세리머니를 한 뒤 수리한다. 재사용 스티커를 붙이고 온라인 중고장터의 무료나눔에 올려놓은 후 유기사물을 둔 곳에서 도주한다”고 했다. 그는 “재미있어야 적극적으로 참여하게 된다. 작은 사물을 돌봄의 시선으로 보는 자세를 통해 세상에 대한 관점 자체를 바꿔 나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은 “우리가 몸담고 있는 세상을 애정 어린 시선으로 바라보고, 창의적이고 즐겁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불어넣을 수 있도록 환경과 예술을 연계한 프로그램을 꾸준히 마련하겠다”고 밝혔다.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 2021-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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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린이 책]펄펄 눈이 내리자 집이 사라졌어요!

    여름에 갑자기 많은 눈이 내려 토끼의 집이 와르르 무너졌다. 새로 머물 곳을 찾아 떠난 토끼는 하얀 눈 위로 비죽 나온 다리 두 개를 발견한다. 장난기 많은 토끼가 발바닥을 간질이자 두꺼운 눈을 헤치고 호랑이가 나타났다! 놀라 달아나는 토끼에게 호랑이는 다정하게 말한다. “네가 날 살렸어.” 눈사태가 나 호랑이는 눈에 깔려 정신을 잃었던 것. 둘은 길동무가 돼 눈에 깔린 곰, 두루미를 차례로 구한다. 눈은 더 많이 내리고 피할 곳은 보이지 않는다. 호랑이는 ‘이글루’를 떠올렸고, 넷은 힘을 합쳐 얼음집을 짓는다. 이상 기후로 위험에 처한 토끼 호랑이 곰 두루미가 어려움을 유쾌하게 헤쳐 나가는 과정이 생동감 넘치는 그림과 어우러졌다. 아늑한 이글루 안에서 비상식량으로 챙겨 온 홍당무를 나눠주는 토끼. 홍당무를 처음 먹는 호랑이를 보며 웃는 동물들의 표정이 익살스럽다. 자신이 가진 걸 조금씩 나누고 여럿이 힘을 합치면 뭐든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을 힘껏 불어넣는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 2021-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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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건희 기증관’ 송현동 확정… 2027년 개관

    고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기증한 문화재와 미술작품을 전시하는 ‘이건희 기증관’이 건립될 부지가 서울 종로구 송현동으로 최종 확정됐다. 2027년 개관하는 이건희 기증관은 연면적 3만 m²(약 9075평) 규모로 지어져 ‘이건희 컬렉션’ 2만3181점이 모두 모이게 된다. 9일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경복궁과 헌법재판소 사이에 있는 송현동 부지는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등 박물관·미술관이 많은 인사동과 인접한 데다 사람들이 찾아오기 쉬운 것이 강점으로 꼽혀 최종 낙점됐다. 송현동 부지와 막판까지 경합을 벌였던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 부지는 이건희 기증관을 설립하려면 별도 진입로를 만들어야 해 상대적으로 접근성이 낮다는 평가를 받았다. 문체부는 내년 하반기부터 국제설계 공모를 진행해 2027년 이건희 기증관을 개관할 계획이다. 이건희 기증관이라는 이름도 의견을 폭넓게 수렴해 확장성 있는 이름으로 변경할 예정이다. 이건희 기증관이 문을 열면 관람객은 한자리에서 이건희 컬렉션을 폭넓게 감상할 수 있다. 이건희 컬렉션은 현재 국립중앙박물관과 국립현대미술관에 나눠 기증돼 있다. 문체부는 “이건희 기증관이 동서양, 시대, 분야의 경계를 넘어서는 융·복합 문화 활동의 중심지가 되도록 하겠다”며 “지역별 순회 전시를 열어 각 지역에서도 이건희 컬렉션을 감상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문체부는 이건희 기증관 건립을 위해 서울시로부터 송현동 부지 3만7141m² 중 9787m²를 부지 교환 방식으로 제공받는다. 문체부와 서울시는 이를 위한 업무협약을 10일 체결한다. 주한 미국대사관 직원 숙소로 사용되던 송현동 부지는 1997년 삼성생명, 2008년 대한항공이 각각 매입했지만 개발이 무산된 바 있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 2021-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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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건희 컬렉션’ 송현동에서 본다… 부지 최종 확정

