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편-안면결제-스테이블코인 등
새로운 결제 수단 빠르게 확장세
20대 카드 결제액 해마다 줄어
카드업계 “시장 파급력 예의 주시”
20대 직장인 김모 씨는 최근 페이스페이(안면 결제)를 쓰기 시작했다. 카드를 들고 다닐 필요 없이 전용 단말기에 얼굴만 들이밀면 돼 편리하기 때문이다. 결제액의 3%를 적립해 주고, 음식점 등에서 쓸 수 있는 할인권이 다량 제공되는 점은 덤이다.
실물 카드 없이 결제하는 ‘카드리스’ 세대가 오고 있다. 간편결제나 안면 결제, 코인 등 새로운 결제 수단이 빠르게 확장되면서 20대의 카드 결제액은 줄고 있다. 카드사들은 장래 구매력이 높아질 핵심 고객층인 20대 젊은 고객을 잃을까 노심초사하는 분위기다.
2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1∼6월) 8개 전업카드사의 카드 결제액은 441조3315억 원으로 전년도 전체(871조129억 원)의 절반(50.7%)을 넘어섰다. 반면 올해 상반기 만 29세 이하의 카드 결제액은 46조8979억 원으로, 전년(98조3112억 원)의 47.7% 수준에 머물렀다.
원래 20대 카드 결제액은 2021년 92조5261억 원에서 2022년 99조1941억 원으로 7.2% 증가했다. 하지만 2023년에는 98조6115억 원으로 전년에 비해 0.6% 감소하기 시작했고 2024년에는 전년 대비 0.3% 줄어든 98조3112억 원이었다.
젊은 세대의 카드 결제 규모가 줄어들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간편결제 활성화에 있다. 간편결제 업체들은 다량의 포인트 제공 서비스를 앞세워 시장을 넓히고 있다. 이용자가 계좌에 현금을 넣어 뒀다가 간편결제로 돈을 보내면 다량의 포인트를 받을 수 있다. 스타벅스 선불카드나 기프티콘 시장이 활성화된 점도 카드 사용을 줄인 요인으로 꼽힌다.
아울러 토스의 페이스페이가 이날 기준 가입자 85만 명을 넘어서는 등 ‘2030’ 가입자를 중심으로 안면 결제도 확대되고 있다. 토스의 페이스페이 가입자는 9월 2일 40만 명에서 약 두 달 만에 두 배 이상으로 뛴 것이다. 비트코인은 물론이고 달러 가치와 일대일로 연동되는 스테이블코인으로 결제를 시도하는 젊은층이 늘며 카드 사용이 준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선호하는 지급 수단으로 비교적 새로운 결제 형태인 ‘모바일 카드’를 꼽은 비중은 20대가 가장 높았다. 20대는 지급 수단을 선택할 때 고려하는 점으로 ‘편리성’을 우선시했다. ‘안전성’을 중시하는 다른 연령대와 대비를 이뤘다.
윤종문 여신금융연구소 팀장은 “새로운 결제 수단의 편의성에 민감한 젊은층을 중심으로 실물 카드 이용이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인구 감소 등 인구 구조의 변화나 취업률 둔화 등으로 인한 소비지출 여력의 감소도 결제 변화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카드 업계 관계자는 “간편결제에 이어 신종 결제 수단이 다양하게 등장하면서 카드사들이 점점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다”면서 “스테이블코인은 국내에서 결제 규모 자체도 파악이 안 되는 만큼 시장에 미칠 파급력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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