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27%는 AI에 일자리 뺏긴다…4명 중 1명은 ‘혜택’

  • 뉴스1
  • 입력 2025년 2월 10일 12시 13분


좋든 싫든 근로자 절반 ‘AI 영향권’…전화위복 사례 늘려야
일할 청년 사라지면 AI ‘구원투수’…AI 없으면 GDP 16.5%↓

지난달 31일 서울 광화문 네거리에서 직장인들이 출근길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자료사진) /뉴스1
지난달 31일 서울 광화문 네거리에서 직장인들이 출근길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자료사진) /뉴스1
우리나라 직장인 10명 중 3명은 인공지능(AI) 도입으로 일자리를 잃거나 소득이 감소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왔다.

AI 덕분에 생산성이 올라 혜택을 받는 직군까지 더하면, 국내 근로자 절반은 AI로 인해 직장 환경이 급변하는 ‘AI 영향권’에 놓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이 10일 공개한 ‘AI와 한국 경제’ BOK이슈노트에는 한은 조사국 고용연구팀 소속 오삼일 팀장과 이수민 과장의 이 같은 분석이 담겼다.

보고서를 보면 국내 근로자의 과반인 51%는 AI 도입으로 많은 영향을 받을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직업별로 ‘AI 노출도(exposure)’와 ‘AI 보완도(complementarity)’를 계산해 4개 분류로 나눠 이런 결론을 내렸다.

우선 직장인 4명 중 1명(24%)은 AI가 생산성을 높여주되 일자리를 대체할 가능성은 작아 ‘높은 노출도-높은 보완도’ 그룹에 속했다.

똑같이 AI 노출도는 높지만, 보완도가 낮아 AI에 대체되거나 소득이 감소할 확률이 높은 ‘높은 노출도-낮은 보완도’ 그룹은 직장인 10명 중 3명(27%)꼴이었다.

AI 노출도란 직무가 AI에 의해 어느 정도 대체 가능한지를 나타내는 지표다. AI 보완도는 직업의 사회적·물리적 속성으로 인해 AI로 인한 직업 대체 위험으로부터 보호받는 정도를 가리킨다.

예컨대 판사, 외과의사를 비롯한 직무는 설령 AI 노출도가 높아도 잘못된 판단에 따른 여파(의사결정의 중대성)를 고려했을 때 우리 사회는 해당 직무를 AI에 전적으로 맡기지 않고 인간의 감독 아래 둘 공산이 크다.

즉 ‘높은 노출도-낮은 보완도’ 직군은 AI가 업무를 대체할 여지가 많아 저임금, 실직 위험으로 이어지는 반면에 똑같이 AI에 노출됐더라도 ‘높은 노출도-높은 보완도’ 직군이라면 AI를 통해 생산성 향상과 임금 상승의 혜택을 누릴 가능성이 높다는 게 연구진의 판단이다.

오 과장은 “특히 여성, 청년층, 고학력·고소득층일수록 AI 노출도와 보완도가 함께 상승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는 해당 계층에게 AI는 위기이자 기회로 작용할 것임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주목할 부분은 AI 도입이 우리 경제의 피할 수 없는 시류라는 점이다.

세계 최악의 고령화 속도를 이어가고 있는 한국은 이대로면 국내총생산(GDP)이 노동 공급 감소로 인해 2050년까지 16.5% 급감(2023년 대비)하는 파국을 맞게 된다.

AI 도입은 이런 우리나라에 구원투수 격이다.

연구진 분석에 의하면 AI 도입은 한국경제의 생산성을 1.1~3.2%, GDP를 4.2~12.6% 높이는 성장 잠재력을 지녔다. 이에 고령화로 인한 GDP 감소 폭을 5.9%로 크게 줄여줄 수 있다.

결국 관건은 AI에 위기로 내몰릴 ‘높은 노출도-낮은 보완도’ 직군을 어떻게 지원해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을지다.

오 과장은 “한국은 AI 준비 지수가 165개국 중 15위로 선진국 대비 우수한 디지털 인프라와 혁신 역량을 보유해 AI 도입에 대한 준비가 잘 되어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며 “교육과 재훈련을 통해 노동 시장 유연성을 높이는 동시에 취약 계층을 위한 사회 안전망을 강화하는 맞춤형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보고서는 국제통화기금(IMF) 워킹 페이퍼로도 발간될 예정이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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