    고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기증한 문화재와 미술작품을 전시하는 ‘이건희 기증관’이 건립될 부지가 서울 종로구 송현동으로 최종 확정됐다. 9일 문화체육관광부와 서울시 등에 따르면 경복궁과 헌법재판소 사이에 있는 송현동 부지는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을 비롯해 박물관과 미술관이 많은 인사동과 인접해 있는데다 사람들이 찾아오기 쉽다는 점이 강점으로 꼽혔다. 송현동 부지와 막판까지 경합을 벌였던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 부지는 이건희 기증관을 설립하려면 별도 진입로를 만들어야 해 상대적으로 접근성이 낮다는 평가를 받았다. 3만6642m² 규모인 송현동 부지는 서울시가 소유권을 이전 받는 중이다. 서울시는 이건희 기증관 건립을 위해 부지 교환 방식으로 송현동 부지를 제공하기로 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서울시는 이건희 기증관 건립을 위한 업무협약을 10일 체결한다. 이건희 기증관에는 ‘이건희 컬렉션’ 2만 3181점을 모두 모아 전시하게 된다. 이건희 컬렉션은 현재 국립중앙박물관과 국립현대미술관에 기증돼 있다. 미국대사관 직원 숙소로 사용된 송현동 부지는 1997년 삼성생명이 매입했지만 적절한 사용처를 찾지 못했다. 2008년 대한항공이 한옥호텔을 짓기 위해 매입됐지만 풍문여고, 덕성여중고가 인접해 개발이 진행되지 못했고 2019년 부지를 매각하기로 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를 거쳐 서울시가 이 부지를 보유하게 된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 2021-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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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광화문에서/손효림]‘깐부’ 의미 지킨 노장…가치 선택한 이들이 그립다

