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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문화

바다 위 떠다닌 나무로 조명등 만들고 다리 부러진 의자 수리해 무료 나눔

입력 2021-11-16 03:00업데이트 2021-11-16 0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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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 예술프로그램 눈길
‘서울아까워캠프’에 참가한 이들이 버려진 의자를 사포로 문지르고 망가진 부분을 고치고 있다.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제공
바다 위를 떠다닌 나무로 조명등을 만들고, 다리가 부러진 채 버려진 의자를 수리한 뒤 중고장터에 무료로 올린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17개 지역문화예술교육지원센터가 함께 하는 예술교육프로그램 ‘꿈다락 토요문화학교’ 중 환경을 주제로 진행된 프로젝트다. 지역별로 특색을 살린 수업이 열리고 있다.

부산에서는 올해 4월부터 주말마다 ‘사람과 자연이 공존하는 바다’ 수업이 진행됐다. 첫 수업은 광안리 바닷가에서 쓰레기를 줍는 것으로 시작했다. 색색의 유리병이 깨진 조각들이 특히 많았다. 김미숙 모이다아트협동조합 강사는 “가족 단위로 참여하는데, 쓰레기를 주우면서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환경 문제, 기후변화에 대해 경각심을 갖게 된다”고 말했다.

떠다니는 나무인 유목과 조개껍데기 같은 자연 소재도 작품에 활용한다. 올해는 재사용을 통한 ‘순환’을 주제로 수업을 구성해 유목을 이용한 조명등 만들기를 했다. 유목은 오랜 시간 바다를 건너오기 때문에 나무가 매우 가볍다. 마르고 젖기를 반복하며 아주 바싹 마른 나무가 된다. 김 강사는 “조명등을 만들기 위해 사포질부터 시작하는데 시간이 꽤 걸린다. 가족이 다 같이 만든 조명등을 집에서 사용할 때마다 여러 활동을 떠올릴 수 있다”고 말했다. 어린이들이 바다동물을 캐릭터로 노트, 머그잔, 텀블러도 만들었다. 작품들을 모아 이달 6일 전시회를 열고 수업을 마무리했다. 노트, 머그잔, 텀블러를 판매한 수익금은 환경단체에 기부할 예정이다.

‘사람과 자연이 공존하는 바다’ 수업에서 학생들이 바다를 주제로 만든 작품을 들고 있다.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제공
서울에서는 이달 매주 주말 버려진 물품을 수리하는 ‘서울아까워캠프’가 열리고 있다. 이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천근성 피스오브피스 대표는 “서울 시민을 대상으로 참가자를 모집한 결과 20대와 30대가 많았다”고 말했다. 첫날인 토요일에는 버려진 사물을 수리하기 위한 교육을 한다. 어떤 소재가 사용됐는지 재료를 파악하고, 공구 사용법을 배운다. 톱질, 시트지 붙이기, 실리콘 접착법 등을 익힌다.

일요일에는 각자 사는 동네에서 버려진 사물을 찾은 뒤 함께 이를 고친다. 한 부분이 긁힌 소파나 다리 하나가 부러진 책상처럼 즉석에서 수리가 가능한 물건을 선정한다. 천 대표는 “모든 과정을 하나의 퍼포먼스로 여기기에 ‘유기사물’을 마주하면 함께 묵념하고 ‘아까워송’을 부르며 세리머니를 한 뒤 수리한다. 재사용 스티커를 붙이고 온라인 중고장터의 무료나눔에 올려놓은 후 유기사물을 둔 곳에서 도주한다”고 했다. 그는 “재미있어야 적극적으로 참여하게 된다. 작은 사물을 돌봄의 시선으로 보는 자세를 통해 세상에 대한 관점 자체를 바꿔 나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사람과 자연이 공존하는 바다’ 수업에서 학생들이 바다 위에 떠다니던 나무로 만든 조명등을 살펴보고 있다.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제공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은 “우리가 몸담고 있는 세상을 애정 어린 시선으로 바라보고, 창의적이고 즐겁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불어넣을 수 있도록 환경과 예술을 연계한 프로그램을 꾸준히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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