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해양생물자원관 10주년…“생물주권 확보해 바이오 산업 확대”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4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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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해양생물 종 63% 보관… 토종 보호종 인공증식해 방류
해양바이오뱅크, 미생물 분양… 기술 이전해 화장품 출시 성과
박물관 씨큐리움, 지역 명소로
“실물 표본 디지털로 보존하고, 블루카본 자원 거래기반 구축”

해양생명자원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한 박물관 씨큐리움은 다양한 기획전을 개최하고 국내 최장 길이(250m)의 LED 미디어아트, 안내 로봇, 참여형 문화행사를 통해 체험형 콘텐츠를 강화했다. 사진은 LED 미디어아트가 상영되고 있는 씨큐리움 내부 전경. 국립해양생물자원관 제공
해양생명자원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한 박물관 씨큐리움은 다양한 기획전을 개최하고 국내 최장 길이(250m)의 LED 미디어아트, 안내 로봇, 참여형 문화행사를 통해 체험형 콘텐츠를 강화했다. 사진은 LED 미디어아트가 상영되고 있는 씨큐리움 내부 전경. 국립해양생물자원관 제공
국립해양생물자원관(관장 김현태, 이하 자원관)이 개관 10주년을 맞았다. 자원관은 장항산업단지의 대안 사업으로 정부와 서천군 간에 협약이 2007년 6월 체결되면서 충남 서천군에 건립돼 2015년 4월 문을 열었다. 세계는 생물다양성협약을 통해 생물자원에 대한 각국의 주권적 권리를 인정해 국가 간 해양생물 확보 경쟁과 상업화 시대를 예고하고 있다. 이에 우리나라도 국가 차원의 해양생물 전문 연구기관의 설립이 요구돼 2006년 해양생태계법이 제정되면서 자원관의 설치 근거가 마련됐다. 자원관의 지난 10년의 성과와 미래 10년의 계획은 다음과 같다.

해양생물자원 1만 종, 60만 점 보유

국립해양생물자원관 전경.
국립해양생물자원관 전경.
자원관은 지금까지 총 1만345종, 60만여 점의 자원을 확보했는데 이는 우리나라에 기록된 해양생물 종의 63%에 해당하는 수치다. 이 자원 정보들은 해양생명자원 통합정보시스템(MBRIS)을 통해 국내 20개 자원 보유 기관과 연계돼 있고 유네스코 시스템과도 연결돼 전 세계 500여 개 기관의 자원 정보 1억3000만 건이 공유되고 있다.

해양생태계 치유 기술 개발 및 국내 탄소 흡수원 발굴

생태계 복원 분야에서는 세계 최초로 제주 연산호 복원에 성공했고 멸종위기에 처한 토종 해양보호생물인 붉은발말똥게, 갯게, 기수갈고둥을 인공 증식해서 방류했다.

또한 국내 서식하는 조개류, 해조류의 탄소 흡수 능력을 연구 중에 있는데 2028년 개관 예정인 블루카본 실증연구센터에서 본격적인 연구와 실증 시험을 진행할 계획이다. 한편 바다거북 같은 보호 생물을 구조·치료 및 인공 번식해 자연으로 160마리를 돌려보냈다. 2027년 해양생물 종복원센터가 경북 영덕에 건립되면 해양생물 구조·치료와 멸종위기종 복원 기능이 강화될 것이다.

바이오 기업의 첫 번째 성장 사다리, 해양바이오뱅크

파이코어 디퍼런씨 화장품 7종.
파이코어 디퍼런씨 화장품 7종.
2018년부터 운영하는 해양바이오뱅크는 유용 미생물과 추출물을 연구자와 기업에 무료로 분양하는 시스템이다. 1800여 건의 자원이 분양됐고, 22건이 기술이전됐으며, 2023년 ㈜라비오의 해양미생물(마이크로코커스 루테우스) 활용 기술이 대표적이다. 라비오는 이 기술을 활용해 항산화 효소를 기반으로 한 화장품 파이코어 디퍼런씨 7종을 판매하고 있다.

연구 활동을 알기 쉽게 전시와 교육으로 표현

대형 고래의 뼈가 전시된 씨큐리움.
대형 고래의 뼈가 전시된 씨큐리움.
해양생명자원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한 박물관 씨큐리움(바다, 질문, 공간의 합성어)은 누적 관람객 200만 명이 찾은 지역 명소가 됐다. 씨큐리움은 총 18회의 기획전을 개최하고 국내 최장 길이(250m)의 LED 미디어아트, 안내 로봇, 참여형 문화행사를 통해 체험형 콘텐츠를 강화했다. 이외에도 찾아가는 해양생명자원학교, 해양생물 탐구대회, 바다나눔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6만 명의 학생과 만났고 유네스코 지속가능발전교육 인증과 교육부의 교육기부 우수기관으로 지정됐다.

새로운 10년의 도약을 위해

강도형 해양수산부 장관이 바다거북을 방류하고 있다.
강도형 해양수산부 장관이 바다거북을 방류하고 있다.
자원관은 향후 10년을 국가 생물 주권 확보와 바이오 산업화 도약의 시기로 삼고 실물 표본 디지털화를 통해 국가 자산을 영구적으로 보존할 계획이다. 아울러 공해 해양생물 다양성협정(BBNJ)의 발효에 대비해 우리나라가 축적한 연구 성과가 국제적으로 보호받을 수 있도록 국내 산업과 연구에 대한 보호 조치를 강구할 방침이다.

또한 탄소배출권 거래 시대를 대비해 조개류와 해조류의 탄소 흡수 능력 검증 연구를 통해 해양 블루카본(해양생태계가 흡수하는 탄소) 자원의 제도권 편입도 준비한다. 향후 탄소 크레디트 거래 기반을 구축하면 어촌 지역의 비어업 소득원이 창출돼 기후변화와 어촌 소멸에 대응하는 정책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금까지 화장품, 항생제, 대사질환(고혈압, 비만, 당뇨병) 효능 소재를 제공해 온 해양바이오뱅크는 항암(2026), 항바이러스(2028) 분야까지 공급을 확대해 암, 신종 감염병 신약 개발 가능성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그뿐만 아니라 인공지능과 합성생물학(생물유전 정보를 조합해 원하는 기능을 갖춘 생명체를 설계하는 기술)을 접목해 바이오파운드리(합성생물학으로 설계한 생명체를 제작·검증하는 자동화 시스템)를 구축하고 국내 바이오 기업의 수출 컨설팅, 국제 인증, 임상시험 등 맞춤형 지원을 통해 세계시장 진출 지원 프로그램도 정부와 함께 마련할 예정이다.

김현태 관장은 “자원관은 향후 10년간 해양생물 전문 연구기관으로서의 위상을 높이고 지역사회의 발전에 기여하는 기관으로 지역 주민의 사랑을 받도록 힘쓰겠다”며 “세계 각국과 협력해 인류의 건강한 삶에 이바지하도록 최선의 노력을 경주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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