    “내 손으로 ‘깐부’의 의미를 훼손시킬 수는 없잖아요.” 드라마 ‘오징어게임’에서 오일남 역을 맡아 ‘깐부’라는 추억의 단어를 대유행시킨 오영수 배우(77)는 이 단어가 들어간 치킨 광고를 거절한 이유를 이렇게 말했다. 극 중 오일남은 구슬치기 게임에서 자신을 속인 성기훈(이정재)에게 마지막 구슬을 건네고 죽음을 선택하며 “우린 깐부잖아”라고 말한다. “딱지치기, 구슬치기를 할 때 한 팀이나 동지를 뜻하는 깐부는 신뢰와 배신, 인간성 상실과 애정 등 인간관계를 함축한 말이자 ‘오징어게임’의 핵심 주제입니다. 이를 전하려 혼신의 힘을 다해 깐부 연기를 했는데 내가 닭다리를 들고 광고하면 사람들이 깐부에서 뭘 연상하겠어요.” 그의 설명이다. 50년 넘게 연극을 한 그는 형편이 결코 넉넉하지 않다. 무대 위의 그는 때론 능청스러우며 교활하고, 때론 애잔한 연기로 관객을 단숨에 빨아들이지만 연극인의 길은 배고프다. 그는 영화, 드라마에 종종 출연했지만 단역이었다. 가장인 그가 목돈을 쥘 수 있는 광고 제안을 거절하기는 쉽지 않았을 것이다. 그는 광고 출연을 아예 안 하겠다는 게 아니라 광고 내용을 보고 판단한다고 했다. 과거 이동통신 광고를 찍은 적도 있다지만 그에게 광고의 메인 모델 제안이 쏟아져 들어온 건 50여 년 연기 인생에서 처음일 것이다. ‘물 들어올 때 노 젓자’는 심정으로 한몫 야무지게 챙길 수 있지만 그는 스스로 정한 가치를 망가뜨리는 일은 하지 않았다. 가족에게 평생 풍족하게 돈을 가져다주지 못했기에 이런 결정은 더 쉽지 않았으리라. “좀 너무하는 것 아니냐”면서도 결국 이해해줬다는 아내는 그가 가치를 지키게 한 일등공신이다. 임권택 감독(87)도 종종 광고 제안을 받는다고 한다. 하지만 그가 쌓아온 이미지와 맞지 않는 광고는 거절한다. 임 감독은 영화로 큰돈을 벌지 못했다. 그가 사는 경기 용인시 아파트는 딱 중산층 가정의 모습이었다. 며칠만 광고 촬영을 하면 큰돈이 들어오지만 그는 다른 선택을 했다. 아내 채령 여사(70)는 “감독님에게 누가 되는 방법으로 돈 버는 일은 절대 하지 않는다”고 단호히 말했다. 그런 채령 여사를 보며 임 감독이 자신의 결혼에 대해 “로또 맞았다”고 한 이유를 알 것 같았다. 한국 영화의 역사 그 자체인 임 감독의 행보는 후배 영화인은 물론 관객인 일반인에게도 상징적인 의미를 지닌다. 물질적 풍요가 아닌 품격을 택한 그를 보며 거장의 몸가짐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돈이 권력이자 명예가 된 세상이다. 돈을 벌기 위해 애쓰는 건 당연하고 또 필요한 일이다. 하지만 많은 이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박탈감은 물론 큰 상처를 주면서도 아랑곳하지 않고 돈만 좇는 이들이 적지 않은 현실에서 두 노장의 선택은 반가움을 넘어 경건함까지 느끼게 한다. 세상 곳곳에는 누가 알아주지 않아도 자기만의 가치를 묵묵히 지키는 이들이 있다. 우리 사회가 이 정도라도 유지되는 건, 그런 이들 덕분이라 믿는다.손효림 문화부 차장 aryssong@donga.com}

    • 2021-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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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린이 책]일단 떠나 보는거야, 세상의 끝을 찾아서

    따사로운 오후, 풀밭에 누워 구름을 보던 지프, 트리크, 플리프. 구름이 어디로 가는지 지프가 묻는다. “세상이 끝나는 곳에서 멈추겠지.” 플리프의 말에 지프는 그게 어딘지 궁금해진다. 세 친구는 세상 끝을 찾아 나선다. 국경수비대원은 국경을 넘으면 안 된다고 하지만 셋은 아랑곳하지 않고 넘어간다. 호수를 건너고 산, 초원, 숲도 지난다. 셋은 호기심으로 가득하다. 세상의 끝에 왜 가느냐는 아주머니의 질문에 이들은 “가면 왜 안 되는데요?”라고 묻는다. 세상이 규정한 걸 그냥 받아들이지 않고 계속 질문한다. 불가능하다고 말려도 일단 시도하는 셋. 자기만의 시선으로 세계를 바라보고 행동하는 모습은 인생과 살아가는 방식에 대해 곰곰이 생각하게 한다. 챙겨간 땅콩을 강아지와 물고기에게 나눠주고 연날리기, 눈썰매 타기를 하며 긴 여정을 신나게 채워가는 셋을 묘사한 그림을 차근차근 살펴보는 재미도 있다. 목표를 향해 나아가면서 그 과정도 즐겁게 음미하라고 다정하게 속삭인다.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 2021-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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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린이 책]어느날 꼬리가 쑥… 내가 구미호였다니!

    비 오는 날과 공상을 좋아하는 초등학교 4학년 소녀 손단미. 어떤 운동이든 잘하는 두루미와 단짝이어서 ‘미미 시스터즈’로 불린다. 한데 어느 날부터 몸이 가렵고 불쾌하다. 허리 뒤쪽에서 뜨끈한 기운이 온몸으로 빠르게 퍼지더니 옷을 뚫고 폭발하듯 뭔가가 튀어나왔다. 꼬리였다! 단미의 엄마는 꼬리 아홉 개를 가진 구미호였고 단미에게도 그 증상이 나타난 것. 엄마는 새로운 세계에 온 걸 환영한다고 했지만 불쑥불쑥 튀어나오는 꼬리 때문에 단미는 조마조마하다. 그런 자신이 싫다. 말 못할 비밀이 있다는 게 어떤 감정과 생각을 갖게 하는지 섬세하게 짚는다. 학교 캠프에서 좋아하는 내 모습과 싫어하는 내 모습을 털어놓으며 차츰 마음을 여는 단미와 친구들. 스스로를 어떻게 여기는지 돌아보게 한다. 모둠별 미션을 하나씩 수행하는 과정은 흥미롭고 짜릿하다. 단미와 개성 강한 친구들이 한 뼘 더 커가는 모습은 따스하다. 존재와 관계의 의미를 은유적이면서도 깊이 있게 빚어냈다. 다음 이야기가 궁금해진다. 큰 사랑을 받고 있는 소설 ‘아몬드’를 쓴 손원평 작가의 첫 어린이책.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 2021-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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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도 케이팝 뮤지컬 스타!’ 54번째 공연 개최

    동아일보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인 ‘나도 케이팝 뮤지컬 스타!’가 23일 서울 종로구 동숭길 동덕여대 공연예술센터에서 열렸다. 이날 무대에서 다문화 가정의 청소년 20여 명이 케이팝 뮤지컬 ‘유령’을 공연했다. ‘유령’은 미국 소설가이자 극작가인 손턴 와일더(1897~1975)의 작품으로 일상의 소중함을 그렸다. 전문적인 지도를 받아 뮤지컬 연습에 매진한 새날지역아동센터 소속 다문화 가정 청소년 20여 명은 이날 열정적인 무대를 선보였다. 웹 부인을 연기한 이유리 양(15)은 “많이 떨렸지만 무대 위 주인공이 될 수 있다는 사실에 자신감을 얻었다”고 말했다. 에밀리 역을 맡은 잇누암 양(15)은 “뮤지컬을 연습하면서 배우가 되고 싶다는 꿈을 갖게 됐다. 내가 가진 능력도 발견하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공연 지도 및 연출을 맡은 김춘경 동덕여대 방송연예과 교수는 “한계에 도전하고 이를 극복해 가는 학생들을 보며 희망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김정희 새날지역아동센터장은 “뮤지컬 연습을 하면서 꿈에 대해 이야기하고, 하고 싶은 걸 찾게 됐다는 아이들을 보며 예술이 지닌 힘을 실감했다”고 밝혔다. ‘나도 케이팝 뮤지컬 스타!’는 창의적인 예술교육을 통해 교육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동아일보사가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사단법인 점프와 함께 마련했다. 2007년부터 이번 행사까지 모두 54차례 진행됐다. 동아일보와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사단법인 점프는 평소 예술을 접하거나 관련된 활동을 하기 어려운 학생들을 대상으로 문화예술 교육 프로그램을 확대 운영할 예정이다.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 2021-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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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린이 책]밤에도 너무 밝아 잠을 잘 수 없어요

    자동차 빛, 가로등 빛, 집집마다 새어나오는 빛…. 밤인데도 너무 밝아 잘 수 없는 아기 여우가 외친다. “불 좀 꺼주세요!” 아기 여우는 머리 위에서 날고 있는 딱정벌레와 밤의 어둠을 찾으러 간다. 길을 알려주는 별이 안 보여 하늘만 맴돌던 새, 개굴개굴 합창할 때를 기다리지만 좀처럼 어두워지지 않아 입을 꾹 다문 개구리, 겨울잠을 못 잔 곰도 함께한다. 바닷가 모래밭에서 알을 깨고 나온 아기 바다거북들은 바다 가는 길을 못 찾는데…. 인간이 만든 빛 때문에 동물들이 겪는 고통을 구체적으로 묘사해 빛 공해의 심각성을 깨닫게 된다. 아기 바다거북들은 곰과 딱정벌레, 새의 도움으로 무사히 바다로 간다. 먼바다로 향하는 아기 여우와 친구들. 어둠이 짙어지자 딱정벌레가 빛난다. 반딧불이였던 것이다! 섬에 닿은 이들이 마주한 풍경이 신비롭다. 달빛, 은하수, 하얀 거미줄…. 아기 여우와 친구들의 표정은 편안하기 그지없다. 이들이 이런 표정을 계속 짓게 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 꼭.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 2021-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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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서보 화백-이어령 前장관 금관문화훈장

    박서보 화백(90)과 이어령 전 문화부 장관(87)이 금관문화훈장을 받는다. 문화체육관광부는 문화훈장 수훈자 17명을 선정해 21일 발표했다. 박 화백은 단색화의 선구자로, 한국 추상미술을 세계에 알렸다. 이 전 장관은 소설가이자 시인, 문학평론가로 활동하며 시대변화에 따른 문화의 방향성을 제시했다. 은관문화훈장은 김병기 화백(105), 김우종 계간문예지 ‘창작산맥’ 발행인(91), 안숙선 명창(72), 고 유희경 전 이화여대 교수(1921∼2021)가 받는다. 보관문화훈장 수훈자로는 김청기 애니메이션 영화감독(80), 고 남정현 소설가(1933∼2020), 고 이수인 작곡가(1939∼2021), 고 이애주 전 서울대 명예교수(1947∼2021)가 선정됐다. 옥관문화훈장은 김수자 미술작가(64), 김인철 건축사사무소 아르키움 대표(74), 백영규 도예가(83), 안중원 한국장애인문화예술원 이사장(67), 고 엄영자 한국발레협회 광주·전남지부장(1940∼2020)이 받는다. 화관문화훈장 수훈자는 권대섭 도예가(68), 박용현 두산연강재단 이사장(78)이다.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 2021-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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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뿌리 뽑힌 이가 빚은 예술… 소외된 존재 돌아보게 해 [광화문에서/손효림]

    “내가 왜 수련을 좋아하는지 알아? 뿌리가 없어 보이지만 실은 있어. 뿌리 없이 살 순 없거든.” 13일 개봉한 영화 ‘푸른 호수’에서 베트남 이민자 파커는 한국인 입양아 출신인 안토니오(저스틴 전)에게 말한다. 베트남전쟁이 발발하자 미국에 온 파커는 안토니오를 가족 모임에 초대해 베트남 음식을 맛보게 하고 노래도 들려준다. 아시아 문화를 접한 안토니오는 생모와의 희미한 기억을 더듬는다. 한국계 미국인인 저스틴 전이 시나리오를 쓰고, 출연에 연출까지 한 이 영화는 추방 위기에 처한 안토니오가 자신과 가족을 지키기 위해 몸부림치는 이야기를 처연하게 그렸다. 저스틴 전은 “추방 위험에 처한 9명을 인터뷰해 시나리오를 썼다”고 밝혔다. 영화는 올해 칸영화제에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에 초청됐고, 부산국제영화제에서도 상영됐다. 양부모에게 학대받고 자란 안토니오는 30년 넘게 미국에서 살았지만, 양부모가 입양 당시 서류신고를 제대로 하지 않아 시민권이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미국은 외국에서 입양된 이들에게 시민권을 자동 부여하는 법을 2000년 마련했지만 소급 적용이 되지 않아 수만 명이 추방 위기에 내몰렸다. 안토니오의 아내 캐시는 “미국인인 저와 결혼했다고요”라고 외치지만 변호사는 “그래도 구제받지 못한다”며 고개를 젓는다. 방법은 안토니오가 미국에 얼마나 필요한 사람인지 입증하는 건데, 이 역시 녹록지 않다. 영화 맨 마지막에는 추방됐거나 그럴 위기에 처한 각국 입양아 출신 실제 인물들의 이름과 사진이 나온다. 1964년에 입양된 여성도 있었다. “미국에 살면서 삶의 뿌리를 어디에 내리고 있는지 끊임없이 질문해 왔다”는 저스틴 전은 고국에서도, 살아온 나라에서도 거부당한 이들이 발 디딜 곳이 어디인지 묻는다. 영화를 보며 올해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소설가 압둘라자크 구르나를 떠올렸다. 탄자니아 난민 출신으로 영국에서 활동하는 그는 장편소설 ‘파라다이스’ ‘바닷가에서’ 등을 통해 난민, 이민자의 정체성 혼란을 탐구했다. 우리에겐 낯선 작가로, 한국에 출간된 책이 없어 출판계에서는 “노벨문학상 특수가 사라졌다”며 아쉬워하고 있다. 그럼에도 국적, 종교, 인종의 차이로 외면받는 이들의 삶을 일관되게 그려온 그의 수상은 그 자체로 메시지를 던진다. 낯선 땅에서 살아가는 이들이 탄생시킨 문학, 영화, 드라마는 소외된 이들을 돌아보게 만든다. 이는 특정 집단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푸른 호수’에서 안토니오의 의붓딸 제시는 아빠를 무척 좋아하지만 엄마 배 속에 있는 안토니오의 친딸이 태어나면 아빠가 자신을 외면할 거라 두려워한다. 제시는 친부에게 버림받은 아픔이 있다. 배제되고, 부유하는 존재의 불안은 내 이야기가 될 수 있음을 함께 짚은 것이다. 구르나는 “문화장벽은 영속적이지 않으며 인간이 극복하지 못할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그 장벽을 걷어내는 데 예술은 주요한 동력이 될 것이라 믿는다. 손효림 문화부차장 aryssong@donga.com}

    • 2021-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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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린이 책]딸기가 필요하다고? 일단 숲으로 가보자!

    엄마 토끼와 딸기 케이크를 만들려는 꼬마 토끼. 앗, 딸기가 다 떨어졌다. 좋아하는 케이크를 만들 수 없다는 말에 꼬마 토끼는 딸기를 구하러 달려간다. 엄마가 딸기 있는 곳을 알려주려 하지만 꼬마 토끼는 벌써 저만큼 가버렸다. 숲을 지나 바다를 건너고 눈이 펑펑 내리는 산에 오르는데…. “케이크 케이크 케이크!”라고 외치고 딸기를 찾아 곧장 내달리는 꼬마 토끼의 통통 튀는 모습이 앙증맞다. “케이크를 꼭 만들 거야”, “난 딸기를 찾을 수 있어”라며 계속 주문을 외고, 동물들이 도와주려 해도 사양하며 질주하는 꼬마 토끼. 무언가에 사로잡히면 그것만을 간절히 원하는 아이들과 닮아 웃음이 난다. 드디어 딸기를 찾았다! 엄마 토끼가 건넨 딸기 케이크를 먹었을까? 뜻밖에도 꼬마 토끼는 “괜찮아요. 나 아이스크림 먹어도 돼요? 나 아이스크림 좋아요”라며 냉장고로 간다. 관심사가 휙휙 바뀌고, 일단 행동부터 하는 아이라면 “맞아, 맞아”라며 꼬마 토끼에게 공감할 것 같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 2021-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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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48대 한국언론학회장에 김경희 한림대 미디어스쿨 교수 취임

    제48대 한국언론학회장으로 김경희 한림대 미디어스쿨 교수(사진)가 16일 취임한다. 여성 학회장은 언론학회 63년 역사상 두 번째다. 2003년 박명진 당시 서울대 교수가 취임했다. 김 신임 회장은 이화여대 신문방송학과를 졸업하고 중앙일보에서 9년간 기자로 일한 후 2000년부터 한림대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 여론집중도조사위원회 위원, 방송통신위원회 방송시장경쟁평가위원회 위원,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방송자문위원회 위원, 방송학회 미디어교육특별위원회 위원장을 지냈다. 현재 언론중재위원회 중재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김 회장은 “건강한 미디어 생태계를 구축하고 올바른 미디어 정책을 수립하기 위해 언론학회는 학문적으로 방향을 제시하는 역할을 수행하겠다”며 “다양성, 사회 기여, 공유, 연속성을 추구하겠다”고 밝혔다. 임기는 이달부터 1년이다.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 2021-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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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린이 책]풀잎 한장에 담긴 할아버지와의 추억

    아버지가 세상을 떠난 후 어머니와 나를 보살펴 주신 할아버지가 갑자기 돌아가셨다. 농사를 야무지게 짓고, 농기구도 늘 반짝이게 닦아놓는 할아버지는 ‘펄펄 영감님’으로 불렸다. 기차를 타고 고향에 가자 어머니가 풀잎 하나를 조심스레 건넨다. 할아버지가 돌아가시기 전날 좋아하며 가져오셨단다. 나는 어릴 적 건초를 만들 풀을 베러 간 할아버지와 함께한 기억을 떠올린다. 늘 덤덤한 표정이지만 소년이 잡아온 메뚜기를 구워 같이 먹고, 그늘막을 만들어 낮잠을 자도록 세심하게 챙기던 할아버지의 정을 느낄 수 있다. 갑자기 불어온 거센 돌풍에 휩쓸려 애써 벤 풀이 모두 날아가지만, 수레 틈에 끼어 한 가닥 남은 풀을 가져와 내민 소년. 위기를 함께 버텨낸 두 사람이 서로를 아끼는 마음이 담겼다. 할아버지의 사랑이 안갯속에 일렁이는 강, 풀 내음 짙은 들판이 펼쳐진 풍경과 어우러져 서정적이고도 묵직하게 다가온다. 2012년 노벨 문학상을 받은 중국 작가 모옌의 첫 그림책.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 2021-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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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변성준-백시종씨 등 세종문화상

    제40회 세종문화상 수상자로 변성준 김연수 한글과컴퓨터 대표(한국문화 부문), 백시종 소설가(예술), 김슬옹 세종국어문화원장(학술), 이찬해 프놈펜국제예술대 총장(국제문화교류), CJ문화재단(문화다양성)이 선정됐다고 문화체육관광부가 4일 밝혔다. 세종문화상은 세종대왕의 위업을 기리고 창조 정신을 계승하기 위해 제정됐다. 한글과 한국어 발전에 헌신한 공로로 고 안상순 전 금성출판사 사전팀장에게 보관문화훈장을, 김칠관 전 인천성동학교 교감에게 화관문화훈장을 각각 수여한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 2021-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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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린이 책]두근두근 콩닥콩닥 “안녕, 널 기다렸어”

    소녀는 누군가를 기다린다. 자신을 보면 반갑게 달려오길 바라며. 소녀는 활짝 웃으며 “안녕?” 인사하고 마음을 나눌 테니까. 외로울 땐 안아주고 기쁠 때는 신나게 춤출 거다. 때로 어려운 일을 겪기도 하겠지만 같이 헤쳐 나갈 수 있다. 네 잎 클로버, 조약돌, 구슬…. 고이 모아놓은 보물도 보여주고 싶다. 세상으로 처음 나아가는 소녀가 소중한 존재를 기다리며 자유롭게 펼치는 상상을 고운 시처럼 풀어냈다. 그는 또래 친구일 수도 있고 새, 토끼, 코뿔소, 바람일 수도 있다. 무엇이라도 좋다. 소녀의 마음은 활짝 열려 있으니까. 생김새가 달라도 그의 얘기에 귀 기울이고 자신의 얘기도 들려줄 거다. 소녀가 독수리의 도움을 받아 호수 위 보트에 고립된 토끼들을 구하는 상상 속 풍경은 깜찍하다. 기분 좋은 두근거림을 안고 모든 존재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마음은 연필로 섬세하게 묘사한 그림과 포근하게 어우러진다.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 2021-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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